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43. 애자매-43- >
거대한 저택은 최적의 섹스 장소나 마찬가지였다.
보통의 가정집이라면 아무리 숨어 즐기려 해도 흔적을 감추기 힘들다. 하지만 이곳은 누가 어디에 있는지 찾으려면 한참을 해맬 정도로 광활했다.
1,2층으로 나눠진 방만 스무 개가 넘었고, 점프대가 설치된 야외 수영장이니, 홈 바를 갖춘 주방이니, 작은 도서관을 방불케 하는 회장의 서재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드라마에서나 볼 법한 으리으리한 대저택이었다.
그러나 아무리 그 크기가 방대하다 한들 상대가 어디 있는지 정확히 안다면 무용지물일 뿐이다.
수제 쿠키와 생과일 주스등 과외 간식을 준비한 선희가 거실을 가로질러 2층 공부방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갔다. 그녀의 표정은 평소와 달리 딱딱하게 굳어 있었는데, 성적인 쪽으로 유난히 촉이 발달한 선희의 레이더에 자꾸 불길한 시그널이 감지되었기 때문
이었다.
부모란 눈 감고 있어도 자녀들이 뭘 하는지 빤히 머릿속에 그려지는 법.
그녀가 볼 때 미애는 철없고, 천방지축인데다, 유난히 호기심이 왕성한 아이였다. 딸 셋인 집안의 막내딸이다 보니 유난히 애교가 많았고, 때론 엉뚱하다 싶을 만큼 과감한 부분도 있었다. 특히 최근 들어선 재수의 압박으로 상당한 입시 스트레스를 겪는 상황.
만약 그런 그녀 앞에 훈훈한 대학생 오빠인 도훈이 나타난다면 어떻게 될까?
‘···생각해 보면 도훈 군을 과외 선생으로 들이자는 의견을 먼저 낸 것도 미애였어.’
본래 장성한 딸을 남자 선생과 단둘이 놔두는 것은 위험한 일이지만, 이제까지의 선생들은 대부분 나이가 지긋한 교수급 이었기 때문에 별다른 걱정을 할 필요가 없었다. 또는 영어 선생처럼 나이가 젊더라도 여자인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그녀가 간과하고 말았던 것은 도훈이 미애와 3살 밖에 차이 안 나는 또래나 다름없다는 사실이었다.
제자-선생이란 관계보다 오빠-동생 사이가 더 어울리는 청춘남녀.
혈기왕성한 20대 초반의 남자와, 호기심 많고 두려움이 없는 스무 살 말같은 처녀가 밀폐된 공간에 붙어 있으면 없던 마음도 생겨나는 게 세상의 이치다.
그런 와중에 욕심에 눈이 멀어 도훈을 한껏 흥분시킨 뒤 올려 보냈으니 사달이 나도 진작 날만한 상황이었다.
‘내가 미쳤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겨 놓고 전화로 정비서나 갈구고 있었으니···.’
그녀가 파악한 도훈은 난봉꾼 기질이 다분한 사내.
겉으로는 점잖은 척, 젠틀한 척 굴지만 그의 본색은 호색한에 가까웠다. 어제 희애와의 사건만 봐도 준다는 여자를 마다할 위인이 아니었다. 그 와중에 하필 딸들은 하나같이 자신을 닮아 음탕하기 짝이 없는 성향.
첫째 희애는 국내를 벗어나자마자 외국에서 그 진면목(?)을 유감없이 보여주었고, 둘째 수애는 얌전한 고양이가 부뚜막에 오른 다는 말처럼 겉과 속이 전혀 다른 내숭쟁이의 전형이었다. 그녀는 완벽히 숨기고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선희의 날카로운 관찰력을
피하진 못했다.
그리고 막내 미애.
아직 다른 두 딸에 비하면 성적으로 문란한 것은 아니지만, 장성하면 언니들보다 더하면 더했지 못하지 않을 위인이다.
‘···애초부터 씨도 달랐고 말이야.’
미애는 자신의 플랜에 있어 가장 중요한 핵심인물이었다.
자신의 딸이면서 동시에 최 회장의 숨겨진 자식.
남편의 바람과 정신병적 성취향에 환멸을 느끼고 복수를 꿈꾸던 선희와 자신의 사후 공들여 키운 기업이 와해 될 것을 두려워 한 최 회장은 공통된 목표를 가지고 있었다.
