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남녀역전 세계 미소년이 살아남는 법-60화 (60/413)

〈 60화 〉 신이 몰빵한 히로인 한예슬

* * *

[한예슬: 오빠. 잘 지내시죠? 어제는 괜히 저 때문에 미안해요. 많이 민망하셨죠?]

응? 이게 무슨 말이지? 예슬이 때문에 내가 민망하다니.

어제 예슬이랑 만난 적도 없는데, 민망할 게 뭐가 있다고.

일단 무슨 말인지 모르겠으니 대충 넘어가자.

[나: 아니에요. 괜찮아요. 그럴 수도 있죠. 예슬씨는 어제 잘 잤어요?]

[한예슬: 네. 오빠 생각하면서........ 아, 아니. 그게 오빠 거를 생각하면서 잘 잤다는 생각은 아니니까. 그러니까 그게 그냥, 미안해요.]

응? 내거를 생각하면서?

무슨 말이야 도대체.

뭐 하여간 나를 생각하면서 잘 잤다니까, 기분이 좋았다.

예슬이 프로필 사진을 콕 찔러서 확대해 봤다.

하으.......

역시 다시 봐도 우리 예슬이는 너무너무 귀엽고 예쁘다.

마치 남자라고는 때가 하나도 안탔을 것 같은 청순미가 특히 죽여준다.

물론 회사에 있는 썅년들도 밖에 나가면 한 외모 하겠지만, 사실 우리 예슬이와는 급이 완전히 다르다. 회사 썅년들이 플래티넘에서 다이아몬드 정도의 수준이라면 우리 예슬이가 챌린저 천상계다. 즉 한 마디로 얘기하자면 예슬이는 대한민국의 미녀 탑 순위로 치면 상위 0.01%의 레전드 등급이다.

더군다나 키도 이세계의 여자 치고는 아담한 편이라 나한테는 완벽한 이상형에 가깝다.

그런 예슬이가 내 생각을 하면서 잠을 잤다니.

마치 이 곳이 꿈속이 아닐까 하는 착각마저 든다.

[나: 에이, 미안하긴요. 예슬씨가 내 거 생각하면서 잤다면 나야 말로 고맙죠.]

나는 예슬이의 카통 답장을 기다렸지만 한 동안 예슬이의 카통은 답장이 없었다.

어? 내가 무슨 말을 잘 못 했나?

너무 들이 댄 건가?

하지만 개발사업부 팀에 거의 다 도착했을 때쯤에 카통이 다시 울렸다.

[예슬이: (˘˘) 네, 오빠.]

뭔가 굉장히 부끄러워하는 이모티콘 인데?

내 생각 하면서 잔 게 그렇게 부끄럽나?

하여간 순진하다니까 우리 예슬이.

예슬이 생각만 해도 심장이 쿵쿵 뛰고 얼굴이 달아오른다.

마치 초등학교 때 내가 제일 좋아하던 외국 배우 카야 스코델라리오를 생각할 때마다 느꼈던 그런 풋풋한 감정이었다.

에이, 이렇게 애만 태울 게 아니라, 예슬이한테 한 번 만나자고 해 봐야겠다.

그래도 사나이답게 내가 먼저 말 해야지.

사실 한 달 후 부터는 유시현이 아니라, 대한민국 슈퍼 아이돌 박지훈으로 살아야 하기 때문에 나에게 남은 시간이 많지 않았다.

아이돌 박지훈의 삶을 살기 시작하면 정신없이 바빠질 테니까.

그 전에 어떻게든 예슬이의 마음을 사로잡고 싶었다.

장담하건데, 아무리 예쁜 최고의 미녀들로 가득 찬 화려한 연예계라고 할지라도 우리 예슬이 보다 더 예쁜 소녀는 없을 거다.

거기다가 우리 예슬이는 생긴 건 천상계 레전드 미녀인데, 지금까지 대화한 내용으로 생각해 볼 때 마음도 마치 아이와 같이 순진하고 착한 것 같았다.

가식이 심하고, 여우같은 여자들이 판치는 연예계에서는 아무리 남녀가 역전 된 세계라 할 지라도 예슬이 정도로 검소하고, 순수한 소녀는 찾지 못 할 거라고 장담 할 수 있다.

나는 용기를 내어서 예슬이에게 카톡을 보냈다.

[나: 예슬씨, 저기 실례가 안 된다면 저희 내일 저녁에 볼 수 있을까요?]

그리고........

역시나 또 다시 예슬이에게서 한 동안 답장이 없다.

