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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러레님!-205화 (205/276)

<205화 >#205.정리

“언니!”

나연이 가 손을 번쩍 들어 나를 향해 흔들었다.

“뭐야.왜 이렇게 일찍 왔어?”

노란색 원피스 차림의 나연이는 멀리서 봐도 시원하다는 느낌을 자아내

고 있었다.

“아냐아냐. 나온지 얼마안됐어.”

“그래? 음식은 시켰어?”

“아니? 언니 오고 나서 시키려고했지.”

메뉴판을 내 앞으로 내 민 나연 이는 좋은 일이 라도 있는지 입 가에 웃음이

가득했다.

“음... 그럼 이거 파스타랑샐러드하나 시켜서 나눠 먹을까?”

“응응. 난다 좋아.”

직원을 불러 주문을 마친 우리는 결혼식 이후로 처음 만나는 것이 었기에

서로의 근황에 대해 이야기를주고받기 시작했다.

“그래서 신혼여행은 어땠어?”

“좋았지. 싱가포르 진짜좋더라. 너도 나중에 여행 가는 거 진짜추천.”

“그래? 엄청 좋았나보네. 언니가이렇게까지 추천하는 거 잘 없잖아.”

“응. 진짜완전 강추.”

“밤은어땠어?”

밤이 어땠냐라...

한나연. 쪼그맣던 게 이제 성인 됐다고 이런 질문도하시겠다. 이건가.

나는 약간의 장난기를 섞어 그녀의 질문에 답해주었다.

“아가들에게는 아직 이르다.”

“이보세요. 저도 이제 으른이거든요.”

내가 상대조차해주지 않자 나연이는 입술을 삐쭉 내밀었다.

“흐으응〜 그럼 살짝만 얘기해줄까?”

내가 가까이 오라는 듯 손짓하자 맞은편에 앉아있던 나연이는 내 쪽을 향

해상체를 숙였다.

나연의 귓불을 붙잡은 내가 남에게 들리지 않을 정도로 작은 목소리로 속

삭였다.

“끝장났지.”

“^... 끝장...?”

나연이의 목구멍에 침이 넘어가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렸다.

“응. 너도 본의 아니게 봤겠지 만 오빠가 진짜 크긴 하잖아.”

얼굴이 새빨개진 나연이는 얼굴이 뜨거웠는지 앙증맞은 손바닥으로 부채

질을 시작했다.

“마... 맞지. 형부가워낙...”

“아. 한나연. 기껏 작은목소리로설명해줬는데 왜 이렇게 부끄러워하는

건데.”

오빠랑 워낙 해괴망측한 성적인 이야기를 많이 해서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닌 것처 럼 느껴 졌지 만 나연이 한테는 이 정도도 매운 맛이 려 나.

“아. 몰라. 아무튼 언니만좋았으면 된 거지. 뭐.”

“음식 준비해드릴게요〜”

직원이 샐러드 접시를 내어주시자 자연스럽게 이 화제는 묻히게 되었고

,이어지는 것은 내 질문 공세였다.

“그래서, 네 남자친구는... 이름이... 재혁이? 재혁이 맞나?”

a

응. 맞아.”

“걔는 어쩌다만나게 된 거야?”

솔직히 결혼식 당일에는 바쁘기도 했고 정신도 없어서 제대로 물어보지

못했지만 궁금하기는 했었다.

“...걔가고백했어.”

“그래서 받아줬다? 근데 너 원래 그런 스타일이 취향이었어?”

나연이의 동공이 갈곳 없이 이리저리 움직이더니 그녀는목이 탔는지 에

이드를 쭈욱 들이 켰다.

“뭐...나쁘지 않다고생각해.”

“범생이 같던데? 맞아?”

자꾸 취 조하는 것처럼 구는 것 같았지 만 궁금한 건 참을 수 없었다.

“솔직히 아직도 잘모르겠어. 범생이 같을 때도 있기는 한데 가끔은...”

말꼬리를 늘리는 나연이 .

그녀의 말끝에 묻어나온 망설임을 나는 한 눈에 캐치할 수 있었다.

“ 가끔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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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뒤 에 나올 말을 뱉어 내 라고!

