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 혼자 비만 오크-636화 (632/800)

636회

186일차

흡혈귀들에 대한 공격은 아주 간단했다.

“새끼들아, 피를 그렇게 탐하고 싶냐! 그렇다면 마음껏 취해라! 단, 나의 피를 마시고 싶다면 기억해라!”

쿵! 나는 로도페리의 도끼를 아래로 내리찍었다. 바닥에 흙먼지가 일었고, 나는 나를 지키는 두 언데드의 보좌를 받으며 기세를 끌어올렸다.

“나는 마왕 앞에 결백하다!”

“무슨 개소리를 하는 거야!!”

“내가 너희를 공격하는 것은 내가 배신을 한 것이 아니다! 이것은 여신이 인정한 성전이며, 마왕께서 승인하신 결투다!!”

“미친 소리 하지마!!”

나베리우스는 내 말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원래 잘못을 저지른 자는 자신의 잘못이 왜 잘못된 행동인지 이해하지 못한다.

사고방식이 일반 사람과 다르기 때문. 나는 나베리우스에게 단죄를 내리기 전, 그녀에게 상식과 예절을 주입해야할 의무가 있었다.

“군단장 주제에 인장을 함부로 다룬 죄!”

나는 나베리우스의 죄를 선고했다. 그녀는 손을 아래로 떨구며 입을 쩍 벌렸다. 하지만 나의 판결은 끝나지 않았다.

“혼자서 해결하지 못해 다른 군단의 지원을 요청한 죄! 같은 군단장으로서 용서할 수 없군!”

“네가 지금 저지르고 있는 짓이 뭔지나 알아?!!”

“마왕의 딸을 따먹고 있는 중이다!”

나는 당당히 가슴을 두드리며 외쳤다. 가슴만 두드리는 건 아쉬워서 인장의 엉덩이도 함께 두드렸다.

“인장은 곧 군단장의 것! 내가 뭐 어떻게 하든 인장은 내 것이다!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거지!”

“미쳤어, 미쳤어! 마왕님께서 아시면 어떻게 하려고 이런 미친 짓을 저지르는 거야!!”

‘먼저 자기 딸 퍼뜨린 사람이 누군데.’

나는 괜히 입을 열었다가 내 쪽으로 넘어오는 흐름이 깨질까봐 턱밑까지 차오른 말을 간신히 삼켰다.

“마왕님께서 아시면 뭐가 문제가 되느냐? 나라는 멋진 사위가 가족이 될텐데!”

“자기 딸을 강간한 쓰레기를 사위로 삼아? 하, 미쳐도 정도가 있지!”

“마왕님! 저 새끼가 당신 보고 미쳤다고 합니다!! 제게 당신을 욕한 자를 단죄할 힘을!”

나는 시스템에다 대고 나베리우스의 언행을 꼬질렀다. 나베리우스는 여전히 나를 바라보며 허탈해했지만, 시스템은 나의 편을 들어주고 있었다.

“당장 꺼져! 내가 직접 마왕님의 부하를 소환해서 너를 족칠 거야!”

“에베베! 넘어갈 수 있으면 넘어와봐라!”

나와 하서스, 라스투자드는 통로를 틀어막았다. 직선 통로의 길을 틀어막았으니 당연히 안쪽으로 향하는 통로는 하나밖에 없었고, 나베리우스가 병력을 새로 소환하려면 우리를 지나치는 방법밖에 없었다.

“통과하고 싶으면 방법은 하나다! 다리 벌리고 얌전히 나의 자지를 받아들여라!”

“미친 새끼야!”

“정답이다, 나베리우스! 나는 섹스, 라스에 미친 자지! 얼마든지 욕해도 좋다! 욕먹고 끓어오르는 분노가 내 힘의 원동력이 될테니!!”

쿵! 나는 한 번 더 양날도끼를 아래로 찍었다.

“할레오, 승리의 주문을!”

[......네 엄마 포르네우스!]

“우오오오오!!”

할레오가 내지른 승리의 주문에 나의 힘이 겉잡을 수 없이 끓어넘쳤다. 영혼에서 샘솟는 분노는 나를 일시적으로나마 레벨 100에 준하는 수준의 전투력까지 끌어올렸다.

