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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비만 오크-398화 (398/800)

나 혼자 비만 오크 398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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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걱, 찌걱.

촉수는 흐느적거리며 전신을 압박한다. 알을 낳기 위해 밖으로 꺼내지느라 촉수의 움직임은 다시 활발해졌다. 입안에 들어있던 촉수 다발이 서서히 활개를 치기 시작했다.

"......우웁."

레비즈는 헛구역질을 참았다. 마음같아서는 당장 이를 세워 촉수를 물어뜯고 싶었지만, 저항하면 저항할수록 촉수는 더 활발하게 자신을 범할 것을 이미 알고 있다.

몇 번이고 당했다. 격렬한 키스를 하는 것처럼 혀를 능욕하는 건 유분수였고, 입천장부터 혓바닥 아래까지 촉수는 레비즈의 입을 마음껏 능욕했다.

한 번은 촉수가 목구멍을 넘어가기 직전까지 긁어 기도를 압박했고, 레비즈는 진짜로 죽을 뻔 했다. 그 뒤로 레비즈는 더이상 이를 세워 촉수를 깨물지 않았다.

찌걱, 찌걱.

촉수는 연거푸 레비즈의 몸 구석구석을 문질렀다. 보기만 해도 역겨운 형태의 촉수 끝은 레비즈가 너무나도 증오해 마지 않는 자의 귀두를 닮아있었으나, 레비즈는 닿기도 전에 그 촉감을 느낄 수 있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촉수 자지의 귀두가 닿지 않은 곳이 없었다. 하필이면 귀두와 촉수 끝의 촉감이 비슷하여, 레비즈는 촉수가 닿을 때마다 오크가 전신을 좆으로 꾹꾹 누르는 것만 같았다.

"......."

레비즈는 갑자기 볼이 화륵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하프 드래곤이며 성기사단의 단장인 그녀가 언제 남자에게, 마물에게 자지로 따귀를 맞아봤겠는가. 안에 씨가 뿌려진 것보다, 후장에 거지같은 음충이 들어온 것보다, 강제로 알을 몇 번이고 낳는 것보다 더 불쾌하고 죽고싶었다.

죽고 싶다.

죽음이 편안한 수면과도 같다면 레비즈는 당장이라도 생명 연장을 그만두고 싶었다.

아무리 성기사단과 성녀가 자신을 구원해 줄 것이라 한들, 아무리 시간이 오래 지나면 광명이 찾아오리라 몇 번이고 다짐한다고 한들, 지금 당장의 괴로움은 레비즈의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다.

한 번 더 죽여달라고 해볼까. 진심으로 바란다면 어쩌면 레비즈를 동정한 누군가는 레비즈를 편히 보내줄 지도 모른다. 오크의 주변에 따라다니는 여인들은 분명 자신을 불쌍한 것 바라보는 눈빛으로 보고 있었다.

"크르르...!"

생각하니 열받는다. 드래곤의 피를 이은 자로서, 혈액의 절반이 드래곤의 힘이 깃든 반인반룡으로서 고작 오크에게 붙잡혔다는 것이 너무나도 굴욕적이었다.

하지만 몸에 힘은 들어가지 않는다. 근육을 사용하기 전부터 촉수는 긴장을 풀라는 것 마냥 레비즈의 몸을 꾹꾹 눌렀다. 신성력을 일으키려는 것도 소용이 없었다.

우우웅.

레비즈의 하복부에 보라색과 녹색이 섞인 기하학적 문양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은빛의 신성력은 문양에 뒤섞여 레비즈의 성감을 자극하는 발정제가 되었다. 서큐버스의 성마법은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레비즈의 감각을 전부 뒤바꿔버렸다.

통각은 쾌감으로.

쾌감은 더욱 더 강한 쾌감으로.

식욕은 성욕으로.

그리고 결정적으로, 신성력은 미약으로 바꾸어버렸다. 레비즈가 자랑하는 여신의 힘은 레비즈의 정신을 오염시키는 성욕이 되어버렸다.

"크르르, 크르...."

