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1회
261일차
호기롭게 나간 병사들은 모두 구울들의 먹이가 되었다.
실제로 그로테스크하게 잡아먹힌 사람은 없었지만, 구울에게 물려 라스키토가 되거나 마왕군에게 강제로 라스당하는 건 결국 잡아먹히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이러다 다들 죽는 거 아니야…?”
“마왕군이 마냥 안 죽이는 건 아니라던데.”
“지금 항복하면 그래도 엘프랑 한 번은 하고 죽을 수 있는 거 아닌가?”
사람들은 저마다 공포에 질렸다. 이미 공포에 질려있었지만, 이전보다 더 큰 두려움이 그들을 좀먹어들어갔다.
“으악, 아악!!”
성문 밖으로 나간 병사들은 비명을 지르며 싸우기를 주저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이라도 보이는 것처럼, 마왕군과 싸우기를 일시적으로 거부하고 있었다.
‘좋은 방법이 없을까.’
파이톤은 멍하니 하늘을 올려다봤다. 자신이 설치한 신성력의 결계는 오늘도 외벽이 산성물질이 튄 듯 일부분이 녹아있었다.
인간들은 바깥의 구체적인 상황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한다.
알아서는 안 된다. 오크가 취하는 여인들 중에는 인간들이 부러워하는 자들이 차고 넘친다는 것을.
만약 신성력의 돔 결계가 깨진다면, 인류는 적나라하게 다시 마왕군의 정사를 눈으로 보게 될 것이다. 그것만은 막아야만 했다.
시간.
시간만 버티면 이긴다. 마왕군은 식량사정 따위는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식량사정이 나빠지는 건 인간들 또한 마찬가지지만, 교착상태가 지속된다면 인류는 유리함을 가져올 수 있었다.
인류 연합 최전선에서 싸우고 있는 원군이 도착한다. 그 때까지만 버티면 된다.
‘지금 적들은 뭘 하고 있지?’
파이톤은 원견의 마법을 사용했다. 뭔가 봐선 안 될 것 같은 기본의 들었지만, 이미 마법은 발동되었다.
파이톤은 갑자기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허공의 허상에 보이는 아무 것도 변하지 않았지만, 오크는 허상을 비추는 마법거울들의 뒤에 숨어 쾌재를 부르고 있었다.
“”!!”
허상이 비추지 않는 사각지대.
파이톤은 봐버리고 말았다.
"레비...즈?"
유희 시절. 사랑에 빠진 남자를 위해 기꺼이 여자가 되어 낳았던 하프 드래곤. 남자는 딸이 인간의 삶을 살기를 바랐고, 파이톤은 레비즈를 인간으로서 키워 세상에 보냈다.
보통, 드래곤은 가족애라는 것이 그다지 없는 존재로 알려져있다. 파이톤 또한 마찬가지다.
자신이 낳아준 것 만으로도 파이톤은 부모로서 역할을 다 했다고 생각했고, 자식에게 막대한 힘을 남겨준 것으로 충분히 제 역할을 다 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자신의 낳은 하프 드래곤이 사지가 잘려 오크에게 장난감마냥 쓰이고 있는 모습은, 차마 말로 할 수 없을 만큼 손발이 부들부들 떨렸다.
* * *
"으히익, 하앙, 자지, 자지이이!"
미친 듯이 자지를 연호한다. 쾌락에 젖어 미쳐가는 여인의 전형이며, 다른 어떤 것도 신경쓰지 않고 나의 자지만을 탐하며 정신줄을 놓아버린 여인의 온상이었다.
"라스, 라스 해주세요! 주인님의 알을 낳게 해주세요오오!"
몇 번이고 내가 정신을 무너뜨리려고 작정했던 레비즈도 결국은 무너지고 말았다. 열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가 있다면 백번 천번 찍으면 되는 일 아닌가!
몇 개까지 낳았는 지 정확히 헤아리지 않았지만, 레비즈는 알을 딱 천 개 가량 낳는 시점에서 결국 저항을 포기했다. 24시간 매일매일 2시간마다 찾아오는 산란 절정의 쾌감에 결국 종이에 물이 스며들듯 가버리고 만 것이다.
