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물로 태어나게 해주세요-321화 (301/2,000)

< 303. 애자매-3- >

"나도 그래, 정음아!"

감정이 요동친다. 쾌락만 즐겼던 평소와 달리 몸과 마음 모두 정음에게 집중되었다. 그녀를 기쁘게 하고 싶고, 그녀가 행복하길 바랐다. 나와 있는 순간만큼은, 평생의 함께하는 연인처럼 아껴주고 싶은 심정이었다.

"오빠!"

정음이 무심결에 힘을 주자 폭주하던 기관차가 터널에 꼼짝없이 멈췄다. 달리던 기차는 급정거를 한 것처럼 뻑뻑해졌다.

'으으!! 이런 강렬한 쪼임이라니! 진짜 정음이는 섹스를 위해 태어난 몸뚱이구나!'

[견디셔야 합니다! 버틸 수 있습니다, 주인님!]

'이 자세론 무리야. 뒤치기로 강직도를 올려야겠어.'

체위를 바꾸기 위해 정음의 다리를 들어 한쪽으로 몰았다. 옆치기를 하는 것처럼 모로 누운 그녀를 거칠게 쑤셔 박은 뒤 허리를 붙잡아 거꾸로 뒤집었다. 나의 전매특허 기술인 빼지 않고 체위 바꾸기 신공이다.

"아앗."

급변하는 체위에 정음이 발 빠르게 호흡을 맞추었다. 그녀가 바짝 엎드린 자세로 엉덩이를 들이밀자 자연스럽게 후배위 체위가 완성되었다.

'좋아, 뒤치기의 제왕 발동!'

지금 상황에서 강직도 25% 증가는 가뭄의 단비였다. 정음의 조임에 쪼그라들던 대물에 바짝 힘이 들어가며 다시 한 번 돌덩이처럼 딱딱해졌다.

"세게 갈게."

"네."

러브 핸들을 붙잡고 인정사정없는 폭격을 퍼부었다.

그야말로 야수와 같은 움직임.

퍽퍽퍽!

살과 살과 맞닿으며 질퍽한 소리가 울렸다.

그에 맞춰 정음의 신음도 거세졌다.

"흥, 으응, 아앙, 앙!"

팟팟파바밧!

"진짜 맛있다. 정음아, 넌 진짜 최고야."

"흐읏, 저 맛있어요?"

"응. 평생 너만 따먹고 싶어. 매일 매일 이렇게 박아주고 싶어."

"하으응, 오빠, 저두요. 저두 평생 오빠한테만 따먹히고 싶어요. 매일같이 이렇게 사랑받고 싶어요!"

뒤로 엎드린 자세마저 정음은 완벽했다. 어깨에서 허리로 떨어지는 유려한 곡선이 여성미의 정수를 보여주었다. 살집 토실한 엉덩이마저 시각적인 만족감을 높였다.

보드라운 피부, 탱탱한 반탄력, 거기다 남자의 사기를 북돋우는 비음섞인 신음까지! 그야말로 완벽한 삼위일체다.

'크! 내가 발견하긴 했지만, 정말 정음인 역대급이구나! 뒤태마저 이렇게 아름답다니!'

팟팟팟!

잔뜩 흥분한 나는 그대로 폭주했다. 때론 다양한 체위전환보다 한 가지 자세로 끌고 가는 게 오르가즘에 다다르는데 효과적일 때가 있다. 지금이 딱 그 상황이다.

등판에 흠뻑 젖을 만큼 열기가 차올랐고, 정음의 허리는 휘어지다 못해 부러질 것 같았다. 찍어 누를수록 바닥으로 처박히는 머리는 절정이 머지않음을 알리는 징표였다.

"으으으으으으!"

이빨을 꽉 깨물었다. 허리를 붙잡은 팔뚝에 힘줄이 터져나갈 것 같다. 심장이 요동치고, 숨도 쉬기 힘들만큼 호흡이 거칠어진다. 뻣뻣해진 허리는 근육의 한계를 넘어섰다.

그렇지만 흔든다.

흔들어 재낀다.

1초에 수십 회를 왕복하며, 뒷구멍을 뚫어버릴 기세로 휘몰아친다.

파바바바바바밧!!!

"간다, 간다, 가즈아아아아아아!"

"흐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이불에 얼굴을 파묻은 정음이 마침내 온몸을 부들거리며 괴성을 질렀다. 왔다.

드디어 오선생이 강림했다.

"오빠아아아아아아앙!!!!!!!!!"

