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 혼자 비만 오크-787화 (완결) (786/800)

787회

[작품후기]

라스

D-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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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투와의 라스는 굉장했다.

라스로 둘째가라면 서러워 할 샤이탄의 존재감이 중간부터 완전히 지워졌구나 싶을 정도로 에스투는 대단했다.

"끄으응, 오랜만에 개쩌는 자지를 만나서 행복했어!"

섹스 도중에 앙앙거리며 죽어가던 에스투는 모두 연기였을까. 에스투는 팔팔한 몸으로 단번에 이전과 다를바 없는 모습이 되었다.

"...와, 대단하다. 누구는 지금 자지가 죽었는데."

라스푸틴이 죽었다. 발기가 되지 않는다. 두 마왕 모녀는 무려 일주일 동안 나를 쥐어짜고 착정하여 완전히 자지를 죽여버렸다.

"이거 너무한 거 아닌가?"

"네 자지가 너무한 거지. 200레벨이 넘는 여자를 이렇게 가버리게 하는 남자는 솔로몬 말고 없을 걸? 심지어 너는 그만큼 강하지도 않잖아. 어휴, 얘가 이제 신이라니."

"......뭐?"

나는 에스투의 말에 오한이 들었다.

"내, 내가 신이라고?"

"응. 신. 그렇다고 뭐 초월자나 그런 건 아니야. 신성은 없지만 신으로 추앙받는 존재잖아?"

"...그러면 무슨 메리트가 있지?"

"글쎄. 여신처럼 모두에 신성력은 뿌리지 못해도, 모두에게 정액은 뿌릴 수 있는 거?"

"......최소한 남자는 신도로 들어오지 않겠군."

끔찍한 종교다. 나야 여자 신도가 마구잡이로 늘어나면 좋지만.

"흐흥, 걱정마. 네가 마왕이 되면 내가 너희 교단의 첫번째 신도가 되어줄테니."

"그게 무슨 소리냐. 어차피 너 어딘가로 사라지는 거 아니었냐?"

"응?"

"솔로몬, 뭔가 떠날 것 같은 느낌이던데."

이건 내 직감같은 것이며, 솔로몬과의 대화에서 얻은 몇 가지 힌트를 통해 유추한 것이다.

"솔로몬, 원래 세계로 이제 돌아가려는 거 아니냐? 지금까지는 여신 때문에 미뤄두고 있던 거고."

"...그렇지."

에스투는 쓰게 웃으며 한탄했다.

"원래 세계로 돌아가야지. 사실 원래부터 되돌아갈 힘은 있었지만, 여러모로 난감한 상황이 있어서 미뤄두고 있었단 말이야. 무려 1년 넘게."

"......미뤄두고 섹스만 주구장창 했구만."

새삼 솔로몬이 나를 중용했던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마왕으로 점찍었었지.'

마치 쓸데없는 책임감 때문에 명예퇴직하지 못하고 1년째 후임자 없이 멍때리고 있다가, 능력있는 사원을 발견해 초고속 승진시켜 후임 회장으로 만들려고 하는 큰 그림이 아니었을까.

그건 정답이다. 나는 실제로 가장 마왕에 가까운 자가 되었으니.

"솔로몬에게는 미안하지만 마왕 좀 더 해줘야겠다고 전해줘야겠어."

"응? 왜?"

"그야 내가 마왕이 되려면-"

"내가 마왕하기로 했는데?"

"......?"

나는 순간, 에스투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리고 잠시 생각을 하고난 뒤에 그녀의 진의를 깨달았다.

"분신이지만 별개의 개체로 떨어져나왔다고 하면 되려나?"

"...어, 설마?"

"그래. 너 지금 진짜로 마왕님을 따먹은 거야."

에스투는 자신의 배를 살포시 두드리며 씩 웃었다.

"소감은 어때? 마왕의 뱃속에 질싸한 소감은."

"...씨발, 알고 쌌으면 더 쩔었을텐데."

"흐흥, 앞으로 더 싸면 되지."

"자, 잠깐만요! 에스투 님?!"

샤이탄이 나를 보호하듯 내 팔에 달라붙었다.

"안 됩니다!"

"왜?"

"주, 주인님은...저희 겁니다!"

"샤이탄…!"

나는 부끄럼많은 샤이탄이 당당히 자신의 속내를 드러낸 것에 기뻤다.

불행히도 쥐여짜이느라 자지는 아직 회복되지 않았지만, 나는 샤이탄의 마음 만으로도 자지가 부활하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

"그래? 근데 이거 어쩌지. 이미 내 마왕성은 오크 자지에 뚫려버렸는데."

