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화 〉 티모가 한 번 줄지도 모르잖아? (강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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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화
틴모가 한 번 줄지도 모르잖아?
하아, 오늘도 지루한 하루다.
일어나자마자 습관처럼 아디다스 추리닝 입고 PC방에 왔다.
“세나, 자지루~”
쓰레기 년.
누가 백조 아니랄까봐 일어나자마자 ROL박으로 피방으로 출근 해 있었다.
“세나, 아침 먹었어?”
“강쥐, 어제 고등학교 동창들이랑 새우깡에 깡소주 까서 그런가? 속 쓰려서 뭐가 안 넘어 가더라. 그런 의미로 컵라면 사줘. 콜?”
“미친년아. 속 쓰려서 아침 안 넘어간다며.”
“내 돈 주고 사면 안 넘어 가고 강쥐가 사주면 언니가 특별히 맛있게 먹어줄게.”
“미친년아, 내가 돈이 어디 있어. 다 같은 백조끼리.”
“썅년아. PC방 정액 끊을 돈은 있고, 절친 라면 사줄 돈은 없냐?”
“미친년아, PC방은 숨 쉬는 거랑 같은 거고. 숨 쉬는 데 돈 내야 한다고 숨 안 쉴 거냐? 씨발, 솔직히 내가 PC방 오고 싶어서 오냐. 집에 있으면 아빠 눈치 보이니까 빤스런 한 거지.”
“그러게 말이다. 아, 빨리 취업해야 하는데. 우리 학번은 진짜 개 작살났네. 올해는 삼쏭 공채도 줄인다며.”
“하, 세나 년 정신승리 보소. 삼쏭이 공채 줄이는 거, 너랑 아무상관 없거든. 네가 1억 기부하고 싹싹 빌어도 삼쏭같은 대기업은 너한테 아무관심 없어.”
“강쥐, 썅년아. 말이 그렇다는 거지. 아침부터 이 언니의 여린 마음을 그렇게 산산이 부셔야겠니. 아 빨리 취업해야 하는데. 씨바알~”
벌떡!
“쉐나, 어디 가?”
“어, 정액 충전하러. 지금 pc방 이벤트잖아. 100시간 넣으면 10시간 보너스, 개꿀~”
“미친 세나, 취업해야 한다면서 100시간 충전 하냐?”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지. 썅년아.”
“야! 강세나!”
“왜? 강지은!”
“나도 100시간만 넣어줘. 씨발.”
“미친년, 그럴 줄 알았다. 돈 내놔.”
“일단 네 돈으로 좀........”
“강쥐, 뒤질래?”
“아, 쪼잔 한 년. 야. 여기 카드.”
나는 지은이의 카드를 넓죽 받았다.
“100시간 충전하고 라면 두 개 결제하면 돼지?”
“뭐, 이 썅년아? 라면을 왜 사?”
“심부름 값도 모르냐, 병신년아. 이미 네 카드는 내 손에 있거든. 그러니까 카드는 신중히. 몰라?”
“아오, 저 또라이년. 난 짜파게티.”
“눼, 눼. 감사합니다. 언니~”
얻어먹으니까 일단 언니라고 불러 준다.
나는 다리를 긁적이며 카운터로 갔다.
정액 100시간 이벤트는 카운터에서만 가능 했다.
귀찮게 시리.
하, 시발.
금태양 알바년이네.
보지 냄새나게.
이러니까 이 PC방이 잘 될 수가 없다.
자고로 피방 알바는 귀여운 소년을 써야 잘 되는 법인데.
그러면 라면 하나 시킬 것도, 알바생 얼굴 한 번 더 보려고 찐만두 추가 시킨다.
터벅, 터벅!
“야, 77번 존나 귀엽지 않냐? 시크 한 게 매력도 쩔어.”
“양아치 년아. 77번 내가 찍은 지 오래 됐거든. 눈독들이지 마라. 확 눈깔 파 버린다.”
“미친년, 77번은 너한테 관심 일도 없거든. 아, 몰카 찍어서 딸감으로 써야겠다.”
“양아치 년아. 음탕한 눈으로 77번 더럽히지 마라. 진짜. 77번은 똥도 안 싸고, 방구도 안 뀔 거야. 저렇게 고결하게 생겼는데, 77번도 우리와 같은 인간이라는 게 상상도 안 간다.”
“미친년, 오버 그만 떨어라. 야, 나는 화장실 좀 갔다 올게. 77번 상상하면서 자위나 한 번 시원하게 하고 와야겠다.”