정음이 이미 절정을 맞이했지만 끝까지 밀어부친다.

껍닥이 벗겨질까 두려울 정도의 속도감이다.

나는 이미 인간을 뛰어 넘었다.

이것은 섹스의 신만이 보일 수 있는 경지.

문자 그대로 ‘한계돌파’다.

뚝-!

순간 머릿속에서 뭔가가 끊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이어 밀려오는 폭풍우 같은 사정감에 나도 모르게 내질렀다.

"으으으! 안에다 싼다아아아아아!"

실로 엄청난 정액이 분출했다. 총탄처럼 점사로 쏘아진 정액이 정음의 자궁을 연달아 강타했다.

찍-찍-찌익-

일발 장전이 될 때마다 샷건의 반동처럼 허리가 춤을 춘다.

정음 역시 간질 환자처럼 부들 거렸다. 오한이 든 것처럼 후들거리는 추임새가 오르가즘을 제대로 만끽하는 듯 했다.

그리고 나는 그대로 정음을 뒤에서 감싸며 쓰러졌다.

머릿속으로 로시의 다급한 음성이 환청처럼 들려왔다.

[···주인님! 정신 차리십시요! 주인님!!!]

***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눈을 뜨자 정음이 사랑스런 표정으로 나를 내려보고 있었다.

나는 그녀의 무릎을 베고 누운 자세였다.

"깼어요, 오빠?"

"···나 어떻게 된 거야?"

"깜짝 놀랐어요. 갑자기 절 껴안고 잠들어 버리셔서···."

정음이 귀엽게 웃었다. 관계가 끝나자마자 기절해 버린 내가 퍽 우스워 보였나 보다. 갑자기 부끄러움이 밀물처럼 들이닥쳤다.

"아아, 그, 그게 어떻게 된 거냐면···."

"괜찮아요. 어제 무리하셨다면서요. 처음에 저도 엄청 놀랐는데 단순히 잠든 것 같아서 깰 때까지 기다렸어요."

밑에서 올려다본 정음은 천사 같았다. 그녀의 얼굴엔 사랑받는 여자만이 보이는 행복한 미소가 걸려있었다.

"오빠 자는 모습이 애기 같았어요. 그래서 계속 쳐다보고 있었어요."

얼굴이 화끈 거린다.

갑자기 못난 놈이 된 것 같다.

겨우 물건을 세운 것도 모자라, 섹스 한 번 했다고 졸도해 버리는 저질 체력으로 오해받을 까 두렵다.

"오늘은 내가 컨디션이···."

"오빠."

"으, 응?"

"저 너무 좋았어요. 이렇게 좋아도 되나 싶을 정도로요."

"정음아···."

"정말 고마워요, 오빠."

아아, 이렇게 사랑스러운 아이가 있구나.

나는 감동하고 말았다.

민망하지 않도록 나를 배려하는 마음씨에.

그리고 잠에 빠진 내가 깨어 날 때까지 하염없이 지켜봐주는 따스함에.

"참, 저 이제 가봐야 할 것 같아요. 엄마가 MT끝나고 왜 안 들어오느냐고 아까부터 계속 문자 보내서···."

"그, 그래. 미안해. 나 때문에 괜히."

"아니에요. 바로 택시타고 가면 되요."

그러고 보니 정음은 이미 옷을 다 입고 있는 상태였다.

"오빤 마저 씻고 나오세요. 먼저 가서 죄송해요."

"아니야."

정음은 예의바르게 고개를 푹 숙이더니 모텔을 나갔다.

나는 한참동안 그녀가 나간 문을 쳐다보았다.

전생의 마누라가 정음이 같은 여자였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서글픔이 몰려왔다.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당하지만 않았어도 세상에 온갖 여자를 따먹겠다는 허무맹랑한 소원은 빌지 않았을 텐데···.

[깨어 나셨습니까?]

상념에 잠긴 나를 로시가 환기시킨다.

다시 현실로 돌아온다.

‘나 어떻게 된 거야?’

[정음양의 말 대롭니다. 사정을 마친 주인님께서 갑자기 픽-하고 졸도 해버리더군요. 대충 한 시간 쯤 잠드셨을 겁니다.]

‘정말? 내가? 섹스 좀 격하게 했다고 졸도를?’

[네. 체력을 봐선 충분히 그럴 만 했지요.]

‘어우, 쪽이란 쪽은 다 팔았구나. 하필 정음이 앞에서···.’

