땘 168화 >#168. 닥터뎠레인지
아니.본인 생일인데 나한테 뭘 준다고?
뭘 주려는지 감이 안 왔던 나는 일단 오늘이 만우절이라는 사실을 인지하
자고 생각했다.
“야. 또 쓰레 기 같은 거 주는 거 아니 야?”
“…어떻게 말을 그렇게 해요?”
진짜로 상처 받았다는 듯한 말투.
“아니... 그... 왜 고등학교 때 자주 장난하고 그러잖아. 만우절날.”
인상을 찌푸린 나은이는 불쾌하다는 듯이 콧방귀를 끼고는 고개를 휙 돌
렸다.
“아니에요. 그런거.”
“알았어. 알았어. 내가 미안. 대신 내 선물 아직 여기서 끝난 거 아니니까 그
거 보고 기분풀어라.”
컴퓨터 의 자 위 에 선물들이 들어 있는 배 낭을 연 나는 휘 민이 가 이 미 포장
을 뜯어버린 상자와 편지를 주섬주섬 꺼 냈다.
“그건 편지인 것 알겠고, 그 상자는 또 뭐에요?”
“후우... 이거로 말할 것 같으면 말이지.”
친구한테 게이로의심을 사면서까지 준비한 비장의 선물이랄까.
“너를 위한 맞춤형 선물.”
“맞춤형? 뭐에요? 약간 주문제작 그런 건가?”
상자를 받아든 나은이는 아리송한 표정으로 테 이프를 뜯어냈다.
“진짜 어 디 에서도 구할 수 없는 물건이 야.”
“뭔데 그렇게까지 호들갑이에요.”
천천히 내용물을 꺼내기 시작하는 여자친구.
분명 뭐가들어있는지는 잘 알고 있었지만 내 목구멍에는 자연스럽게 침
이 넘어갔다.
그리고 딜도를 확인한 나은이는...
“흠... 이거 오빠 거 본뜬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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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보자마자 바로 아네 ?”
“내 가 바보에 요? 하루 종일 물고 빠는 물건도 못 알아보게 ?”
포장을 제거한 나은이는 내 물건을 똑 닮은 딜도를 들고 이리저리 돌려 보
았다.
“이거 살짝 오빠 것보다 큰 것 같은데요?”
야. 시발 0.8cm 늘렸어.
제 작을 위 한 모델링 당시 뭔 가 욕심 이 났던 나는 실제 치수보다 살짝 큰
수치를 기 입했었다.
이 정도는 그냥 휴대폰 카메라 필터 정도라고 생각하고 이해해줄만 하잖
아.
귀신같이 알아보는 나은이의 모습에 나는 혀를 내둘렀다.
“아니야. 실제랑똑같이 했어.”
“진짜요? 그럼 내가 지금 확인해도 상관없겠네요?”
지금 당장이라도 내 바지를 내려버릴 기세에 움츠러든 나는 그냥 사실을
이실직고하는 걸로 계획을 바꿨다.
“...아주 쪼오끔 보정했다.”
“와〜 거 봐요〜 내 안목은 틀린 적이 없다니까? 오빠. 작은 건 절대 아닌데,
이 정도 길이는 아니에요.”
“야.1cm도안 늘렸어.”
“오빠. 사람 키도 1cm면 나름 차이 나잖아요. 169인 남자애 랑 170인 남
자애 랑 같은 취급하면 170인 애 발작하는 거 몰라요?”
“너 그거 누구 얘기냐.”
“친구남동생 얘긴데요.”
괜히 머쓱해서 화제를 돌리려 했건만 너무나도 스무스하게 대처하는 나
은이 였다.
“뭐... 그래도 나 없을 때는 앞으로 다른 딜도 말고 그거 써.”
“취지는 좋다만쓸 일이 그렇게 자주 있을까 싶네요.”
“그냥 플레이 할 때 써도 되잖아.”
나은이는 컴퓨터 의자위에 앉아있던 내 무릎위에 앉았다.
