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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물로 태어나게 해주세요-30화 (10/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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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눈이이01

조교는 새터 출발 장소와 시간, 그리고 전화번호 하나를 알려주었다.

"혹시 새터 관련해서 더 궁금한거 있음 2학년 과대한테 물어봐. 방금 알려 준 게 너네 학번 과대 번호야."

"과대요?"

"응, 현역이라서 넌 잘 모르는 앨 거야. 그래도 싹싹하고 빠릿빠릿하더라."

"알겠습니다."

용무를 마치고 전화를 끊으려는 데, 조교가 목소리 톤을 싹 바꾸더니 이런 말을 했다.

"...도훈이 너 근데 좀 섭섭하다?"

"네?"

"저번에 복학원 내러 왔다가 내 얼굴도 안 보고 그냥 갔다며? 보조샘이 그러든데?"

'이건 또 뭔 소리야?'

전생의 도훈이 한 일 인가?

당황하는 모습을 보일 순 없으므로 나는 적당한 핑계로 둘러댔다.

"그때 일이 좀 있었어요."

"일? 전역하고 팡팡 놀러 다니는 거?"

"아뇨, 알바말이에요. 저 요새 편의점에서 일하고 있거든요."

"아...그랬니? 뭐 그렇담 어쩔 수 없고. 아무튼 내가 지희랑 친한 것 때문에 괜히 불편한 거라면 전혀 그럴 필요 없어. 지희는 지희고 난 앞으로 너 졸업할 때까지 계속 볼 사람이잖아. 안 그래?"

'당최 뭔 소릴 하는 거지?'

나는 일단 무조건 알겠다고 했다.

"네, 알겠습니다."

"그래. 월욜에 보자. 나두 교수님 차타고 뒤따라 갈 게."

"네."

조교가 전화를 끊자마자 나는 로시에게 물었다.

'로시, 이 여자 뭔데? 도훈이랑 아는 사이야?'

도훈의 생전 기억을 가진 로시가 곧바로 대답했다.

[죄송합니다 주인님. 통화중이라 미처 설명 드리지 못했습니다. 조교 강민주는 도훈군이 입학 했을 때 당시 3학년에 재학 중이던 학과 선배입니다. 현재 체육교육과 조교로 재직 중이며, 일주일 전 도훈이 복학원을 내면서 다시 연이 닿게 되었습니다.]

일주일 전이면 내가 도훈의 몸에 빙의되기 전이다.

그래서 전혀 기억에 없었나 보군.

'지희라는 얘는 또 뭔데?'

[천천히 설명드리겠습니다. 2년 전, 그러니까 도훈군이 군 입대를 앞둔 1학년 겨울방학 처음으로 여자친구를 사귀었습니다. 이름은 송지희. 두 사람은 과씨씨였죠.]

'아하, 그러니까 도훈이 첫사랑인 거네?'

[맞습니다. 그리고 3달 뒤, 도훈군이 군입대를 하게 되면서 두 사람은 헤어지게 되었습니다. 이후 송지희는 임용을 합격, 작년부터 국성대 사범대 부속 고등학교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현재 학과 조교를 맡고 있는 강민주는 송지희 양과 둘도 없는 절친사이구요.]

'아하! 그렇게 되는 거군. 근데 뭐가 불편하다는 건데? 과CC 하다 헤어지는 게 무슨 대수로운 일이라고... 원주인 놈도 생각보다 소심했나 보군.'

[이도훈군의 기억을 더듬어 보면, 두 사람의 이별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왜? 그 여자가 고무신이라도 거꾸로 신었대?'

[그 고무신이...이도훈과 가장 친한 동기였다는 게 문제였죠.]

"뭐?"

나도 모르게 입 밖으로 소릴 내었다.

그러니까, 군대 간 사이 친구에게 애인을 빼앗겼단 소린가?

이놈도 좀 가슴앓이 했겠는데... 애인 뺏긴 것도 억울한데 동시에 친구마저 잃었으니.