[아무튼 축하드립니다. 이벤트를 성공적으로 완수하신 보상으로 ‘근성가이’ 패시브를 획득하셨습니다.]

‘오!’

[디스플레이를 통해 확인해 보시죠.]

*근성가이(패시브)

-관계의 누적 횟수에 따라 정력이 강화됩니다.

-정력의 강화는 발기 지속과, 연사 능력을 향상시킵니다.

-강화된 정력은 불가역적이며 영구적으로 적용됩니다.

‘오오! 이게 바로 근성가이!’

[설명을 보셔서 아시겠지만, 카사노바의 반지만큼 유용한 패시븝니다. 남자라면 누구나 꿈꾸는 능력이지요. 용불용설의 원리에 입각, 쓰면 쓸수록 강력해지는 특성을 갖추고 있습니다.]

‘카사노바의 반지로 굵기 같은 것을 변화시키고, 근성가이 특성으로 정력을 강화한다. 캬-! 나같은 난봉꾼에겐 딱 어울리는 스킬이구만!’

[만약 지금과 같은 속도로 여성들을 공략하신다면, 머지 않아 대한민국에서 손꼽히는 정력가가 되실 수 있을 겁니다.]

‘후후. 스케일이 그렇게 작아서 쓰나. 내 목표는 세계 최강이라고!’

[역시 우리 주인님은 최강‘자지’.]

‘뭐야, 왠지 욕 같다?’

[아닙니다. 뛰어난 ‘자질’ 갖춘 플레이어라는 의미였습니다.]

‘어째 자꾸 놀리는 것 같은데?’

[흠흠, 그나저나 어제부터 이어온 업적 깨기는 정말이지 고난의 행군이었군요.]

‘야야. 말 돌리지 말라고.’

[새롭게 얻은 스킬을 확인하시겠습니까?]

나는 결국 녀석의 말돌리기에 당하고 말았다.

‘맞다. 보상 좀 알려줘. 업적 여러 개를 동시에 클리어 했더니 뭘 받았는 지도 모르겠다.’

[네. 지금부터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로시는 디스플레이를 통해 새롭게 얻은 보상을 소개했다.

[지금 보시는 건 SM마스터 보상으로 얻게 된 아이템들입니다. M도달도 보상으로 받은 메저키스트의 밧줄은 실제로 사용해 보셨으니 설명을 생략하겠습니다. 다음 화면에 나오는 것이 S도달도 보상인 사디스트의 채찍입니다.]

‘정말로 채찍이라고?’

[아닙니다. 직접 보시면 알겠지만, 실제론 고무줄처럼 작고 재질도 부드럽습니다. 본래의 원형은 채찍이지만 시대성을 감안해 변형이 이루어졌습니다.]

‘오호.’

[성능은 보시는 데롭니다.]

[사디스트의 채찍]채찍, SM마스터 위업 S보상.

-성욕을 증폭시키는 최강의 최음 도구. 채찍에 맞게 되면 성욕이 증폭되며 온 종일 음란한 생각에 빠지게 된다.

*상대의 성향에 따라 호감도가 하락될 수 있음.

*후려치기

-특수기

-거세게 내리쳐 자국을 남길 시 맞은 부위의 성감이 200% 증폭.

‘이야, 이거 진짜 유용하겠는데? 그러니까 채찍에 맞게 되면 어떤 여자든 배란기처럼 변한다는 거잖아?’

[실제론 그 이상입니다. 배란기가 아니라 발정기라도 봐도 무방하지요.]

‘오호. 이건 자주 애용해 줘야겠군. 특수기도 맘에 쏙 드는데?’

[문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맞는 것에 혐오와 공포를 느낀다는 점입니다. 더욱이 S성향의 사람의 경우 극적인 호감도 하락을 겪게 될 수 있으니 신중히 사용하셔야 합니다.]

‘흐음. 그래? M인지 S인지 판별하는 게 관건 이겠군.’

[요르단의 반지는 현재 착용하고 계시니 별도의 설명은 생략하겠습니다. 다음 화면에 나오는 것은 밀당의 달인 보상으로 얻게 된 ‘마성의 소유자’ 패시브 스킬입니다.]

‘그거 방금 정음이 공략해서 얻은 거지?’

[네. 맞습니다. 따끈따끈한 신상 스킬이랄까요?]