“나베리우스, 너를 죽이고 조디악 왕국을 내가 차지하겠다!”

“너…! 이 개새끼, 애초에 그게 목적이었어?! 왕국을 독차지하겠다고 나를 엿먹여?!”

“그래! 인간 왕국은 우리 ‘분노’의 군단에 점령당할 것이다!!”

분밍아웃. 지금까지 색욕의 군단으로 잘 포장해왔던 거짓 정체를 내가 직접 폭로했다.

“우리 군단의 힘을 똑똑히 보아라!”

퍽, 퍽퍽.

나는 성난 자지를 위아래로 찔러올렸다. 좁디 좁은 인장의 질내를 강제로 열어젖히며 안을 내 자지의 형태로 딱 맞게 맞췄다. 탐욕의 인장은 비명도 없이 내 삽입을 받아들였다.

“라스!!”

쿵, 쿵쿵!

인장을 두드리는 진동이 사방으로 울려퍼진다. 흡혈귀들에게 내 피가 스며든 이상, 오염은 막을 수 없다.

“너희 세력은 내가 가져가겠다!!”

흡혈귀.

오늘부터 우리 군단의 중요한 병력이 되리라.

* * *

저벅, 저벅.

뒤에서 무수히 많은 발걸음 소리가 들려온다. 탐욕의 군단 흡혈귀들은 최전방의 전투에 참여하지 못하는 것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었다.

“젠장…! 우리에게 조금만 더 힘이 있었다면!”

오크와 두 언데드는 보기에는 그다지 강해보이지 않아도 실제로는 무척 강했다.

나베리우스가 가장 애지중지하는 열 명의 흡혈귀만큼, 아니 그보다 훨씬 강한 존재들이었다.

그냥 싸워도 이길까 말까 하는 상황에서 적은 강해지고 아군은 약해지기 시작했다. 흡혈귀들은 하나 둘 몸을 비틀며 괴로움워했다.

“크, 크어어…!”

남자 흡혈귀들은 터질 것 같은 아랫도리에 주저앉았고, 여자 흡혈귀들은 배 안쪽이 쿡쿡 쑤셔오는 걸 참을 수 없었다.

“정신차려…! 이대로 가만히 있으면 놈들에게 당해버린다고!”

“큭, 오크의 피를 마시는 게 아니었어…!”

나베리우스는 광역으로 버프로서 퍼져나가는 매개체가 되도록 오크의 피를 군단 전체에 뿌렸다. 그 바람에 군단 모두가 오크의 피에 영향을 받아 전투력은 강화되었으나 그 대가로 성욕이 너무 왕성해졌다.

“크어어….”

목이 마르다. 갈증이 나기 시작한다. 하지만 타오르는 듯한 목을 깨끗이 씻어내릴 수 있는 건 비릿하고 붉은 피가 아니다.

아랫도리에서부터 정수리에 이르는 강렬한 쾌감.

흡혈귀가 되면서 식욕과 성욕이 모두 흡혈욕으로 바뀌어 오랫동안 잊고있던 감각, 성감이 조금씩 떠오르기 시작했다. 흡혈귀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침을 꿀꺽 삼켰다.

같은 흡혈귀 끼리는 박을 생각이 나지 않는다. 하지만 탐욕의 군단 내에는 흡혈귀 이외의 다른 부하들은 존재하지 않는다.

“허억, 허억….”

흡혈귀들의 시선이 절로 입구쪽으로 돌아갔다.

“우훗.”

그곳에는 헐벗은 정도를 넘어선 옷차림의 엘프들이 하얀 피부를 드러낸 채 흡혈귀들을 향해 자신의 몸을 과신하고 있었다.

목덜미부터 음부까지 훤히 드러낸, 하지만 사지는 검은 망사 스타킹을 입고 있는 역바니 옷에 흡혈귀들은 침을 꿀꺽 삼켰다.

“오우야….”

노골적인 옷차림이었다. 흡혈귀들은 하나 둘 적의 계략을 깨달았고, 타는 듯 한 갈증에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

피를 마시는 건 흡혈귀들에게 물을 마시는 것과 다를 바가 없었다. 인간도 물이 없으면 탈수증상으로 금방 죽어버리는데, 흡혈귀라고 오죽하겠는가.

