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8화 〉 복수 하는 게 잘 못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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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화
복수 하는 게 잘 못이라고?
옛 성인이 한 말 중에 이런 말이 있다고 한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
하지만 말이다.
그 죄라는 것이.
사람에게서 나 온다.
사람이 바뀌지 않으면 죄는 계속된다.
그리고 사람이 바뀌는 것은 한 순간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특히 어린아이가 아니라면 그 동안 그 사람이 가지고 살아온 가치관과 행동약식을 바꾸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그래서 사람은 고쳐서 쓰는 게 아니라고 하지 않나?
하지만 계속해서 반복해서 강제적인 외압과 자극을 준다면 성인이라도 습관은 바꿀 수 있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가 한 명언 중에 이런 말이 있다.
'We are What repeatedly do. Excellence, then, is not an act, but a habit'
행동은 일시적이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반복되는 패턴을 만들고 그것에 익숙해지는 습관이다.
즉 모든 건 사람의 습관에서 시작한다.
저 씨발년들은 짧게는 20년.
많게는 40년에 가까운 세월을 자기들만의 습관에 익숙해져 있다.
그리고 그 병신 같은 습관들이 가져온 무개념의 결과물로 현세계의 유시현은 상처를 받았다. 지금 당장은 씨발년들이 변화된 남녀역전 이라는 환경에 적응하느라 날카로운 이빨을 숨겨두고 있다. 하지만 적응을 끝마치고 나면 어떤 식으로든 숨겨두었던 발톱을 꺼내고 할퀴려 들 것이다.
그래서 지금 저 씨발년들이 정신 못 차릴 때, 확실하게 남자에게 복종하는 습관을 가르쳐야 한다. 그 것은 단 한 번의 행동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환경이 유리한 것을 이용해 반복되는 자극과 외압을 준다. 그래서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 나에게 굴복당하는 것을 습관화 시킨다.
한 번 조련된 개는 주인을 물지 못 한다.
주인에게 혼나거나 맞을까봐?
아니.
반복되는 조련으로 주인에게 복종하는 것이 습관화되었기 때문이다.
그건 저 씨발년들도 마찬가지다.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기 전에 철저히 밟아서 조련 시킨다.
그리고 물론 이것은 나의 저 씨발년들에 대한 복수이기도 하다.
나는 그년들이 나에게 현세계에서 주었던 상처의 10배?
아니. 100배. 혹은 그 이상으로 갚아 줄 거다.
철저하고 완벽하게.
복수가 잘못 된 것인가?
복수하면 죄의식이 들지 않냐고?
씨발.
나는 그런 말들이 한심하다.
현세계를 봐라.
비열한 새끼들이 넘쳐난다.
짐승 같은 개쌔끼들.
찢어 죽여도 시원치 않을 악마 같은 씨발놈들.
생후 16개월이 된 아이가 밥을 먹지 않는다는 이유로 학대를 당했고, 심정지 상태인 아이가 이대목동병원으로 이송되었다가 사망했다. 이미 장기 일부에서 최소 1주일 이전에 충격을 받아 장기가 손상되었다가 회복된 흔적이 보였고, 양팔과 가슴에만 10군데 가량의 골절 유합 흔적 등이 있었다. 골절 부위도 쇄골, 갈비뼈, 양쪽 팔꿈치로, 특히 한쪽 팔꿈치의 골절은 방어흔의 일종이거나 성인이 아이의 팔을 잡아 던질 때 주로 생기는 부상이었다. 갈비뼈는 외력이 아닌 이상 골절이 흔하지 않은데도, 전면부에 일렬 형태의 연속 골절이 있었다.
씨발 복수가 잘 못되었다고 생각한다면 저 아무잘 못 없이 세상을 등진 어린아이에게 가서 말해봐라.
아이야, 너를 죽인 양부모에게 복수하지 마.
복수는 잘 못 된 거야.
당신은 그런 개 같은 말을 할 수 있을 것 같아?
2008년 12월 11일 경기 안산시 단원구에서 씨발새끼가 등교 중이던 초등학교 1학년 8세 여아를 성폭행해 장기 파손 등의 상해를 입혔다.
