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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든 세상에서 마음껏 살아간다-117화 (117/271)

〈 117화 〉 116화

* * *

대체 왜 비밀조직이라는 것들은 왜 이렇게 자폭을 좋아하는 거지?

그것도 말단 조직원들을 싹 다 죽이고 기지를 통째로 날려버리는 식으로 말이다.

그래, 기지는 기밀을 유지하기 위해서 날려버린다고 치자.

급하다는 이유로 조직원들을 내다버리면 조직에 충성하는 사람이 몇이나 남을까?

몇몇 선택받은 간부들만으로는 전국적인 조직을 운영하긴 힘들 텐데 말이다.

무슨 공채를 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노예가 세상에 남아도는 것도 아닌데 무슨 수로 조직원을 충당하는 걸까?

아, 몰라!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

“얘들아, 당장 도망가자. 이쪽으로 모여.”

나는 사랑하는 이들을 양 팔에 앉힌 뒤에 전력을 다해서 입구로 도망치려고 했다.

하지만 갑자기 격벽이 내려왔고, 우리는 중앙통제실에 꼼짝없이 갇히고 말았다.

그리고 가장 큰 수정구에서 입체영상이 떠오르더니 가면쟁이 하나가 모습을 드러냈다.

“아쉽게도 견학시간은 끝났어. 설마 이렇게 쉽게 함정에 걸려들 줄이야. 아마 너희들이 여기서 죽어버리면 새로운 기사단장께서 큰 절망에 빠지겠지.”

“엘카힘! 네 년 짓이었나?”

나는 가면을 쓰고 있어서 얼굴을 알아볼 수는 없지만 목소리만 들어도 가면쟁이의 정체를 뻔히 알 수 있었다.

라우라의 철전지 원수인 구도자 엘카힘.

그 역겨운 괴물이 우리를 함정에 빠트려 죽일 작정이다.

오랜만에 엘카힘을 마주한 라우라는 이를 갈면서 무섭게 으르렁거렸다.

“그래, 멍청한 엘카렌이 고작 너처럼 약한 놈에게 지는 바람에 일이 꼬여버렸으니 어떻게든 화풀이를 하고 싶었지.”

“너희 지도자가 드디어 날 포기했나보지?”

“그럴 리가. 그 분께서는 이번 사건에 대해서 보고를 들으시곤 굉장히 흡족해하셨어. 하지만 ‘우리’들은 네가 조직의 계획을 방해하는 걸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지. 너희들이 여기서 흔적도 없이 날아가 버린다면 모든 게 다 예전처럼 돌아갈 거다. 그럼 잘 가라고. 아! 지옥에 떨어지면 엘카렌에게 내 안부를 전해주는 것도 잊지 말고.”

엘카힘은 할 말을 다 끝내고는 멋대로 통신을 끊어버렸다.

이제 남은 시간은 고작 2분이었다.

나는 심장이 미친 듯이 뛰는 와중에도 침착하게 시설 전체를 통제하는 수정구를 빠르게 훑어보았다.

하지만 거의 모든 통제권을 상실한 상태라서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었다.

“이건...”

나는 거의 포기하려는 찰나에 여전히 시설 내에서 통제가 가능한 비상환기시스템을 발견했고, 그 즉시 작동시켰다.

그리고 밖이 보이는 유리창이 있는 엘카렌의 집무실로 가서 상황을 살펴보았다.

다행히도 광장 위의 지붕이 천천히 열리기 시작하는 모습이 보였다.

하지만 지붕은 덩치에 비해서는 아주 조금 열렸고, 그 틈으로 일렬로 이어진 거대한 환풍기들이 빠르게 회전했다.

분명 훌륭한 환기시스템이지만 우리가 탈출할 틈을 주질 않았다.

마법갑옷이 회전하는 환풍기에 맞아도 버텨낼 수 있다 하더라도 내 품에 안겨있는 사랑하는 이들은 결코 무사하지 못할 것이다.

이제 남은 시간은 1분 30초 밑으로 떨어졌다.

씨발, 미치겠네. 아니야, 이럴수록 침착해야지.

“이리스, 왼쪽 제일 밑에 있는 환풍기의 중앙을 맞춰볼래?”

“네, 레베카님.”

이리스는 내 명령에 따라서 가장 낮은 곳에 위치한 환풍기의 정중앙을 사격해서 6발 모두 확실하게 명중시켰다.

그러자 환풍기가 격하게 덜컹거리더니 연기를 풀풀 날리면서 멈춰 섰다가 옆으로 기울어지면서 바닥에 쿵하고 떨어졌다.

거의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하고 마지막 희망을 걸어봤는데, 다행히 의도대로 상황이 진행되었다.

“좋았어! 얘들아, 얼른 가자!”