“아, 아으…으아아…!!”

흡혈귀들은 하나 둘 괴로움에 미쳐 날뛰기 시작했다. 군단에 충성하는 자신과 흡혈귀로서의 본능이 서로 충돌하여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흡혈귀들에게 말한다. 얌전히 포기하고 이리와!”

그린엘프들은 하얀 목덜미를 가리키며 혀를 내밀었다.

“여기 목에 송곳니 박고, 피빨면서 자지를 박으면 돼.”

“크, 허어.”

흡혈귀들의 눈이 뒤집어졌다. 성욕과 식욕, 그리고 흡혈욕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말에 흡혈귀들은 모조리 몸을 일으켰다.

“크르르, 못 참겠다! 크허엉!”

흡혈귀들은 그린엘프들의 품에 안착했다.

날카로운 송곳니를 그린엘프들의 쇄골과 목덜미에 박아넣으려 하기도 전에, 그린엘프의 하복부에 새겨진 자궁문신이 반짝거리기 시작했다.

“고통의 쾌감화, 히이익!!”

콰득.

송곳니가 박히자마자 그린엘프는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흡혈귀는 송곳니를 그린엘프의 목에 박아넣은 채 옷을 훌러덩 벗어던지기 시작했다.

“엘프의 피!!”

100명이 채 되지 않는 흡혈귀들은 엄청난 수의 그린엘프 대군 앞에서 날뛰기 시작했다.

"빨지 않고는, 견딜 수 없어!"

흡혈귀들은 그린엘프의 위에 올라탔고, 그린엘프는 자신의 위에 올라탄 흡혈귀에게 안기듯 다리를 벌려 엉덩이 뒤로 휘감았다.

흡혈귀들은 하나 둘 분노의 군단에 의해 붙잡히기 시작했다.

* * *

"흐하하! 점점 손에 힘이 빠지고 있구나, 나베리우스!"

카앙, 카앙, 카앙---!!

나베리우스의 손톱 공격은 맹렬하다. 하지만 나 또한 나베리우스가 휘두르는 클로의 속도에 맞춰 도끼를 휘두를 수 있었다. 양날도끼는 나베리우스의 손톱보다 훨씬 무겁고 컸지만, 다루는 이가 나인 만큼 휘두르는 속도는 나베리우스와 비슷했다.

강도 또한 마찬가지. 나의 오라가 깃든 양날도끼와 나베리우스의 마력 손톱이 부딪힐 때마다 사방에 마나가 흩날렸다.

"혼자서 잘 싸우는 구나! 이제 서로에 대해 잘 알았으니 침대로 가는 건 어떠냐!!"

"마왕님, 마왕님...!"

거친 숨을 몰아쉬는 나베리우스는 나를 향해 겨눈 손톱을 부들부들 떨었다.

"천국에 가더라도 저새끼 죽이고 가겠습니다!"

"무서운 소리를!"

마족이 어떻게 천국에 갈 생각을 한단 말인가? 그런 의미에서 나베리우스는 사고방식이 일반인과 확연히 다르다는 걸 한 번 더 깨우칠 수 있었다.

"천국 대신 홍...아니, 라스토피아로 보내주마!"

"개소리 집어쳐!"

사라락! 나베리우스의 몸이 붉은 안개로 흩어졌다. 핏빛의 안개는 작은 박쥐 수 백마리로 모습을 바꿔 우리의 저지선을 돌파하려고 했고, 나는 안개가 나를 넘어오지 못하도록 오라를 흩뿌렸다.

"라스톰프!"

쿵! 발을 크게 앞으로 굴렀다. 아래에서 울린 충격파가 던전 통로 전체에 퍼져나갔고, 붉은 안개는 흠칫거리며 뒤로 물러섰다.

"넌 못 지나간다!"

나는 붉은 안개 속을 향해 손을 뻗었다. 장갑 사이로 노출된 부분이 박쥐때에게 갉아먹히는 것처럼 따가웠으나, 나는 손을 와락 움켜쥐고 바닥에 패대기쳤다.

