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 혼자 비만 오크-507화 (506/800)

507회

123일차

트랄을 보내고 난 다음, 나는 새롭게 열린 전선의 상태를 확인하러 지하 2층으로 내려왔다.

"아스타로트 던전 이후로 쟁탈전도 정말 오랜만이군."

오만의 군단, 아스타로트 던전을 상대로 이긴 이후로는 수성전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번에도 수성전을 펼치게 되었지만, 우리는 다소 여유가 있었다.

"륜도 이제 어엿한 전사가 되었군."

"레벨이 레벨이니까요."

륜은 드디어 레벨이 80이 넘었다. 처음 륜을 만났을 때의 나를 넘는 수준까지 올라선 륜은 메어리가 자리를 비운 지하 2층의 수비를 능숙하게 할 수 있을 정도로 강해졌다.

"정말 감개무량하단 말이야. 그 때 잡아먹지 말아달라고 하던 녀석이 이렇게까지 성장하다니."

레벨 1에 불과했던 ★ 하이엘프를 여기까지 키워낼 수 있었다. 내가 가진 최고의 재능은 역시 누군가를 키우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였다.

"메어리, 네 모체였던 여자를 기억하느냐?"

"알죠. 라임 엄마의 인간육체 베이스인 여자였잖아요."

"그래. 그 자들을 먹었기에 우리는 강해질 수 있었지. 그리고 이제...저들도 먹어치우자꾸나."

위이잉.

지하 2층으로 내려온 우리는 적진으로 향하는 포털 앞에 섰다. 물론 아직 포털은 열리지 않았지만, 우리의 군대는 우주방어모드로 포털 앞에 진을 치고 있었다.

"아, 주인님!"

"그래. 고생했다."

륜을 중심으로한 쿠키엘프 부대는 울타리 너머에서 포털을 향해 활을 겨누고 있었다. 언제든지 적이 넘어오자마자 바로 미간에 바람구멍을 낼 수 있게 준비하고 있었다.

카아악!

무언가 하나가 포털에서 뛰쳐나왔다. 마수의 소리가 울린 순간, 바로 바람 화살 소리가 던전을 갈랐다.

피융.

"이제는 안보고도 저격할 정도의 실력이라니. 많이 강해졌구나, 륜이어."

"이 정도는 기본이죠. 그런데 주인님, 저 되게 재미있는 얘기를 들었는데요."

륜은 귀를 쫑긋세우며 내게 달라붙었다.

"트랄이라는 분, 남자분이셨어요?!"

"......? 당연한 거 아니니. 형제라고 하지 않았느냐."

"아니, 그, 워낙 말씀하시는게 그런 느낌이...헤헷. 알았어요."

"트랄에게 질투라도 한 거냐. 나 참."

나는 륜의 귀를 잡고 빙글빙글 돌렸다. 음란 스위치를 자극해주니 시작부터 헤벌레 웃으며 내게 전신을 맡겼다.

"트랄은 트랄이고 너는 너다. 나에게 있어서 트랄은 중요한 존재지만, 그렇다고 네가 트랄보다 못하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우리 던전의 모두가 그 녀석 만큼이나 내게는 소중하다."

"주인님...."

"불안해하지 마라. 나는 너희들이 있기에 온전히 나로서 있을 수 있으니."

라스푸틴에게 섹스와 여자들을 빼면 무엇이 남겠는가. 포르네우스 급의 독재자 폭군만 남게 될 것이 분명하다.

"륜, 이제 메어리와 교대를 하자꾸나. 메어리, 너는 다시 버지니움 실드를 설치해다오."

"네. 아, 아빠. 아까 위에서 말씀드리지 못한 게 있는데요."

메어리는 성검을 전방으로 겨누며 버지니움 실드를 장전했다. 하지만 그 크기는 이전보다 훨씬 작은, 절반 정도 줄어든 크기였다.

"성검의 용사가 어디에 있는지 알려주기 위해서 힘을 조금 사용했어요. 지금 이 정도 크기가 최선이에요."

"성검의 용사에게...끙, 아니다. 안 그랬으면 메어리 네가 직접 움직여야했을 터. 이해하마."