레비즈는 이를 갈며 성욕을 참아냈다. 당장이라도 몸을 앞뒤로 흔들어 안에 끼워진 촉수를 안쪽으로 밀어넣고 싶었다. 하지만 그럴 수 없는 이유는 자신을 이 지경으로 만든 오크에 대한 증오심 만큼은 서큐버스도 건드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죽더라도 반드시 놈을 죽이고 죽는다.

놈이 으레 말하던 좋아 죽도록 만들겠다며 자지를 넣는 순간, 레비즈는 전력을 다해 놈의 자지를 박살내버리고 저승으로 가리라.

절대로 무너지지 않는다. 다행히 촉수의 움직임은 제법 뜸해져 이 정도는 충분히 버틸 수 있는-

"햐아아앙!!"

".....큭."

레비즈는 숨을 참았다. 분명 스스로는 절정을 참았으나, 촉수를 통해 전해져오는 쾌감은 레비즈의 귓가에 달콤한 목소리로 속삭이는 듯 했다.

"좋아, 좋아아아...! 플라우로스 님, 좀 더 세게해주세요!!"

금발의 타천사, 루시펠은 촉수를 향해 애원하며 앙탈을 부렸다. 플라우로스라 불린 촉수 나무는 루시펠의 얼굴 앞에서 촉수 한 가닥을 좌우로 흔들었다.

"하움."

루시펠은 촉수를 입에 머금었다. 너무나도 맛있는 걸 먹는 듯한 모습에 레비즈는 구토감이 치밀어올랐다.

"으븝."

레비즈의 입안에 있던 촉수도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촉수의 첨단에서 새어나온 점액은 걸쭉했으나 달콤한 크림 치즈와도 같은 맛이었다. 레비즈를 미쳐버리게 만드는 건 바로 그 특유의 맛과 향이었다.

'속지마, 정액이다.'

레비즈는 수도 없이 속으로 되뇌였다. 간악한 서큐버스가 자신의 미각을 뒤바꿔 놓은 것이 틀림없다. 레비즈 스스로 입안 한가득 채워지는 점액을 맛있는 음식이라 생각하며 섭취하도록 하는 쓰레기같은 짓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하아, 하아."

루시펠은 양 손에 촉수를 쥐고 좌우로 물고 빨았다. 결국 참다 못한 레비즈가 촉수를 손으로 잡고 입에서 빼내며 소리를 질렀다.

"네 년! 마왕의 딸이라며! 어찌 이런 천박한 짓을 하는 거냐?!"

"음...? 마왕의 딸이기 전에 여자인데. 주인님께 패배하면 이렇게 되는 게 당연한 거야. 쯉."

루시펠은 촉수를 핥으며 허리를 앞뒤로 흔들기 시작했다. 앞과 뒤에 하나씩 끼워넣은 촉수가 격렬히 떨리기 시작했다.

"하앙, 주인님, 하아아...."

"미친년."

레비즈는 욕지기를 내뱉고 다시 입을 열었다. 플라우로스는 최소한의 대화는 허용했으나 입안에 촉수를 물고있는 시간이 장시간이 되도록 방치하지 않았다. 입을 닫으면 더욱 강한 힘과 쾌락으로 강제로 입을 열리게 하니, 순순히 입을 여는 게 더 나았다.

찌걱, 찌걱.

다시 귀두같은 촉수가 레비즈의 혀를 아래로 누르며 들어왔다. 촉수 자지의 옆에 돋아난 돌기가 레비즈의 입천장 전체를 긁으며 레비즈를 살살 간질였다.

"......."

얼마나 이 지긋지긋한 쾌락 속에서 지내야 하는 걸까. 레비즈는 이 지옥의 구렁텅이에서 자신을 구해주는 이가 누구든 결혼할 자신이 있었다. 설령 그것이 머리가 벗겨진 남자라고 하더라도.

푸드득.

촉수 하나가 좌우로 흔들리며 요동치기 시작했다. 동시에 음부에 박혀있던 촉수가 전부 빠져나왔다. 레비즈는 발끝부터 정수리까지 차오르는 쾌감의 폭풍에 입술이 피가 나도록 깨물었다.

