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0회
261일차
서브던전의 몹들은 파밍이 가능하다.
여기서 말하는 파밍이란 단순히 경험치 작업을 넘어, 재료템을 루팅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말이다.
즉, 서브던전 내부에서 나오는 시체들을 우리가 활용할 수 있다.
지금까지 왜 활용할 생각을 못했을까 싶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서브던전 내부의 시체들을 재활용하는 작업은 수월했다.
-우리 그냥 흑마법사들을 우리 군단의 주요 병력으로 삼을까?
하루에 3명, 10일이면 무려 30명의 라스 나이트를 만들 수 있었다. 라스나이트를 조종하는 흑마법사의 수만 충분하다면, 우리는 100레벨 성기사 구울을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었다.
물론 100레벨이라고 하여 100레벨 급의 전력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언데드가 으레 그러하듯, 이지가 없는 언데드는 그냥 힘만 100레벨인 괴물일 뿐이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어딘가?
하루에 3명, 꼬박꼬박 오른팔 없는 80레벨 전력의 성기사를 뽑아내는게 어디 쉬운 일인가?
아니다.
소드마스터의 시체를 부활시키는 바람에 소드 익스퍼트 상급 정도의 전력으로 약화되었다고 한들, 완성된 육체의 힘은 줄어드는 게 아니다.
용사나 성기사가 아닌 일반 떡대로 사용해도 충분한 전력으로 활용할 수 있었다.
“이것이 바로 라스 나이트. 하루에 3명씩 부릴 수 있다? 크흐흐, 하루도 빼먹지 않는 게 당연하지.”
바야흐로, 구울 성기사 퓨퓨퓻.
“가라! 놈들을 모조리 라스로 죽여버려!!”
라스 나이트의 본격적인 진격에 인간 병사들이 하나 둘 동요하기 시작했다.
* * *
그라아아아아아아앗!!
라스 나이트, 2왕자의 구울이 날뛰기 시작했다. 아름다운 백마 대신 사나운 워울프를 탄 2왕자'들'은 전신에 붉은 문신의 빛을 뿌리며 병사들을 유린했다.
"2왕자님, 커흑!"
"속지마! 저건 구울이다! 환영이야!"
병사들, 특히 섞여나온 왕국 기사단은 자신들이 먼저 나서서 구울들의 정체를 부정했다. 그러지 않고는 저걸 2왕자라고 인정하는 건 2왕자에 대한 모욕이었다.
으헤에엑!!
라스나이트들은 다들 '가버린' 얼굴이었다. 눈동자가 위로 반쯤 뒤집히고, 혀를 앞으로 내민 채 상시 절정 상태였다.
인류 모두에게 인기가 있던 1왕자와 달리, 2왕자는 독실한 여신교단의 신자로 인자하기로 유명한 존재였다. 이름없는 3왕자와 달리 1왕자와 2왕자, 둘이 벌이는 선의의 경쟁에 조디악 왕국 국민들은 누가 왕이 되더라도 성군이 되리라 확신했다.
하지만 그중 성기사는 죽고 타락하고 복사되어서 나타났다. 무수히 많은 라스나이트들은 압도적인 힘으로 왕국 병사들을 학살하기 시작했다.
"꺄아아악!!"
정정. 왕국 병사들을 무장해제시켰다. 검붉은 망치로 검을 쳐날린 라스나이트 하나가 여기사 한 명을 붙잡고 워울프에 태웠다. 그의 오른손은 마물의 것을 이식한 것 마냥 붉은 액체가 번들거리고 있었다.
꾸물꾸물.
라스나이트의 오른팔이 벌어지며, 안에서 점액 덩어리가 분출되었다. 끈적하고 점성이 짙은 점액이 여기사의 얼굴을 덮쳤다.
"싫어어! 우웁!"
여기사의 입에 점액이 부착되자마자 여기사는 몸을 부르르 떨었다. 라스나이트의 오른손은 점차 커지며 여기사를 한 손에 움켜쥐었고, 여기사를 꽁꽁 묶은 그물이 되었다.