사이즈가 줄어든 버지니움 실드는 포털을 완벽하게 감싸지 못했다. 두께도 얇아진 것을 보아하니, 저건 분명 ★★★50레벨 수준의 적이 튀어나오면 금방 깨질 것 같았다.

"성검으로 꿀 빠는 건 이 정도면 충분하지. 암. 륜, 메어리. 너희 둘이 당분간 여기서 수비에 전념해줘야겠다."

"주인님께서는요?"

"병영에서 병력 뽑아야지. 아니, 이 경우에는 목장인가."

트랄을 만난 것을 계기로 나는 생각을 조금 바꿨다.

그리고 성녀를 만난 것을 계기로 나는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지금부터 인정사정 봐줄 것 없거든."

"와, 그러면 지금부터 총력전인가요?"

"35위 던전인 놈 상대로 하기에는 과잉전력이지만, 그래도 전력을 늘려야 하니 어쩔 수 없구나."

성검의 용사들이라는 존재를 알게 된 이상, 지금의 병력으로는 여러모로 제약이 많이 존재했다. 따라서 나는 머릿속에 넣어두기만 하고 실행하지 않았던 방법을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부디 잘 지켜다오. 우리가 반격의 고삐를 쥘 때까지."

"네. 결코 뚫리는 일은 없을 거예요. 안심하세요."

"그래, 잘 부탁한다.

나는 지하 2층의 상태를 파악한 뒤, 지하 1층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비탈길로 나와 던전 1층으로 간 다음 지하로 가야하기에 제법 많이 돌아가야 했지만, 그만큼 위치적으로 가장 안전한 곳이라는 말이기도 했다.

"주인님, 늦어서 죄송합니다. 레비즈를 다시 조치하느라 그만."

"아니다, 샤이탄. 네가 고생이 많았다. 이번에 루시펠과 아스모딘도 큰 공을 세웠어. 곧 들리겠노라."

"그 말씀은?"

"직접 박아주도록 하지. 너도 함께."

"...후훗."

샤이탄은 슬그머니 내게 팔짱을 끼며 가슴을 문질렀다. 트랄 일행이 완전히 던전을 떠나고 나서야 우리는 원래 우리가 하던 것에 집중할 수 있었다.

"주인님께서는 트랄 님께 상당히 많은 신경을 쓰시더군요."

"...내가 륜에게도 말했지만 트랄은 소중하다. 그리고 트랄만큼 너희도 소중해."

"압니다. 하지만 조금 질투가 나는 건 어쩔 수 없군요."

"다른 여자들한테는 질투 잘 안하면서 트랄한테 질투를 하면 어떡해?"

샤이탄의 말은 상당히 황당했지만, 나는 어느정도 이해는 할 수 있었다. 꼭 여자친구가 부랄친구와의 만남에 대해 질투하는 것만 같아, 나는 괜히 기분이 싱숭생숭했다.

"흐흐, 샤이탄. 그거 알고 있느냐? 너는 누구 질투할 때가 제일 예쁘다는 거."

"예쁘기만 합니까?"

"꼴려."

"흥. 플라우로스 던전 가기 전까지 안박아주실 거면서."

"대신 이러고 있지 않느냐."

나는 샤이탄의 가슴골 사이에 박힌 팔을 빼내어 그녀의 허리를 휘감았다. 그리고 풍만한 가슴을 내 마음대로 주물럭거리며, 그녀의 볼에 키스했다.

"내가 미쳤다고 트랄이랑 이런 걸 하겠냐?"

"흐흥, 트랄 님도 주인님께 이런 건 안해주시겠죠."

스르륵. 로브 안쪽으로 무언가가 뱀처럼 기어들어왔다. 앞섶을 열고 바지 안쪽으로 들어가 샤이탄의 꼬리가 내 자지를 빙글빙글 휘감기 시작했다.

"어우야. 이거 뭐냐."

"꼬리오나홀입니다. 서큐버스의 꼬리를 보지처럼 느끼실 수 있게 한 번 훈련해봤습니다. 어때요?"

스륵, 스륵. 샤이탄의 둔덕과 똑닮은 꼬리가 내 귀두 앞을 문질러대기 시작했다. 진짜 자지 몸통은 질속에 있으면서 귀두는 질구를 건드리는 듯한 언밸런스한 성감에 나는 정신이 짜릿해졌다.