"커헉!!"

실체가 잡힌 나베리우스는 마른 기침을 토하며 바닥에 엎어졌다. 나는 나베리우스의 등판을 짓밟았다.

"이 몸의 위대함을 이제 깨달았느냐?"

"이, 개...!"

"그렇다. 개처럼 열심히 뛰어다녔다. 덕분에 인장은 아무런 피해가 없고, 나는 너를 손쉽게 제압할 수 있었지."

쿵! 나는 나베리우스의 위에 올려진 발을 지긋이 뒷꿈치로 꾹꾹 눌렀다. 흡혈귀의 날개 사이를 정확히 짓밟아, 좌우로 비틀었다.

"움직이지마! 지금부터 움직이면 날개 뜯어버릴테니까!"

살아남은 블라드들은 주인을 지키기 위해 뛰쳐나오려고 했지만, 내가 한 손으로 날개를 붙잡자 모두 동작을 멈췄다.

주인이 잡힌 시점에서 이미 전쟁은 끝.

내가 인장을 확보한 시점에서도 이미 군단 간의 전투는 끝이었지만, 던전 주인과 주인의 대결에서도 내가 그녀를 붙잡은 순간 전투는 끝났다.

나의 승리.

나는 오늘도 또 하루를 승리했다.

"이, 이거 놔!"

"놓는다고? 내가 왜? 그럴 이유가 없다!"

나는 남은 발을 나베리우스의 위로 올렸다. 내 무게를 온전히 감당하게 된 나베리우스는 컥 하고 숨 넘어가는 소리를 내며 바닥을 손톱으로 긁기 시작했다.

"크허, 흐어엉....!!"

"정예로 삼고 있던 흡혈귀들은 모두 엘프 젖무덤에 대가리를 박았다. 던전에 등록되지 않고 마음껏 감염시키던 흡혈귀들은 인간들의 손에 죽었지. 아아, 안타깝구나. 인장을 고작 종족 버프로 사용한 것이 너의 패배다."

만 명의 흡혈귀가 있다고 한들, 세 명의 용사에게 전부 썰려버리는데 그게 무슨 소용이 있을까?

"너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인장을 깨웠어야 했다. 흐흐, 마왕의 딸이 그냥 마왕의 딸인줄 아느냐? 하나하나가 탈 4성급의 스펙을 가지고 있는데."

"그, 그럼 뭐해! 일어나지를 않는데!! 너라고 별 수, 끄으윽, 있을 것 같아?"

"당연하지."

인장의 육체는 이미 내가 점령했다. 나머지는 꿈속에 직접 들어가서 정신을 범하면 된다.

"방법은 굳이 알 필요 없고...흐흐. 지금부터 너는 아래에서 서서히 죽어가면 된다."

쿵! 나는 제자리에서 미끄러지듯 아래로 주저앉았다. 매끈한 등허리 위에 엉덩이를 깔고 주저앉았고, 두 다리로 양 날개와 어깨를 누르며 다리를 펴고 앉았다.

"아아아악!!"

"아프냐? 그거 미안하군! 내가 지금 흡혈귀한테 피가 빨리고 있어서 정신이 없다."

들썩들썩. 나는 엉덩이를 앞뒤로 들썩이며 날개 위까지 앞으로 나아갔다. 등허리 윗부분에 안착한 덕분에, 나의 고환 두 개가 나베리우스의 목덜미에 떡하니 놓였다.

"크으, 역시 흡혈귀. 내 피가 가장 많이 몰려있는 곳을 아랫입으로 깨물다니."

"이, 미친...!"

나베리우스는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엎어져있는 인간형 존재가 어떻게 목을 180도 꺾을 수 있겠는가. 나의 분노주머니가 나베리우스의 뾰족한 귀 위에 살포시 얹혔다.

"특등석이다. 지금부터 너는 내가 네 인장의 안에 싸는 소리를 바로 아래에서 듣거라."

찌걱, 찌걱, 찔컥.

"아아, 이것은 ASMR이라고 하는 것이다."

나는 나베리우스 귀 바로 위에서 박음질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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