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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여친쩔더라-238화 (238/325)

〈 238화 〉 또, 똑같이 하면 되는 거잖아.

* * *

성녀한테 확인할 건 총 두 가지.

정말 성검과 육체·정신적으로 연결 된 지와.

'내가 신성력을 쓸 때 그녀의 힘을 쓰는 건지 아닌지.'

어떻게 메인 스킬을 썼는 지에 대한 부분은 굳이 물어보지 않기로 했다.

리리엘한테 대놓고 '날 좋아해?'라고 물어본 다음 감정을 확인할 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

그리고 무드도 없이 그런 걸 대뜸 바로 직설적으로 묻는 것도 예의가 아니었다.

"네?!"

"꼭 확인해야 하는 일이어서 말이야, 성실하게 대답해줬으면 좋겠어."

"그, 그건..."

리리엘은 순식간에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푹 숙였다.

수녀복을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터져 나올 것 같은 골반으로 허벅지를 배배 꼬는 그녀.

그녀는 검지 손가락을 맞닿게 한 뒤 몇 분 동안 꼬불거리더니 끝내 입을 열었다.

"다, 당연히 연결되어 있죠! 제가 설마 용사님한테 거짓말을 쳤을까 봐요?"

"아 그래? 그럼 괜찮았어?"

"네?"

내가 얼마 전에 성검이랑 한 번 했거든, 그래서 괜찮았냐고 물어보는 거야.

나지막하게 내뱉는 그 말에 리리엘의 눈동자가 거세게 흔들렸다.

마치 '지금 내가 뭘 들은 거지? 뭘 했다고 하는 거지?'하는 듯한 눈빛과 표정.

하긴 그 누구라도 성검에 박았다는 이야길 듣는다면 당황할 수밖에 없겠지.

'때문에 내가 무조건 당당하게 말해야 한다.'

우물쭈물 거리면서 말하거나, 망설임과 수치심을 함께 겪으며 말한다면 실패.

위풍당당하게 원래 박는 게 맞다는 듯이 말을 해야 자연스럽게 넘어갈 가능성이 높았다.

'표정 보니 이미 좀 그른 것 같긴 한데.'

하지만 그렇다고 충격과 경악으로 물든 리리엘의 얼굴에 핑계를 댈 수는 없는 노릇.

당당한 스탠스를 유지한 이상 이대로 쭉 밀고 가는 수밖에 없었다.

"성검이랑 이어져 있다면 분명 네 몸에 반응이 왔어야 하는데 그런 게 하나도 없어서... 물어 봤어."

어제 통화로도 물어 봤을 때 별 이상 없다고 하니까, 거짓말이 아닌가 하는 의심도 들었고 말이야.

대화 주제가 계속 '성검에 박았다'쪽으로 흘러가게 내버려 둬선 안 됐다.

중요한 포커스는 성검에 박은 것이 아닌 '박았는데 넌 왜 멀쩡해?'였다.

"...아, 내가 이걸 말 안 했구나."

당황해서 말 한마디조차 내뱉지 못 하는 리리엘을 위해 먼저 나서주기로 결심했다.

얼굴을 보니까 정말 성검 그 자체에 박는 줄 알고 있는 것 같은데.

내가 아무리 성욕에 미쳐도 무생물에 박을 리가 있나.

'메르피, 모습을 드러내.'

[내가 주인놈이 하라는 대로 다 해야 하는 노예 같은 줄 아느냐! 나는 위대하고 지고한 성검이니……]

'춘향이 말대로 보지에 아이스 피스팅 갈기기 전에 빨리.'

그 말을 듣자마자 리리엘과 내 사이에 있는 성검은 빛을 내며 점점 사람의 형상을 갖추기 시작했다.

저번과 다르게 알몸이 아닌 어느 정도 옷을 입고 있는 모습이었는데.

내 정성의 결과였다.

