소설리스트

대물로 태어나게 해주세요-372화 (352/2,000)

< 354. 애자매-54- >

***

"제가 안아드릴게요, 누나."

"아, 안아주다니 무슨···."

민서가 움찔하면서 몸을 뺐다. 그러나 그녀가 물러간 만큼 도훈이 다가갔다. 다시 거리는 좁혀졌다.

"그냥 프리허그 같은 거예요. 가끔은 등을 토닥이는 것만으로도 적잖은 위로가 된다잖아요."

"아, 아니 그래도 남사스럽게···."

민서는 행여나 심장 박동 소리가 들릴까 봐 조마조마했다. 불쑥 의남매를 맺자는 것도 그렇고, 안아주겠다는 도훈의 수작이 너무 뻔했다.

‘치-! 안 그런 척 굴더니 도훈이도 나한테 관심이 있었던 거잖아?’

겉으론 내색하지 않았지만, 도훈과 같은 미남이 적극적으로 나서는 게 싫지는 않았다. 본래 못생긴 놈이 들이대면 성추행이고, 잘생긴 놈이 던지면 추파인 게 이 바닥 생리가 아니던가?

더구나 민서는 아침의 일로 도훈에게 흥미가 동한 상태였다. 그런 와중에 그녀의 실질적인 고용주인 정선희마저 도훈에게 자빠지라는 둥 등을 떠미니, 마치 울고 싶은 사람 뺨을 때려주는 격. 남녀 관계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게 타이밍이라면, 도훈이 찌르고 들어온 시점은 시쳇말로 아다리가 맞았다.

"뭐에요? 설마 누나 절 남자로 보는 건 아니죠?"

"남자는 남자지."

"남자지만 동생이죠."

"우리 아빠 말이 남자는 다 늑대라고 했어."

"그럼 누나도 늑대 밑에서 태어났으니 저랑 같은 과 아니에요?"

"뭐, 뭐라고?"

논리적인 답변에 민서가 말문이 막혀 주춤하는 사이 도훈이 어깨동무하듯 팔을 둘러왔다. 목덜미에 닿는 팔뚝의 단단함에 민서는 온 몸에 잔털이 곤두서는 것 같았다.

‘따, 딱딱해. 물살인 그 자식하곤 비교도 안 돼.’

민식과 대비되는 것은 피할 수 없었다. 늙어빠진 변태 중년과 젊고 싱싱한 도훈 사이엔 도저히 좁힐 수 없는 간극이 있었다.

민식에게 추악하고 역겨운 악취가 풍긴다면, 도훈에게선 정신이 아찔해지는 진한 숫컷 냄새가 났다. 그것은 가슴팍에 얼굴을 묻고 흠뻑 들이키고 싶은 충동을 일으키는 유혹의 페로몬이었다.

"너 허튼짓 하면 혼쭐 난다?"

민서의 깜찍한 경고가 도리어 도훈의 가슴에 불을 지폈다. 이건 마치, 어서 안아주지 않고 뭐하니? 라는 재촉과도 같았다. 도훈이 시그널을 접수하고 와락 민서를 껴안았다.

소파에 나란히 앉아 껴안는 자세라 엉성하기 짝이 없었지만, 그 덕에 오히려 도훈이 강제로 덮치는 듯한 포옹이 이루어졌다. 그의 단단한 가슴팍에 보드라운 유방이 짓눌리자, 민서는 헛숨을 들이킬 정도로 긴장해 버렸다.

‘헉, 이게 무슨 프리허그람?’

하지만 좋았다.

그에게 안기는 것만으로 근심 걱정이 사르르 녹아내리는 기분이었다. 머릿속이 하얘지면서 그녀를 괴롭히던 모든 것을 날아가 버렸다. 어째서 인지 나이는 한참 어린 도훈이지만, 그에게선 나이차가 많이 나는 오빠나 삼촌 같은 푸근함이 느껴졌다.

"하아-."

"그렇게 어색하지 않죠?"

"으, 으응."

널찍한 가슴팍에 안겨 있으니,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든든했다. 민서는 도훈의 어깨에 볼을 비비며 이젠 본인이 더욱 매달렸다.

‘아···. 나도 이런 멋진 애랑 사귀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갑자기 서러웠다.

