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화 〉 남친은 모르는 표정을 짓는 동급생, 소유민(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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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김민수
[신체] 키: 176cm / 몸무게: 72kg
[설명] 아카데미 순애일지의 주인공, 정의롭고 친절한 성격이다.
그야말로 순애 주인공 그 자체이다. 주변 사람들을 매우 아낀다.
가장 싫어하는 음식은 생선
연애 경험이 없으므로 최근 소유민과 사귀고 난 뒤 어떻게 대해야 할지 잘 모르고 있다.
현재 소유민과의 관계에 만족하고 있다.
비밀연애를 먼저 하자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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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과 후가 되길 기다리면서 아까 봤던 정보창을 다시 띄웠다.
'굉장히 자연스럽게 접근해야 되는데'
솔직히 가장 빠른 방법은 둘만 남는 상황을 만든 뒤에 좆을 꺼내는 거였다.
메인 스킬만 약해졌기 때문에 품격과 처녀폭격기의 효과로 확 따먹는다면?
플레이보이 기억법과 연계까지 되기 때문에 오히려 더 좋은 결과가 만들어질 수도 있었다.
'근데 그러면 재미가 없으니까...'
급한 게 아니었기 때문에 그렇게 깨버리면 맛이 없었다.
남의 여자를 뺏을 때 가장 중요한 건 어떤 서사를 가지고 있는 커플이었냐는 거다.
김민수는 전형적인 로맨스 코미디의 주인공 포지션이었다.
연애 경험 없는 동정, 중요한 순간에 우물쭈물 거리는 성격.
거기다가 당당하게 연애하고 있다고 밝히지 못 하는 찌질함!
'민수야 연애하면 달라져야 하는 거 아니냐?'
꾸미면 잘생겨진다. 관계는 발전시켜 나가면 된다. 사람마다 속도가 다를 뿐이다.
이런 식으로 말해봤자 지금은 단풍이야기 더벅머리 스타일에 우유부단할 뿐이다.
'우리 유민이가 그러니까 불만이 생기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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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소유민
[신체] 키: 166cm / 몸무게: 61kg
[설명] 아카데미 순애일지의 명실상부한 정실! 김민수의 여자 친구다.
털털하고 시원스러운 성격으로 동급생들에게 인기가 많다.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생선
연애 경험이 없지만 적극적으로 경험을 채워나가고 싶어 한다.
진도를 답답하게 빼는 것부터 비밀 연애까지 현재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현재 김민수와의 관계가 무조건적으로 좋지는 않다.
고백은 소유민이 먼저 했다. 나중에 가서 김민수가 다시 고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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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정보창을 봤을 때 웃지 않으려고 필사적으로 참았다.
고백을 여자가 먼저 한 다음에 재고백이라니, 안 봐도 뻔한 상황이었다.
답답한 유민이가 먼저 고백을 하고 김민수가 '잠깐만! 내가... 내가 꼭 고백하게 해 줘!'이러고서 상황을 마무리 시킨다.
그리고 김민수가 고백을 할 때 동안 친구 사이로 지내다가 극적인 계기가 생기고 나서야 고백을 다시 하는 용기를 얻는다.
작가의 찌질함이 그대로 투영 됐다면 충분히 나올 만한 이야기였다.
로맨스코미디의 왕도 전개이기도 했다.
'방과 후까지 기다릴 게 아니라 점심시간부터 작업을 해야겠어.'
"……그러므로 서브 스킬이 같더라도 사람마다 얻는 조건이 다를 수 있어서 스킬 효과는 비슷할 수 있어도 이름이 같은 경우는 굉장히 드물답니다. 0.2% 정도?"
아카데미 안내는 방과 후만 하는 게 아닌 수업 내내 건물을 이동할 때 붙어 있는 걸 말한다.
즉 점심 시간엔 무조건 같이 밥을 먹게 된다.
'그때부터 시작한다.'
"백태양 생도? 일어나서 내가 무슨 말 했는지 한 번 요약해볼래요?"
딴생각을 했던 게 너무 티가 났을까.
교관이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이런 상황을 대처하는 건 많이 해 본 일이었다.
"모르겠습니다. 죄송합니다. 다음부터는 제대로 듣고 요약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현재 상황, 사과 그리고 그다음 상황을 더 잘해결해나가겠다는 의지!
게다가 전학생 첫날이라는 상황까지 알맞게 겹쳐지니 교관도 질책하지 않고 좋은 자세라며 칭찬을 한다.
평판을 유지하는 건 아주 중요한 일이었다.
'걔가 생긴 게 그래서 그렇지 오해야, 사실 알고 보면 착해' 이 소리가 무조건 나오게 되어야 한다.
이미지는 좋아져서 나쁠 게 하나도 없다.
양아치 인상과 강해 보이는 이미지는 동급생한테만 각인시키면 된다.
교관들과의 기싸움? 멍청이들이나 하는 짓이었다.
'천천히 가보자, 민수야.'
올가미는 이미 던져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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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시간 식당으로 가는 길은 매우 북적였다.
빅토리 아카데미는 세계 최고의 시설인 만큼 식당 크기도 장난이 아니었다.
식당 건물이 따로 있을 정도였는데, 층마다 양식층, 한식층 이런 식으로 나누어져 있고 총 6개의 층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아무리 돈이 많다지만 이 정도로 해도 되는 건가? 가격도 한 끼에 사천 원 정도였다.
"태양아 넌 오늘 뭐 먹을 거야?"
난 당연히 너지. 그렇게 말하고 싶었다.
"나는... 생선? "
"헐 진짜? 너도 생선 좋아해?"