나는 다시 세 사람을 품에 안고서 유리창 너머로 뛰어내리면서 마법추진기를 작동시켜서 떨어지는 충격을 완화시켰다.

그런데 생각보다 충격이 강해서 내 사랑들이 아파했다.

가면 역시 마법방어구처럼 공격으로 간주되지 않는 충격은 막아주지는 못하는 것 같다.

세 사람은 다치지는 않았지만 내가 부주의해서 아프게 만들었다는 생각에 너무 미안했다.

하지만 지금은 일단 살아남는 게 중요하니 아무런 말도 없이 망가진 환풍기 밑을 향해 전속력으로 뛰어갔다.

이제 남은 시간은 아마도 30초 정도일 것이다.

문제는 지금 상태로는 한계중량을 넘어서는 무게라는 것이다.

나는 일단 세 사람을 내려놓고 장갑을 퍼지시키는 기능을 활용해서 마법추진기가 장착된 흉갑을 제외한 모든 장갑을 떼어냈다.

지금은 시간이 부족하니 바닥에 떨어진 장갑들은 내버려두고 마법방패, 세 사람의 짐만 급하게 치트가방에 쑤셔 넣었다.

그리고 둘도 없이 소중한 사람들을 꼭 안고서 마법갑옷의 출력을 최대한 끌어올려 제자리에서 높이 뛰어올랐다.

그런 뒤에 높이가 낮아지기 직전에 마법추진기를 최대출력으로 작동시켜서 5초의 짧지만 중대한 비행을 시작했다.

마치 SF영화의 반중력장치가 떠오르는 웅웅거리는 소리를 내면서 작동한 마법추진기는 우리를 시설 바깥으로 겨우 내보내주었다.

시설을 벗어나 협곡의 위쪽으로 빠져나온 것까지는 좋았지만, 그 순간에 마법추진기가 한계를 맞이하는 바람에 속도가 어느 정도 붙은 채로 비스듬히 추락하기 시작했다.

나는 얼른 내 등이 아래로 향하도록 자세를 바꿨고, 내 사랑들을 놓치지 않도록 꼭 끌어안았다.

그리고 나는 격하게 등을 땅에 부딪치며 꽤 오랫동안 미끄러진 뒤에야 겨우 멈췄다.

마법추진기가 박살나고, 마법갑옷의 프레임이 으스러지는 소리가 났지만 상관없었다.

덕분에 우리가 살았으니 말이다.

“다들 괜찮니? 윽!”

나는 나보다 내 사랑들의 안위를 먼저 챙기려고 했지만, 갑자기 격렬한 폭발이 일어나면서 지축이 흔들렸다.

폭발은 환풍기들을 물론이고 지붕의 일부까지 하늘 높이 날려버렸고, 시뻘건 화염이 엄청난 기세로 치솟았다.

그리고 맹렬한 강풍과 함께 공중에서 온갖 파편들이 위협적으로 쏟아지기 시작했다.

나는 서둘러 치트가방에서 대형 마법방패를 다시 꺼내서 우리 모두를 보호했다.

환풍기가 방패를 때릴 때는 이대로 끝장인가 싶을 정도로 강력한 충격이 느껴졌지만 운 좋게도 방패가 크게 훼손되는 선에서 끝났다.

“휴우, 죽는 줄 알았네.”

나는 모든 파편이 떨어지고도 한참의 시간이 흐른 뒤에야 겨우 한숨 돌릴 수 있었다.

하지만 마법갑옷은 더 이상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크게 손상되었고, 방패 역시 더는 써먹기 어려울 정도로 상태가 안 좋았다.

그리고 완전히 갈려나간 마법추진기는 말할 것도 없었다.

기껏 얻었다고 생각했던 좋은 장비가 이렇게 허망하게 날아가 버릴 줄이야.

그래도 우린 엘카힘의 개수작에서 살아남았고 그 망할 쌍년을 죽여야 할 이유 아니, 차라리 죽는 걸 원할 정도로 고통스럽게 만들어줘야 할 이유가 하나 더 늘었다.

“다들 괜찮니? 다친 곳은 없어?”

나는 망가진 마법갑옷에 갇혀서 꼼짝도 할 수 없었지만 입으로라도 내 소중한 사랑들을 먼저 챙겼다.

내 보호 아래에서 서로를 부둥켜안고 있던 세 사람은 고개를 들어서 나를 바라보았다.

“멍이 좀 들기는 했지만 괜찮아요.”

“저도 라우라랑 비슷한 것 같아요. 아얏! 팔이 좀 긁히기는 했네요. 헤헤.”

다행히 라우라와 이리스는 약간의 멍과 찰과상을 입은 게 전부였다.

