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물로 태어나게 해주세요-255화 (235/2,000)

< 237. 좋은x, 나쁜x, 이상한x-12- >

도훈이 지연에게 향한 시각.

지연은 혼자 병실에서 핸드폰으로 웹서핑을 하는 중이었다.  최근들어 부쩍 심심해진 그녀는 인터넷 쇼핑몰을 구경하는 취미를 붙였다.

"이얼~ 이 옷 이쁜데? 즐찾해 놔야지."

봄이 오면서 신상이 무수히 쏟아지는 기간.

보고만 있어도 흐뭇해지는 최신 트렌드의 옷을 구경하던 그녀는 판매자의 다른 판매 목록에서 야시시한 속옷 세트를 발견했다.

"오잉? 이런 망측한 걸 누가 입고 다닌담?"

호기심에 클릭해 들어간 페이지는 망사에 시스루에 안이 훤히 비치는 속옷들로 즐비했다. 피팅 모델들의 몸매는 여자인 자신이 봐도 샘이 날 정도였다.

"헐! 대박. 이럴 거면 아주 벗고 다니지?"

한번 속옷을 클릭하자 연관된 상품이 죄다 속옷만 등장했다. 한참 페이지를 넘기던 그녀는 우연히 마음에 드는 제품을 보았다. 그것은 중요 부위를 겨우 가리는 T팬티였다.

후기를 펼치자 구매한 사람들의 상품 평이 주르륵 펼쳐졌다.

sm50** - 남친이랑 1주년 기념한다고 입었는데, 울 오빠 코피 쏟아짐!!!

ttma** - 화면보다 실물이 훨씬 예뻐요. 안에 입고 있으면 왠지 두근구근.

58fd** - 아아···. 이거 입고 데이트 한 날, 잠 도 못자고 시달림. 효과 만점.

"풉-, 웬 호들갑들이람? 속옷하나 입었다고 무슨···."

지연은 어이없어 하면서도 구매자들의 호평에 관심이 생겼다. 자신이 입으면 어떨까하는 상상도 해보았다.

‘으음. 나도 뭐 몸매가 빠지는 편은 아니니까.’

그러다 문득 팬티의 마찌(팬티 앞쪽에 면이 덧대어있는 부분) 가 너무 작다는 것을 깨달았다.

‘가만, 이거 입으려면 제모를 해야겠는데?’

지연은 환자복 바지를 들추어 자신의 밑을 매만졌다. 팬티의 크기로 봐선 비키니라인을 제거하지 않고선 털이 숭숭 비칠 법한 조막만한 크기였다.

부슬부슬한 털을 매만지던 그녀는 우연이 클리토리스에 손이 닿았다.

움찔-

"아아···."

간만에 성감대가 자극되자 지연은 순간적으로 아찔한 감각을 느꼈다. 떡본 김에 제사지낸다고 지연은 천천히 밑을 스다듬었다.생각해 보니 병원에 입원한 뒤로 한 번도 수음을 안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흐음···. 이러다 팬티 젖으면···.’

살짝 걱정이 되었지만, 어차피 혼자 쓰는 독실.

누가 병문안을 올 시간도 아니었다.

‘뭐 젖으면 빨면 되지.’

지연은 눈을 감고 천천히 클리를 비벼대기 시작했다.

"흐응···."

그녀는 평소 자위를 즐기는 편은 아니었지만, 한 달에 두어번은 수음을 하는 편이었다. 마침 배란기가 다가왔기에 부쩍 예민해진 그곳은 조금의 손길로도 금새 젖어들었다.

‘아···. 내가 뭐하는 거람···.’

살짝 창피한 마음이 들었지만, 혼자만 있다는 사실이 그녀에게 해방감을 주었다. 내친김에 그녀는 쇼핑몰에서 남자 속옷을 검색했다. 잘빠진 근육질의 남자들 사진이 등장하자 흥분이 배가되었다. 커다란 물건을 안에 감춘 팬티 사진에 그녀는 안에 든 물

건을 떠올렸다.

"하아···하아···."

‘남자 팬티 모델은 거기도 적당히 커야 겠네.’

브라와 마찬가지로 겉으로 보이는 부위가 작으면 맵시가 살지 않아서 일까? 서양 남자들이 주로 나오는 남성 팬티는 가운데 부분이 유난히 도드라져 있었다.

