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4화 〉 서유리 조교해서 노예만들기(3)
* * *
김미희 주임이 치마를 한 손으로 들추고는 여자의 은밀하고 부끄러운 부분을 보여준다.
씨발, 진짜 팬티 안 입었네?
이거야 말로 노모 생 라이브 쇼다.
나는 김미희 주임이 들을 수 있게 큰 소리로 말했다.
“미희씨, 거뭇거뭇한 게 보이는데. 나는 그런 거 싫어하거든요. 지저분해 보이기도 하고. 오늘 회사 끝나고 제모 좀 하세요. 그래야 더 주인님한테 예쁨 받지 않겠어요?”
일부로 김미희 주임이 수치심을 느끼도록 큰 목소리로 말 한 것이다.
김미희 주임의 얼굴이 수치심으로 빨갛게 달아올랐다.
“네, 주인님.......”
“보지 제모하고 영상통화 하세요. 직접 확인 할 거니까.”
김미희 주임이 고개를 푹 숙이며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대답한다.
“네.......주인님.”
“좋아요. 김미희씨. 그건 그렇고. 내가 아까 부탁한 건 사왔죠?”
“네. 주인님께서 말하신 대로 비품창고에 가져다 놓았어요.”
“잘했어요. 그러면 내가 카통 보내 놓은 거 봤죠? 그대로 진행하세요. 김미희씨.”
“네. 알겠습니다. 주인님.”
“아, 그리고!”
“네?”
나는 일부러 좀 뜸을 들이다가 낮은 목소리로 시니컬하게 말했다.
“미희씨가 나에게 지껄였던 개소리가 담긴 녹음 파일. 천박하게 팬티입고 오줌 지리는 동영상. 전부 다 나한테 있습니다. 혹시라도 내가 시키는 일에 불복종 하면 어떻게 되는지 알고 있죠? 이 영상과 녹음파일이면 김미희씨 인생은 제가 앞으로 좌지우지 할 수 있다 이 말입니다.”
김미희 주임이 한숨을 쉬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네. 잘 알고 있습니다. 주인님.”
“그래요. 그래도 그렇게 너무 기죽은 티는 내지 말아요. 미희씨. 하는 거 봐서 차후에 지워 줄 테니까. 그러니까 너무 걱정 말고. 일단 지금은 내가 하라는 대로 하세요.”
김미희 주임의 수치스러운 녹음 파일과 영상파일을 지워 줄 수도 있다는 말에 의기소침하던 김미희 주임의 목소리가 약간 톤이 높고 활기차졌다.
“네. 주인님이 시키는 일은 다 할게요. 진짜 최선을 다해 무슨일이든 열심히 할게요. 제발 제 녹음파일과 영상파일 삭제 부탁드립니다. 주인님.”
“미희씨 하는 거 봐서요.”
나는 그렇게 말하고 카카오통 영상통화를 끊었다.
좋아, 일단 무대는 준비 되었고.
그러면 이제 서유리 씨발년을 낚으러 한 번 가볼까?
티슈를 뜯어서 손을 대충 닦고는 다시 개발사업부팀의 서유리가 있는 자리로 돌아갔다.
그리고는 서유리의 뒤에 대고 큰 소리로 말했다.
“서유리씨, 다 한글파일 양식 다 작성했어요?”
서유리가 분명히 들었는데, 못 들은 척 대답이 없다.
내가 신경질적으로 서유리의 자리에 앉으며 말했다.
“설마 아직도 다 못한 건 아니죠? 10분이나 지났는데?”
서유리가 내 질문에 대한 대답 대신에 호들갑을 떨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시현씨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미희 주임님이 빨리 비품창고로 오라고 하세요. 저랑 시현씨가 급히 할 일이 있데요.”
왠지 모르게 서유리의 목소리가 들떠있는 것 같았다.
그래 좆같은 영어나 한글 문서 업무 보다는 차라리 힘쓰는 일이 나아 보이겠지. 지금은.
“김미희 주임님이 비품창고실로 오라고 했다고요? 뭐 오래 걸리는 일이래요?”
“아마도요. 저희한테 창고 정리를 부탁하시려는 것 같아요.”
“아. 그래요? 그러면 잠깐만요. 그럼 핸드폰만 충전시켜놓고 바로 갈게요. 배터리가 5%밖에 안 남아서요.
“아, 핸드폰 충전하시게요? 마침 나도 핸드폰 배터리 없는데, 충전해야겠다.”
서유리가 내가 핸드폰을 충전기에 꼽는 것을 보고는 자기 핸드폰도 충전기에 꼽았다.