"그런 농담이 아니라…!"

"농담 아니야. 솔로몬은 나한테 마왕의 자리를 넘겼는 걸. 내가 말했잖아. 너 마왕의 보지를 따먹었다고. 그게 농담같았어?"

"그, 그거야…."

나는 할 말을 잃었다.

"그건 네가 솔로몬의 분신이라서…."

"영혼의 일부지. 솔로몬도 나름 책임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서, 이 세계에 나를 두고 떠나기로 했어."

"......나 참."

솔로몬의 깜짝 선물에 나는 기쁜 동시에 왠지 씁쓸했다.

"...게이는 아니지만 솔로몬은 한 번 따먹고 싶었는데."

속은 남자지만 겉은 여자 그 자체인 존재를 범한다는 건 호모이며 게이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솔로몬이라면...한 번 정도라면 괜찮지 않을까? 사람이 살면서 한 번 정도는 일탈할 수 있지 않겠는가?

누구나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솔로몬의 청년 모습이 아니라, 에스투가 기억하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면 누구나 자지가 떨릴 만한 미모였다.

이른바, 전형적인 오토코노코!

"너도 참 희안하네…. 좋아. 네가 마왕의 자리를 완전히 이어받을 정도가 되면 솔로몬 모습으로 한 번 대줄게. 대신 자지는 떼고 보지를 달 거야."

"......그럼 아슬아슬하게 세이프인가?"

남자가 아니라 여자랑 하는 거니 솔로몬도 인정해주지 않을까.

"...결정됐군. 마왕의 보지 뿐만 아니라 마왕의 자리를 따내기 위해서는 아직 할 일이 많다 이거지."

"그런 셈이네. 솔로몬이 떠나기 전에 한 말이 있어."

"뭔데?"

"'나는 집으로 돌아간다, 좆같은 이세계도 이제 안녕이다!'"

"...어우야."

정말 싫었나보다. 나는 그가 남긴 말에 담긴 처절함에 등골이 서렸다.

"다들 원래 세계로 그렇게 돌아가고 싶었나보구나…."

"다들 그렇지 않아?"

"글쎄."

샤이탄이 내 팔을 꾹 잡아당겼다. 나는 샤이탄의 허리를 토닥였다.

"...아무튼 마왕님, 그러면 이제 시스템은 어떻게 되는 거지?"

"유지는 되지. 내가 마왕으로서 움직이면 되니까. 대신 더이상 소환은 없어. 솔로몬이 분신으로 돌리던 알공장을 모조리 폭파시켜버렸으니까."

"......."

역시 분신이었던가. 자신의 여체화 분신을 이용해 산란하여 72개 던전에 뿌려온 솔로몬의 의지에 찬사를 보낸다.

아마도 그의 의지는 내가 포-스에게 가졌던 복수심에 준하는 정도가 아닐까.

"한 가지 물어보도록하지. 우리 섹스도 했는데 대답 정도는 해줘도 괜찮은 거로 물어보마.”

“떡정으로 대답하기를 바라는 거야? 흐응, 알았어. 뭔데?”

“네 이름.”

나는 오래전부터 궁금했던 걸 바로 질문했다.

“시스템의 이름은 에스투가 아니잖아. 뭐지? SS인 건가?”

“...음, 그거랑은 다른데. 뭐, 섹스도 했으니까 말해줘도 상관없겠지? 내 이름은 말이야….”

에스투는 눈을 찡긋이며 자신을 가리켰다.

“사도닉스 마크투.”

“......그건 뭐야?”

“별로 중요하지 않은 이름. 그냥 쉽게 생각해. 솔로몬의 분신이고, 솔로몬 2호기 였던 존재라고. 하지만 지금은 너와의 섹스 덕분에….”

에스투는 자신의 자궁을 팡팡 두드리며 활짝 웃었다.

“나는, 이제 마왕 에스투가 된 거야.”

“......뭔지는 모르겠지만 축하한다.”

“축하만 할 거야? 나를 네 자지가 아니면 가버릴 수 없는 몸으로 만들어놓고?”

“...설마. 그건 아니지?”

“흐흐흥….”

에스투는 내 입에 입술을 맞추며 눈을 찡긋였다.

“빨리 다른 놈들 처리하고 마왕 자리까지 따먹어야지. 안 그래, 다음 마왕님?”

* * *

“가는 건가요?”

“그래.”

솔로몬은 담배에 불을 붙였다. 여신은 허망한 얼굴로 솔로몬의 바짓가랑이를 붙잡았다.