“좀 멋질 때도 있다고 해 야 되 나...?”

“어머머. 얘 말하는 거 좀 봐.”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동생의 첫 연애에 나는 괜히 아줌마 같은 리액션을

쏟아냈다.

뭔 가 말하는 것을 쑥스러워 하는 동생이 귀 여워 보인다고 해 야 하나.

“뭐 할때가제일 멋지다고생각했는데?”

“음... 글쎄... 그냥가끔씩...”

대 답이 바로 휙휙 튀 어나오는 것이 아니 라 망설임 이 잔뜩 묻어 있는 것이

완전 순정 만화 속 소녀 주인공 같은 느낌 이 었다.

“약간 내 이상형 같은 모습을 보여줄 때가 있더라고.”

“오오... 그런 남자 만나기 드문데.”

나도 한겨울 작가님 이랑 만나서 결혼까지 하게 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

으니 말이다.

“언니는 형부가 이상형이랑 비슷해?”

“그치. 그러니까 이렇게 결혼도하고 애도 갖게 된 거 아니겠어.”

내가 자연스럽게 배를 쓰다듬자 나연이의 시선 또한 내 배에 고정됐다.

“애기들남자애여자애라며.”

“엄마가 말해주셨어?”

“응.”

정말이지.

오늘 만나면 내가 이야기 해주려 했는데 엄마는 이미 다 나연이한테 스포

해버린 모양이었다.

“애기가 둘이니 만큼 더 열심히 몸 관리 해야지.”

“오빠는 좋아해?”

“말도 마. 벌써 가훈까지 정해놓고 난리도 아니라니까.”

분명 편안한 분위 기로 너스레를 떨고 있었는데 나는 이어지는 질문에 딱

딱하게 굳을 수밖에 없었다.

“그래? 가훈이 뭔데?”

“노...”

노콘노섹이 가훈이라는 걸 아무런 필터없이 무심코대답해버릴 뻔했던 나

는고개를 휘휘 내저었다.

“언제나 최선을 다하자?”

그냥 아무거나 떠오른 교훈을 내뱉자 나연이는 조금은 싱겁다는 듯이 피

식 웃음을 내뱉었다.

“형부솔직히 말해서 그렇게 성실한타입은 아닌 거 같았는데 의외네?”

“그냥 애들은 자기처럼 살지 말라. 이런 거지. 내로남불 같이 말이야. 아

하하.”

파스타가 나오자 수다를 잠시 접어둔 우리는 본격적으로 음식을 즐겼다.

“맛있다. 여기.”

“나름 SNS에 서 유명한 가게 더라고.”

“나중에 남자친구랑도 와봐야겠다.”

나는 오빠 생 각은 별로 안 했는데.

나연이 가 저렇게 말하니까 괜히 오빠한테 미 안해지는 나였다.

에이. 뭐 나는 대신 요리 매일 해주니까.

그래도 밥 하나는 정말로 남부럽 지 않게 챙 겨주니 까 그거 에 만족하라고

요. 이민호 씨.

“이제 슬슬 일어날까?”

어느 정도 식사가 마무리되자 우리는 계산을 하고 식당을 벗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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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연이 너는 이제 어디 가?”

“나 저녁에 팀플 있어서 학교 근처 카페에서 그거 하고 집 가려고.”

“1학년인데 열심히 하는 것 같네.”

“일단은 팀플이니까, 민폐 끼치면 좀그렇잖아.”

“ 자.”

오빠가사준 가방에서 봉투 하나를 꺼낸 내가나연이한테 내밀었다.

“뭐야? 이게?”

“뭐긴 뭐야. 용돈이지.”

“헐. 대박. 언니 근데 이런 거 줘도 괜찮아? 생활비...”

...엄마가오빠가코인 했다는 얘기는 안 했나보구나.

“응응. 진짜괜찮아. 몇 푼 되지도 않아. 하루 술값쓰면 없어질 정도인데

뭐.”

“..고마워. 잘 쓸게.”

“그래 조심히 들어가고. 재밌게 놀아〜”

내가 손을 흔들며 반대쪽으로 나아가자 나연이도 내게 손을 흔들어 주었

다.