크라라라!
기수가 여인을 납치하자 신이 난 워울프는 냅다 몸을 돌려 전장을 이탈했다. 마왕군의 방면으로 달려간 라스나이트는 대기하고 있던 다른 워울프의 위에 뛰어오르며 갈아탔고, 오른팔의 점액그물을 해제하며 몸을 돌렸다.
데굴데굴.
굴러 떨어진 여기사는 푹신한 바닥 위에 떨어졌다. 그곳은 다른 곳도 아닌 침대 위였고, 왕국의 국민들에게 모두 보이는 허상이 촬영되는 장소였다.
아오오오---
워울프는 하늘을 향해 포효를 내질렀다. 사족 보행의 괴수는 몸에서 붉은 빛을 뿌리기 시작했고, 곧 전신에 붉은 문신을 한 늑대인간으로 변했다.
"라, 라이칸슬로프...?!"
헥헥헥.
얼굴은 여전히 워울프의 면상에 위압감 어린 상체는 괴수의 것처럼 컸지만, 하체는 영락없는 인간의 것으로 변했다. 회색털로 뒤덮인 피부 전신에 떠오른 붉은 문신에 여기사는 자신도 덩달아 문신의 힘을 받는 것 같았다.
고오오오.
라이칸슬로프가 여기사의 몸 위에 올라탔을 뿐인데, 벌써부터 여기사의 아랫배에는 붉은 문신이 자리잡기 시작했다. 여기사는 달뜬 숨을 내뱉으며 눈물을 흘렸다.
"이...거지같은...!"
충성을 바치던 왕가의 존재-시체에게 납치를 당해 라이칸슬로프에게 강간당한다? 도저히 상상할 수조차 없던 역겨운 상황이었다.
꺄아악, 아악!
하지만 자신의 옆으로 던져지는 숱한 왕국의 여전사들을 보며, 여기사는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어쩌면 자신은 상황이 나을 지도 몰랐다.
"오, 오크 싫어어어!!"
"히익, 그, 그런 건 안 들어가! 그만해!!"
방어구가 상대적으로 빈약한 여도적은 근육질의 오크 셋이 달라붙어 자지로 제압당하고 있었다. 가슴이 풍만한 여마법사는 미노타우르스 하나의 아래에 깔려, 자기 다리만큼 큰 자지를 앞에 두고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
[크하하! 보아라, 인류여! 이것이 너희들의 미래다!!]
가증스러운 오크의 목소리가 사방에 울려퍼졌다. 여전히 금발용사와 엘프여왕을 함께 품고 정사를 나누는 오크는 인류를 비웃었다.
"저...개...!"
자기는 여자들과 섹스를 하며 놀면서, 부하들에게는 목숨을 걸고 싸우도록 명령한다. 여기사는 품에 가지고 있던 단검을 몰래 움켜쥐었다.
눈앞의 늑대수인을 죽이고 한걸음에 달려나가 오크를 찌르기만 한다면-
푸욱---
"허업-"
여기사가 행동을 취하기 전, 여기사는 자신의 아래를 찌르고 들어오는 묵직하고 날카로운 창에 넋이 나갈 뻔 했다. 너무나도 뜨겁고 강대한 창에 여기사는 배가 꾹꾹 눌려, 그만 움켜쥔 단검을 놓치고 말았다.
크아아앙!!
"으히이익!!"
라이칸슬로프는 자비가 없었다. 손으로는 여기사의 가슴을 위에서 짓누르듯 움켜쥐고, 아래로는 다리를 뒤로 뻗은 채 헉헉대며 허리를 미친듯이 쑤시기 시작했다.
"아악, 아으, 으아아앙!!"
괴로움이 느껴져야 하는데 쾌락이 몸을 뒤덮는다. 적들은 인간들에게 고통 대신 쾌락을 느끼게 한다는 걸 알고 있지만, 너무나도 강한 쾌락에 몸이 말을 듣지 않기 시작했다.