바로 회장의 유산을 모조리 미애에게 넘기는 것.
선희는 돈 없으면 아무것도 아닌 남편의 말년이 절망과 도탄에 빠지길 바랐다. 회장의 입장에선 같은 자식 중에서도 그마나 멀쩡한 미애에게 회사를 물려주고 싶어 했다.
하지만 오래전부터 품어왔던 계획은 몹시 지루하고 지치는 여정이었다.
이는 미애가 지나치게 어렸기 때문이다.
미애에게 회사를 물려줘야봐야 나이가 발목이 잡혀 친권을 가진 최 사장에게 휘둘릴 것은 불 보듯 뻔한 사실. 게다가 버는 능력은 없지만 돈 욕심만 많은 최 사장이 어떻게 해서든 딸의(실제로는 여동생의) 재산을 빼앗으리란 것도 상속의 의미를 쇠퇴시켰다.
그렇다고 정선희 입장에선 덜컥 이혼부터 할 순 없는 처지였다. 며느리라는 친족관계로 묶여 있는 상태에서 갈라 설 경우 유산에 대한 영향력을 완전히 상실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었다.
그리하여 두 사람은 미애가 법적인 후견인이 필요 없는 성인이 될 때까지 참고 또 기다렸다. 마침내 그녀가 스무 살이 되자 선희는 남편 스스로에게 혼인파탄의 사유를 만들기 위해 오래전부터 준비한 민서를 투입한다.
민서의 색계가 통해 남편과 결별에 성공하면 두 사람은 완전한 남남이 되는 동시에, 회장의 모든 재산은 미애가 독차지 하게 되는 것이다.
이 원대한 계획의 키를 쥔 주인공인 ‘미애’가 도훈에게 농락당할지도 모르는 상황 앞에서 선희의 마음은 점점 불안해 졌다.
만에 하나 철없는 미애가 도훈과의 떡정에 길들어 타락한다면, 십수년에 걸친 오랜 인고의 세월이 죽 써서 개 준 꼴에 지나지 않는 셈이다.
‘으으! 대물이고 나발이고 도훈이 이놈을 당장···.’
선희가 2층 계단에 들어서는 데 갑자기 전화가 걸려왔다.
-큰 딸
‘희애가 이 시간에 웬 전화를?’
희애는 독립심이 강하고 자존심이 드세 평소에도 자신을 경계하고 거리를 두는 편이었다. 그런 그녀가 자신에게 전화를 먼저 거는 경우는 굉장히 드물었기 때문에 선희는 혹시나 싶은 마음에 전화를 받았다.
"희애야, 무슨 일이니?"
-엄마 나 사고 났어.
"뭐?"
-몰라, 아빠는 술 먹고 있는지 전화도 안 받고···. 아무튼 일이 복잡하게 돼서···
사고라는 말에 선희가 화들짝 놀라서 되물었다.
"사고를 당했다고? 어떻게 된 건데? 몸은 괜찮아?"
-아니 내가 다친 건 아니고···
희애 주변이 시끌벅적했다. 여러 사람의 고성이 오가는 중 희애가 통화를 멈추고 빼액 소릴 질렀다.
-뺑소니라고요? 아니 이 아저씨가 진짜 미쳤나? 내가 언제 도망가려고 했는데?
"희애야. 무슨 소리야? 뺑소니라니?"
-아, 몰라. 짜증나 죽겠어. 완전 진상한테 엮여 가지고···. 혹시 김 변호사님 불러서 경찰서 좀 와줄 수 있어? 도무지 말이 안 통하는데···.
그때 갑자기 희애의 수화기 너머로 흥분한 남자 목소리가 들렸다.
-당신이 최희애씨 부모 되는 사람이쇼? 딸자식 교육을 어떻게 시켰으면···/야! 너 뭔데 남의 전화기를 멋대로 뺏어가?/ 야? 방금 야라고 했어? 이게 어디다대고 싸가지 없게··· 당신들 분명 들었지? 이거 명예훼손으로 고소할 거야!
전화기 너머로 들리는 상황이 심상치 않았다. 흥분한 남성과 희애가 욕설을 주고받는 와중에 또 다른 남성의 목소리가 끼어 들었다.
-여보세요? 최희애씨 보호자 되시나요? 여기 강남 경찰서 교통곈데요, 두 사람 아까부터 난리도 아닌데 빨리 좀 와주실 수 있을까요? 야야! 최 순경! 넌 안 말리고 뭐해!