사타구니가 젖어들자 지연은 대범하게 질구멍 밑으로 손을 내렸다. 그리고 촉촉하게 젖은 그곳으로 손가락 한마디를 밀어 넣었다.

"하앗!"

삽입 자위를 즐겨하진 않지만 오늘은 예민한 날이라 그런지 굉장한 자극이 되었다. 그녀는 남성 모델들의 물건을 떠올리며 손가락을 더욱 깊숙이 밀어넣었다.

"하앙···."

남은 손은 배 밑으로 넣어 가슴을 어루만졌다. 이미 유두는 빳빳이 고개를 들고 있었다.

‘아아···. 미치겠네. 왜 이렇게 좋지?’

손가락에 침을 묻혀 젖꼭지 주변을 빙글빙글 돌리자 자기도 모르게 허리가 휘어졌다. 다른 손은 이미 마디 끝까지 손가락을 쑤셔 넣고 있었다.

"아아, 아아아···."

팬티를 입은 상태라 손가락의 움직임이 불편했다. 지연은 과감하게 바지를 벗어 던졌다. 어차피 이불을 덮은 상태라 누가 와도 무슨 짓을 하는지 모를 것이라는 대범한 행동이었다.

거추장스러운 팬티까지 홀랑 벗어버린 그녀는 다리를 M자로 벌리고 본격적으로 손장난에 돌입했다.

찌꺽-찌꺽-

젖은 꽃잎 사이로 손가락이 드나들며 음탕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유난히 물이 많은 그녀의 밑은 이미 흥건히 젖어 시트를 적실 정도였다.

"아앙, 아앙···."

지연은 눈을 감고 본격적인 상대를 떠올렸다.

얼굴도 모르는 속옷 모델들로는 성에 차지 않았다.

‘···도훈이 물건이 그렇게 대물이라고 했었나?’

우연히 술집 화장실에서 엿들은 대화가 떠오르며 지연은 도훈의 물건을 상상했다. 분명 과 후배들이 말뚝박기 이야기를 꺼내며 도훈의 물건이 엄청나다는 이야기를 했었다.

‘그 홍두깨 같은 자식···. 술 처먹고 여자 후배 집에서···.’

커다란 홍두깨가 구멍을 드나드는 상상을 하자 지연은 부쩍 흥분해 버렸다. 하나였던 손가락이 두 개가 되고, 부푼 둔덕 사이를 쉼 없이 파고 들었다.

"하아앙, 하아아앙!"

지연의 신음은 점점 커져갔다.

독실이라는 공간이 주는 안도감이 그녀의 신음마저 차단할 것이라 착각하는 듯 했다.

‘나쁜 새끼. 내 다릴 이렇게 만들어 놓고 코빼기도 안 비춘다 이거지? 이때 와주면 내가 한번 쯤 줄 수도 있는데···.’

"아아, 아아앙!"

도훈과 섹스하는 상상을 하며 지연의 애끓는 신음이 점점 밖으로 세어나갔다.

***

시간에 따라 장소가 풍기는 느낌이 무척 다른 경우가 있다.

학생들이 왁자지껄 떠드는 학교는, 밤이 되면 을씨년스러울 만큼 거대한 적막에 휩싸인다. 텅 빈 복도와 덩그러니 놓인 의자가 공포영화의 단골 배경으로 쓰이는 이유다.

반면 낮에는 한산하던 거리는, 땅거미가 지고 어둑어둑해지면 활기가 넘친다.

홍대, 이태원, 강남.

클럽, 나이트, 감성 주점.

밤거리는 네온사인에 반짝이고 갈 곳을 잃은 청춘들은 불나방처럼 불빛을 따라 배회한다.

그렇다면 병원의 낮과 밤은 어떨까?

외래 환자들의 끝없는 대기열과 피가 튀고 비명이 들리는 응급실. 주간의 병원은 정신없는 도떼기 시장처럼 분주하기 짝이 없다. 그곳에는 생과 사가 있고, 기쁨과 슬픔이 끊임없이 교차한다.

그러나 저녁이 되면 병원은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병원의 밤은 고요하다. 소등에 들어간 병실은 침묵에 빠져들고, 발 디딜 틈 없던 로비는 비인기 영화를 상영한 객석처럼 텅텅 비어있다.