"레비즈야, 알을 낳고 싶으냐?"
"네, 네! 알 낳을게요! 주인님께서 뿌려주신 씨로 알을 낳을게요!"
"그럼 외쳐라. 군단을 위하여."
"군단을 위하여어어!"
푸슈우웃.
레비즈는 앞으로 절정하며 분수를 터뜨렸다. 신성력이 섞인 성수가 전방으로 사정없이 뿌려졌고, 나는 절정하는 레비즈의 허리를 붙잡고 앞으로 들어올렸다.
'보고있나, 파이톤?'
네가 낳았을 하프 드래곤은 사지가 잘린 채 나의 알싸개가 되었다. 나는 자지 마개를 밖으로 빼냈고, 레비즈는 눈이 뒤집힌 채 전신을 떨었다.
"아, 아응, 하아앙...!"
꿀럭, 꿀럭.
레비즈의 뱃속에 깃든 알이 질벽을 타고 매끄럽게 빠져나왔다. 레비즈의 알통로는 이제 워터 슬라이드보다 더 매끄러워졌다.
'아무렴 내 자지가 박히는 순간 말고는 항상 촉수를 넣고 지냈는데 당연히 변하지.'
하프드래곤의 육체는 좀처럼 변하지 않았다.
하지만 근력운동을 매일매일 하드하게 하면 근육이 터지든 말든 일단 변화하는 것처럼, 하루에 알을 12개씩 매일매일 낳다보면 당연히 질근육도 단련될 수밖에 없다.
"네가 바로 우리 군단의 용엄마다, 레비즈."
"용...엄마...."
"보라, 네 수많은 자식들의 활약을!"
끼요오오오오옷!!
검은 날개를 펼치며 날아오른 흑익룡은 신성력의 결계를 향해 막대한 브레스를 뿜어냈다. 겉으로 보기에는 아직도 안드라스의 모습을 탈피하지 못했지만, 그들에게는 분명한 용의 인자가 섞여있었다.
그리고.
나는 우리 군단의 승리를 위해, 애써 손대지 않았던 금단의 권능까지 활용하고자 했다.
"레비즈, 네가 낳은 알 말이다. 그냥 부화시킨 거 혹시 본 적 있냐?"
"아...아아...!!"
오랫동안 합성된 자들만 봐왔던 레비즈는 그만 내 말에 지려버렸다. 그녀의 음부를 넓히며 빠져나온 알은 모르디네들이 받아 축복을 불어넣었다.
"1레벨이어도 아주 강한 힘을 자랑하더군. 봐라. 저게 바로 우리 군단의 또다른 힘이니."
캬아아아-----!!
하늘로 날아오르는 녹색의 향연. 전장 10m가 훌쩍 넘는 넓은 날개. 그리고 붉은 피막과 눈동자. 그들의 배에 새겨진 은빛의 문신은 레비즈의 신성력과 내 문신의 힘이 섞여있다는 증거였다.
"죽은 라스키토들의 마석을 섭취하여 강해진 놈들이다. 왕국 전체 국민들의 피를 먹고 자란 녀석들이지."
그 이름도 찬란한, 드래고노크.
"드래곤이 지키는 왕성이라고? 그러면 쿼터 드래곤의 맛을 쬐끔 맛봐라."
흑익룡 편대와 함께 입을 쩍 벌린 드래고노크들은 결계를 향해 기를 모았다.
"레비즈 브레스 블러스터, 발사-----!!"
마마-----------!!
용마마를 외치는 드래고노크들의 음파는 성벽의 정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보이냐, 네 자식들이 할머니 찾는 모습이."
"아, 아아...."
레비즈는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미쳐버린 정신이 잠시 돌아오기라도 한 건지, 그녀는 웃으면서 울고있었다.
"네놈은...꼭 저주받아 죽을 것이다...."
