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8. 하수 탈출-12- >
"흡!"
나연은 자기도 모르게 헛숨을 들이켰다. 남자에게 한 번도 보여준 적도 없었던 그녀의 가슴이 시작부터 무자비하게 빨려 나갔다.
‘으! 부, 부끄러.’
나연이 처음 느낀 감정은 부끄러움이었다. 게걸스럽게 유두를 빨아대는 도훈의 모습에서 그녀는 참을 수 없는 민망함을 느꼈다.
그러다 어느 순간 도훈이 귀엽게 느껴졌다. 양쪽을 번갈아 가며 혀를 굴려대는 도훈이, 아이처럼 사랑스러워 보였다. 나연은 자기도 모르게 도훈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풋-. 이러니까 아기 같잖아?’
아이를 낳은 적 없지만, 나연은 모성애 비슷한 감정을 느꼈다. 남자는 나이가 들어도 언제나 아이 같다더니 바로 이런 것을 두고 하는 말이었을까?
도훈의 손이 이번엔 아래로 향했다. 위는 여전히 가슴을 빨면서 나머지 한 손이 잠옷 대신 입은 헐렁한 반바지를 들추었다.
"오, 오빠···."
"쉿-."
도훈이 손가락 하나를 세우더니 입가로 가져갔다.
다분히 연두를 의식하는 동작.
나연도 혹시나 연두가 깰까 봐 숨을 죽였다.
그 순간 도훈의 다른 손이 이제껏 누구도 침입한 적 없었던 나연의 처녀림으로 파고들었다. 주저함은 조금도 찾아볼 수 없다. 마치 맡겨놓은 물건을 찾는 사람처럼.
"흐아!!"
"어허, 소리 내면 안 된다니까."
도훈이 침착한 목소리로 말했다. 나연이 침을 꼴깍 삼키며 고개를 끄덕였다. 누군가 옆에서 자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긴장감이 배는 올랐다. 그 긴장이 흥분을 끌어올리고, 심장을 벌렁대게 했다. 나연의 그곳은 더욱 젖어 들어갔다.
밑을 손가락으로 쓸어내리던 도훈은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와, 엄청 젖었는데?"
나연은 두 사람의 섹스를 훔쳐보던 때도 평소보다 훨씬 젖었다. 당연히 지금은 더할 것이다.
그러나 그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너무나 창피했다. 마치 그의 손길을 기다리던 사람처럼 여겨질까 부끄러워 견딜 수가 없었다.
"그, 그럴 리 없어요."
그러자 도훈이 바지에서 손을 빼 나연의 눈앞에 증거를 들이밀었다. 집게처럼 손가락을 붙였자 때자, 치즈 크러스트 같은 투명한 거미줄이 쩍 하고 묻어 나왔다.
"이것 보라고. 이렇게나."
"증말, 오빠는!"
도훈은 수치심으로 붉게 물든 나연이 모습이 마음에 들었다.
섹스를 즐길 줄 아는 농염한 여자도 좋지만, 때론 순수하고 때 묻지 않은 여자가 더 사랑스러울 때가 있었다.
나연이 딱 그런 여자였다.
순수하다는 것은 호기심도 많다는 것.
섹스에 있어선 미숙아에 가까운 그녀에게 섹스의 즐거움을 알려주고 싶었다.
"이제 손으로 해줄게."
"네···."
도훈이 다시 바지 속으로 손을 넣었다.
이번에는 주변부만 문지르지 않고 본격적으로 클리토리스에 대한 자극을 시작했다. 손가락으로 숨겨진 공알을 벗겨내 살살 압박을 가하자 나연이 움찔움찔 몸을 떨었다. 사지를 파닥거리는 나연의 모습에 도훈은 더할 나위 없이 흡족해졌다.
"아! 아! 아!"
"여기 좋지?"
"너, 너무 자극이 세요."
"당연하지. 그러라고 하는 거니까."
속칭 공알이라 불리는 클리토스리스는 남성의 귀두와 동일한 부위다. 태아 단계에서 성별이 결정되는 과정을 보면 테스토스테론 호르몬의 영향으로 남성의 귀두는 크게 발달하고, 여성은 음핵은 콩알만큼 작아진다. 하지만 태생이 같은 기관이므로 실제
성교 시엔 음핵 역시 발기한다.
음핵은 그 크기는 작지만 예민함은 남성에 비할 바가 아니다. 성적 흥분을 일으키기 위해, 또는 성적 흥분도를 상승시키기 위해 오로지 성적 자극만을 수용하고 전달하기만 하는 기관은 남성에게는 찾아볼 수 없는 기관이다.