아이는 평생 트라우마를 가지고 살아간다.
아니 저게 사는 건가? 사는 거라고 할 수 있을까?
그런데 저 씨발새끼는 나이가 많고 술에 취해 심신미약이었다는 이유로 징역 12년형을 선고받았다. 그리고 지금은 감옥에서 나와 법의 보호를 받으며 살아가고 있다.
당신이 저 어린 아이의 부모였다면,
그래서 당신이 저 씨발새끼의 머리를 반으로 가르고 심장을 꺼내서 아득아득 씹어 먹었다 할지라도 감히 누가 당신에게 손가락 질 할 수 있겠는가?
당신은 아직도 복수가 잘 못 된 것이라 말할 수 있는가?
아니.
복수는 잘 못 된 것이 아니다.
잘못된 것은.
악마 같은 새끼들에게 정당하게 복수를 하지 못하게 만드는 개한민국 사회와 법이다.
씨발년들이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나를,
사회적 환경과 여성에게 유리한 개한민국의 법을 이용해 철저히 이용하고 파괴했다.
심지어 우리 부모님까지 농락했다.
하지만 지금은 세상이 바뀌었다.
그리고 나에게 유리한 이 환경을 모두 이용해 씨발년들의 눈에서 피눈물이 흐르고 처절해 질 때까지 복수하고 조련할 것이다.
복수를 하지 않는 건 착한 게 아니다.
병신같이 나약한 것이다.
*
내게 정수리를 보이며 90도로 허리를 숙여 사과한 서유리가 허리를 피고는 커피를 건넸다.
“시현씨. 여기 시현씨가 부탁한 커피에요.”
최대한 웃으며 인상을 피려고 노력하고 있다.
사실 서유리 씨발년도 얼굴만 보면 회사에서 1티어에 들어가는 예쁜 얼굴이다.
검은 단발머리가 단정하게 목선까지 온다.
얼굴은 작은 편인데, 볼은 통통하다.
피부는 하얗고 눈은 맑고 크다.
코는 반듯하게 오뚝하고 입술에 립글루즈를 발랐는지 반짝인다.
외모만 보면 흠 잡을 곳 없이 아름답다.
하지만 이 씨발년의 머릿속은 존나게 더럽다.
개같은년.
이런 머릿속이 걸레인 년을 데리고 살라 하면 차라리 자살해 버리는 게 낫다.
“네. 수고했어요. 다른 팀원분들께도 음료수 가져다 드리시고, 회의실.......”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서유리가 먼저 말했다.
“네. 얼른 팀원 분들께 나눠 드리고 회의실 정리할게요. 시현씨.”
확실히 여우년이라서 인지 눈치가 빨랐다.
조련만 잘 시키면 꽤 노예로 쓸 만한 년인데 말이지.
서유리가 다람쥐처럼 돌아다니면서 음료수들을 팀원들에게 나눠주고는 회의실을 정리하기 위해 들어갔다.
“야, 서유리 뭐 잘 못 먹었냐? 시현씨 말 겁나 잘 듣네?”
성현대리였다.
“회의실에서 존나 깨지고 나서 반성 좀 했나보죠. 그런데 저거 오래 안가요. 사람은 쉽게 안 변하거든요. 두고 보세요. 제 말이 맞나, 안 맞나.”
카통이 울렸다.
카통!
사실 대부분의 카통은 알림을 끈 상태여서 카통이라고 알림이 울리는 건 한예슬과 부모님,회사 형들 그리고 원래 이세계 유시현의 비밀카통 밖에 없었다.
이세계 유시현의 비밀카통에는 안 읽은 메시지가 상당히 많이 쌓여 있었다.
사실 안 읽은 게 아니라 못 읽은 거지만.
발신인은 대부분 JYK라는 곳이었다.
[JYK: 야! 너 미쳤어. 빨리....]
[JYK: 무슨 일 생긴 거야? 제발 연락....]
[JYK: 지금 너희 회사로......]
