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8. 옆방에 BJ-7- >
서윤을 넘어뜨린 도훈 역시 상의를 탈의했다. 탄탄한 대흉근과 선명한 식스팩이 모습을 드러내자 서윤이 짧게 감탄사를 내뱉었다.
"와, 너 몸 진짜 좋구나. 운동했니?"
"운동이야 매일 하지. 그중에서 피스톤 운동을 가장 열심히."
"풉-. 말하는 것 좀 봐. 누가 들으면 섹스 머신인 줄 알겠네."
"머신 맞아. 머신에 기름칠 좀 해주련?"
도훈은 침대 아래로 내려가더니 서윤의 머리맡으로 이동했다. 그리고는 서윤의 겨드랑이에 손을 집어넣어 머리가 침상 끝에 걸치게 끌어내렸다. 그녀의 목이 뒤로 젖혀지며 세상이 거꾸로 뒤집혔다.
"뭐, 뭐하는 거야?"
"이 자세로 빨려 보고 싶어서."
도훈이 무릎을 굽히자 그녀의 눈앞에 도훈의 대물이 덜렁거렸다.
"이 자세론 처음인데···."
도훈은 망설이는 서윤의 입으로 다짜고짜 대물을 밀어 넣었다. 그녀는 도훈의 물건이 들어오자 자연스럽게 입을 벌렸다.
"흡-!"
그것은 색다른 충격이었다.
위아래가 뒤집히는 바람에 도훈의 늘어진 불알이 이마에 부딪혀 왔다. 남자의 그곳에서 나는 수컷 냄새가 찌를 듯 후각을 자극한다.
"음, 느낌 좋은데?"
도훈은 허리를 앞뒤로 흔들며 스스로 물건을 움직였다.
보통의 펠라치오가 남자는 가만히 있고 여자가 머리를 움직이는 것에 반해, 거꾸로 누운 자세에선 여자는 고정되어 있고 남자가 흔드는 수밖에 없었다.
‘이러니까 무슨 섹스 인형에 박는 기분이군.’
침대 높이가 맞지 않아 자세가 어정쩡하긴 했지만, 무척이나 자극적인 체위였다. 도훈은 서윤의 풍만한 가슴을 두 손으로 움켜쥐고 손잡이처럼 활용했다. 물살로 이루어진 서윤의 가슴은 유난히 부드러웠다. 근육이라곤 전혀 없이 순도 100% 피하지방이었다.
‘나이 들면 금방 처질 가슴이구나. 하지만 촉감도 좋고 특히 박을 때 흔들리는 비주얼이 압권이야.’
도훈이 그런 생각을 하는데 서윤이 갑자기 허벅지를 두드리며 탭을 해왔다.
"우읍!"
"미안, 깊었어?"
흥분한 나머지 목구멍 깊이 딮쓰롯을 해버린 모양이었다. 도훈이 물건을 꺼냈음에도 서윤이 한동안 캑캑거렸다.
"흑. 너무 깊잖아. 그리고 머리 피 쏠릴 것 같아."
"오케이. 기름칠은 끝났으니 머신 한 번 가동해 볼까?"
도훈은 반대로 돌아가 침대 위로 올라갔다. 그 사이 서윤은 몸을 끌어내려 침대의 가운데 위치했다.
"오래 해줘."
"뭐?"
"나 오래 하는 거 좋아하거든."
참으로 숨김없는 여자였다.
평소엔 요조숙녀처럼 내숭 떨다가도 침대에선 180도 돌변하는 여자들의 이야기를 들은 적 있지만, 서윤의 경우 그 변화가 너무도 극적이었다.
‘당최 성격을 종잡을 수 없군. 정말로 이중인격인 건가?’
도훈이 팬티를 벗기며 물었다.
"너 원래 이렇게 야한 여자였어?"
"나?"
"그래. 처음 봤을 땐 전혀 이런 성격 같지 않았는데."
"풉-. 그게 중요해?"
"아니 마치 다른 사람 같아서."
"그거 꽂아주면 말해주지."
서윤의 그곳은 잔뜩 젖어 있었다. 그녀는 도훈이 박기 쉽게 무릎을 가슴까지 끌어올려 다릴 벌렸다.
‘이렇게 적극적인 여자는 마유미 이후 처음이군.’