*마성의 소유자(패시브)

-치명적 매력을 발산하여 상대의 호감도 상승률을 높이고 하향 속도를 낮춥니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 강렬한 첫인상을 심어 줍니다.(호감도 +5)

-주변인들이 서서히 당신을 호인으로 여기게 됩니다.(남녀 구분 없음)

[보시다시피 호감도를 관리하는 데 무척이나 유용한 스킬입니다. 특히 기존 스킬들이 가지고 있는 버프들과 중첩되면 주인님을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인기스타로 만들어 줄 것입니다.]

‘그래? 난 첫인상 저게 가장 마음에 든다.’

[이렇게 이번 MT건으로 달성한 4개의 위업에 대한 보상을 안내해드렸습니다. 정리해 보니 하룻밤 사이 3개의 아이템, 2개의 패시브 스킬, 더불어 같이 할래 업적 보상으로 2,000포인트까지 획득하셨군요. 정말이지 경사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래봐야 여전히 하수2레벨인걸.’

[아닙니다. 현재 16개의 위업이 달성되셨으니 하수3레벨 까지 이제 한 개의 위업만 클리어 하시면 됩니다.]

‘도전할 만한 위업이 남아 있는 모르겠군.’

생각을 정리하고 있는데 갑자기 전화기가 울렸다.

받아보니 카운터에서 결려온 전화였다.

-대실 15분 남았습니다. 연장하시겠어요?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됐나?

아, 여긴 3시간 짜리였구나.

"아니요. 지금 나갈게요."

전화를 끊은 나는 빠르게 샤워를 마치고 모텔을 빠져나왔다.

***

모텔에 나가자 도훈 앞으로 전화가 걸려왔다.

"뭐지? 모르는 번혼데?"

번호를 봐선 스팸은 아닌것 같았다.

도훈이 전화를 받자 상큼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도훈씨 전화 맞으시죠?"

도훈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시 번호를 확인했다.

예전에 관계했던 여성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때문이었다. 그러나 아무리 기억을 떠올려도 처음 듣는 목소리였다.

"네. 근데 누구세요?"

"아! 이 번호가 맞구나! 그 간호사가 끝자리를 잘못 알려줘가지고."

"네?"

"죄송해요. 혼잣말이었어요. 혹시 저번에 튼튼병원에서 저희 회장님 도와주신 거 기억나세요?"

"네? 누구요?"

"음, 나이좀 있으신데... 왜 도로에서 차에 치일뻔한."

"아, 아! 그 할아버지?"

"네, 최회장님이요. 전 회장님을 모시고 있는 비서 정민서라고 하고요."

"네. 그런데 무슨일로?"

"저희 회장님께서 도훈씨를 애타게 찾고 있어요."

"저를요? 왜요?"

통화 중인 여성의 목소리는 아나운서처럼 또렷또렷하고 청아했다. 도훈은 속으로 굉장히 세련된 커리어우먼의 이미지를 떠올렸다.

"저희 회장님이 당시 경황이 없어 생명의 은인분한테 제대로 보답을 못 하셨데요."

"괜찮습니다. 특별히 보답을 바라고 한 일도 아닌데요."

"물론 도훈씨는 그렇겠지만 회장님은 은원이 확실하신 분이거든요. 특히 빚지고는 못 사는 성격이시구요. 도훈씨께 꼭 사례를 하고 싶어하세요."

도훈은 갑자기 일전에 폭유 간호사 박지애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그때 구해준 노인이 굉장한 자산가라던가?

하지만 도훈에겐 별 관심없는 이야기였다. 무엇보다 사람을 구해주고 금전적인 보상을 받는다는게 영 내키지 않았다.

"아닙니다. 보답같은거 필요없으니 몸조리 잘하라고 전해주세요. 그럼 이만."

도훈이 전화를 끊고 다시 집으로 향하는데 방금 전 번호로 다시 전화가 걸려왔다. 생각보다 집요한 여자였다.

"이도훈씨 그렇게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으시면 어떡해요?"

"아니 제가 괜찮다는데 왜 자꾸."

그때 민서가 도훈의 말꼬릴 자르고 들어왔다.

"제발요, 이도훈씨. 제 사정 한번만 봐주세요. 회장님께 도훈씨 안 데려가면 어떤 불호령이 떨어질지 몰라요."

민서의 목소린 필사적인 데가 있었다.

그녀가 계속 애원했다.

"보답이 부담스러우심 그냥 식사라도 한끼 대접받음 안될까요? 그 정돈 들어주실수 있으시잖아요."

민서의 간절한 요청에 도훈도 점점 흔들리기 시작했다.

< 303. 애자매-3- > 끝

ⓒ 성난불기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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