멘탈 약한 애들이라면 탈영 충동을 느낄 정도의 사건이다.

[나중에 밝혀진 바로는 송지희는 바람기가 다분한 여자였습니다. 도훈군에겐 첫 사랑이었지만, 사실상 군 입대를 앞두고 있던 도훈을 가지고 논 것이나 마찬가지였죠.]

‘가지고 놀다니?’

[그녀의 비공식 별명은 '동정 킬러'. 여자 경험 없는 어린 남성들을 유혹해, 동정을 탈취하는 것으로 유명했습니다. 헌데 이미지 관리를 잘하는 편이라 졸업할 때까지 아무도 몰랐다고...]

'헐? 그럼 이 새끼 작업 당한 거네?'

[네. 후에 그 동기 역시 심하게 차인 뒤 학교를 휴학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수능을 다시 본다는 소문도 잠시 돌았구요.]

와, 완전 쓰레기 같은 년일 세? 한번에 몇 놈을 가지고 논 거야?

그나저나 동정 킬러라면 남자로 치면 아다폭격기 같은 건가?

하이고, 도훈이 이놈아. 허우데만 멀쩡해가지고 여우같은 계집애한테 놀아났구나.

인물이 아깝다, 대물은 더 아깝고!

...음, 근데 이건 오쟁이 진 남편이 할 소린 아니구나.

'아무튼 사건의 전말이 모두 밝혀졌으니 조교 입장에서 도훈일 대하는 게 껄끄러울 순 있겠군. 베프라는 년이 먹튀 짓을 한 셈이니.'

[그것도 그것이지만 송지희가 도훈과 헤어진 후 학과에 이상한 소문을 내고 다녔다고 합니다.]

'이상한 소문이라니?'

[이는 도훈군을 면회 왔던 친한 동기가 전해준 말이므로 신뢰도에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도훈이 보고 겪은 게 아니라 남을 통해 전해 들은 이야기니까요.]

'상관없어. 말해봐.'

[송지희가 친한 친구들에게 술김에 그런 얘기까지 했다고 합니다. '도훈이 그놈 물건은 실한데, 솜씨는 형편없다고...자기가 자본 남자 중 가장 토끼였다며...]

"뭐라고!"

나는 혼자 있는 원룸에서 버럭 소릴 질렀다.

내 일도 아닌데 갑자기 화가 난다.

아니지, 도훈의 일은 이제 내 일이나 마찬가지다. 내가 곧 이도훈이니까.

"그건 또 뭔 개소린데?"

[아무래도 완숙한 색녀 앞에서 동정남 특유의 조루 증상이 발생한 것으로 보이는...]

"그럼 그 소문이 사실이란 말이야?"

[불행히도...네.]

허, 참.

쪽이란 쪽은 다 팔리고 다녔구나, 너도.

첫사랑이라고 만난 년이 동정만 노리는 변태인 것도 모자라, 남자로선 치욕적인 토끼 낙인까지 찍히다니...

"그럼 학과 사람들은 다 그렇게 알고 있는 거야? 이도훈이 토끼라고?"

[하지만 2년이 지난 일이라 다행히 알고 있는 사람이 많진 않을 겁니다. 그 당시 재학 중이던 학생들은 대부분 졸업했거나, 군 입대를 했거나, 이제 졸업반이 되서 임용준비에 한창이니까요.]

그렇다고 해도 이건 몹시 짜증나는 일이다.

지금의 이도훈은 타고난 피지컬에, 나의 관록이 더해지면서 누구도 무시 못 할 대물로 다시 태어났다. 카사노바까진 아니더라도, 토끼 소릴 들을 필욘 전혀 없는 것이다.

사연을 모두 들은 나는 도훈의 명예를 되찾고 싶어졌다.

그것은 첫사랑에 심하게 데인 놈의 처지와, 악처를 만나 고생했던 전생의 내 모습이 오버랩 되었기 때문이었다.

"로시. 동정킬러란 그 여자, 모교 사대부고에 근무 한댔나?"