남성은 돌출된 구조 덕에 의복에 자주 마찰이 돼 예민함을 잃어가는 한편, 여성의 클리토리스는 평소 외음부에 숨겨져 있어 외부 자극에 무척 민감한 편이다. 노 포경 남성이 포경 된 남성보다 더 잘 느끼는 것과 같은 이치.
도훈이 숙달된 조교와 같은 솜씨로 클리토리스를 어루만지자 나연은 터져 나오는 신음을 참을 길이 없었다.
"흐으으응, 오, 오빠!"
그녀가 두 손으로 이불을 움켜쥐었다.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이 똥 마려운 강아지마냥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엄청 느끼는구나, 얘도.'
도훈은 손장난을 잠시 중단하고 정보창에서 알려준 그녀의 공략 포인트를 떠올렸다.
'발가락이었지?'
보통 사람과는 다른 성감대 위치에 흥미를 느낀 도훈이 몸을 아래로 움직였다. 그의 손끝이 허벅지 위를 부드럽게 쓸어내렸다. 이미 감도가 오를 대로 오른 나연은 단순한 터치에도 온몸을 꿈틀댔다.
도훈의 손이 그녀의 허벅지부터 종아리까지 타고 내려오더니 가늘고 예쁜 그녀의 발목을 붙들었다.
"거, 거긴 왜."
"왠지 여길 좋아할 거 같아서"
도훈은 그녀의 다리를 들어 올리더니 무릎을 접어 위로 세웠다. 그녀의 발바닥은 갓난아이의 그것처럼 군살 하나 없이 보드랍고 앙증맞았다.
‘작고 귀여운 발이군.’
도훈이 혀를 내밀어 나연의 발바닥을 핥았다. 예민한 부위였는지 나연이 몸부림쳤다.
"하앗, 간지럽단 말이에요."
"알았어, 발바닥은 안 건드릴게."
통상 간지럼 잘 타는 부위가 성감대일 확률이 높은데 나연은 주로 발 쪽으로 신경이 몰린 듯했다.
‘공략 포인트에서 발가락을 빨아보랬지?’
도훈이 입안으로 발가락을 머금었다. 부드럽게 혀를 놀리자 정보창에서 알려준 것처럼 나연이 곧 흐물흐물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흐아아아···! 거길 왜 빨아요."
"타고 올라가려고."
발끝에서 시작된 애무는 탑을 오르는 것처럼 점점 위로 확장되었다. 복숭아뼈를 지나 완만한 곡선을 이루는 종아리를 타고, 사타구니 안쪽에 이르자 나연의 두 다리가 먹음직하게 좌우로 벌어졌다.
무용을 배워 유난히 골반이 부드러운 나연은 보통 사람들보다 훨씬 다리가 잘 벌어지는 편이었다. 허벅지 안쪽을 입술로 비비던 도훈은 이제 흠뻑 젖은 구멍을 향해 얼굴을 가져다 댔다.
‘흐음, 상큼한 봊이네. 대음순도 주름 하나 없는 핑크빛에, 속살도 아이처럼 뽀얘.’
"하아, 난 몰라!"
도훈이 콧김이 느껴질 정도로 얼굴을 들이밀자, 나연이 두 팔로 얼굴을 감쌌다. 평소 거울로도 보지 않는 그곳을 도훈이 구석구석 살피고 있다는 사실이 차마 얼굴을 못 들만큼 창피했다.
"나연이는 여기 참 예쁘구나. 냄새도 향긋하고."
"제발 그런 말 하지 마세요, 오빠! 저 민망해 죽을 것 같단 말이에요."
"아니야. 사람마다 모양이 다 다른데, 네건 정말로 예쁜 편이야. 얼마나 예쁜지 이렇게 쓰다듬어 주고 싶을 정도라니까?"
도훈이 혀를 쭉 내밀더니 혓바닥 전체로 봊이를 쓸어 올렸다. 그러잖아도 잔뜩 예민해져 있던 외음부에 도훈의 부드러운 혓바닥이 닿자, 나연은 골반을 들썩거리며 몸부림쳤다.
"흐앗!"
"가만있어."
도훈은 두 팔로 무릎을 붙잡아 활짝 펼친 후 침을 튀겨가며 봊이를 핥아댔다. 짜릿한 자극이 쉴새 없이 밀어닥치자 나연이 애걸복걸 통사정했다.
"흐아, 하아아앙, 오빠, 오빠, 제발 그만. 그만해 주세요."
하지만 도훈은 들리지도 않는다는 듯 집요할 정도로 혀놀림을 이어갔다. 축구에 배컴이 있다면 도훈은 혀컴이었다.