“흐으응〜 그래서. 이런식으로 해보고 싶으시다?”
엉 덩 이를 내 물건 위 에 살살 비 비 며 손으로는 딜도를 입 에 무는 듯한 시늉
을 하는 나은이.
“그게 업계 표준이기는하지.”
“진짜생일인 여자친구한테 못하는 말이 없네요.”
“네가좋아할 거 같아서 해준 건데?”
“사실존나 좋음”
기쁨의 표현인 건지 엉덩이를 더 격렬하게 비비는 나은이 탓에 내 물건을
서서히 부풀어오르고 있었다.
...지금 할래?”
“미역국은 언제 끓이고요?”
“금강산도 섹 후경 이 라는 말 있잖아.”
“식후경 아니에요?”
어이가 없다는듯이 피식 웃는 나은이.
“그리고 나 오빠한테 줄 것 있다고 했잖아요.”
“맞네.근데 오늘네 생일인데 나한테 주려고선물준비한거야?”
99
“으
1~~I •••
뭔가확답을 주기는 애매했는지 잠시 말을 않던 그녀는 내 무릎 위에서 일
어 났다.
“아뇨? 엄밀히 따지면 오빠가 나한테 준 거기는 한데.”
“내가 너한테?”
“네.,,
“뭐지? 나 뭐 준 것 없는 것 같은데 . 그리고 백 보 양보해서 내가 줬는데 그
걸 왜 다시 나 주는데.”
“보면 알아요.”
반대편 자기 책상 쪽으로 걸어간 나은이는 커터칼 사이즈 정도 되어 보이
는 분홍색 무언가를 들고 왔다.
“ 자요.”
“이게 뭔데.”
그냥봐서는 잘 모르겠었으나 이 막대 가운데에 표기되어 있는 이거.
선명한 붉은색 두 줄.
빙그레 웃는 나은이.
“맘에 들어요?”
“야... 잠깐만... 이거...”
“쉿.”
뇌에 산소가부족해지는 느낌에 내가 그녀에게 확인차 질문하려하자, 나
은이는 검지로 내 입을 틀어막았다.
“나쁜말 금지에요.”
내 오른손을 자기 배로 가져 가는 나은이 .
“아기가 듣고 있잖아요.”
“ 아...?”
시발. 야. 이거 몰카지?
만우절 기념. 생일 기념 몰카인 거잖아.
너 주사 맞았잖아. 한나은.
이런 농담 재미없어.
진짜 재 미 없다고 했다.
99프로 안티임신이라며.
근데...근데 어째서...
머리가 상황을 따라가지 못한 나는 어버버하며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아빠가 된 거 축하해요. 오빠.”
아무래도 내 정자는 닥터 뎠레인지라도 되는 모양이 었다.
그 좆망한 확률에 서 임 신 가능한 유일한 루트를 찾아내 다니.
:k * *
웃으면서 장난스럽게 말하기는 했지만 사실 오빠에게 내 임신 사실을 전
하는 건 무척이나 무서운 일이었다.
조금이라도 싫어하거나 불편한 기색을 보인다면 나는...
솔직히 그렇게 나온다면 나는 무척 이나 난감해 질 수밖에 없다고 생 각했
지 만 그렇다고 비 밀로 할 생 각은 없었다.
그럴 수도 없는 구조였다.
같이 사는 주제에 비밀로 한다면 오히려 더 큰 문제로 번질 확률이 농후했
다.
배 가 불러오고 나서 알려주는 것도 실례라고 생각한 나는 그에게 진실을
고하고자 했다.
미역국 재료를 사온다더니 선물을 한 아름 안고 돌아온 오빠.
천진난만하게 웃으면서 선물을 자랑하는 오빠의 모습을 보니 내 안을
좀먹고 있던 불안감은 서서히 걷혀가기 시작했다.
이렇게 나를좋아해주는 것이 눈에 보이는데.
선물의 답례로 적합한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오빠에게 두 줄이 뜬 임신 테
스트기를 전해주었다.