그러나 이러한 고요함은, 야간의 학교에서 보이는 으스스하고 음험한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조도는 낮지만 언제나 조명이 켜져 있고, 늦은 시간임에도 언제나 깨어서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보인다. 환자를 배려해 최적으로 맞춰진 온도와 습도역시 야간의 병원을 아늑하게 만든다.

박지애는 심야의 병동이 품고있는 특유의 차분함을 좋아했다. 혹자는 나이트 근무만 하면 피부가 뒤집어 지고 생활리듬이 깨진다고 불평불만을 했지만, 야행성 기질인 지애는 날밤을 새는 것도 전혀 부담스럽지 않았다.

간호복으로 갈아입은 지애는 전근무자와 인수인계를 마치고 의자에 기대앉았다. 크게 요주의해야 할 환자는 없었으므로 비교적 평탄한 근무가 될 것 같았다.

잠시 여유가 생기자 문득 입구에서 우연히 마주쳤던 도훈이 떠올랐다. 환자가 아닌 남자와 대화를 나눈 것은 무척 오랜만이었다.

"다시 보니 얼굴도 잘생겼던데···."

문득 도훈의 얼굴을 떠올린 지애의 얼굴이 발그레해졌다.

바쁘게 살아오느라 연애를 중단한지 2년 째.

3교대 간호사는 생각보다 외로운 직업이다. 남자들은 근무시간이 불규칙한 간호사와의 교재를 불편해 했다. 지애는 피곤한 감정다툼에 정신을 소모하느니 일에 집중하기로 했다.

의도치 않게 길어진 솔로 생활은 그녀의 연애세포를 갉아먹었다. 누군가를 만나 새롭게 시작하는 것은 이제 낯설고 두려운 일이 되었다.

"무슨 기분 좋은 일 있어?"

함께 나이트 근무를 뛰는 정 간호사가 생각에 잠긴 지애를 향해 물었다.

"아, 아니에요 아무것도."

"아닌 게 아닌 것 같은데? 애인이라도 생긴 거야?"

"무슨 소리세요. 제가 남자 만날 시간이 어딨다고."

"남자를 시간이 있어서 만나니? 없는 시간도 쪼개서 만나는 거지."

정 간호사는 2년 먼저 들어온 선임으로 결혼을 앞둔 예비신부. 그녀는 성실한 지애를 유난히 챙기는 편이었다.

"남자 뭐. 없어도 그만이죠."

지애의 대답에 정 간호사가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그건 아니지. 이 세상에 남자가 한명도 없다고 생각해봐. 얼마나 끔찍하니?"

"없으면 또 어때서요? 여자끼리 오순도순 사는 거지."

"우리 지애는 몸매는 불순한데 사상이 너무 순진해서 탈이라니까? 정말 남자가 필요한 데가 없을 것 같아?"

"으! 선배 결혼도 안했는데 벌써부터 아줌마같이."

"호호. 그건 지애 네가 아직 남자 맛을 몰라서 그래."

"저도 알건 다 알거든요?"

"흐응, 그게 아니고 제대로 된 남자 말이야."

"남자가 다 똑같지 제대로 된 남자는 또 뭔데요?"

"왜? 좀 궁금해 졌니?"

"아니요. 관심 일도 없거든요?"

두 사람이 한참 잡담을 나누고 떠드는데 불청객이 등장했다.

금일의 당직의인 종찬이었다.

"무슨 재미가 그리고 좋으신가? 정간, 박간은?"

"아, 오셨어요?"

종찬은 간호복으로 갈아입은 지애의 가슴을 물끄러미 쳐다보며 말했다.

"박 간은 좀 있다 병동 돌기 전에 나 좀 보러 봐요."

"네?"

"응. 오늘 밤 투약 환자 중에 알러지 반응이 의심되는 환자가 있는 것 같아서. 주의 사항좀 알려주려고."

"네."

종찬이 다시 당직실로 사라지자 정 간호사는 기다렸다는 듯이 험담을 시작했다.

"저 변태새끼 조심해라."

"네?"

"너도 들었지? 3병동 유간호사 이야기. 손버릇이 아주 악질이야."

"알아요."