“걸레 같은 년. 알았어. 빨리 갔다 와.”
하, 미친년들.
pc방 알바년들이 남자 얘기 중이었다.
하긴 여자들이 모이면 할 얘기가 남자 섹드립 밖에 더 있겠냐.
그런데, 77번이 누구야?
나도 모르게 77번 자리로 눈이 갔다.
65.....
70...
77!
후드티를 입고 반바지를 입은 20살쯤으로 보이는 소년이었다.
옆모습이지만 연예인 아우라가 보였다.
미친!
PC방은 난쟁이 똥자루에 배불뚝이 안경 히키코모리 새끼들만 오는 곳 아니었나?
마치 현생에서 천사라도 만난 듯, 소년에게서 눈을 뗄 수 없었다.
보면 볼수록 귀여웠다.
보면 볼수록 빠져든다.
이런 걸 첫눈에 반한다고 하는 건가?
하루 종일 얼굴만 보고 있어도 배가 부르고 근심 걱정이 사라질 것 같았다.
카운터 알바년도 77번을 계속 흘깃흘깃 보고 있었다.
변태 같은 년.
“103번, 105번. 이벤트 100시간 충전이요.”
“네........”
“그리고 103번 안성탕면, 105번 짜파게티 하나요.”
“네.......”
뭐야, 이 미친년 아주 정신이 나갔네.
입으로는 네. 라고 대답하지만 눈은 77번 자리에 고정되어 있었다.
“저기요? 주문 받으셔야죠.”
“네, 네?”
그제야 알바년이 정신이 돌아왔나 보다.
무안한지 재빨리 계산을 도와줬다.
계산하고 자리로 돌아오면서 PC방을 돌아봤다.
미친년들이 남자 처음 보는지, 다들 77번 자리를 슬쩍 슬쩍 보고 있었다.
심지어 남자친구랑 같이 온 년도.
“누나? 자꾸 어디 보는 거야? 저기 아는 사람 있어?”
“아니야, 찬영아. 신경 쓰지 말고 찬영이 하고 싶은 거 해.”
“무슨 말이야. 누나 때문에 pc방 온 거잖아. 남자가 pc방에서 할 게 뭐 있다고.”
“아, 쫌. 영화를 보든가 노래를 듣던가 하라고. 찬영아.”
“아, 진짜 요즘 누나 변한 것 같아. 나 집에 갈래.”
“차, 찬영아. 아니야. 누나가 미안해. 한 눈 안 팔게. 한 번만 용서해 줘라 응?”
“정말이지 누나?”
“응, 찬영아 누나가 미안해. 다 잘 못 했어.”
“그러면 나 이번에 나온 플레이스타이션5 사 줘. 그럼 용서해 줄게.”
“찬영아, 누나 이번 달에 월세도 내야하고, 성과금도 안 나와서 월급도 좀 빠듯하고.”
“나 집에 갈래.”
찬영이라는 남자가 가방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니야! 찬영아. 찬영아! 누나가 빚을 내서라도 다 해줄게. 가지마. 응? 누나는 찬영이 밖에 없어. 진짜야. 찬영아, 제발!”
하, 진짜 대한민국이 가면 갈수록 가관이다.
무슨 자지에 금태라도 둘렀나.
요즘 남자 새끼들은 자지 한 번 대주고 졸라 비싸게 군다.
에이, 그래.
저 따위로 생긴 새끼도 남자라고 비싸게 구는데,
77번 같은 조각 꽃미남이 나 따위한테 관심 있을 리가 없지.
잠깐이나마 설렜다!
마음 접자.
“강쥐! 야 지금 PC방 분위기 장난 아니다. 역대급 Elf 출연.”
"아, 77번? 미친년, 보지 설레냐? 야, 관심 꺼. 그런 엘프가 우리 같은 호빗들한테 관심이나 있을 것 같아?”
“썅년아, 그냥 그렇다고. 말도 못하냐.”
사실 지은이의 말은 일리가 있었다.
요즘 같은 시대에 나와 지은이는 키가 170cm도 안 된다.
우리 같은 호빗들한테 남자들이 관심을 가질리 없었다.
그래도 얼굴이랑 비율만 보면 나나 지은이도 꽤 괜찮은 편이었다.
둘 다 가끔 얼굴 모델 알바를 하니까.
얼굴 예쁘면 뭐하냐고.
모테솔로인데.
하긴.
사실 지금 남자친구 있는 년들이 대단한 거다.
지금 대한민국 남녀 비율은 미쳤기 때문이다.