돈 때문에 몸을 판 창녀가 된 자신의 처지가 더할 나위 없이 비참했다. 여자로서 행복이란 재물로도 살 수 없는 것이었는데, 기울어진 집안을 일으키기 위해 스스로 쓰디 쓴 독배를 들이키고 말았다.

멈추고 싶었지만 이미 헤어날 수 없는 늪에 빠져버린 뒤였다. 지옥행 열차가 있다면, 아마도 자신의 자리는 특등석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흑···."

민서는 흐느꼈다. 도훈의 포옹이 도리어 여자로서의 상실감만 자극해 버린 꼴이었다. 이렇게 젊고 훌륭한 남자도 많은데, 변태 사장의 첩 질이나 하는 자신의 처지가 서럽기 짝이 없었다.

"왜 그래요 누나, 설마 우는 건 아니죠?"

도훈은 그녀의 복잡한 감정을 짐작하면서도 크게 내색하지 않았다.

"아, 아니야. 그냥 좀···."

"제가 너무 세게 안았나요?"

"아니야···. 그냥 조금만 이렇게 있어줄래?"

‘흠, 왠지 처량한데. 빈 말이 아니라 정말로 위로가 필요한 상황 이었나보군.’

도훈이 안타까운 마음에 다시 으스러지도록 민서를 껴안았다. 심장과 심장이 부딪히고, 뜨거운 체온이 서로를 뜨겁게 달궜다. 없던 감정도 생겨날 만큼 진한 포옹이었다.

한참 그녀를 껴안아 주던 도훈이 민서에게 말했다.

"누나, 소파에 아예 누워 볼래요?"

"으, 응?"

"계속 이렇게 있으려니까 허리가 돌아갈 것 같아서요."

민서가 힐끔 보니 도훈의 하체와 상체가 따로 놀고 있었다.

"그렇겠네, 정말."

그녀가 소파 팔걸이에 머리를 대고 눕자 도훈이 위에서 포개듯 그녀를 껴안았다. 육중한 무게가 느껴졌지만, 민서는 그 압박감마저 마음에 들었다.

그때 민서의 허벅지로 딱딱한 묵직한 것이 부딪혔다. 길고 굵은 물체는 민서의 허벅지를 쿡쿡 찌르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서, 설마 이거?’

민서는 그것이 도훈의 심볼이라는 것을 본능적으로 깨달았다. 도훈이 자기 때문에 발기 되었다고 생각하니 갑자기 머릿속이 후끈 달아올랐다.

‘아아, 계속 이렇게 안겨 있으니 나도 점점···.’

팬티가 축축해진 건 안 봐도 비디오였다.

불쑥 도훈이 물었다.

"누나, 저 무겁죠."

"으, 응. 조금?"

"그럼 자세 바꿔볼까요?"

"어떻게?"

도훈이 민서를 안은 채 소파 위에서 몸을 뒹굴었다. 아무리 민서가 가볍다 한들 누운 상태로 상하를 반전시키는 도훈의 괴력은 놀라운 것이었다.

"이러니까 좀 편하죠?"

"응, 그렇네."

이제 민서는 위에 올라탄 자세가 되어 얼마든지 포옹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좀처럼 도훈에게서 벗어나려 하지 않았다. 오히려 어린 아이가 엄마 품을 찾는 것처럼 계속 도훈에게 파고들었다.

자연스레 발기된 대물이 밀착되며 그녀의 사타구니를 지그시 눌렀다. 말은 않고 있지만, 예민한 부위의 마찰은 두 사람을 점점 흥분시켰다.

"너···."

참다 못한 민서가 상기된 얼굴로 물었다.

"네?"

"커졌구나?"

"네."

"나랑··· 하고 싶니?"

"솔직히, 네. 누나는요?"

민서는 더 이상 감정을 숨기기 어려웠다.

어쩌면 선희의 명령이 아니었더라도, 그를 갖고 싶었을 것이다. 도훈은 그만큼 매력적인 사내였으므로.

민서는 조용히 도훈의 손목을 잡아 팬티 속으로 이끌었다. 축축하게 젖은 팬티 속으로, 안쪽에 뭉글뭉글한 속살이 만져졌다. 그것은 고무처럼 말랑거리면서도 미끈거리는 촉감을 갖고 있었다.

"이게 내 대답이야."

"아···."

위에 올라탄 민서가 말을 마치자마자 도훈에게 키스를 퍼부었다. 도훈 역시 두 손으로 그녀의 머리를 감싸 쥐며 혀를 내밀었다.