둘 다 몸이 튼튼한 편이라서 그런지 격한 충격을 받아도 잘 버틸 수 있었던 것 같다.

“에리카, 넌 어떠니? 에리카? 세상에!”

나는 물론이고 라우라와 이리스는 에리카의 몸 곳곳에 찢어진 상처가 났고, 얼굴이 온통 코와 입에서 흘린 피로 물든 것을 보고 깜짝 놀라고 말았다.

우리 모두 경황이 없어서 에리카가 어떤 상태인지 미리 알아차리지도 못했다.

난 그게 너무 미안했지만 의외로 에리카는 침착한 태도를 보였다.

“전 괜찮으니까 걱정 마세요.”

“그게 무슨 소리야? 라우라, 이리스. 일단 날 빨리 여기서 꺼내줘.”

내 다급한 명령을 받은 라우라와 이리스는 처음에는 손으로 어떻게 해보려다가 주변에 널린 파편들 중에서 기다란 막대 같은 골라서 지렛대처럼 활용해서 겨우 날 꺼내주었다.

나는 망가진 마법갑옷에서 나오자마자 헐레벌떡 에리카에게 다가가서 그녀의 상태를 살펴보았다.

“어라? 벌써 다 나았네?”

아차! 난 에리카에게 재생력강화 스킬이 있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

여태까지 에리카가 눈에 띄게 다친 적이 없어서 그 스킬이 활성화되는 것을 본 적이 없어서 그런 건가?

그런데 이렇게까지 회복속도가 빠를 지는 몰랐다.

엘카렌이 욕심을 낸 이유가 이제야 이해가 간다.

“전 원래 뭐든지 빨리 낫거든요. 그래서 이 정도 상처는 금방 아물어요. 이것보다 훨씬 심하게 다쳐도 남들보다 금방 낫고요. 그러니 제가 웬만큼 다치는 걸로는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예전에 팔이 잘렸을 때도 스스로 다시 붙였거든요.”

“에리카, 난 그냥 네가 다치는 것 자체가 싫어. 그러니까 앞으로는 그렇게 말하지는 말아줘. 그리고 아무리 빨리 낫는다 하더라도 다치면 아프잖아. 난 네가 아픈 것도 싫어.”

나는 떨리는 손으로 에리카를 꼭 안아주었다.

내 알몸에 피가 묻든 말든 상관없었다.

“고마워요, 레베카님. 앞으로는 레베카님을 괴롭게 만드는 말은 하지 않을게요.”

“그래도 힘든 일이나 도움이 필요한 일이 있으면 꼭 말해.”

“네, 레베카님. 그런데 춥지 않으세요? 얼른 옷을 입으셔야할 것 같아요.”

나는 에리카의 말에 치트가방에서 옷을 꺼내서 서둘러 갈아입고, 세 사람의 짐과 고속회복캡슐, 소독된 물수건을 꺼냈다.

그리고 라우라와 이리스에게 고속회복캡슐을 하나씩 준 다음에 물수건으로 에리카의 피범벅이 된 얼굴과 몸을 정성스레 닦아주었다.

내가 깨끗하게 만들어준 얼굴로 방긋 미소를 지으며 내 손을 잡아주는 에리카 덕분에 이제야 겨우 손에서 떨림이 멈췄다.

정말 사랑스러운 사람이다.

그런데 안도감이 워낙에 컸는지 다리에 힘이 풀려서 그대로 주저앉고 말았다.

그걸 보고 놀란 내 사랑들은 날 둘러싸고 엄청나게 걱정하는 눈빛을 보내왔다.

“하하하. 내가 너무 긴장했었나봐. 갑자기 못 일어나겠어.”

“그럼 제가 업어드릴게요.”

“고마워, 라우라.”

“저도 업어드릴 거예요.”

“이리스도 고마워.”

라우라와 이리스는 둘이서 날 업어주겠다고 나섰고, 언제나 통용되는 순서대로 라우라가 날 먼저 업기로 했다.

에리카도 날 업어주고 싶어 하는 기색이었지만 그녀가 뭐라고 말을 해보기도 전에 라우라가 아직 힘이 약해서 안 된다고 선을 그어버렸다.

나는 라우라가 대부분의 상황에서 이성적으로 생각하는 게 참 마음에 들지만 가끔은 다른 친구들에게 너무 냉정한 태도를 보이는 것 같아서 아쉽기도 하다.

이리스에게는 그러는 일이 별로 없지만 유독 에리카에게 그런 태도를 보이는 경우가 잦은 걸 보면 아직 그녀가 미숙하다고 판단해서 그런 것 같다.

그래도 평소에는 에리카를 잘 챙겨주고 있으니 굳이 내가 개입할 필요까지는 없지 싶다.