"플라우로스 던전 가기 전까지 예열해둬라. 찬물도 위아래가 있는 법이니, 루시펠과 아스모딘이 보는 앞에서 너를 범하겠다."

"갑자기 틀어박혀있으라더니 나타나서는 섹스 얘기하고...상황 끝났어?"

지하 1층의 드워프 영역 주인, 로도페리가 나를 반겼다. 그녀는 서로 애무하며 오는 우리를 향해 노골적으로 질색하고 있었으나, 땀에 젖은 상의 아래 유두는 빨딱 서있었다.

"그래, 상황 끝이다."

"씁. 성검의 용사들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는데.... 안타깝네."

"안 돼. 너 분명 성검 좀 만져보고 싶다며 흥분할 거다. 그리고 나만큼 강한 녀석이 하나 있어서 더 안 된다."

로도페리가 트랄을 보면 분명 녀석의 강함에 반할 게 분명하다. 강인한 전사를 위한 무구를 만들어주는 것이 로도페리의 패티시라고 할 수 있는 만큼, 트랄을 만나게 하는 건 위험하다.

"...하, 뭐야. 내가 다른 강자에게 빠질 것 같다고 질투하는 거야?"

"질투가 아니지. 나만의 여자가 다른 남자에게 눈을 돌리는 건 그닥 내키지 않아서 말이야."

그래서 MFM의 욕망은 접어버렸다. 언젠가 가능성이 있다면, 그건 트랄과 함께 포르네우스를 생포하여 복수할 때나 가능한 일이리라.

"크흠. 로도페리여, 그래도 이건 말해두도록 하지. 그 녀석이 네가 만든 도끼를 휘둘렀을 때, 상당히 마음에 들어했다. 오크 전사 중 최강이라고 할만한 녀석이 인정한 도끼다. 심지어 성검과 부딪혀도 날 하나 상하지 않았지."

"......흐, 흐흥. 당연한 거 아니야? 이 몸이 탈진해서 쓰러질 때까지 두드리고 두드려서 만든 무기라고. 내 인생 걸작이야. 성검이랑 비교해도 견줄만한 게 당연하잖아?"

"그래. 축하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건 네게 주는 것이 좋겠군."

나는 트랄에게서 건네받은 5성 마물의 뿔을 로도페리에게 건넸다. 그녀는 뿔을 받자마자 표정이 변했다.

"미친! 마도골렘 파편인 거야?!"

"나한테 물어봐도 모르지. 트랄도 알려주지 않았는데."

"미쳤어! 이거 드워프들이 찾는 환상의 소재라고! 초고대 마도 문명 시대의 물건이야. 이거 마탑에서 보석으로 바꾸면 얼마나 하는 지 알아? 최소-"

"마석으로 환산해라."

"......음, 최상급 마석 4개분량?"

트랄의 인품에 다시 한 번 더 지릴뻔 했다. 샤이탄이 꼬리보지의 끝으로 요도를 찌르는 바람에 또 지릴뻔 했다. 나는 간신히 사정감을 참고 샤이탄의 엉덩이를 찰싹 때렸다.

"로도페리. 연구하든 뭘 하든 마음대로 해라."

"마, 마음대로?"

"그래. 나보다는 네가 더 전문가가 아니냐. 이걸로 네가 쓸 무기를 만들든, 아니면 방어구를 만들든 마음대로 해라. 어차피 양이 얼마 없어서 그리 많이 사용하지도 못하겠지만."

"......."

로도페리는 품에 뿔, 마도골렘의 파편을 보물처럼 끌어안았다. 최상급 마석 네 개의 가치를 가진 물건인만큼 소중히 다뤄야하지만, 저런 걸 그냥 장식으로 둔다면 아무 의미가 없을 것이다.

'소재는 사용하지 않으면 쓰레기 잡템에 불과하지.'

그리고 이런 소재는 전문가에게 맡겨야 한다. 꼴리는 옷감 재질과 비슷한 소재를 모두 코스프레에게 맡기듯, 드워프가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소재는 드워프에게 맡기는 것이 정상이다.

"그런데 로도페리여. 다른 드워프들은 어디로 갔나?"

"어, 음, 그게...."