“아빠가 된 거 축하해요. 오빠.”
나도 무섭긴 하지만 기뻤으니까, 당신도 좋아해줬으면 좋겠어요.
“진짜 마지막으로 물어보는 건데, 이 거 주작 아니지 ?”
비 장한 표정으로 오빠는 내 게 확인을 요구했다.
“네.아니에요.”
갑자기 겁 많은 원숭이처럼 나를 향해 슬금슬금 다가오는 오빠.
오빠의 커다란두 손이 내 배를 감쌌다.
“여기... 내아이가...”
“맞아요. 그래서 어제도 일부러 안 한 거예요.”
“…언제 알았어?”
담담한 척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았지만 오빠의 눈썹 이 파르르 떨렸다.
“녹차맛 아이스크림 먹고요.”
“그럼 그때 아이스크림 맛없다고 한 건 맛이 이상한 게 아니라...”
“네.임신 초기 증상이라고 하더라고요.”
“허미... 씨벌...”
“오빠. 나쁜말 금지에요. 애 듣는다니까요?”
“아. 미안. 애기야. 미안.”
속마음이 저도 모르게 튀어나온 것 같은 오빠한테 핀잔을 주자 바로 시정
하는 오빠.
어지간히 멘탈이 나갔는지 허둥지둥하는 오빠는 무척이나귀여워 보였다
•
“자. 이제 가서 미역국 끓어요. 나 배고픈데.”
“아. 응. 내가해줄게.”
“애도 같이 먹는 거니까 좋은 재료로 끓여줘요.”
그냥 긴장 좀 풀라고 한 소리였는데 오빠는 고장 난 인형 마냥 삐거덕거렸
다.
“아. 이거 육수팩 사왔는데... 이거 넣으면 몸에 안 좋나?”
비닐봉투에서 사골육수 시제품을 꺼낸 오빠는 선생님을 찾는 어린이집
원생 같았다.
“...그 정도는 넣어도 괜찮아요.”
“그치 좥 괜찮은 거지 ? 쉬고 있어봐. 나 금방 준비할게.”
후다닥 손을 닦으러 화장실로 뛰 어 들어 가는 오빠.
괜히 요리하는 꼴을 보면 훈수를 남발할 것 같았던 나는 침실로 들어갔다.
이불을 당겨 배를 감싼 나는 그래도 다행 이 라고 생 각했다.
오빠는 당황한 것처 럼 보이 기 는 했으나 싫어하는 것처 럼 보이 지는 않았다
•
일단은 가장 큰 고비는 넘긴 것 같기는 한데...
결국 아이를 갖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함께 부모가 될 오빠의 의견이 기는
했지 만 우리 에 게 는 해 결해 야 될 문제 가 산더 미 였다.
일단 가장 먼저 생각나는 건 양가의 부모님들.
오빠 쪽은 어떤 반응일지 잘 모르겠으나 우리 엄마 아빠.
특히 아빠가 이걸 알게 되면...
고혈압으로 쓰러지시는 거 아니 려나.
아닌가.오빠가쥐어 터져서 먼저 쓰러지려나.
내가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두명의 남자의 건강이 걱정되기 시작했다.
둘 중 한명은 쓰러질 것 같은데.
물론 내가 힘껏 오빠를 감싸기 위해 노력하기는 하겠지만 아빠가오빠를
가만히 두지 않을 거라는 것은 기정사실이 었다.
“나은아. 나와〜 밥 먹자〜”
혼자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있었더니 식사는 벌써 준비가 된 모양이었다.
“지금가요.”
쓰으읍... 제대로 했으려나.
하긴 미역국끓이는 것자체는그렇게 어렵지는 않으니까.
오빠의 요리 실력이 미덥지 못하다는 것은 옆에서 자주 봐서 알았지만오
늘은 그래도 맛있게 먹어줄 자신이 있었다.
아가야. 네 아빠가끓인 거니까너도 거부하면 안된다?
녹차 아이스크림처럼 다 남겨버리면 오빠는 분명 울상이 될 것이 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