“자, 빨리가요. 시현씨. 미희주인님 기다리시겠다. 미희주임님 기다리는 거 엄청 싫어하는 거 알죠?”
“아, 예.”
서유리가 먼저 하이힐을 신고 또각또각 걸으며 앞장섰다.
남녀역전 세계에서의 서유리의 키는 무려 183cm다.
현세계에서도 165cm정도로 작은 키는 아니었지만, 남녀역전 세계에서의 서유리는 진짜 패션쇼에나 나오는 모델처럼 키가 컸다.
반면에 내 키는 168cm미터.
서유리의 키에 비하면 정말 아담하다.
비품창고에 도착하자 김미희 주임이 나를 바라봤다.
내가 허락한다는 의미로 고개를 끄덕이자, 평소의 김미희 주임 모습대로 재수 없게 말하기 시작했다.
“유리씨. 시현씨. 아니 연락한 게 언제인데. 이제 와? 회사 상사 말이 우스워?”
나와 서유리가 고개를 푹 숙였다.
하지만 곧 여우같은 서유리가 김미희 주임과 나를 힐끗 보며 김미희 주임에게 고자질 했다.
“아니요. 주임님. 저는 일찍 오려고 했는데요. 아무리 연락해도 시현씨가 화장실에서 안 와서요. 그래서 늦었어요. 죄송합니다.”
서유리 씨발년.
네가 언제 나한테 연락을 했어?
하여간 진짜 틈 만나면 남한테 잘 못 떠넘기기 존나 잘해요.
김미희 주임이 내 눈치를 보며 말한다.
“시, 시현씨 진짜야? 그러면 안 돼지.”
아.......
김미희 주임. 내거 너무 조교를 혹독하게 시켰나?
내 눈빛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존나 겁먹었는지 평소 같이 나에게 심한 쌍욕을 못하고, 말이 저절로 순하게 나온다.
이러다 서유리가 눈치 채면 곤란한데.
“그러면 둘이 비품창고 정리 싹 다 해놔요. 나는 일이 있어서.......”
김미희 주임이 뒤도 안 돌아보고 얼른 자리를 뜬다.
드디어 비품 창고실을 서유리에게 넘겨주고 본인은 해방 되었으니, 속이 후련하겠지.
역시 같은 팀원들에 대한 생각은 눈곱만큼도 안 하는 페급 폐미년들이다.
김미희 주임이 사라지자, 서유리가 서슴없이 성큼성큼 비품창고 안으로 들어간다.
“아, 뭐해요. 시현씨. 빨리 안 들어오고요.”
“아. 예. 가요.”
나도 서유리를 따라서 비품 창고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서유리가 자꾸만 미소를 짓고 있는 것 만 같다.
불안하게 시리.......
* * *
비품창고 안으로 들어가자 서유리가 나에게 김미희 주임에게 보고받은 대로 업무 지시를 내리기 시작했다.
“시현씨가 저 A4 용지 담긴 상자를 들어서 정리하고, 제가 이쪽 사무용품들을 정리 할게요.”
“아, 예.......”
나는 순순히 서유리가 시키는 대로 A4용지가 담긴 박스가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서유리가 가위, 노끈등 사무를 볼 때 필요한 용품들을 정리하며 슬쩍 나를 쳐다본다.
나는 있는 힘껏 A4 용지가 담긴 박스를 들려고 노력한다.
“으윽........”
용을 쓰며 들어보려 하지만 생각보다 잘 들리지가 않는다.
낑낑대며 A4 용지가 담긴 상자를 들려고 하는 나를 지켜보던 서유리가 천천히 나에게 다가와서는 말을 건다.
“시현씨? 그거 무거워요? 비켜 봐요. 내가 한 번 들어 볼게.”
서유리가 어깨로 툭! 나를 치고 지나갔다.
씨발, 이 년이 키가 더 크다고 어깨빵을 놓네?
나에게 어깨빵을 놓은 서유리가 쭈그려 앉아서는 양손으로 A4 용지가 담긴 상자를 두 손으로 번쩍 들어 올린다.
번쩍!
내가 들 때는 그렇게 안 들리던 A4 용지 상자가 키 183cm의 서유리가 들어 올리니까, 가볍게 들어 올려 진다. 씨발, 역시 피지컬 차이는 무섭구나.
서유리가 의기양양하게 A4용지가 든 상자를 한 쪽 구석으로 치운다.
그리고는 나를 바라보며 비웃듯 말한다.
“시현씨. 힘이 없네? 이세계에서는 남자가. 아, 아니. 시현씨 운동 좀 해야겠다. 내가 하나 옮겨줬으니까 나머지 상자들은 시현씨가 옮겨요. 할 수 있죠?”
