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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비만 오크-538화 (537/800)

538회

130일차 안다이할은 고자가 아니다.

색수병의 발발로 인해 그의 물건은 이미 분기탱천하여 딱딱해졌고, 당장이라도 여자를 원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유부남이다. 아무리 쇼윈도 부부에 가깝다고 한들, 후작이라는 존재가 귀족도 아닌 아무 여자를 강제로 범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아아악, 하지마! 제발! 하지마아아!!”

여기사들의 비명이 들린다. 로브가 강제로 벗겨지자, 로브 안에는 하얀 면 티셔츠와 검은 스타킹만 보였다. 심지어 면 티셔츠 아래에 받쳐입은 검은 속옷은 가슴의 형태를 더욱 도드라지게 만들었다.

“끄어어!!”

남자들은 티셔츠를 찢고, 스타킹을 찢었다. 로브를 홀라당 벗어던지고 스타킹에 고간 구멍을 뚫어 자지를 빼낸 그들은 이미 긍지높은 기사들이 아니었다.

“이 미친 놈들아! 제발, 정신차리라고!!”

“더러운 짐승 새끼들!”

여자에 미친 광기어린 짐승들이었다. 여자를 범하겠다는 생각만 가득한 광인이며 색욕에 해서는 안 될 짓을 서슴없이 저지르려는 짐승들이었다. 그들이 지금까지 지켜온 기사도와 윤리는 색수병의 발발로 인해 쓰레기가 되어 찢겨진 스타킹 조각과 함께 땅에 떨어졌다.

“끄윽, 흐으윽…!”

후작은 정신을 차리기 위해 발기한 자지를 손으로 때렸다. 이렇게라도 하면 정신을 차릴 수 있지 않을까싶어 저지른 행동이었으나 소용은 없었다.

“아으…!!”

자지를 때린 손이 아팠다. 마치 쇠막대기를 주먹으로 때린 것 마냥 손이 아렸다.

“도대체...어디서…?!”

어떻게 색수병이 생긴 것일까. 의심가는 것은 차고 흘렀지만, 당장은 색수병으로 인한 광기를 억누르는 것이 중요했다.

“기사들이여...명령이다…! 제발 이성을…!”

부우욱!

이성을 찾아야 할 남자들은 이성을 놓고 여기사들의 위에 올라탔다. 저항하는 손목을 강제로 붙잡고, 오므리는 다리를 강제로 잡아 벌렸다.

“시, 싫어어어어!!!”

저항하는 여기사들의 눈에 공포와 절망감이 내려앉기 시작했다. 구원의 눈길로 유일하게 의식을 차리고 있는 남자에게로 시선을 보냈으나, 안다이할은 제 한 몸 건사하는 것으로도 모자랄 지경이었다.

“헉, 허억, 허억.”

안다이할은 자신도 모르게 자지를 손으로 붙잡고 앞뒤로 흔들고 있었다.

여기사들을 강간할 바에는 차라리 가라앉을 때까지 손으로 해결하겠다는 정신력은 분명히 대단했으나, 그건 당장 강간당하기 일보 직전인 여기사들에게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23대 7.

아무리 안다이할이 빠졌다고 한들, 22명의 남자가 3명씩 여기사 한 명을 붙잡고 늘어진다고 해도 1명이 남을 정도였다.

꺄아아아악!!

짐승들은 어찌나 발정이 심하게 났는지 순번을 돌아갈 생각도 하지 못했다. 당장 자신의 물건을 어딘가 구멍에 꽂아야 한다는 본능에, 짐승들끼리 서로 눈치를 주고받으며 자세를 붙잡았다.

정상위든 후배위든, 짐승 셋이 여기사의 세 구멍을 동시에 범하려고 하고 있다는 건 비슷비슷했다. 여기사들 또한 저항이 비슷했다.

콰득!

여기사들은 강제로 입을 벌리는 자지를 세게 물었다. 동료라는 생각에 앞서, 눈앞의 짐승은 자신을 범하려는 쓰레기에 불과했다. 애초에 동료는 동료를 강간하지 않는다.

“허억, 허억.”

하지만 여기사들의 깨물기는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어찌나 자지들이 딱딱하게 굳었는지, 마치 뼈가 있는 곳을 깨무는 것 마냥 자지에 잇자국만 남았을 뿐 피조차 흐르지 않았다.

“제, 제발, 제발 그만둬…!”

여기사들의 눈에 깊은 절망이 내려앉았다. 짐승들에게 대화는 통하지 않았고, 강제로 고간부의 옆으로  밀려난 팬티를 향해 닿는 뜨거운 감각에 혀라도 깨물고 싶은 심정이었다.

“우우욱!!”

하지만 혀를 깨물기도 전에, 혀를 딱딱한 자지가 누르며 목젖을 찌르기 시작했다. 그걸 시작으로 자지들이 뒷구멍을, 앞구멍을 찌르며 퍽퍽 방망이질을 시작했다.

퍽퍽퍽퍽 퍽퍽퍽.