[네. 거리상 멀지는 않습니다. 사범대 바깥에 인접해 있습니다..]

"그럼 교생실습도 그 쪽으로 가겠네?"

[그 부분에 대해선 좀 더 확인이 필요합니다. 도훈군은 1학년만 마치고 군대 갔기 때문에 교생실습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습니다. 하지만 몇몇 선배들이 사대부고로 실습 나간적은 있었습니다.]

흠...어쨌든 방법이 없진 않다는 소리군.

송지희.

감히 나를 가지고 놀아? 그 죗값은 달게 받게 해주지.

자고로 못된 여자는 몽둥이로 다스리는 법이거든.

무슨 몽둥이냐고? 바로 좆방맹이.

'로시. 지난 번 보니 위업 중에서 애널하고 관련된 게 있는 것 같던데..'

[후장의 마술사, 말씀이시군요. 화면에 띄워드리겠습니다.]

★달성 가능 위업 리스트 (현재까지 1/108)

32. 후장의 마술사(애널섹스 경험이 전혀 없는 여성의 후장을 최초로 개통 시에 달성)

-당신이 뚫지 못하는 구멍은 없습니다.

-업적 보상 : 만능 윤활제(아무리 빡빡한 구멍도 한 방에 ok!, 10회 분.)

나는 이도훈이 대신 송지희에게 복수할 작정이다.

그리고 그 복수 방법은 다른 사람에겐 하기 좀 미안한, 그러나 그런 변태년에게 꼭 어울리는 처벌로 대신하기로 했다. 어차피 달성해야할 위업이라면 최대한 죄책감을 줄일 수 있는 상대가 좋을테니까.

"두고 봐. 이도훈의 동정을 빼앗아 간 그년에게, 후장으로 받아내고 말테다."

[역시 주인님은 의리의 사나이십니다.]

각오를 다지고 있는데 깨톡이 도착했다.

전수연이다.

-오라방, 뭐함? 운동 중이세여?

운동?

아 맞다! 헬스장 가는 걸 깜빡했네?

시간을 보니 어느덧 4시가 가까워지고 있었다.

하린이랑 점심 먹고, 술 마시고, 두 번 떡치는 사이 오후시간이 훌쩍 지나버린 것이었다.

'지금 가긴 좀 애매하겠는데...'

굳이 하자면 못 할 건 없지만 오늘은 왠지 쉬고 싶었다.

하린이와의 질퍽한 섹스로 만족감이 채워진 것도 있었고, 살짝 졸음이 몰려왔기 때문이었다.

역시 물 빼고 나면 졸린 게 정상이다.

난 등받이 쿠션에 기대 누운 채 답장을 날렸다.

-그냥 쉬고 있어. 오늘은 피곤해서 알바가기전에 좀 자려고.

-모했길래 피곤해여! 혹시 나 말고 다른 여자랑 운동한 거?

촉이 좋구나. 역시 여자의 직감이란..,

난 시치미를 땠다.

-무슨 소리야. 나 너 말고 여자 없거든.

-으! 확인하구 싶은데 오늘 하필 생리 터져 가지구 ㅠㅠ 참, 금방 전에 사장님한테 전화 왔는데 토욜 새벽 대타 구해야 한다던 데요? 근데 그걸 왜 나한테 묻는건지... 날 새고 주간 뛰라는 것도 아니고. 오빤 연락 왔어요?

새벽이면 기춘이 새끼 시간이잖아.

아, 나랑 그 날 약속잡았지?

기춘의 음흉한 얼굴을 떠올리자 갑자기 가슴 속에 불길이 치솟는 것 같았다.

전 여친에 복수나, 새터 참가도 중요하지만 놈에게 받은 것을 돌려주는 게 우선이다.

난 대충 잔다고 둘러대며 답장을 보내고는 스마트워치에서 위업 목록을 뒤졌다.

분명 놈에게 제대로 한 방 먹일 방법이 있을 것이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그리고 좆에는 좆으로 응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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