그의 물오른 오랄 스킬은 나연에게 애무의 극치를 선사했다.
나연은 이미 흥분할 데로 흥분해 뜨거운 애액을 벌컥벌컥 쏟아냈다. 어찌나 많이 흘렀는지 구멍에서 쏟아진 물이 회음부를 타고 똥구멍에 고였다가 메트리스로 줄줄 흘렀다. 바닥엔 어느새 물 자국까지 남아있었다.
‘이만하면 충분히 확장된 거 같은데···.’
도훈이 애무에 유난히 공을 들인 것은 다름이 아니었다. 바로 나연이 처녀라는 사실 때문이었다.
덜 익은 조개에 오래 불을 지피듯, 나연의 그곳이 벌어지기 위해선 충분한 시간이 필요했다. 그리고 그의 노력으로 나연은 구멍이란 구멍이 모두 확장되었다.
흥분된 콧구멍이 벌어지고, 심지어 똥꾸멍도 움찔거렸다. 그러나 무엇보다 흥분한 곳은 애무가 집중된 봊이 구멍이었다.
나연의 그곳은 흔히 벌렁댄다고 표현할 정도로 저절로 수축과 이완을 거듭하고 있었다.
‘와, 질 안쪽 꿀렁거리는 거 봐. 운동을 오래 해서 그런지 질 근육도 잘 발달한 것 같은데?’
도훈은 마침내 준비가 끝났다고 생각하고 나연의 다리 사이에 무릎을 꿇었다. 그리곤 나연의 초승달 같은 허리를 붙잡았다.
"이제 넣을게."
"아플 거 같아요, 오빠. 무서워."
"천천히 할 게. 최대한 부드럽게. 겁먹지 않아도 돼."
"그, 그래도 오빠 건 너무 큰데···."
"여자 질이 신기한 게 뭔 줄 알아?"
"뭔데요?"
"일단 머리만 넣어나면 나머지는 쑥 들어간다는 거야."
도훈이 말을 마치자마자 귀두를 꽂았다.
"으읏!"
나연이 미간을 찡그리며 다리를 오므리려고 하자 도훈이 고개를 저었다.
"아니. 힘 빼야 돼. 아프다고 다리를 오므리면 더 고통스러울 거야."
"그럼 어떻게 해요."
"다리를 최대한 벌려봐. 그래야 골반이 충분히 벌어지지."
"이렇게요?"
나연이 오므렸던 다리를 좌우로 펼쳐는 데 그 각도가 예사롭지 않았다. 거의 180도에 이르는 평각이었다.
"이야. 너 엄청 유연하네?"
"당연하죠. 체조 배운 게 몇 년인데."
다리가 활짝 벌어지자 잦이를 박기 훨씬 수월했다. 허리를 부여잡은 도훈은 천천히, 그러나 확고한 자세로 귀두를 꽂았다.
"흐악!"
생살이 찢어지는 느낌이 나연이 큰소리로 비명을 질렀다. 놀란 나머지 도훈이 힐끔 침대 위의 연두를 확인했다. 다행히도 그녀는 살짝 미동만 할 뿐 여전히 잠에 빠져 있었다.
‘깜짝이야. 깨는 줄.’
도훈이 그렇게 생각하며 피스톤 운동을 시작하는데, 자는 것처럼 누워있던 연두가 몸을 반대로 돌린 채 조심스럽게 팬티 속으로 손을 밀어 넣었다.
실은 연두는 아까부터 깬 상태.
나연의 끙끙대는 소리에 눈을 뜬 그녀는, 두 사람이 정신없이 물고 빨고 하는 것을 빠짐없이 지켜보았다.
‘어쩜 저럴 수 있지? 도훈 오빠는 아깐 나랑 해놓고 그새 또 나연이랑···.’
도훈의 지조 없음에 뿔이 난 연두는, 벌떡 일어나 훼방을 놓을까 고민하던 중 문득 자신의 행동에 심각한 모순을 느꼈다.
‘···설마 나 질투하는 거야?’
연두는 스스로 정체성을 레즈비언으로 믿고 살아왔다. 실제로 남자를 봐도 별 흥미가 없었고, 나연처럼 곱상하고 선이 고운 여자애들을 보면 자기도 모르게 끌렸다.
그러나 아까 전 도훈과 몸을 섞고 나서부턴 확고한 정체성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어쩌면 자신은 남자를 안 좋아는 하는 게 아니라, 좋아할 만한 남자를 여태껏 만나질 못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 것이었다.