사방에서 들려오는 음란하고 추잡한 소리가 동굴을 가득 채웠다. 안다이할은 정신을 차리기 위해, 차라리 빠르게 성욕을 가라앉히면 어떨까 하는 생각으로 더욱 자지를 강하게 흔들었다.

그리고 그 순간.

“커흑?!”

누군가가 자신을 뒤에서 강하게 밀었다. 앞으로 고꾸라진 안다이할이 상체를 일으키려고 했으나, 누군가가 자신을 뒤에서 강하게 누르고 있었다.

“안서니우스...경?!”

“크허, 흐어어….”

노기사의 눈에는 형언할 수 없는 광기가 엿보였다. 무언가가 그의 시야를 가리기라도 한 듯, 노기사의 초점은 흐리멍텅하여 사방으로 흔들리고 있었다.

“아가씨, 하아, 이므신할 아가씨…!”

“뭐, 뭐?! 저, 정신차려! 나는 누님이 아니야!”

“제가, 제가 임신시켜드리겠습니다! 사랑합니다, 아가씨…!!”

“그, 그만둬어어어어어!!!!!!”

누구보다도 큰 안다이할의 절규는 동굴 밖까지 울려퍼졌다.

“흐아암.”

퍼트릴. 라임은 동굴 밖에서 하품을 하며 천장 주변을 톡톡 건드렸다.

“문은 닫아주는 게 예의지.”

구구구.

라임이 동굴 천장을 두드림과 동시에, 절벽 위의 토사가 무너져내렸다. 라임의 지시대로 하나로 모인 슬라미아들은 진득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대장, 저것들 지금 저희가 먹어버리죠!”

“안 됨.”

“네? 왜요? 지금이 절호의 기회인데?”

“주인님께서 말씀하셨지.”

라임은 인간들이 라스마켓에서 훔친 화염사자의 육포를 질겅거리며 몸을 돌렸다.

“뭐 먹을 때는 개도 안 건드리는 거라고.”

***

색수병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발병하는 병이다.

여자만 보면 눈이 돌아가는 남자가 있는가 하면, 광장에서 다리를 벌리고 지나가는 남자들에게 하지 않겠냐며 유혹하는 여인들도 있다.

후작성에서는 어느 한 쪽이 아닌 양쪽에서 발병했기에, 성별이 아닌 인류 전체가 겪는 고난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한 쪽 성별만 색수병에 걸린다면 어떨까?"

여자만 색수병에 걸린다면 분명 남자에게는 어떤 의미에서 천국이 될지도 모른다.

흉악한 거유의 엘프가 걸레마냥 남자를 탐하고 다닌나면, 어지간한 고결함을 가진 정신력의 남자가 아닌 이상 백이면 백 박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 반대가 되는 경우, 상황은 다소 문제가 생기게 된다.

"사회적으로 여자가 남자를 강간한 경우에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지만, 그 반대의 경우에는 대부분 문제가 되지. 타인의 동의도 받지 않고 범하는 것에 대해서는 이미 인간 사회에서도 중범죄로 여겨지고 있지 않느냐. 하르파스여, 어찌 생각하느냐?"

"나는 잘 모르겠는데. 강한 자가 약한 자를 먹는 건 기본 아니야? 안 죽이고 따먹고 살려주는 걸로 감사히 여겨야지."

"그게 마족과 인간의 결정적인 차이다. 마족은 승자가 자신을 범하더라도 '목숨을 살려주셨어!'하고 순응하지만, 인간은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지. 릴리, 한 번 대답하보겠느냐?"

"복수하려고 하겠죠. 의사도 묻지 않고 자기 좋을 대로 싸지르는 짐승의 심장에 칼을 박아넣어도 모자랄 거예요."

하르파스와 릴리.

둘 다 나에게 패배하여 범해진 이들이지만 그를 받아들이는 생각은 달랐다.

하르파스는 자존심을 조금 내세우기는 했지만 결국 마조로서 우리 군단에 합류했고, 릴리는 나의 아이들을 낳고 나서 상당히 고분고분해졌다.

"릴리, 그러니까 인간의 욕심은 정말 끝이 없다. 릴리같은 경우에도 처음에는 나에 대한 복수를 마음 먹었지만, 지금은 오히려 나의 여자라는 지위를 이용해 권력을 부리고 있는 셈이지."

"당사자가 바로 옆에 있는데 그런 말씀을 하시다니. 부끄럽지만 역시 주인님이시네요. 그래서 제가 군단에서 한 자리 차지하는 게 싫으세요?"

"아니. 그것이야말로 네 매력 아니겠느냐. 네가 낳은 자식들이 득세하여 내 모든 것을 이어받는다면, 그게 네 복수인 셈이지. 흐흐."

"와...그러면 얘는 처리해야 하는 거 아니야?"

. 하르파스는 릴리를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릴리가 내게 강간당한 것에 대한 복수심을 군단 내에서 권력을 잡는 것으로 해소하려는 생각의 근간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

"하르파스. 만약 릴리가 그냥 나에 대한 복수심만 가득했으면 그냥 살려뒀을까?"