"응긋, 흐극, 캬아악?!"

뷰르르르. 레비즈의 등이 활처럼 휘었다. 허공에 두둥실 매달린 레비즈의 몸이 크게 휘청거렸다.

"아악, 아아아악?!!?"

레비즈는 이 감각이 너무나도 싫었다. 질이 강제로 늘어나고, 뱃속에서 거대한 무언가가 빠져나가는 느낌은 가히 좋다고는 할 수 없었다. 한 번도 출생의 경험이 없던 레비즈가 이곳에 와서 벌써 몇 번이고 알을 낳았다. 그녀는 세번째부터 일찌감치 헤아리기를 포기했다.

얼마나 더 절정에 비명을 질러야 할까.

얼마나 더 많은 알을 낳아야 할까.

얼마나 더 많은 시간을 저주받은 시간의 방에서 보내야 할까.

'이제는 싫어.'

레비즈는 생각하기를 포기했고, 짙은 수마에 몸을 맡겼다.

* * *

짜----악!!

뺨이 얼얼하다. 레비즈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혹시나 거지같은 오크 자지가 뺨을 치는 게 아닐까 싶었지만, 분명 따귀를 맞았다. 그리고 볼에서 느껴지는 힘은 레비즈에게 너무나도 익숙한 힘이었다.

'신성력?'

신성력을 가진 이에게 따귀를 맞는다? 레비즈는 분명 그 썩어빠진 엘프라고 확신했다. 여신의 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크와 편을 먹은 그 타락한 이교도가 확실했다.

"퉤-!"

레비즈는 입안에 있던 침을 뱉었다. 촉수 자지의 점액은 침과 뒤섞여 덩어리가 생길 정도였다. 레비즈는 눈앞에 하얀 사제복을 더럽히는 붉은 점액에 쾌재를 불렀-

"어...?"

"...쯧."

레비즈는 서서히 고개를 들어올렸다. 그곳에는 자신이 알고 있는, 자신을 구해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 자신이 너무나도 사랑하는 이가 자신을 향해 경멸어린 얼굴로 손을 털어냈다.

"뭡니까, 그건. 배란입니까? 혹시 알을 낳고 싶다는 마음가짐의 표현?"

"닥치시오, 군단장. 알을 깨버리기 전에."

고오오.

사제복을 입은 여인, 성녀는 고간부의 아래로 흘러내려가는 점액 부분에 신성력을 흩뿌렸다. 사제복에 묻은 점액과 침의 흔적은 금방 사라졌다.

"레비즈 안. 나를 기억합니까?"

"서, 성녀님!"

"예. 성녀입니다."

성녀는 인자한 미소로 레비즈와 시선을 맞췄다. 성녀가 무릎을 굽힌 것이 아니라, 허공에 매달린 레비즈의 몸이 위로 들어올려진 것이다. 오크는 촉수 자지를 도르래 당기듯 레비즈를 들어올렸다. 성녀는 경멸어린 눈빛으로 레비즈에게서 물러났다.

"이름이 레비즈 안일 때부터 알아봤어야 했는데."

"예, 예?!"

"당신 '덕분'에 인류 연합은 큰 위기에 봉착했습니다. 엘프를 시작으로 하여 온갖 아인종이 마왕군에 들어가기 시작했죠. 당신이 인류를 나락으로 빠뜨린 셈입니다."

"그, 그게 무슨?!"

"가증스럽군요. 저와 동침했던 것도 저를 그런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던 거겠죠. 군단장, 마지막 인사는 필요없습니다. 저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표정을 보고 있으니 가증스러워서 미쳐버릴 것 같군요."

성녀는 몸을 돌려 통로 밖을 향해 사라졌다. 레비즈는 갑작스레 나타난 성녀의 등장에 어안이 벙벙해졌다.

"이, 이건 도대체 무슨?"