"아, 아니야...! 이건 분명 아픈 거야, 아픈 건데...으히익?!"
뷰릇뷰릇.
안에서 뜨거운 액체가 여기사의 몸속으로 스며들었다.
"아, 아니야...아니라고...!!"
자신의 뱃속에 괴수의 것이 들어왔다는 것도 미쳐버릴 것 같았지만, 괴수의 것에 가버린 자신의 달뜬 얼굴이 허상을 통해 모두에게 공개되고 있다는 것이 더욱 수치스러웠다.
"왜 나만, 꺄아아악!!"
털썩. 위로 갑자기 휘리릭 떨어지는 거체에 여기사는 비명을 질렀다. 자신을 납치한 라스나이트가 이번에는 새로운 존재를 납치해 끌고왔다.
"노, 놓아라!"
"대, 대장!"
왕국 근위대의 대장은 휘황찬란한 갑옷은 사라지고, 나신이 된 채 자지만 덜렁거리고 있었다. 본디 작기로 소문난 그는 붉은 문신의 영향 때문인지, 몇 배는 더 커져있었다.
케르륵.
워울프 하나가 근위대 대장의 위에 올라타려고 했다. 근위대 대장은 기절할 것 같은 얼굴로 괴로워했다.
키이잇!
워울프는 하늘을 향해 포효를 내질렀다. 마찬가지로 붉은 문신에 휩싸인 워울프의 체구는 순식간에 줄어들었다.
키힛, 히히힛.
워울프, 라이칸슬로프는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여인이 되었다. 워울프로서의 흔적은 귀에 달린 늑대귀와 엉덩이에 살랑거리는 늑대의 꼬리가 흔적으로 분명히 남아있었다.
"인간, 라스하자! 낑낑."
푸욱.
암컷 라이칸슬로프는 냅다 남자의 위에 올라타 허리를 흔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모습은 적나라하게 하늘의 거대 스크린에 그대로 노출되었고, 모두에게 공개되었다.
"으헉, 허어억, 나, 나 죽어...!!"
뷰르르릇.
근위대 대장은 라이칸슬로프의 아래에서 복상사했다.
- 야한 건 안 돼!
그렇게, 라스나이트들에 의해 납치당하는 모두가 공개 능욕을 당했다.
* * *
"이야, 대단한데. 이래도 안 나와?"
나는 끝까지 나오지 않는 파이톤에 그만 질려버렸다. 왕국군을 상대로 이 정도로 능욕을 하면 국왕이라도 튀어나올 줄 알았지만, 국왕은 나오지도 않고 파이톤도 코빼기도 비추지 않았다.
"둘이서 떡이라도 치고 있는 거야 뭐야? 아니면 우리 군단을 상대로 이길 최강의 병사를 만들어오기라도 하나?"
"확실히 잠잠하기는 하네요."
"어떻게 하죠? 이대로 있다가는 또 성문이 열릴 때까지 계속 기다려야합니다."
성문은 닫혔다.
밖으로 튀어나온 병력의 5할을 죽이고 납치하여 공개 능욕을 하고 있지만, 잡지 못한 나머지 5할의 병사들은 무사히 안으로 도망쳤다.
물론 그들에게도 폭탄을 심어두었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성욕의 폭풍이 그들을 좀먹는 순간, 안에서부터 성욕은 퍼져나가며 인간들을 괴롭힐 것이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파이톤을 도모하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 왕국의 수호룡은 하나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다. 우리 군단에 있어서 한 때 루나가 최종병기였던 것처럼, 존재만으로도 희망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승리의 화신이다.
"아무래도 안 되겠어. 파이톤이 보면 빡 돌아서 도저히 견딜 수 없는 걸 꺼내야겠군."
"주인님, 설마...."
"그래. 그걸 꺼낸다."
나는 마음을 굳게 먹었다.
"레비즈 데려와."
운명을 건 도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