로도페리가 주인이 된 마계대장간, 드워프 공방에는 로도페리를 제외하고 단 두 명의 드워프만이 망치를 두드리고 있었다.

"다 만들고 쉬고 있는 건가?"

"쉬, 쉬고 있기는 한데."

그들이 제련하는 검은 몹시도 날카로워 우리 군단의 힘을 더욱 끌어내기야 하겠지만, 둘이서 작업한 것 치고는 양이 엄청나게 많았다. 로도페리의 눈이 공방 안쪽을 향했다.

"...설마?"

"......오, 오해하지마! 이건 드워프들의 동지애같은 거야!"

로도페리가 두 팔을 벌리며 내 앞을 가로막았다.

"결고 암컷으로 타락해서 그런 게 아니라고!"

"호오. 로도페리여."

나는 로도페리의 겨드랑이에 손을 집어넣어 번쩍 들어올렸다.

"그것은 아주 바람직한 현상이다."

그리고 그녀를 내 한 팔 위에 올렸다. 예전에 륜을 2성 시절에 들고 다니며 애널을 개발했던 것처럼, 나는 로도페리의 고간을 받쳐들고 안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흐흐, 육체가 여자가 되니 정신도 여자가 되는 건가?"

"성욕과 호기심에 이기지 못한 거겠죠?"

찌걱, 찌걱, 찌걱.

안쪽에서 살과 살이 부딪히는 소리가 들린다. 미약한 신음에는 절정의 환희가 섞인 교성이 들린다. 나는 로도페리, 샤이탄과 함께 드워프 목장 안으로 들어갔다.

"오호! 새끼를 쳤나? 그새 숫자가 늘었군?!"

"아, 아으, 으아아?!"

목장의 기구에 구속되어 있는 드워프 소수가 나를 보고 깜짝 놀랐다. 뒤에서 박고 있던 오크들은 나를 향해 자지를 세우며 경례했다.

"라스."

"라스. 너희들이 박고 있는 드워프들 조금 이상한데?"

드워프들 모두에게는 목줄과 족쇄가 채워져 있어야 한다. 하지만 나와 시선을 마주치지 못하는 드워프들은 그냥 알몸인 상태로 기구에 구속되어 있었다.

"흐흐, 설마 스스로 여자가 되어서 박히기를 바랄 줄이야."

"아, 아니에오! 끄흥, 아니오!"

짐승처럼 네 발로 엎드려 오크의 자지를 뒤에 머금은 드워프가 비명을 지르며 부정했다. 자세히 보니 로도페리를 위해 스스로 여자가 되기로 했던 4장로였다.

"무엇이 아니라는 거지? 몸이 여자가 되었더니 암컷의 기쁨을 누리고 싶었던 게냐?"

"아, 아니오...! 우리는 쾌락 때문에 여기에 온 것이 아니라...!"

4장로는 붉게 상기된 얼굴로 소리쳤다.

"다른 동료들이 조금이라도 더 쉴 수 있도록...대신 박히고 있는 것이오!"

"크하하하! 이 무슨 고결한 희생정신이란 말이더냐!"

나는 주변을 살폈다. 암컷 드워프들 중 일부는 기구에 묶여만 있을뿐, 몇몇은 보지를 식히며 쉬고 있었다. 드워프들이 암컷 대신 암컷이 되기를 자처한 것이다.

"오크에게 씨가 뿌려지면 알도 낳아야 할텐데?"

"각오...한 바이오! 내 한 몸 희생하여, 저들을 잠시라도 쉴 수 있게 한다면...!"

"흐흐흐. 그 기개다. 로도페리여, 아무래도 나는 드워프들을 조금 오해했던 것 같군."

마냥 건방지고 짜증나는 수염덩어리들 인 줄 알았더니, 그린엘프의 성분이 섞이니 이리도 재미있는 종족이 되었다.

"옳게 된 드워프라는 건 이런 거지."

"아, 아흐응?!"

작은 체구의 거유. 나는 로도페리의 허리를 잡고 허공에 들어, 샤이탄의 꼬리가 휘감긴 자지를 안에 힘껏 찔러넣었다.

"오늘부로 드워프의 개념을 바꾸겠노라."

음란 암컷 거유 대장장이. 그게 지금부터 드워프들이 가진 종족 특성이 될 것이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