도훈이 구멍을 향해 서서히 대물을 밀어 넣었다. 머리 부분이 입구에서 살짝 걸리는 듯했지만, 이내 깊숙한 곳까지 한 번에 밀고 들어갔다.
"허억-!"
도훈의 물건을 처음 받아낸 서윤이 자기도 모르게 신음을 내뱉었다.
"아, 너무 좋아. 처음 들어올 때 이 느낌."
도훈 역시 아직은 뻑뻑한 그곳의 압박감에 온몸에 전율이 올만큼 짜릿함을 느꼈다.
‘첨 보는 여자 따먹을 때가 제일 맛있구나.’
항상 드는 생각이지만 섹스는 처음 하는 여자랑 할 때가 가장 기분이 좋았다. 물론 기교라든가 궁합에 따라 같은 여자랑 여러 번 해도 좋을 때도 있지만, 처음이라는 정복감이 주는 만족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었다.
도훈이 정상위에서 피스톤 운동을 시작하자, 빡빡하던 서윤의 구멍에서도 윤활액이 흘러나오며 미끈거렸다.
"흐읏, 흐읏. 엄청 꽉 차. 이런 느낌 처음이야."
"경험 많은 편 아냐?"
"흣···. 지금까지 세 명?"
"셋이라고?"
믿기지 않는 수치였다.
그녀의 얼굴, 몸매, 색을 밝히는 성향을 봐선 벌써 십 수명은 거쳐 갔으리라 예상되었다. 그런데 고작 셋이라니?
"거짓말 하는 거 아냐?"
"진짜야."
"그런데 이렇게 능숙하다고?"
확실히 서윤은 섹맛을 아는 여자였다. 이런 경지는 쉽게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수많은 경험이 녹아있어야 가능하다.
"내가 옛날이야기 좀 해줄까?"
서윤이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놓기 시작했다.
***
서윤은 타고난 외모와 몸매 덕에 대학 시절부터 인기가 많았다고 한다. 새내기 때부터 행정학과 최고 킹카라는 3학년 선배와 사귀면서 그녀의 연애가 시작되었다.
그러나 처음 사귄 남자는 하필 바람둥이였다.
처음 반년 정도는 그녀에게 지극정성을 쏟는가 싶더니, 그녀가 용기 내 처녀를 바치고 난 뒤부터 그녀에게 흥미를 잃었다.
"완전 개자식이었어. 알고 보니 2학년 선배랑 양다리를 했더라고. 나 몰래 바람피우다 걸린 것도 여러번이고."
서윤은 첫 애인의 배신에 쓰라린 교훈을 얻었다.
해서 두 번째로 사귀게 된 남자는 자기밖에 모르는 착한 남자. 하지만 너무 착하다 못해 답답할 정도여서, 그녀를 만족시키지 못했다.
"그는 좋은 사람이었지. 하지만 처음 사귄 남자랑 너무 비교되더라. 솔직히 바람둥이가 섹스는 잘하지 않겠어?"
"그건 그래."
"그래서 그 사람이 1년 넘도록 사귀었는데, 한 번도 만족한 적 없었어."
"단 한 번도?"
"응. 진짜 서툴렀거든. 뭔가 좀 될 것 같으면 싸버리고···"
"조루였구나?"
"아, 아, 지금 좋아 그 자세. 더 깊이 박아줘."
"알았어."
서윤은 두 번째 남자친구와 섹스가 불만족스러웠지만 그래도 자기에게 너무 잘해주었기 때문에 계속 사귀었다고 한다. 그러다 친구 생일을 맞아 우연히 나이트클럽을 가게 되었다.
"거기서 그 사람을 만났어."
"그 사람?"
"내가 마지막으로 사귄 남자."
마지막 남자는 첫 번째 킹카처럼 잘 생기지도 않았고, 당시 남자친구만큼 자상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나이는 서른 중반에 무척이나 평범한 외모였다.
"서른이 넘었다고?"
"응. 완전 아저씨였지. 나이가 열 살도 넘게 차이 났고."
"근데 어떻게 사귀게 된 건데?"
"몰라. 그 날따라 너무 우울했어. 친구 축하한답시고 따라간 나이트에서 술만 진탕 마셨지. 싫다는데 웨이터가 억지로 끌고 간 룸에서 그를 만났어."