비밀카통은 미리보기 밖에 할 수 없었다.
그래서 전체 내용을 확인 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앞의 미리보기 내용을 바탕으로 대략적으로 전체 내용을 유추 해 볼 수는 있었다.
그러니까 방금 전에 온 카통에 따르면 지금 JYK라는 사람이 우리 회사로 오고 있다는 것 같았다. 사실 나도 JYK라는 사람이 뭐 하는 사람인지. 왜 이세계의 유시현은 이 카통방에 비번을 걸어 놓은 것인지 궁금했다.
핸드폰을 보며 생각하고 있는데, 미영대리가 큰 처키 닮은 얼굴을 내밀며 말을 걸었다.
“시현씨 괜찮아요? 오늘은 잠을 안자네? 원래 시현씨 회사에서 오전은 거의 잠자는 시간 아니었어요?”
응? 이건 또 무슨 말이야?
내가 회사에서 오전에는 잠만 잔다고?
“네?”
“오늘 평생 안 들어오던 오전 회의도 들어오고. 그냥 평소랑 좀 달라서 물어봤어요.”
이세계 유시현 이 자식은 도대체 회사에서 어떤 삶을 살았기에.
아침에는 미영대리가 스탈벅스 커피를 사다 바치고, 오전에는 회사에서 잠만 잤던 것일까?
아무래도 확인 할 필요가 있었다.
“미영대리님 잠깐 저랑 옥상에서 보죠. 지금 바쁜 일 없죠?”
“네? 혹시 제가 뭐 잘 못 말한 거 아니죠? 미안해요. 나는 그냥 걱정 돼서. 시현씨가 평소랑 달라서 말이에요.”
“아, 그런 거 아니에요. 하여간 단 둘이 긴밀히 할 말이 있으니까, 저 올라가고 3분 뒤에 옥상으로 오세요.”
“아, 네. 알겠어요. 시현씨. 조금 있다 봐요.”
엑셀을 키고 업무를 잠깐 보다가 눈치를 보며 개발 사업부에서 나갔다.
띵!
엘리베이터를 잡고 옥상으로 가는 버튼을 눌렀다.
엘리베이터 안에는 사람이 없었다.
상념에 빠졌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세계 유시현의 정체는 수상한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다.
그리고 지금 이 상황에서는 회사에서의 유시현에 대해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이미영 대리였다. 이미영 대리에게 이세계 유시현의 회사생활에 대한 정보를 얻는 것이 가장 빠르고 좋은 선택지다.
띠디딩!
엘리베이터가 회사옥상에서 멈춰 섰다.
지잉.
엘리베이터를 나와 자동문 앞에 서자 자동문이 열렸다.
옥상은 시원하게 여름 바람이 불고 있었다.
전자 담배를 꺼내서는 입에 물고는 깊숙하게 빨았다.
후우.
그리고는 내 뱉었다.
전자 담배의 연기가 여름 바람에 실려 퍼져 나갔다.
“저기 시현씨. 무슨 일로?”
뒤를 돌아보자 미영대리가 엉성한 자세로 공손하게 양손을 모으고 있었다.
회의실에서 내가 서유리에게 한 짓을 보고 겁먹어서 쫄은 것처럼 보였다.
“아, 미영누나. 왜 그렇게 얼어 있어요. 얼굴 펴요. 얼굴 펴. 누가 보면 내가 누나 괴롭히는 줄 알겠네.”
“네.. 네? 아니에요. 괴롭히기는요. 그나저나 저는 왜 보자고?”
“아, 누나 지금 여기는 사적인 자리라니까. 말도 좀 놓고.”
미영대리가 어색하게 말을 놓았다.
“아. 그래. 시현아.”
나는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본론을 꺼냈다.
“실은 누나. 내가 금요일에 머리를 좀 다쳐서 살짝 기억상실증이 왔나 봐. 누나가 나 오늘 회사에서 좀 이상하다고 그랬지? 실은 내가 회사에서 어떻게 생활을 했는지 기억이 잘 안 나는데. 누나가 좀 알려 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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