"응, 없어서 못 먹지. 오랜만에 갈치조림 먹고 싶다."
간단한 대화를 하면서도 김민수가 끼어들 여지를 주면 안 됐다.
유민을 가운데 두고 양옆에 남자 하나씩 걷는 이 상황에서 당연히 불리한 건 나였다.
오랫동안 소꿉친구였다가 사랑을 깨닫고 사귄 지 얼마 안 된 커플 옆에 양아치 하나.
이 포지션을 깰 수 있는 단 하나의 방법은 끊임없이 대화하는 방법 뿐이었다.
힐끗 김민수를 바라보니 표정이 썩 안 좋았다.
생선을 좋아하지 않는데 거기서 유민이가 모르는 남자랑 ' 우리 너무 잘 맞는다' 이러고 있으니까 답답하겠지.
'이제부터 시작인데 벌써 이러면 곤란해.'
어수룩한 동정남을 상대하는 건 정말 지긋지긋할 정도로 많이 해 본 일이었다.
남친이 군대 가서 춤만 추러 온 거라는 여자애를 따먹었을 때 수도 없이 반복했던 작업의 연장일 뿐이다.
'김민수, 순순히 내 퀘스트의 제물이……'
"어? 태양아!"
그때 생각하지도 못한 변수가 튀어나왔다.
왜 이 생각을 못 했지? 식당엔 당연히 모든 생도들이 보인다.
점심시간은 누구에게나 동일하니까, 그렇단 건 아는 사람을 만날 수도 있다는 거였다.
내가 빅토리 아카데미에서 아는 사람이라고 한다면…
"어? 수진 선배..."
유수진이었다.
뒷정리를 말끔하게 한 건지 선도실에서 떡을 쳐낸 여자로 보이지 않았다.
달라진 점은 꽁지 머리를 했다는 점인데 키가 작아서 그런지 더 귀엽게 보였다.
스타킹은 갈아입었는 지 검은색이었는데 선도실의 기억이 떠올라 자지가 아렸다.
"너도 밥 먹으러 왔구나?"
수진은 친구들에게 잠깐만 다녀온다고 말하면서 나에게 다가왔다.
나도 애들을 세워 놓기가 뭐 해서 먼저 가라고 말했다.
지속해서 견제를 해야 효과가 좋은데 낭패였다.
"네, 선배는 오늘 뭐 드세요?"
제발 생선 구이가 아니길 기도했다.
같은 메뉴라면 일이 꽤 꼬일 가능성이 높았다.
수진의 태도로 봐서는 메뉴가 겹칠 경우에 밥을 같이 먹을 가능성이 컸기 때문이다.
"나는 돈까스, 너는?"
"저는 생선구이요."
"아..."
아쉬워하는 말투가 귀여웠다.
솔직히 퀘스트만 아니었다면 수진과 밥을 먹고 잠깐 으슥한 곳으로 가지 않았을까?
괜히 봉긋한 가슴에 시선이 간다.
선도실에서 급하게 하느냐 제대로 벗기지도 못한 게 아쉬웠다.
"선배 연락처 좀 알려주세요."
"어? 응!"
대화가 빙빙 돌아가는걸 최대한 지양해야 했다.
연락하라고 했는데 번호도 몰랐으니까 마침 만난 김에 해결해야지.
선배도 그런 생각 아니었을까?
아까부터 핸드폰을 들고 만지작거리는 걸 봤을 땐 무조건이다.
"그리고 그....오늘 끝나고...뭐 해?"
무심한 척을 하며 말하는 건 반칙 아니냐? 거기다가 은근한 기대감을 담으면서 올려다본다.
키도 작고 강아지 같은 게 갸웃거리면서 올려다 보니 파괴력이 엄청났다.
커다란 안경 속에 있는 눈망울이 반짝이는데, 거절하기가 미안해진다.
"오늘은... 방과 후에 약속이 있어서요. 대신 내일 토요일이니까 그때 따로 볼래요?"
"그, 그럴래? 그러면 그때...꼭...꼭 연락해!"
"그럼요."
약속이 있다는 말에 시무룩해지다가 주말에 보자는 말에 얼굴이 환해진다.
나중에 봐, 또 입 모양으로 우물거리면서 총총총 사라진다.
'한 번 확인해 볼까.'
어차피 식당에 같이 올라가기는 글렀으니까 수진을 핥아보는 눈동자로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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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유수진
[신체] 키: 155cm / 몸무게: 52kg
[설명] 빅토리 아카데미 2학년으로 내년에 선도부장의 자리가 약속 되어 있다.
그만큼 근면성실하고 타의 모범이 되며 단 한 번도 벌점을 받은 적이 없다.
얼마 전 백태양을 선도하는 과정에서 처녀를 상실했다.
현재 주말 데이트를 기대하며 뭘 입을까 고민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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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진은 원작에서도 나오지 않는 캐릭터였기 때문에 정보가 굉장히 짧았다.
'근데 저 몸무게에 그 가슴이 나온다고?'
대충 어디에 몸무게가 집중 되어있는지 짐작 가는 순간이었다.
>응 태양이 너두!
가볍게 문자를 주고받으며 걸어가는데 유민이와 김민수가 보였다.
'기다려 준 건가?'
그게 맞다는 듯이 유민은 손을 붕붕 흔들면서 나를 반겼는데.
아니나 다를까 김민수는 반기는 얼굴이 아니었다.
'민수야 어차피 오래 안 걸린다.'
조금만 기다려 줘, 네가 모르는 여자친구의 얼굴을 보여 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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