아, 괜히 말 했나.

내가 너무 쉽게 접근한 건가.

하긴 아무리 남녀역전 세계라고 해도 예슬이 정도면 좋다고 매달리는 남자들로 군대 연변장 을 가득히 채울 정도로 차고 넘칠 거다.

사실 남녀가 역전되기 전인 개한민국에서도 남녀의 비율에 상관없이, Z드래곤 정도로 잘생기고 카리스마 넘치는 간지남이면 여자들이 미친 듯이 달라붙는다.

돌멩이를 1,000개를 준다고 해서 바보가 아닌 이상 보석 한 개랑 맞바꾸지 않는 것처럼, 아무리 남녀 비율이 어마무시하게 남자에게 유리한 남녀역전 세계라고 할지라도 보석은 보석이다.

그 가치가 변하지 않는다.

아, 내가 빌드업도 없이 예슬이가 나한테 조금 관심을 조금 보였다고 해서, 너무 막무가내로 예슬이한테 들이 된 것인가?

다른 녀석들은 보석이라든가 각종 선물들을 들이 밀면서 애정공세를 펼친 것인데 말이다.

조급한 마음에 너무 섣불리 예슬이에게 데이트 신청을 한 것 같아서 벌써부터 후회가 되었다.

에이, 씨발. 짜증나는데 서유리나 조질까?

괜히 엄한 화풀이를 서유리한테 풀고 싶어졌다.

그런데, 그러한 생각도 잠시!

[한예슬: ()()()()()()()()()()()()()()()()()() 오빠! 미안해요. 너무너무 좋은데, 뭐라고 카통을 보내야 할 지 몰라서. 고민고민 해봐도 이모티콘도 이거 밖에는 없고. 그래서 답장 늦었어요. 오늘이면 더 좋지만, 내일도 좋아요! 오빠 우리 어디에서 봐요?]

어!

뭐야 이거.

의외로 우리 예슬이는 단순하잖아?

그리고 무엇보다 나한테 뭐라고 답장 보낼까 고민했다는 예슬이의 카통에서 진심이 느껴졌다. 저 귀여운 무료 이모티콘은 또 어떻고!

하나하나 안 예쁜 게 없는 우리 예슬이였다.

보아하니, 예슬이 정도의 대한민국 상위 0.001프로, 전설 챌리저급 외모면 남자들한테 스폰 만 받아도 벌써 강남에 집 몇 채는 샀을 것 같은데, 제대로 된 이모티콘 하나 없다는 게. 나에게는 정말로 급 호감으로 다가왔다.

아무리 힘들어도 개한민국의 김치녀들처럼 남자를 슈거대디로 더럽게 이용안하고 자기 힘으로 살아남겠다는 굳은 의지.

어찌 사랑스럽지 않을 수 있겠는가!

하긴 그러니까 그 연예인이 와서 울고갈 정도의 예쁜 외모로 피자배달을 하고 있었겠지.

야, 이건 신이 몰빵해도 너무 몰빵했다.

전설 챌린저급 외모에 인성까지 사기캐라니.

나는 예슬이가 내 답장을 기다릴까봐 얼른 답장을 했다.

예슬이가 다른 년들처럼 머리나 쓰고 남자를 재는 여우같은 여자가 아니라는 것을 안 이상, 더 이상 나도 예슬이의 관심을 끌기 위해 애써 나쁜 남자인척 연기 할 필요도 없었다.

[나: 내일 저녁 7시에 만나분식에서 보는 게 어때요?]

만나분식은 내가 원래 자주 이용하던 분식집으로, 사람이 항상 별로 없는 곳이다.

아무래도 내가 대한민국에서 가장 잘 나가는 남자 아이돌 박지훈이라는 것을 이제 나도 아는 이상 조심하는 게 좋았다.

가급적 사람들 많이 가는 곳은 피하고 싶다.

그리고 회사 근처는 아무래도 위험하다.

회사의 페미 미친년들한테서 예슬이를 보호하고 싶다.

­카통, 카통왓서!

예슬이에게서 바로 카통이 왔다.

[한예슬: 오빠도 만나분식 알아요? 거기 제 단골집인데. 오빠랑 저는 뭔가 통하는 게 있나 봐요! 헤헤. 오빠 그러면 내일 저녁 일곱 시에 만나분식에서 봐요! 그런데 오빠 진짜, 분식집 가도 괜찮아요? 저 알바 월급 받아서 맛있는 거 사 드릴 수 있는데....... (・・)]

응? 오히려 처음 만나는 데 초라하게 분식집을 데려가도 되나 고민하고 있는 건 나인데.