:k * *

“나왔어요.”

분명 큰 목소리로 인사를 했지만 아무런 대답이 돌아오지 않았다.

뭐지... 자고 있나?

신발을 벗고 거실을 지 나 침 실로 들어 갔는데 도 오빠는 보이 지 않았다.

화장실 불도 꺼 져 있고... 외출이 라도 한 건가 싶어 가방을 내 려놓은 나는

굳게 닫혀 있는 밀실 안에서 작은 소리가 들려오는 것을 감지했다.

뭐야. 이 양반.

또 설마 안에서 이상한 짓 하고 있는 건가?

이미 몇 차례 야동을 보다가 걸렸던 오빠였기 에 만약 그러고 있다고 한들

그렇게까지 놀랍지는 않았다.

근데 이제는 어엿한 애아빠인데 그만할때가되지 않았나싶은 생각이 들

기는 하는데...

현장을 검거해서 무안이나 줘야겠다 싶던 나는 문을 벌컥 열었는데 오빠

는 역시나 내가오는 것을 예상하지 못했는지 비명을 질렀다.

“오! 씨발! 깜짝아!”

“와이프를 반갑게 맞아주지는 못할망정 욕 하는 건 좀 그렇지 않아요?”

“그건 미 안한데 사람 간 떨어지게 왜 이렇게 문을 세게 열고 그래.”

“오빠 이상한 짓 하고 있을까봐 그랬는데 오늘은 아닌가 보네요?”

일단바지는 입고 있었으니까 자위하고 있었다는 건 아닌 듯 싶었다.

“그래서 이건 왜 다끄집어 낸 건데요.”

“아니. 뭔 가 아깝기는 한데 좀 정 리할 필요가 있을 거 같기는 해서.”

성인용품 가게에서 사왔던 각종 기구들을 바닥에 쭈욱 늘어놓은 오빠는

상자를 하나 두고 버릴 품목을 정리하고 있었다고 했다.

“근데 이거 어디 나눔할수도없고다돈인데 굳이 버려야하는거예요?”

“그렇기는 한데 애들 사는 집에 이런 거 너무 많으면 관리 자체도 힘들고

혹시 애들이 보면...”

가정교육 이 야기구나.

오빠는 요근래 아주 아이들의 교육에 대해 관심이 날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었다.

“그건 아이들 조금 더 크고 신경 써도 괜찮지 않나요? 애들 유치원 가려

면 嬖년 더 있어야할텐데.”

“그냥내 기분이 그렇다는 거지.”

그렇게 말한 오빠는 내 눈 앞에서 흉물스러운 사이즈의 딜도를 이리저리

흔들었다.

“아가들이 집에서 혹시 이런 거 발견해서 들고 돌아다니면 나 정말 너무

자괴감들 것 같아서 그래.”

“애들 손 안 닿는 곳에다가 잘 보관해두면 되잖아요. 뭘 그렇게 지금부터

쫄아서 그러고 있어요.”

“그렇다고 쳐도 이거 너무 많은 거 같아.”

하긴 옷장으로 한 칸이 가득 성인 용품에 가까웠으니 오빠의 민원도 이해

를 못 하는 편은 아니 었다.

“그래서 다음 이사 전에 좀 버리고 싶으시다?”

“응. 그러려고.”

흠... 그냥 잘 안 쓰는 녀석 들부터 버 려 야 하나 싶 었는데...

내 눈에 들어온 것은 산 이후로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미사용 딜도.

“그럼 이거부터 버리죠.”

내 가 능글맞은 표정으로 오빠가 생 일 선물로 준 자기 자지 모양 본뜬 딜도

를 꺼 내들자 남편은 무척 이 나 상처 받은 얼굴로 나를 바라보았다.

..야. 나은아.”

“네?”

혹시나 기분이 퍽 상했나 싶어 조금은 눈치가 보이던 나는 바로 사과할 준

비를 했다.

“...그거 버릴 거면 내 거 빨면서 그걸로쑤시는 거 한번만보여주고 버리면

안되냐.”

나는 바로 치 마를 내 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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