"성녀님도 심경이 복잡한 모양이다. 그리 믿고 맡겼던 성기사단의 단장이라는 자가 인류 멸망의 단초를 제공하다니. 흐흐흐, 드래곤은 원래 그렇게 잠이 많은가?"

"무, 무슨 소리를 하는 거냐?! 알아들을 수 있게 설명해라!"

"간단하지. 누가 엘프들을 강간하는 바람에 엘프가 마왕군과 편을 먹었고, 드워프 할 것 없이 아인종 모두가 마왕군의 편을 들었다. 인류는 고립되었고, 오랜 전쟁 끝에 인류는 패배했다. 멸망 직전에 몰리고 나서야 마왕군과, 마물과 하나가 될 것을 받아들였지."

"웃기지 마라! 속임수다! 성녀님께서 나를 저런 눈으로 바라볼 리가 없어!!"

"그래. 하지만 사람들의 반응은 어떨까? 안 그래도 성녀와 네가 동성애자가 아니냐 하는 추문이 차고 흐르는데, 네가 엘프들을 강간했다고 하면 사람들의 반응이 어땠겠느냐?"

"날조다!"

"흐흐흐, 거짓이 발각된다면 날조가 되겠으나 그것을 사람들이 진실로 믿는다면 진실이 되는 거지. 아아, 이것은 페이크 뉴스라고 하는 것이다. 우매한 대중을 선동하기에 정말로 좋은 기술이지."

레비즈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설마 진짜로 오크는 전세계에 자신을 엘프나 강간하는 범죄자로 알려버린 것인가.

"레오 후작령에 있던 성기사단도 모두 이단으로 화형당했다. 그들은 실은 단장의 명령으로 엘프들을 범하기 위해 모인 강간마라고 선동했지. 몇몇은 의심받는 것에 자괴감을 느껴 자결했고, 끝까지 저항하던 자들은 전부 엘프 맛을 보게 해주었다. 2할 정도가 우리 군단의 라스-나이트가 되어 인류를 향해 검을 들었지."

"거짓말 마라, 그럴 리가 없다...!"

"거짓말인지 아닌지는 네가 믿기 나름이다. 중요한 건 네가 이제 효용가치가 떨어졌다는 것이지. 다 쓴 걸레는 슬슬 버려야 할 때가 된 거다."

"뭐...라고?"

사람을 물건, 그것도 걸레 취급하는 것도 화가 나는데 버리기까지 한다라. 레비즈는 남은 힘을 쥐어짜 팔을 휘둘렀다.

덥썩!

하지만 오크는 레비즈의 손목을 너무나도 쉽게 낚아챘다. 레비즈는 그제서야 자신의 손이 인간과 하등 다를 바가 없는 가녀린 여인의 손이 된 것에 깜짝 놀랐다.

"이건...?!"

"알을 낳을 수록 날개는 줄어들었지. 알을 낳을 수록 뿔은 점점 퇴화되었지. 크흐흐, 덕분에 우리 군단은 세계를 도모할 수 있었다. 다른 누구의 힘도 아닌, 너의 드래곤의 힘 덕분에 말이야. 크하하!!"

오크는 뒤에 있던 천막을 걷었다. 그러자 어느 왕성에서나 볼 법한 거대한 유리 거울이 레비즈를 비추고 있었다.

"아, 아아아악?!"

뿔이 없다. 날개도 없다. 꼬리도 없다. 눈동자마저 평범한 인간처럼 동그랗다. 레비즈의 몸은 그 어떤 곳도 '드래곤'이라고 할만한 곳이 없었다.

"이럴 리가 없다! 이건 환상이야! 네 놈이 나를 속이기 위해 만든 허상이라고!!"

"허상? 뜨거운 맛을 좀 더 봐야 진실인 걸 알게 되겠군."

오크는 로브를 좌우로 벌렸다.

"아아, 이것은 해면체 드래곤이라고 하는 것이다."

그곳에는 흉악하게 생긴 용이 하늘을 향해 승천하고 있었다.

========== 작품 후기 ==========

여의주 단 두 개!

손목 아프다면서 왜 한 편 더 올라갔냐하면

파스는 답을 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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