‘어째서 나연이가 아니라 도훈 오빠가 더 얄미운 거지?’
자신이 원래 관심 있어 하던 사람은 나연이었다. 새터에서 처음 봤을 때부터 끌렸고, 그래서 시간표도 똑같이 맞춰 늘 붙어 다녔다.
오히려 도훈은 훼방꾼이나 마찬가지였다. 나연이 그를 좋아한다고 밝혔을 때 연두는 도훈이 이유 없이 미웠다.
하지만 도훈이 남자 맛을 보여준 뒤부터 생각이 바뀌었다. 남자들은 하등 쓸모없는 존재라는 생각에서, 남자야말로 여자를 온전히 만족 시킬 수 있는 완벽한 파트너라는 것으로 전환된 것이었다.
여자들끼리 서로 아무리 물고 빨고 비비고 해봐야, 도훈의 대물과는 비교도 되지 않았다. 애초 여성의 성기는 남성의 것을 받아들이게 만들어졌고, 그것이 주는 기쁨은 다른 무엇보다도 커다란 쾌락이었다.
그녀는 이제 고기 맛을 본 파계승.
여자를 경험한 타락한 신부.
남자를 갈구하는 부정한 수녀처럼 도훈을 원했다.
도훈의 큼지막한 대물이 자신의 근질근질한 밑구멍을 시원하게 뚫어줬으면 하는 생각으로 가득 찼다.
‘난··· 어쩜, 레즈가 아니라 바이였을까?’
바이섹슈얼. 이른바 양성애자.
남자를 사랑할 수도, 여자를 사랑할 수도 있는 진정한 의미의 박애주의자.
도훈에게 제대로 남자 맛을 본 연두는 스스로의 정체성을 부정했다. 이성 간의 섹스에 몸이 다는 자신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 결과 그녀는 두 사람 몰래 침대 위에서 자위를 하고 있었다.
퍽-퍽-
"하앙, 하앙!"
간드러지던 나연의 신음은 본격적인 삽입이 시작된 이후 배로 커졌다. 쾌락에 눈이 먼 나머지 누군가 옆에서 자고 있다는 사실마저 망각할 만큼 정신을 못 차렸다.
그 소리에 자극받은 연두도 점점 과감해졌다.
클리토리스만 비벼대던 것에서 아에 팬티를 옆으로 재끼고는 손가락을 쑤셔 넣기 시작한 것이다.
‘으으, 나도 나연이처럼 도훈 오빠에게 박히면 얼마나 좋을까.’
[주인님]
‘응, 눈치챘어 아까.’
[오오. 역시 예리하시군요.]
‘예리는 무슨. 침대 메트리스가 흔들릴 정도로 자위를 해대는데 눈치 못 채면 바보지.’
[이제 어쩌실 생각입니까?]
‘오랜만에 쓰리피 가는 거지. 고스톱도 투피 보단 쓰리 피가 좋잖아?’
[아재 개그는 여전하시군요. 그나저나 쓰리썸까지 성공시키면 동시에 몇 개의 업적이 달성되는 줄 알고 계십니까?]
‘레즈비언에게 참교육을 시켜줬으니 남자 맛 업적 그거 아니야?’
[그거야 당연한 거구요. 아직 모르시는군요.]
‘아아! 그거구나! 같이 할래? 이것도 쓰리썸이니까 누적 인원이 달성되는 건가?’
[아쉽게도 현재까지 쓰리썸은 모두 2번 있었습니다. 새터에서 정음양과 효민양, 그리고 지난번 온천에서 사라와 고은성. 이번을 성공시킨다 해도 아쉽게 9/10으로 한 명이 부족한 상태입니다.]
‘아! 일낙이구나.’
[일낙이라뇨?]
‘아니 고스톱에 한 피가 부족해서 못난 거 말이야.’
[그렇군요. 아무튼 달성되는 업적은 ‘같이 할래’가 아니고 바로 ‘의자왕의 후예’입니다. 친구나 동기 관계로 묶인 여성, 5명 이상 공략 시 달성에 달성되는 업적 말이죠.]
‘그렇네? 이제까지 자빠뜨린 체육과 17학번 여학생이 모두 셋이었으니까···.’
[이번에 나연양과 연두양을 동시 공략하면 5명이 딱 채워지는 거죠.]
‘그렇다면 1타 2피인 거야? 오옷! 갑자기 힘이 솟구치는데? 어떻게든 연두를 끌어들여야겠어!’
도훈의 시선이 몰래 자위 중인 연두에게로 향했다.
< 188. 하수 탈출-12- > 끝
ⓒ 성난불기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