“하아, 부럽다. 남자친구 있는 썅년들.......”
“내 말이. 딜도 말고, 실제 남자새끼 좆 좀 보지에 꽂아보면 소원이 없겠다.”
“씨발, 그러면 오피스텔이라도 가던가. 썅년. 너 나 없는 사이 자위 했냐? 보징어 냄새 오진다. 미친년아.”
“미친년이, 뭐래? 너 이 씨발년. 보지 냄새거든요. 자기 보지 냄새 맡고 찌릉네 난다고 지랄이네. 그리고 오피스텔은 그냥 가냐? 남자 새끼들이 그냥 박아줘? 다 머니가 필요하다는 거 아냐. 머니가! 요즘 올라서 삼십분에 30만원이래. 요즘 자지 값이 옛날 값이 아니다. 대한민국이 이러다 망하지. 망해!”
“미친년, 또 그건 언제 알아 봤데?”
“취업하면 갈려고 알아봤다. 왜?”
“아, 눼. 평생 못가겠네. 그냥 딜도를 남자친구 해. 이름도 만들어서 불러주고.”
“오타쿠 같은 년. 됐다. 됐어. 너랑 말 섞은 내가 잘못이지.”
“야, 잡소리 그만하고 ROL이나 하자. 나 이번에 골드 승급전이거든. 지면 진짜 자살각.”
“너나 처 해. 미친년아. 너는 버스 태워줘도 자동 하차하잖아. 언니는 오늘 기분이 꿀꿀해서 피파나 하련다. 손흥미 언니 나오면 좋겠다.”
“보지까. 샹년아. 누구 때문에 매번 승급전 떨어졌는데. 버스는 개뿔. 똥차겠지. 네 년이 똥을 하도 싸지르니까.”
나는 끝까지 빈정되는 지은이를 무시하고 ROL에 접속했다.
아, 진짜! 제대로 된 팀만 걸려라.
내가 캐리 할 테니.
틴모하고 장애인 새끼들만 안 걸리면 되는데.
그런데,
언제나 불길한 예언은 현실이 된다.
씨발, Imabojiguard 썅년이 칼픽을 박았다.
탑 티모로.
하, 씨발.
이번 승급전도 글러먹었구나.
1
미친 틴모년.
역시나 암 덩어리였다.
그렇게 틴모한다고 지랄하더니 게임시작한지 2분이 지났는데도 안 움직인다.
탈주각이다.
하!
장애인년들 데리고 4 대 5로 캐리 해야 하네.
그 때.
보이스채팅.
“소환사님들 틴모 정신 차렸습니다. 제대로 게임 해보죠.”
어?
이건 뭥미?
틴모년이 남자였어?
그런데 목소리가 졸라 상큼하다.
마치 방금 딴 블루체리 같이.
ROL경력 10년 차 고인물로서.
저 정도 목소리면 최소 얼굴 썩진 않았다.
이건 확실한 감이다.
용기내서 최대한 귀엽고 정중하게 말 걸어 본다.
“저기요. 틴모님. 혹시 남자분이세요?”
버스 타려고 남자 목소리 흉내 내는 미친 게이년들도 요즘엔 있었다.
한 번 더 확인 해 본다.
“네, 남자 맞는데요?”
틴모가 대답했다.
아, 목소리가 상큼하다 못해 팡팡 터진다.
야스 할 때 신음소리 뒤질 것 같은데.
다른 년들도 감 잡았는지 틴모한테 졸라 질척인다.
개년들.
눈치는 빨라가지고.
어떻게든 인연 한 번 만들어 보겠다고 발버둥 친다.
[공대승원이내꺼: 어디 사세요?]
공대승원이내꺼년이 총대를 메고 어디 사냐고 물었다.
“저, 잠실 사는데요. 왜요?”
틴모가 경계심이 가득한 말투로 대답했다.
하긴 게임하면서 이런 일이 한 두 번 이었겠어.
처음 게임에서 만난 여자가 남자한테 어디냐고 물어보니 경계할만하지.
경계하는 차가운 목소리는 더 시크하고 섹시하네.
틴모 자지 보지에 넣고 비비고 싶다.
가만, 그런데?
잠실이라고 했지.
나도 잠실인데.
나도 잠실이라고 말 할까?
아니야, 그러면 무서워 할 수도 있어.
잘 생각하자.
잘 엮으면 틴모가 한 번 박아줄지도 모르잖아.
다른 년들도 나랑 같은 생각인지 티모한테 아부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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