"그래서?"
"가슴도 빨아줄래?"
"시키는 게 많구나."
"나만 좋니?"
취해있던 서윤은 너무 잠이 왔다. 그래서 부킹 들어간 룸에서 자기도 모르게 잠들고 말았다.
"깨어났는데 뭔가 이상한 거야. 분명 친구들이랑 2:2로 들어왔는데, 그 남자밖에 없는 거 있지?"
"룸에 단 둘이?"
"응, 게다가··· 그 남자가 내 가슴을 빨고 있더라고."
"뭐야? 그거 성추행 아냐?"
"맞아. 취중에 당한 거지. 근데···."
서윤은 필사적으로 그를 밀어냈지만 남자의 완력을 당해낼 수 없었다. 결국 그의 손이 치마 속까지 침범하고 말았다.
"헐."
"완전 헐이지? 설마 룸 따라갔다가 성폭행 당할 거라곤 꿈에도 생각 못 했어."
"개새끼네. 확, 콩밥 먹여 버리지."
"그러려고 했지. 그땐 정말 죽이고 싶도록 미웠거든."
하지만 서윤은 차마 그를 신고할 수 없었다.
"왜?"
"너무 잘했으니까. 너무 잘해서 나중엔 눈물이 날 것 같더라."
"······."
"그렇게 섹스를 잘하는 남자는 처음이었어. 그리고 강제로 당하는데 그게 너무 짜릿한 거야. 그때 알았어. 내 안에 또 다른 내가 숨어 있다는 걸."
"그가 너를 각성시켜준 건가?"
"각성? 그래, 뭐라고 불러도 좋아. 결국 난 그에게 완전히 빠져 버렸거든."
사귀던 남자친구와는 헤어졌다.
더럽혀진 상태로 계속 만날 수 없다는 이유도 있었지만, 사실 그녀의 몸이 이미 새로운 남자에게 종속되어 버린 까닭이었다.
"그날 이후 그 남잔 시도 때도 없이 날 불러댔어. 나처럼 맛있는 애는 처음이라면서."
"스톡홀롬 신드롬 같은 건가? 납치범에게 사랑을 느끼는 인질 같은?"
"모르겠어. 당시 남자친구가 너무 섹스를 못 해서 유난히 비교되었을 수도 있고. 하아, 지금 너무 좋아. 학."
"옆치기 좋아해?"
"응, 그 상태로 다리 들어줘서 박는 거 좋아."
서윤은 나이트에서 만난 남자와 대학 졸업할 때까지 사귀었다고 한다.
"사실 사귄 게 아닐지도 몰라."
"무슨 소리야? 섹파였단 소린가?"
"응. 난 나중에 알게 됐지만, 그 사람. 유부남이었거든. 애도 있는."
"헐, 미친."
"아니, 미친 사람은 오히려 나였어. 그 사실을 알고도 그에게 헤어날 수 없었으니까.."
"대체 왜? 니가 뭐가 부족해서?"
"몰라. 어쩌다 보니 그렇게 돼버렸어. 길들여 저버렸달까? 그 사람이 아니면 안 될 거 같았어. 지금 생각하면 웃기지도 않아. 그딴 늙다리, 뭐가 좋다고."
늙다린 말에 갑자기 뜨끔했다.
난 사실 마흔도 넘었는데.
"그러다 결국 파국이 난 거야."
"마누라한테 걸려서?"
"아니, 내가 이혼해 달라고 했거든."
"흠···."
서윤의 집착에 부담을 느낀 남자는 서윤을 밀어내기 시작했다. 그녀의 연락을 피하고, 잠수를 탔다. 서윤은 우연히 알아낸 그의 직장 앞까지 찾아갔다. 그의 얼굴이라도 한 번 보기 위해서.
"거기서 봤어. 그 새끼가 차에서 다른 여직원이랑 카섹스하던걸."
"흠."
"결국 나는 그에게 아무것도 아니었던 거야. 섹파 이상도 이하도 아닌. 나만 미친년처럼 집착했던 거지. 떡정을 사랑이라고 착각했나봐."
"안타까운 일이군."
"뒤로 해줘. 이제."
"알았어."