"흐흐흐, 저주? 내가 저주를 받는 대신, 너는 자지를 받을 테니."
찌걱. 나는 레비즈의 안에 다시 자지를 밀어넣었다.
* * *
"오와오."
원견의 마법으로 왕성 주변을 살피던 마르바스는 오크의 행동에 진심으로 놀랐다.
"드래곤 앞에서 하프 드래곤의 사지를 잘라서 범하고 알을 까게 하다니...."
짝. 마르바스는 손뼉을 치며 웃었다.
"굉장하잖아!!"
"주군, 그렇게 놀라실 때가 아닙니다."
마르바스의 옆에 있던 수인 하나가 그녀를 나무랐다.
"저런 잔인한 자들이 저희 적이 될 수도 있습니다."
"괜찮아. 너나 나나 둘 중 한 명만 다리 벌려도 쟤는 우리 동맹으로 여길 걸?"
마르바스의 말에 수인 여인이 인상을 와락 찡그렸다. 그녀의 머리에는 금색의 왕관이 올려져있었다.
"여차하면 둘 다 다리 벌리지 뭐. 약육강식. 짐승의 세계에서 강한 자를 따르는 건 수인들의 기본이잖아?"
"강한 자라도 정도가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쟤랑 싸울 거야?"
"......."
수인족 여왕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녀가 입고 있는 야성적인 복장 아래에는 조디악 왕국으로부터 건너온 '검은 스타킹'이 그녀의 점박이 피부를 가려주고 있었다.
"만약에 쟤가 저걸로 파이톤 끌어내잖아? 그러면 우리가 이겨."
달그락, 달그락.
왕성을 향해 길게 이어진 수인들의 행렬에는 공성병기에 준하는 거대한 무기들이 실려있었다.
"파이톤은 바르바토스일 때 무서운 거지, 파이톤 일 때는 그냥 힘 좀 깨나 쓰는 드래곤에 불과해. 분노의 군단에 우리가 힘만 조금 실어주면 된다 이거지."
"그렇군요.... 그런데 주군. 만약에 말입니다."
수인족 여왕은 지도를 펼쳤다.
"저희가 도착하기 전에 파이톤이 뛰쳐나오면 어떻게 되는 겁니까?"
"......."
마르바스는 말을 잇지 못했다.
* * *
"이야, 이래도 안 나와? 독하다 독해."
나는 드라고니안들의 폭격에도 꿈쩍 않는 왕국군에 그만 질려버렸다. 시시하기도 하고, 뭔가 제대로 된 반격을 하려는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아 실망스러웠다.
왕국군의 대처 방안을 두고 몇 날 며칠을 고민해가며 만들어 놓은 대 조디악 왕국 매뉴얼이 불쏘새기가 되는 것 같은 기분에 허탈감마저 들었다.
"안 나오면 안 나오는 대로 좋지만 뭔가 섭섭하기도 한...."
파지직.
신성력의 결계에 뭔가 이상이 생겼다. 미약 폭우를 막아주던 결계가 사라졌고, 나는 레비즈의 안을 찌르며 승리를 확신했다.
"결계가 무너졌다! 이제 강습을 준비-"
캬아아아악------!!
안에서 엄청난 포효가 울려퍼졌다. 어찌나 강대하고 살기 넘치는 지, 내 부랄이 순간 쪼그라 들 정도로 강대했다.
펄럭, 펄럭, 펄럭.
결계 안, 왕성 방향에서 수 십 미터는 되어보이는 은빛의 드래곤이 날개를 펼치며 하늘로 날아오르고 있었다.
"나왔구나, 놈."
파이톤.
왕국 점령의 마지막 장애물.
그는 세로로 길게 찢어진 눈으로 명백히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드디어 드래곤 모녀덮밥을 할 수 있겠군, 흐흐흐."
푸슛 푸슛.
나는 레비즈의 유두를 파이톤에게 겨누며 한 번 크게 쥐어짰다.
"이래도 안 오냐?"
캬아아아아앙-----!!
홀리 드래곤, 파이톤이 하늘 높이 비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