"제, 제발 그것만은 참아다오 주인놈아... 한 번도 당해 보지 않았지만 당한다면 분명 너, 너무 고통스러울 것 같구나아..."

나오자마자 왜 저런 말을 하는 거야.

내가 특이한 성벽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이잖아.

이미 뱉어진 말을 주워 담을 수는 없는 노릇.

난 침착하게 메르피의 머리칼을 쓰다듬으며 아주 푸근하게 웃었다.

"편식하면 골고루 먹일 거라는 말을 그렇게 이상하게 말하면 어떻게 해, 다른 사람들이 들으면 오해하잖아."

이 말하면서 주의해야 할 점은 절대로 리리엘을 힐끔 쳐다라도 봐선 안 된다는 거다.

그녀를 의식하고 하는 말인 게 티가 난다면 성적으로 말했다는 걸 들킬 가능성이 높았다.

"서, 성검이 사람으로 변했...어?"

"허, 성녀가 되는 여자가 그런 것도 모르다니. 이거 완전 허접이구나?"

"말 누가 그런 식으로 하래."

"미, 미안하다 성녀야."

메르피 하나 등장시켰을 뿐인데 왜 이렇게 시끄러워진 것 같지.

난 정신을 못 차리는 리리엘의 어깨를 잡으며 눈을 마주쳤다.

성검한테 박았다는 건 저 상태로 박았다는 걸 의미하며, 이제 네가 해명을 해야 한다는 눈빛.

그걸 제대로 전달하며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저, 저도 느, 느꼈어요 근데 단지 그냥... 그걸 어떻게 제가 제 입으로 말하겠어요?"

평소에 잘하지 않던 걸 해서 그런지, 거짓말을 하는 티가 팍팍 났다.

눈도 제대로 못 마주치고 말도 떨리고.

아예 들 생각조차 잊은 듯 푹 내려앉은 고개까지.

"거짓말하는 게 너무 티 나서 그래, 지금이라도 솔직하게 말하면 그냥 넘어갈 수 있어."

"거, 거짓말이라뇨! 너무 하세요! 용사님 절 지금 못 믿으시겠다는 거예요?"

발끈해서 고개를 들긴 했는데 흔들리는 눈동자는 감출 수가 없었다.

팔은 거짓말을 한다는 죄책감 때문에 한가운데로 다소곳하게 모여 있었다.

"성녀님 이런 식으로 나오시면 정말 곤란합니다."

평범한 말투로는 친근감이 느껴서 대화 진도가 나가지 않는다면.

이런 식으로 강경한 대응을 하는 수밖에 없었다.

"만약 끝까지 진실이라고 요구하실 거면 저도 몇 가지... 확인해야 할 게 좀 있습니다."

"어, 어떤 확인이요?"

"제가 지금부터 메르피를 만질 건데... 성녀님도 똑같이 느끼시는 지에 대한 확인이요."

지금이라도 솔직하게 말씀하신다면 거짓말을 왜 했는지에 대해 묻지 않겠습니다.

초강수를 띄웠음에도 리리엘은 뜻을 굽힐 생각이 없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요. 제가 왜 용사님한테 거짓말을 치겠어요?"

"수치를 당하실수도 있습니다. 신체 반응을 바로 확인하기 위해서 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예정입니다."

"괜찮아요. 얼마든지 하세요."

리리엘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난 바로 춘향이를 소환했다.

춘향이는 내가 부르자마자 그 의도를 단번에 파악하고 우악스럽게 메르피를 잡아 소파에 눕혔다.

"이게 갑자기 무슨 짓이냐 주인놈아! 놔라! 놓으란 말이다!"

"성녀님, 지금부터 무슨 일이 일어나던지 진실을 밝히는 데만 힘써 주시길 바랍니다."

그 말을 끝으로 춘향이를 향해 손짓 했다.

예전부터 예정 되어 있던 그것.

메르피가 듣자마자 벌벌 떨면서 제발 하지 말라고 했던 바로 그 행위.