"두 손 꼭 잡고. 난 그렇게 박히는 거 좋아해."
파국으로 끝난 마지막 이후로 서윤은 다신 남자를 사귀지 않았다. 그러나 마지막 남자가 깨워낸 내면의 인격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았다.
"내 안에는 또 다른 내가 있어. 평소엔 꼭꼭 숨겨져 있지. 스포츠 브라 속 내 가슴처럼."
"이중인격이란 소린가?"
"글쎄 누구나 그렇지 않을까? 어떤 사람이건 내면에 악마가 살고 있지. 단지 그걸 이성으로 억누르느냐 아님 드러내느냐의 차이라고 생각해. 그거 알아? 살인자들도 집에선 착한 아들이라는 걸?"
"너의 경우는 좀 심한데. 나는 이해할 수 없어."
"뭐가? 혹시 내가 공시생이라?"
"그래. 누구보다 열심히 공부하는 공시생. 힘들게 번돈, 집에 병원비로 다 보내는 효녀. 그런데 지금의 모습은···."
"모순된다 이거네. 이렇게 음탕한 나와는."
"솔직히 말하면 너무 충격적이야."
"이해하려고 하지 마. 사람은 타인을 절대 이해할 수 없는 거야. 가끔 내 스스로도 나의 이런 모습이 이해가 안 되거든"
"혹시 성방BJ를 하는 건."
"맞아. 그건 또 다른 나야. 감추고 싶었던 나. 하지만 방송을 할 때마다 느껴. 어쩌면 이렇게 음탕한 내가, 진짜로 내 본 모습이 아닐까. 가면을 쓰고 있던 건, 공시생인 척 애쓰는 하서윤은 아닐까."
그녀는 너무나 복잡한 여자였다.
완전한 모순 덩어리.
두 개의 인격이 오락가락하는 정신병자.
아니, 어쩌면 나도 누군가에게 그렇게 보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글서글한 얼굴 뒤로, 욕정의 화신을 감추고 있는.
인생의 목적이 오로지 여자를 많이 따먹는 것이라는 나에 비하면 그녀의 정신은 오히려 건강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녀의 말마따나, 우린 영원히 타인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아니 가끔은 자기 자신조차.
그녀와의 섹스는 수많은 대화 속에서 격정적으로 끝이 났다. 서윤은 열심히 허리를 흔든 나를 뒤에서 힘껏 껴안아 주었다.
***
"녹화 다 끝났어."
서윤이 컴퓨터 프로그램을 종료시키며 말했다.
"근데 그 파일은 너한테 더 위험하지 않아? 난 남잔데 섹스비디오 유출이 타격이 있을까?"
"너 앞으로 교사 될 거 아냐?"
"되야 지."
"자기 반 담임이 섹스비디오나 찍고 다니는 사람이면 요즘 학부모들이 가만히 있을 것 같아? 만약 여고라고 가게 되면? 그게 아니더라도 요샌 무슨 이상한 싸이트에 글만 남겨도 면접에서 걸러진다 잖아."
도훈은 순간 뜨끔했다. 어쩌면 진짜로 저 파일이 자신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미친 것이다.
"너나 나나 이제 같은 배를 탄 거야. 둘 다 무사히 공무원 하고 싶음, 서로 입조심 해야지."
"어디서 못된 것만 잔뜩 배웠군."
"피차일반 아냐? 먼저 협박하려던 게 누군데?"
"협박이라니? 결국엔 안 했잖아."
"그런 마음은 조금도 없었어?"
"말했잖아. 그런건 내 스타일이 아니라고. 살짝 흔들리긴 했지만 그뿐이야."
어느새 커다란 박스티를 걸친 서윤이 도훈을 향해 몸을 들이밀었다. 도발적인 포즈에 도훈이 주춤 뒤로 물러났다.
"뭐, 뭐야?"
"착하네, 너."
"내가?"
"그냥. 아주 못된 사람은 아닌 거 같아."
"그래서?"
"앞으로 잘 지내자고. 네 말마따나 이웃 주민인데."
도훈은 힐끔 벽시계를 보다 알바 갈 시간이 다 된 깨닫고 몸을 일으켰다.
"나 이제 일하러 가야 해."
< 78. 옆방에 BJ-7- > 끝
ⓒ 성난불기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