오히려 예슬이가 나한테 미안해 하다니........

하긴 이곳은 남녀역전 세계이니까 그럴 수도 있겠다.

보통 데이트 코스는 여자가 정하고, 남자들은 그 곳에 가서 맛있게 먹기만 하는 천국!

하지만 아직 나에게는 남자가 여자에게 데이트 신청하고 데이트 비용을 지불하는 것에 익숙한 개한민국에서 왔기 때문에 예슬이가 데이트 비용을 내는 것은 불편하다.

[나: 네. 저는 원래 분식 좋아해요. 그러면 내일 저녁 7시에 만나 분식에서 봐요. 회사에서 일 하다가 시간나면 또 카통 할게요. (‘ω’)]

나도 나름 귀여운 이모티콘을 예슬이에게 보냈다.

[한예슬: 네, 오빠. 오빠 이모티콘 오빠처럼 귀여워요. 헤헤. 이따 카통해요. ]

예슬이와 더 카통을 하고 싶었지만, 이제는 미친 페급년들을 다시 조련시켜야 하는 막대한 사명을 수행해야 할 시간이다.

때 마침, 이미영 대리한테서 카통이 왔다.

바로 뒷자리인데 나에게 카통으로 연락을 했다는 것은 비밀스럽게 말할 것이 있다는 거다.

나는 한손으로 핸드폰을 가린 체 이미영 대리가 보낸 카통을 열어 보았다.

[이미영대리: {비밀대화록점심시간}파일을 보냈습니다.]

이미영 대리가 보낸 것은 카통 대화내용이 담긴 파일이었다.

나는 긴장 된 마음으로 이미영 대리가 보낸 카통 파일을 클릭했다.

파일을 열자, 개발사업부 팀원들끼리 비밀카통을 통해 나눈 대화내용이 좌르륵 열렸다.

그리고 그 내용은 실로 놀랍지 않을 수 없었다.

역시 첩보원으로 미영대리를 심어놓기를 잘 했다.

[김아영팀장: 다들, 낮에 하는 말은 새가 듣고 밤에 하는 말은 쥐가 듣는다고, 우리 정보가 세어나갈 수 있으니까 잠근 된 비밀카통으로 대화하는 거 잊지 마세요.]

[최다정차장: 예, 팀장님. 아까 화장실에서 잠깐 얘기 나누었지만, 그러니까 다들 토요일 아침부터 세상이 변했다는 거죠? 남자들처럼 키도 커지고, 힘도 쎄지고. 마치 남자와 여자가 역할이 바뀐 세계처럼?]

[서유리사원: 네. 차장님. 제가 인터넷으로 찾아 본 결과. 여자와 남자의 비율이 10대 1 이라고 해요. 정말 세상이 미쳐 돌아가는 것도 아니고. 남자보다 여자 비율이 훨씬 높다보니까, 모든 법들이 남자한테 유리하게 제정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이 세계에서는.]

[김아영팀장: 네, 저도. 인터넷으로 찾아봤어요. 이럴수록 우리끼리 더욱 똘똘 뭉쳐야 하는 거 아시죠? 아까 회의시간에는 미안했어요. 서유리씨. 그 유시현 개새끼가 너무 열 받게 하는 바람에 제가 좀 오버해서 화를 냈어요. 미안해요. 유리씨.]

[서유리사원: 아니에요. 팀장님. 오늘 팀장님 몸도 안 좋으신 날인데, 제가 실수도 많이 했고. 저야 당근 이해하죠. 그런데, 저희 진짜 유시현 이 병신새끼 어떻게 잡죠? 이 새끼가 아주 물 만난 듯이 천방지축으로 날 뛰던데요. 개새끼 진짜.]

오호라. 서유리 이 씨발년.

역시 본성은 못 숨기는 구나.

지금은 일단 날카로운 발톱을 숨기고 있지만, 곧 다시 주도권을 잡기 위해, 이 씨발년들이 나를 궁지로 몰아세울 것이 분명했다.

그래서 나는 오늘 오후의 내 할 일!

업무를 확실하게 정했다.

그것은 바로 서유리 페급 페미년 완전박멸 프로젝트다.

씨발년.

오늘 오후 시간을 아주 평생 잊지 못할 생지옥 같은 시간으로 만들어 주마.

내가 밟지 못하면 밟히는 곳이 바로 이 걸레 페미년들과 나의 관계니까.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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