혓바닥 두개가 입속에서 춤추듯 얽혔다. 서로의 타액이 교환되며, 몸이 달았다. 흥분한 민서는 이곳이 거실이라는 사실도 잊어버린 듯, 급하게 블라우스 단추를 풀어냈다. 단추가 모두 벗겨지고 브래지어에 감춰진 가슴이 드러났다. 상체를 숙이면 슴골이 훤히 보일만큼 크고 예쁜 가슴이었다.

‘선희의 왕가슴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충분한 훌륭한 사이즈군.’

[밸런스는 어째 더 좋은 것 같습니다만?]

‘그렇지. 특히 옆구리로 떨어지는 라인이 예술이야. 민식이 자기 장난감을 내가 빼앗은 걸 알면 엄청 억울해 하겠는데?’

[빼앗다니요? 말은 바로 하셔야죠. 마누라가 갖다 바친 거죠.]

‘크크. 그 마누라까지 먹은걸 알면 더 빡칠 텐데?’

[어디 마누라 뿐 입니까? 그 딸들까지 죄다···. 그러고 보니 좀 심하신 것 같기도.]

‘나 이러다 또 칼 맞는 거 아니냐?’

[그점은 걱정 마십시오. 육체적인 능력으로 치면 주인님은  인간계 상위 0.1%의 레벨입니다. 50대 넘은 늙은이 따위가 비빌 수준이 아닙니다.]

‘그래? 그럼 오히려 칼 들고 덤볐으면 좋겠군. 정당방위로 역 관광 때려서 살인 미수로 감방에 처넣게.’

"네가 직접 풀어줄래?"

민서의 부탁에 도훈이 블라우스 뒤로 손을 가져갔다. 그러자 민서가 배시시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 이건 앞으로 푸는 거야."

"아, 그런 것도 있어요?"

"풉- 뭐래니? 여자 많이 만나봤으면서, 순진한 척은."

도훈은 다시 손으로 앞으로 해 브래지어를 풀었다. 스르륵 흘러내린 브래지어가 하필 눈앞으로 떨어지며 일순 시야를 가렸다. 도훈이 손으로 치워내자 어느새 유방이 코앞까지 다가와 있었다.

"입으로 빨아줘."

‘보기보다 대담한데? 먼저 요구를 하네?’

[그러게 말입니다. 적극적인 여성이군요.]

‘젖 긁적인 여성이냐고 물어볼까?’

[주인님 제발···.]

‘농담이야, 짜샤. 정색하기는.’

밑으로 쏟아진 가슴은 잘 익은 과일마냥 주렁주렁 매달렸다. 도훈은 눈앞에 둥둥 떠 있는 가슴을 물어 가볍게 빨기 시작했다.

"흐, 흐음!"

유두에 혀끝이 닿는 순간 민서가 부르르 몸을 떨었다. 예상외로 격한 반응에 도훈은 이곳이 성감대였나 하는 착각이 들었다.

‘가만, 민서의 성감대가 젖꼭지 맞아?’

[아닙니다. 성감대는 옆구리, 클리토리스, 무릎 순으로 나옵니다. 특히 옆구리를 간지럽히면 강한 성욕을 느낀다고···.]

‘그런데도 이렇게 예민하단 말이야?’

[본래 사람마다 자극을 느끼는 정도에는 편차가 있기 마련이지요. 다만, 민서양의 경우 유독 민감한 타입인 것 같군요.]

‘호오, 그렇단 말이지?’

도훈은 그녀의 날 선 반응이 마음에 쏙 들었다.

만지면 만지는 대로, 빨면 빠는 족족 간드러진 신음을 쏟아내는 여자를, 누군들 싫어할 손가?

죽은 개구리마냥 덤덤한 석녀보다야, 갓 건져낼 활어처럼 파닥거리는 민감녀가 떡 맛이 좋은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니까.

도훈은 가슴을 빨면서 그녀의 최애 성감대라는 옆구리에 손가락을 올렸다. 늘씬한 몸매 탓에 도드라진 갈비뼈가 피아노의 검은 건반처럼 불거져 있었다.

그곳을 스륵 쓸어내리자 민서가 펄쩍 놀라며 사지를 비틀었다. 도훈은 모르는 척 물었다.

"누나, 왜 그래요?"

"나, 나 거기가 너무 예민해서···."

"옆구리가요?"

"으, 응."