"너, 너 왜 손에 얼음이 있는 것이...냐하...하악...!"

바로 보지 아이스 피스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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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리엘은 지금 눈앞에서 일어나는 상황을 머리로 전부 다 따라가지 못하고 있었다.

화기애애하게 다과를 먹으며 대화할 줄 알았는데, 이런 전개가 펼쳐질 거라곤 생각조차 하지 못했었다.

좋아하는 사람과 단둘이 있는 게 무조건 축복일 줄 알았던 지난날을 후회했다.

'아니지... 다 내가 거짓말을 쳐서 그런 거잖아.'

왜 그랬을까.

사실 이유는 이미 나온 거나 다름없었다.

조금이라도 백태양과 가깝게 지내고 싶어서.

연결점을 하나라도 더 만들고 싶은 마음에 그런 거짓을 고했지만, 그게 부메랑이 되어 뒤통수를 칠 줄이야.

'또, 똑같이 하면 되는 거잖아.'

거짓말이 들킬 위기에 처했을 때.

리리엘은 스스로가 굉장히 침착하게 대응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후 성검에 박았다는 말을 들었을 땐 뇌가 정지하고 말았다.

'아무리 의인화가 가능하다고 해도 그렇지...'

그게 가능한 거야? 봉인을 풀면서 박았다고?

백태양은 리리엘에게 물어볼 게 아주 많다고 했지만, 그건 리리엘도 마찬가지였다.

봉인을 어떻게 풀었는 지보다 어떤 상황을 거쳐서 성검한테 박았는 지가 너무 궁금했다.

"히끅! 지, 진짜 안 들어간다, 주인놈아! 추, 춘향이 얘가 하는 것 좀 말려 봐라아라흐으아아....!"

상황은 리리엘이 정신을 차리든 말든 상관 하지 않고 계속 진행되고 있었다.

순식간에 알몸이 된 메르피는 아무 저항도 못 하고 보지에 얼음 공격을 당하고 있었다.

깡깡 언 얼음이 허벅지 안쪽을 뱀처럼 핥다가 질 입구를 문질문질 하더니 천천히 하나씩 쏙, 쏙 들어간다.

딱 봐도 작아 보이는 씹구멍임에도 불구하고 얼음을 주는 대로 받아먹는 게 신기할지경이었다.

"하으앙...! 얼음...얼음이...몸에서 녹는단 말이다아...!"

"나으리, 어떻게 할까요?"

"계속해."

가장 두려운 점은 이 모든 상황을 만든 백태양은 메르피를 쳐다보지 않고 있었다는 거였다.

오직 리리엘의 반응만을 살피기 위해서 하는 행동인 것처럼.

그걸 위해서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하는 눈빛과 흔들리지도 않는 고개는 리리엘을 심적으로 압박했다.

'지금이라도 말할까? 거짓말이라고? 하지만 거짓말해서 날 싫어하면?'

거짓말하는 성녀를 믿으실수 있을까.

나중에 같이 못 다니면 어떻게 하지.

첫사랑을 겪는 소녀는 수많은 고민을 반복했다.

'내...내가 어떻게 해야...'

그러나 리리엘이 고민하는 사이, 상황은 이미 끝난 거나 마찬가지였다.

정말로 육체가 연결이 돼 있었다면 보지가 얼음을 야금야금 받아먹자마자 바로 반응했어야 했을 테니까.

이 사실을 모르는 리리엘은 길고 긴 고민의 시간이 끝나고 행동을 옮기기로 결심했다.

"아흐아앙."

국어책 읽듯이 내뱉는 신음과 함께 과감하게 수녀복을 허벅지 위까지 걷어 올리고 다리를 쭉 뻗었다.

소파 앞에 있는 탁자 위에 다리를 올리고 천천히 허벅지를 양손으로 벌리며 다시 한번 더.

"흐아아앗..."

신음을 내뱉었다.

수치심에 얼굴이 과하게 발갛게 익은 건 덤이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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