완전한 혼돈.
선희는 느닷없이 걸려온 전화로 멘붕에 빠졌다. 그때 또 다시 흥분한 남성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이것들이 내가 누군지 알고! 어디서 텐프로 같이 생긴 계집애가 진짜!
그때까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갈피를 못 잡던 선희의 눈에 불꽃이 튀었다. 다른 건 다 참아도 딸아이를 창녀에 빗댄 표현을 참을 부모는 세상 천지에 없을 것이다.
분노한 선희가 전화기를 들고 또박또박 소리쳤다.
"···당신, 방금 큰 실수 한 거야."
선희가 간식 쟁반을 팽겨 치고 차고로 뛰어갔다.
***
엄청난 운 빨로 위기에서 벗어난 도훈은 아무것도 모른 체 쓰리 썸을 즐기는 중이었다.
"아흣, 흐응, 흐으!"
"하앙, 하앙!"
두 자매를 나란히 소파에 엎드리게 한 도훈은 번갈아 뒤치기를 하며 속도를 높였다.
‘으으! 두 명을 동시에 보내는 게 쉽지가 않구나. 무슨 두더지 게임도 아니고, 여길 박으면 저기가, 저길 박으면 여기가 해달라고 보채니···. 잦이를 듀얼로 설치할걸 그랬어.’
[주인님, 그것은 그것대로 좆병신인데요···.]
‘아, 그렇지. 오줌이 양 갈래로 나오는 것도 곤욕이구나. 어쨌든 끝이 보인다.’
도훈은 슬슬 스퍼트를 올렸다. 정선희의 부재를 모르는 그로서는 무작정 길게 시간을 끌 수 없었다.
‘우선은 수애부터.’
도훈은 수애를 소파 팔걸이에 배를 걸치게 한 뒤 거칠게 몰아 붙였다. 동시에 자유로워진 손으로는 동생 미애의 커다란 가슴을 조물딱 거리며 빈유의 아쉬움을 달랬다.
퍽퍽퍽퍽!
"하읏, 하앙, 하앗, 도, 도훈씨···."
도훈의 속도가 거세지자 수애의 눈에 만족감이 떠올랐다.
‘아아···. 도훈씨가 좆물 받이로 나를 선택했어. 내가 미애를 이긴 거야.’
결국엔 싸게 만든 사람이 승자다.
여자와 달리 남자는 한 번의 사정을 마치고 나면, 섹스에 대한 흥미가 팍 떨어지기 때문이다.
퍽퍽퍽퍽!!!
거친 속도로 몰아붙이던 도훈의 입에서 애끓는 소리가 터져나왔다.
"으으으으으!!!"
미애의 가슴을 움켜쥔 손아귀에 빠짝 힘이 들어갔다.
"하아아앙!"
찍-찍-!!
도훈의 몸이 소변을 보고 난 사람처럼 부르르 떨렸다. 옆에서 도훈의 사정을 지켜보던 미애의 얼굴이 수심으로 얼룩졌다.
‘아···. 도훈 샘이 끝내 언니를 선택했구나. 몸매는 내가 더 좋은 것 같은데···. 아직 모자랐을까?’
오르가즘에 도달한 수애가 부들부들 몸을 떨며 소파에 축 늘어지자 도훈이 대물을 뽑아냈다. 수애의 구멍에서 진득한 사정액이 밖으로 주륵 흘러나왔다.
그러나 놀랍게도 도훈의 대물은 여전히 발기된 상태였다.
"다음."
"어, 어?"
"이제 미애 엎드려."
"아, 아니 방금 분명···."
"왜? 두 번 싸는 거 처음 봐? 하긴 오늘이 첫 경험이랬지?"
도훈은 완전히 나가떨어진 수애의 엉덩이를 찰싹 때렸다.
"수애 잠시만 비켜. 이번엔 동생 차례야."
"···네?"
"나 아직 남았다고."
수애가 엉거주춤 물러나자, 이번엔 그 자리에 미애가 드러누웠다. 도훈은 정액이 묻은 잦이를 연달아 미애의 구멍에 꽂아 넣었다.
"크흣!"
‘다, 단단하잖아? 마치 처음 시작하는 것처럼···. 원래 남자들은 한 번 싸면 끝나지 않나?’