“이곳에...계속 계시기를 바라는 건 욕심이겠죠?”

“당연하지. 이제는 떠날 때가 되었어. 아니, 너무 오래 있었지.”

타닥, 타닥. 솔로몬은 재를 튕겼다. 여신은 눈물을 닦아내며 몸을 일으켰다.

“가는 길 배웅해드릴게요.”

“필요없다.”

“그러지 마세요. 당신은…제 용사님이셨는 걸요.”

“용사는 무슨.”

솔로몬은 담배를 바닥에 던졌다. 그리고 발로 두어번 짖이긴 뒤, 정장의 옷깃을 바짝 당겼다.

“완전히 못 오는 것도 아니니까 너무 그렇게 있지 마라.”

“아….”

“언젠가 다시 만날 때가 있을 거다. 그러면 그 때는 용사와 여신이 아니라….”

솔로몬은 한숨을 푹푹 내쉰 뒤, 담배를 붙잡지 않았던 손을 내밀었다.

“남자랑 여자로 만나자.”

“......정말 죄송했어요.”

솔로몬과 여신은 악수를 나눴다. 여신은 마지막까지 솔로몬의 손을 애틋하게 잡았다.

“...저기.”

“왜?”

“......당신이 제게 준 당신의 흔적, 잊지않을게요.”

“......뭐?”

여신의 말에 솔로몬은 입을 떡 벌렸다. 여신은 자신의 배를 쓰다듬으며 옅게 웃었다.

“......당신의 생명을, 이 몸에 남겨줘서 고마워요.”

“......나는 모르는 일, 아으, 젠장.”

솔로몬은 바로 몸을 돌려 여신의 쇄골에 진하게 키스했다. 붉은 입술자국이 진하게 남았고, 여신은 얼굴을 붉혔다.

“심심하면 놀러오마. 젠장, 안 생긴다더니….”

“...훗, 역시 당신은 착하다니까요. 잘가요, 이계의 용사님.”

“퍽이나.”

솔로몬은 중지를 들어올리며 앞을 향해 손을 뻗었다. 전방에 거대한 문이 열렸고, 솔로몬은 발을 안으로 디뎠다가 머리를 긁적거렸다.

“...언젠가, 다시 만나지.”

솔로몬은, 소년은 원래의 세계로 돌아갔다. 여신은 솔로몬이 떠난 곳을 바라보다가 바닥에 주저앉았다.

“...제 업보에 욕심을 부리는 건…안 되는 거겠죠, 사랑의 신 님…?”

여신은, 또다른 신을 찾으며 눈물을 흘렸다.

* * *

“후우….”

나는 여신교단의 첨탑 위에 올랐다. 마녀를 화형시켰던 첨탑은 이제 나를 위한 감시탑이 되었고, 사방을 충분히 살필 수 있을만큼 높았다.

“젠장. 쉬지를 못하겠군.”

“주인, 업보.”

“하하하, 마음먹은 일이었으니까요….”

“걱정마십시오, 주인님. 저희가 있습니다.”

첨탑 위.

나는 라임, 륜, 에일라와 함께 사방을 둘러보며 작전을 짰다.

동서남북.

각각 바알이, 아가레스가, 바싸고가, 가미긴이 아크 생텀을 향해 창을 겨누고 있었다.

“아크 생텀 버리고 그냥 튈까?”

“현명. 대신 다음에 여기 점령할 때 이전보다 더 고생할 듯.”

“아크생텀을 주인님의 마왕성으로 공표하시고 도망치시게요?”

“걱정마십시오. 아크생텀의 교화된 성기사들이 새로운 신을 따르기로 했으니까요. 병력의 양은 여전히 밀리지만...질로는 절대 지지 않습니다.”

“크으…. 그럴 수는 없지. 아오, 씁. 어째 내 인생은 계속 전쟁밖에 없는 것 같냐.”

펄럭-!

나는 군기를 높이 치켜들었다. 백악의 거성, 아크 생텀의 성벽에는 수많은 다종족 병사들이 성벽 너머의 적을 향해 활을 겨누고 있었다.

“나, 라스의 신, 마왕 라스푸틴이 명한다!”

나는 이 세계의 모두가 들을 수 있게 목청껏 하늘 높이 소리쳤다.

“라스를 모르는 자들에게, 진정한 사랑을 전파하라------!!”

엔 타로 트랄.

엔 타로 라스토피아.

“사랑과 평화가 가득 넘치는 세상을, 위하여-------!!”

"""라스!!!"""

라스를, 위하여.

<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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