"아니죠. 오크들에게 돌려버리거나, 진작에 구울로 만들어서 죽여버리셨겠죠. 라임의 근간이 된 마법사처럼."

"...결론만 얘기해줄래? 나는 인간들에 대해서는 아직 이해가 부족한가봐."

하르파스는 두 손을 들어 항복했다. 대부분의 마족들은 인간감수성이 부족하여 인간의 생각을 잘 이해하지 못했다.

"네가 잘생긴 이 자지에 자궁이 두근거려서 반한 것처럼, 복수심 가득했던 릴리도 내 얼굴아 반해버렸다는 거지."

"후후후. 어차피 오크에게 범해진 몸. 피할 수 없으면 그걸 이용해서 살아남아야 했던 거죠. ...뭐, 솔직히 그것 때문에 복수심이 많이 누그러지기는 했지만요."

"......아. 그건 나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

마족과 인간.

"분명 강간당하는데 쾌감이 느껴지니까 엄청 이상했어."

"더군다나 잘 하시잖아요. 진짜 살면서 이런 성경험, 어디가서 해보겠어요?"

"맞아. 더군다나 원할 때 원하는 플레이로 해주는 것도 귀여워. 자지 위에 올라타고 싶다고 하니까 해주시더라. 물론 그 뒤에 세 배 더 강하게 교배프레스 당했지만!"

"세게 해달라고 하면 세게 해주시고, 천천히 해달라고 말씀드리면 또 잘 들어주시잖아요. 후후, 더군다나 산란할 때의 쾌감이란…."

두 여인은 내게 패배하여 범해졌다는 것과 그를 바탕으로 우리 군단에 들어오는 계기를 가졌다는 공통점으로 공감대를 형성했다. 그 공감의 배경에 사랑이 있다는 것에 나는 괜히 자지가 껄떡거렸다.

"크흠. 아무튼 하르파스여. 릴리는 특이 케이스다. 나에 대한 사랑으로 라스를 깨우쳤지. 하지만 일반인들은 어떨까? 성적 쾌락으로 치환되지도 않고, 본인이 원하지도 않은 상태로 강제로 범해진다면 말이야."

"어, 음, ...나는 괜찮을 것 같기도 하고?"

마조 하르파스에게는 말이 통하지 않았다.

"인간인 미르망도 주인이 강간했지만 결국 굴복했잖아?"

"하르파스여. 답을 알려주마. 릴리와 미르망은 아주 특별한 경우고, 대부분의 평범한 인간들은 생각이 다르단다."

분노. 복수. 혐오. 증오.

"도저히 용서할 수 없게 되는 거지."

***

"......."

언제 의식을 잃었을까. 안다이할은 전신에 찐득한 액체가 묻은 상태에서 정신을 차렸다.

"......."

밖은 어둡다. 아니, 눈에 뭔가가 씌워져 있다. 손으로 안대같은 걸 풀어내려고 해도, 손도 무언가 천 같은 것에 묶여 움직이지 않았다.

"......이제 어떡합니까?"

"씨발...."

저 멀리서 소리가 들려온다. 안다이할은 들려오는 소리에 집중하려고 했다.

욱씬.

"......크흡."

뒤가 쓰리다. 엉덩이가 찢어진 것처럼 아프다. 오랫동안 앉아있는 경우 혈변을 본다고 하던데, 안다이할이 느끼고 있는 고통은 그런 정도를 상회할 정도였다.

"아파, 으으윽, 아파...!"

바로 옆에서 여인의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다. 여기사들의 흐느끼는 소리가 귀에 들렸다.

"죽여버릴 거야...죽일 거야...이 개새끼들...!"

여기사들은 하나같이 증오와 분노를 터뜨리며, 흐느끼기만 했다. 안다이할은 자신이 여기사들과 함께 똑같이 갇혔다는 걸 깨달았다.

"......젠장."

안다이할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분명 후작성을 나오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세상 살아가는 것이 크게 힘들지 않았는데, 왜 갑자기 이런 죽고 싶은 재난이 자신에게 찾아오는 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아...각하...!"

여기사들의 동정어린 목소리가 안다이할을 위로했다. 적어도 안다이할만큼은 그들과 동병상련의 처지에, 어쩌면 누군가에게는 더 큰 충격으로 남았다.

"...경들, 내가 누님과 그리도 닮았나?"

"각하...!"

"참...어이가 없군. 살다살다...이런 일을 다 겪을 줄이야."

속에서 무언가가 들끓기 시작했다. 안다이할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

"힘을 원함?"

땅 밑에서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안다이할은 귀기어린 여인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복수를 원함?"

"......물론."

"그렇다면 지금부터 가만히 있으라."

안다이할과 여기사들은 목소리에 조용히 따랐다. 어떤 존재이든, 복수를 위해서라면 따를 수 있었다.

"너희들을 새롭게 다시 태어나게 해드림."

"......응?"

스륵.

무언가 말캉거리는 점액이 피부를 덮는다고 느낀 순간, 안다이할은 몸 전체를 뒤덮는 점액 덩어리에 저항조차 할 수 없이 아래로 빨려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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