정리해야 할 상자들을 보니 까마득하다.
아니, 상자 하나도 제대로 못 들어 올리는데.
저 많은 상자를 혼자 다 옮기라고?
하아........
나는 한숨을 쉬며 서유리를 째려보고는 비품창고 출입구를 향해 걸어갔다.
서유리가 그런 나를 보고는 비품창고 출입구를 막아서며 말했다.
“아니 시현씨. 어디가요? 미희 주임님이 우리보고 이거 다 정리하라고 했잖아요. 지금 도망가는 거예요? 빨리 다시 돌아가서 상자 옮기지 못해요!”
자기가 나보다 더 피지컬이 좋다는 것을 인지한 서유리가 나에게 으름장을 놓는다.
나는 피곤하다는 듯이 머리를 쓸어 올린다.
“아, 서유리씨. 원래 이런 창고 정리같이 힘쓰는 일은 여자가 하는 일이지. 남자가 하는 일은 아니죠. 비켜요. 나는 창고정리 같이 힘든 일은 못 하겠으니까.”
서유리의 눈빛이 날카롭게 반짝 거린다.
“그래서 지금 힘든 일을 다 나한테 떠넘기고 혼자 사무일이나 보겠다 이거야? 못 비켜. 새끼야.”
서유리가 준비라고 하고 있었던 듯, 반말을 하며 날카롭게 나를 쏘아 붙인다.
김미희 주임에게 뭔가 지시를 받은 것이 틀림없다.
서유리가 비품 창고문을 닫고는 딸칵! 소리가 나게 잠갔다.
나는 놀란 눈으로 서유리를 바라보며 가느다랗게 몸을 떤다.
“서유리씨. 지금 뭐하는 거예요? 빨리 안 비켜요. 진짜?”
서유리가 비릿하게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도리도리 흔든다.
“싫은데? 내가 안 비키면 네가 어쩔 건데? 키도 좆만 한 새끼가. 박스 하나 제대로 옮길 힘도 없으면서.”
“아니, 서유리씨. 지금 나 협박하는 거예요? 자꾸 이런 식으로 나오면 진짜 회사 보안팀에 신고합니다.”
“씨발놈아. 어떻게 신고하게? 너 돌대가리니? 아까 전화기 사무실에 충전시키고 나온 거 생각 안나? 그리고 여기는 복합기가 있는 시끄러운 비품창고 안이라 방음 잘되는 거 알지? 네가 소리쳐도 들리지도 않고. CCTV도 없거든. 너 오늘 진짜 잘 걸렸다. 아까부터 재수 없어서 존나 죽여 버리고 싶었는데. 이 씨발 새끼야.”
서유리가 당당하게 내 앞으로 걸어 와서는 내 머리채를 확 휘어잡고는 바닥으로 내 팽개쳤다.
우당탕탕........
내 몸이 비품창고 바닥을 구른다.
“으........”
내가 힘겹게 일어나려고 하는데, 완전히 자심감을 찾은 서유리가 하이힐로 내 머리를 짓누른다.
“개 씨발 새끼야. 네가 뭔데 나 영어 못한다고 개지랄을 떠는데? 아오. 진짜! 뒤질라고. 야, 야! 진짜 뒤지고 싶지?”
서유리가 허리를 숙이고는 나를 마치 자기가 언제든지 마음대로 가지고 놀 수 있는 장난감 보듯 바라본다.
“개새기야. 왜 대답을 안 하니? 아까는 그렇게 기가 살아서 개지랄을 떨더니, 나랑 둘이 있으니까 쫄리니? 씨발 놈아?”
나는 겁먹은 표정으로 서유리를 올려다보며, 덜덜 떨며 말한다.
“왜 이러세요. 유리씨. 무섭게........ 진짜 이러지 마세요.”
“무섭니? 이 계집애 같은 새끼야? 씨발 놈아 내가 진짜 무서운 게 뭔지 보여줄게.”
원래 돈이 없던 사람이 갑자기 돈이 생기면 졸부가 된다.
그리고 힘이 없던 사람이 갑자기 힘이 생기면.
스스로를 제어 하지 못하고 힘없는 사람들에게 갑질을 하며 위협을 한다.
인성이 쓰레기 일수록 더, 심하게.
지금 서유리의 모습이 딱 그 모습이다.
아마 오전 회의시간부터 나에게 쌓인 것이 하나 둘이 아닐 것이다.
그 모든 분노가 지금 둘 밖에 없는 완벽한 밀폐된 공간.
비품 창고실에서 폭발하고 있는 것이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