“레베카님, 부서진 물건들은 어떻게 하시겠어요?”

“일단은 챙겨가야겠지. 혹시나 고칠 수 있을 지도 모르고 우리가 어떤 일을 겪었는지 증거를 보여줄 필요가 있으니까.”

나는 라우라의 등에 업힌 상태로 치트가방에 마법추진기의 파편들과 마법갑옷의 망가진 내부프레임, 거의 반으로 갈라지기 직전인 마법방패를 집어넣었다.

그리고 다함께 폭발한 시설에서 최대한 빨리 멀어졌다.

우리가 나온 곳은 협곡의 위라서 거의 섬에 갇힌 형국이나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다행히도 건너편으로 갈 수 있는 다리가 곳곳에 놓여있어서 어렵지 않게 안전한 곳까지 이동할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그 사이에 라우라의 등에서 이리스의 등으로 갈아탔는데 확실히 라우라의 골격이 더 튼튼하고 힘도 더 세다는 게 느껴졌다.

생각해보니 최근에는 레벨이나 스테이터스에 별로 신경을 쓰지 않은 것 같다.

내 소유의 중량 마법갑옷이 생기고, 레벨이 딱히 절대적인 영향력을 가지지 않으니 점점 관심에서 멀어진 모양이다.

마법갑옷이 망가지자마자 다시 거기에 관심이 생기다니 뭔가 웃기다.

나는 생각난 김에 내 상태창을 열어서 그동안 일어난 변화를 살펴보았다.

레벨은 51로 올랐는데, 아마도 거대 인면어를 제압하고 엘카렌을 죽인 영향일 것이다.

난 새로 얻은 특수포인트를 건강에 투자해서 B랭크로 만들었다.

그리고 무장해제는 여전히 스킬레벨이 1이지만 약점조준은 벌써 스킬레벨이 5로 올랐다.

전투를 할 때마다 사실상 패시브처럼 사용하게 되는 전투스킬이라서 그런 것 같다.

거기다 각종 총기숙련 패시브스킬들의 스킬레벨이 모두 2로 상승했다.

또한 이번에는 마법갑옷을 완전히 박살내다시피 해서 그런지 몰라도 마법갑옷숙련의 스킬레벨이 2에서 4로 상승했고, 마법방패숙련의 스킬레벨도 2로 올랐다.

솔직히 아직은 숙련과 관련된 패시브스킬들이 별로 체감이 되질 않지만 나중에 최고레벨에 도달하면 뭔가 달라지는 게 있지 않을까 싶다.

비전투스킬의 경우엔 고통내성은 9, 회피는 8로 올랐다.

고통내성이야 볼이 뜯겨나가서 올랐을 것 같고, 회피는 엘카렌을 상대하느라 올랐겠지.

그리고 기마술은 스킬레벨이 3이 되었는데 내가 체감하기엔 아직도 1인 것 같다.

마지막으로 내가 가지고 있는 두 가지 소환스킬을 살펴보았다.

소환스킬들은 다른 스킬들과 달리 단순히 많이 사용하면 오르는 게 아니라 특정한 조건을 채우면 즉시 오르는 구조로 되어 있었다.

촉수소환의 경우에는 스킬레벨을 1에서 2로 올리기 위해서는 기생촉수를 숙주 하나에 감염시킬 것, 악마촉수를 한 마리 생산할 것, 성장한 악마촉수를 실전에 투입할 것 이 3가지 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난 이중에서 조건을 하나만 만족시켰기 때문에 촉수소환스킬은 스킬레벨이 여전히 1이다.

반면에 드론소환스킬은 정찰드론과 무장드론을 각각 하나씩 소환할 것, 시야공유스킬을 10분 이상 사용할 것, 실전에 투입할 것이라는 3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시켜서 스킬레벨이 2로 상승했다.

덕분에 드론의 지속시간이 20분, 중계범위가 2km로 늘었고 각 드론의 전반적인 성능이 향상되었다.

그리고 무장드론은 마력권총이 한 자루 더 추가되어서 순간화력이 2배로 상승했고 정찰드론은 마킹기능이 추가되었다.

마킹기능은 파티원 모두에게 공유되기 때문에 특정한 목표를 상대해야할 때 아주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나는 다른 사람들의 스테이터스도 확인해보려고 했지만 갑자기 졸음이 몰려와서 크게 하품을 하고 말았다.

그러자 모두의 관심이 나에게로 쏠렸다. 내가 하품을 너무 시끄럽게 했나?

“레베카님, 피곤하면 주무세요. 저희들이 안전하게 모셔다드릴게요.”

내 옆에서 걷고 있던 라우라는 내 볼에 입을 맞추며 말했고 나는 그걸 수면제로 삼아서 그대로 잠이 들고 말았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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