뒤치기를 당하는 미애의 표정이 혼란스러웠다. 야동에서 본 바에 따르면 아무리 절륜한 정력의 소유자라도 싸고 나면 끝이었다. 그러나 도훈의 물건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불끈 일어서 있었다.
"하읏, 하읏!"
퍽퍽퍽퍽!
온 몸이 쿵쿵 울려오는 진동에 미애가 소파를 움켜쥐며 신음을 쏟아냈다.
사실 도훈의 재 발기는 스킬에 의한 것이었다.
‘후후. 나에겐 항상 비장의 한 발이 더 남아 있거든.’
스킬, ‘아직 한 발 남았다.’ 는 사정 직후라도 다시금 정력을 되돌려 준다. 이는 사그라진 성욕마저 회복시키기 때문에 도훈은 새롭게 섹스를 시작하는 마음으로 신나게 뒤치기를 이어갔다.
"하앙, 아, 아아!"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 것처럼, 새 좆은 새 봊에 꽂아야지.’
탱탱해진 대물로 미애를 폭격하던 도훈은, 두 번째 사정감을 느꼈다.
"간다!!!"
"흐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벌컥-!
또 다시 사정액이 분출되었지만 처음보단 양이 줄어 있었다.도훈은 마지막 한 방울까지 쥐어짜듯 대물을 끝까지 밀어 넣었다.
그렇게 두 자매를 완전히 보내버린 도훈은 의자에 걸터앉으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아아, 드디어 업적 달성인가!’
그러나 기대했던 알림은 울려오지 않았다.
‘로시, 뭐해? 자매 덮밥 성공했잖아? 보상 안 줘?’
특히 이번 업적은 17번째 달성하는 위업이었기 때문에 하수 3레벨로의 상승은 물론, 오랜만에 랜덤박스 스킬을 받을 수 있는 기회였다. 기대감에 들뜬 도훈의 재촉에 로시가 당혹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주, 주인님. 업적 도달은 실패입니다.]
‘뭐라고?!’
[저도 어찌된 영문인지 파악 중입니다. 잠시만···.]
‘무슨 소리야? 분명 자매 둘을 동시에 따먹었잖아? 그것도 같은 공간, 같은 자리에서!’
[저, 저도 그게 의문이라···.]
‘혹시 몰라서 사정도 두 번이나 했다고! 쿨타임도 긴 아직 한발 남았다. 스킬까지 써가면서!’
[넵, 알고 있습니다. 주인님이 이번 위업을 위해 얼마나 많은 공을 들이신 지도요. 하지만 위업은 분명 실패입니다. 저도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군요. 아, 혹시···.]
‘혹시 뭐?’
[만에 하나지만 이건 일전의 여동생분의 사례나 혹은 사라 스테파니 자매의 경우와 같은 케이스일지도 모릅니다.]
‘무슨 소리야 그게?’
로시는 확신을 갖는 것처럼 목소리가 빨라졌다.
[주인님의 여동생 분 ‘이혜은’양의 경우, 본래라면 ‘금단의 열매’ 위업을 달성할 수 있는 대상이었습니다. 하지만 밝혀진 결과 둘은 이복 남매였기에 해당 위업이 발동되지 않았습니다.]
‘서, 설마···.’
[마찬가지로 사라와 스테파니가 ‘자매 덮밥 위업’조건을 충족하지 못 했던 것은 두 사람의 법적인 자매지 생물학적으론 남남이었기 때문이었죠. 자매덮밥에서의 ‘자매’란 동일한 유전자를 공유한 혈연관계를 뜻하니까요.]
‘설마 둘 중 한명이 입양되었다는 말을 하고 싶은 거야? 말도 안 돼! 애자매는 누가 봐도 닮았다고! 세 자매가 정선희의 딸인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야! 딸이 엄마를 빼다 박았는데 어떻게 주워온 자식일 수가 있지?’
도훈은 스스로 말하다가 갑자기 등줄기에 쫘악 소름이 돋았다.
엄마는 같다.
아버지는 다르다.
아무리 딸이 엄마를 닮았다 해도 씨가 다른 이상 세 자매처럼 똑같이 생길 수 없는 일이다.
그렇다면 유일한 가능성은 하나.
‘···외동 아들인 민식의 유전자와 비슷한 사람은 이집에 딱 한명 뿐이잖아?’
< 343. 애자매-43-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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