"호오, 성감대가 특이하네요."

도훈이 건반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우선은 체르니 30번으로.’

[오늘은 왠지 예술적인 애무로군요.]

‘내가 소싯적에 피아노를 좀 쳤거든.’

이정우는 운동은 젬병이었지만, 악기 쪽으로 소질이 있었다. 어렸을 때면 누구나 한 번 시켜보는 피아노 교습에서 그는 또래보다 월등한 실력을 과시했다. 다만 음악적 소질이라는 것이 공부 재능에 비하면 조족지혈이었기 때문에 빠르게 손절한 것이었다.

그러나 어려서 몸으로 익힌 악보는 불혹이 넘어, 다른 사람의 몸으로 환생한 지금에서도 또렷이 남아있었다. 그의 손끝이 춤을 추자 민서라는 악기가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아, 아아아, 아··· 가, 간지러워. 그러지 마."

여자의 ‘하지마’는 ‘더해줘’라는 의미로 해석하는 도훈은 더욱 힘차게 연주를 이어갔다.

‘이쯤에서 스타카토 한 번 넣어주고’

툭툭- 리듬감 있게 어루만지는 손짓은 민서의 애간장을 태웠다.

"하앙, 아아, 아, 아 도훈아 제발."

‘여기서부터 크레센도!’

휘몰아치는 도훈의 터치에 민서가 온 몸을 부르르 떨며 간드러지는 신음을 쏟아냈다. 옆구리에 민감한 부류들이 있다지만, 민서는 그중에서도 유난한 수준이었다.

"하읏! 진짜 너!"

민서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도훈의 손을 붙잡았다. 힘으론 어찌할 수 없는 상대였지만, 도훈은 순순히 그녀에게 제압당했다.

"왜요?"

"간지럽다니까 자꾸 그럴래?"

"누나 반응이 재밌어서."

"재밌니? 나 괴롭히는 게? 너도 한 번 당해봐야 정신 차리지?"

민서가 눈을 가늘게 뜨고 째려보더니 도훈의 상의를 벗겨냈다. 단숨에 상의가 탈의되며 도훈의 근육질 몸매가 여과 없이 드러났다. 민서가 도훈의 근육을 만지며 입맛을 다셨다.

‘애는 진짜 몸매 하나는 끝내주는 구나.’

넓고 탄탄한 가슴, 깊은 고랑이 파인 복근, 볼륨감 있는 이두와 삼두박근까지. 도훈의 몸은 화보집에서 막 튀어나온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켰다.

민서는 도훈의 가슴에 찰싹 달라붙으며 젖꼭지를 핥았다.

"흠!"

민서의 애무에 이번엔 도훈이 신음을 뱉었다. 일전에도 한 번 느낀 적 있지만, 의외로 젖꼭지를 빨릴 때의 기분이 이상했다.

민서는 경험이 제법 있는지 찰지게 젖꼭지를 핥았다. 혀로 쓱쓱 문지르기도 하고, 혀끝으로 세워 빙글 돌리기도 하고, 입술로 감싸 쪽쪽 소리나게 빨기까지 했다.

도훈은 대물이 잔뜩 힘이 들어가는 걸 의식하며 로시에게 물었다.

‘그러고 보니 내 성감대는 어디지? 정보 창에서 한 번도 본적이 없는 것 같은데?’

[궁금하십니까?]

‘응, 난 거기에만 몰빵된 줄 알았는데 의외로 젖꼭지도 기분이 좋은 것 같기도···.’

[남성들이 대개 그렇죠. 본래 정보창으론 성감대는 확인 할 수 없지만, 본인에 한해선 자신의 성감대를 볼 수 있습니다. 궁금하시면 알려드릴까요?]

‘응, 말해줘봐.’

[디스플레이에 띄웠습니다.]

*성감대(평상시 비활성화) : 사타구니 전체, 똥구멍, 젖꼭지

민서 몰래 슬쩍 스마트워치를 확인하던 도훈은 자기도 모르게 웃음이 터져 버렸다.

"뭐 똥구멍?"

"왜, 거기도 해줘?"

중얼 거리는 도훈의 말을 잘못 이해한 민서가 눈을 반짝이며 되물었다. 그녀는 똥까시든 뭐든 도훈을 즐겁게 할 수 있는 거라면 뭐든 들어줄 기세였다.

< 354. 애자매-54- > 끝

ⓒ 성난불기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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