"방금도 니 가슴만 쳐다보더라. 사람이 얼굴을 보고 얘기해야지, 대체 어딜 보고 얘기하는 거야? 응큼한 자식 같으니."

"저도 불편해 죽겠어요. 그래도 뭐 병원에서 별일이야 있겠어요."

"니가 남자친구가 없으니까 더 껄떡대는 걸 수도 있어. 나한테도 몇 달 전에 수작 부리려는 데 내가 결혼할 남자 있다고 하니까 그 뒤로 안면몰수 하더라니까?"

"그렇다고 김 샘 때문에 없는 남자를 만들 수도 없잖아요."

"왜 못해?"

정 간호사가 장난스런 표정으로 지애의 커다란 가슴을 뒤에서 움켜쥐었다. 그리고는 위아래로 들었다 놨다 리프팅을 시켰다. 한손에도 담기 어려운 큰 가슴이 정 간호사의 손짓에 따라 출렁출렁 흔들렸다.

"꺄아!"

"남자들 앞에서 이것만 조금 흔들어 줘도 당장 넘어올 텐데?"

"아앗! 선배, 진짜!"

***

‘이쪽인가?’

5층에서 내린 뒤 병동 복도를 두리번거리며 지연의 병실을 찾았다. 워낙에 큰 병원이다 보니 입원실을 찾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었다.

‘가만. 야식을 사가기로 했던 것 같은데···.’

박지애가 기다리다 깜빡한 야식이 떠올랐다. 미리 사 놓으면 식어버릴까 봐 지애를 만나고 나서 사가려고 했는데 그만 때를 놓쳐 버렸다.

‘에이. 뭐 요샌 다 배달되니까.’

일단은 빈손으로 가기로 했다. 어차피 오늘 목표는 미션의 해결. 아쉽지만 지연과의 썸씽은 차후의 일이다.

지연의 병실을 찾아 문 앞에서 서는데 안에서 희미한 소리가 들려왔다.

"아아앙···."

깜짝 놀라 문고리를 잡았던 손을 놓았다. 왠지 들어가면 안 될 것 같은 기이한 기분에 나도 모르게 주저했다.

‘뭐지 방금 그 소리는? 로시 너도 들었지?’

[네.]

‘설마 이건···.’

발정기에 들어 선 고양이가 끙끙대는 소리.

명백한 여자의 신음소리였다.

‘안에서 뭘 하는 거지? 야동이라도 보는 건가?’

그러나 사람이 내는 소리와 기계에서 나는 소리는 판이하게 다르다. 나는 이것이 지연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라고 직감했다.

‘헐, 미친. 진짜로 오나니라도 하는 건가?’

여자라고 자위를 안 하는 것은 아니지만 무척 보기드문 장면인 분명했다. 기대않던 뜻밖에 상황 앞에 재빨리 머릴 굴렸다.

‘잘하면 오늘 둘 다 먹는 각 나올지도? 로시 저번에 썼던 음향 증폭기 있지?’

[네, 준비해 드릴까요?]

‘안에 상황을 정확히 모르니까 좀 들어봐야겠어.’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마켓 구매 후 이송까지 시간이 필요합니다.]

나는 아이템을 기다리며 생각에 잠겼다.

‘절정에 도달했을 때 벌컥 문을 열어 버릴까? 아니면 하는 중에?’

진입 각을 재는 게 쉽지 않았다. 4드론 저글링보다 날카로운 타이밍 러쉬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주인님, 음향 증폭기가 준비되었습니다. 문 앞에 붙이시면 내부의 소리를 스마트 워치로 청취 가능 합니다.]

‘오케이.’

지난 번처럼 쿠폰 형태의 스티커를 몰래 붙이고 멀리 물러났다. 잠시 후 페어링이 끝난 스마트 워치에서 안의 소리가 깨끗하게 흘러나왔다.

찌꺽-찌꺽-

"하아앙, 하아아앙!"

‘헐! 진짜다. 제대로 하고 있어.’

"아흑, 도훈이 이 개새끼! 정작 필요할 땐 없고."

지연이 자위 중에 혼잣말로 중얼거리는 소리가 음향증폭기를 통해 전달되었다.

그 순간 진입 각이 보였다.

‘지금이구나!’

< 237. 좋은x, 나쁜x, 이상한x-12- > 끝

ⓒ 성난불기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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