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 혼자 비만 오크-368화 (368/800)

나 혼자 비만 오크 368편

<--  -->

스피카 성의 주민, 오르파 이호네는 좀처럼 잠들지 못했다. 깊은 새벽이 되었음에도 잠들지 못하는 건 이 시간에 달려나간 사람들에 대한 걱정 때문이었다.

"괜찮을까...."

3차 토벌대. 다름아닌 성기사단의 단장이 병력을 이끌고 간 토벌대는 분명히 던전의 마물들을 토벌할 것이다. 하지만 토벌대에 함께 끌려간 병사들은? 그들은 개개인은 마물들로부터 살아남을 수 있을까?

"부디 무사히 돌아오기를."

오르파는 여신에게 기도했다. 교단의 사제들은 여신에게 기도하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이라 말했다. 마족과의 기나긴 전투도 여신의 보살핌에 따라 인류는 승리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구구구.

바닥에 진동이 올리기 시작한다. 그 진동은 오르파가 새벽에 밤잠을 설쳐, 지금 이 늦은 시각에 일어나게 만든 원흉이었다.

"아발론 녀석들...!"

오르파는 자신의 방 2층에서 창문을 통해 보이는 아발론에 이를 갈았다. 본인도 자기 전에 스타킹을 신고 잘 정도로 스타킹은 보온성이 뛰어난 의복이었으나, 밤의 아발론으로 인해 사랑하는 남자가 떠난 것은 아직도 용서할 수 없는 일이었다.

"확 내가 쳐들어가려다 참았다. 으휴."

잘못을 따지자면 결혼해놓고도 총각 행세를 하며 요정을 취하려고 한 전 남편의 잘못이다. 실제로 요정도 그걸 알고 자신의 앞에 무릎꿇고 사과하기까지 했다.

남들은 제때 사지도 못하는 스타킹을 무려 20벌이나 받기도 했지만, 오르파는 요정의 진심어린 사과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전 남편이 잘못한 것이지 요정이 잘못한 건 아니니까.

"하여튼 저것들 나타나고 난 이후로 땅이 자꾸만 울린다니까.... 지하에 계속 공사라도 하는 건가?"

주요 고객이라고 할 수 있는 남정네들 대부분이 토벌대로 밖에 나갔으니 아발론도 한산할 게 분명했다. 하지만 불이 꺼진 아발론은 오늘 따라 유독 더 떨림이 심했다.

구구구.

"......어라?"

오르파는 숨을 죽였다. 진동은 아발론에서 느껴지는 것이 아니었다. 집 전체가, 남작령 전체에서 느껴지는 것이었다. 이 진동은 1200명의 토벌대가 진군했을 때의 그 진동과 비슷한-

케르륵.

"흡."

오르파의 호흡이 멈췄다. 흐릿한 창밖 너머, 한 무리의 인영들이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다. 검은 로브같은 것을 두르고 조심스럽게 움직이는 자들의 모습은 평범한 사람들은 아니었다.

'누구지?'

아발론에 드나드는 이들일 리가 없다. 아발론의 자존심 높은 요정들을 취하고 나온 남자들은 스스로를 자랑스러워하지, 저렇게 전신을 숨기고 다니며 부끄러워할 자들이 아니다.

사삭, 사사삭.

밤공기 속으로 숨어든 자들은 하나 둘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들은 그 누구도 모르게 성벽을 '기어오르기' 시작했다.

"히익?!"

오르파는 그들의 정체를 깨닫고 소름이 돋았다. 여신의 인도인지, 순간적으로 바람에 후드가 벗겨져 드러는 검은 인영의 정체는 분명히 '구울'이었다.

"마, 마물?!"

달려나가야한다. 검은 로브의 마물들은 수가 한 둘이 아니었다. 토벌대가 어떻게 된 건지는 모르지만, 당장 눈앞의 현실은 '스피카 성에 마물들이 침투했다는 것.'

"이, 이런-"

"저런. 밤공기가 차가운데 깨어있는 언니가 있네?"

사라락.

창틀에 창백한 피부의 여인이 구둣발로 내려앉았다. 가린 면적보다 노출한 면적이 더 많은 여인은 마족 특유의 날개와 꼬리를 움직이며 오르파를 향해 요염히 미소짓고 있었다.

"언니. 조용히 죽은 채로 있을래, 아니면 죽어있을래?"

오르파는 직감했다. 저항하면 죽고, 가만히 침묵하면 살아남는다. 살아남은 이후에 어떻게 될 지는 감이 대충오지만, 적어도 죽지는 않을 것이다.

"거, 겁탈할 거라면 죽여...!"

오르파는 눈물을 머금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비록 상대는 서큐버스이지만, 그렇다고 앉은 자리에서 가만히 죽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흠, 그래? 그럼 그렇게 해줄게."

파--앗!

서큐버스는 방 안으로 뛰어들어와 오르파를 덮쳤다. 오르파는 완강히 저항했으나, 당연히 ★★★ 서큐버스의 손아귀 힘에는 손을 쓸 수 없었다.

"크윽?!"

침대로 내던져진 오르파는 비명을 지르기 위해 입을 벌렸다. 그러나 그보다 빨리 입을 막는 무언가가 있었다.

할짝.

서큐버스는 강제로 오르파의 입술을 덮었다. 혀가 닿자마자 오르파는 혀의 감각이 마비되는 것만 같은 착각이 들었다.

"언니, 내가 특별히 언니 편안하게 죽도록 도와줄게. 우리 군단 지침이거든. 후후후."

서큐버스는 오르파와 이마를 맞대었다. 서큐버스의 보라색 눈동자가 빛이난 순간, 오르파의 저항이 멈췄다.

스르르.

오르파는 기절하듯 잠들고 말았다. 서큐버스의 수면 마법에 손수무책으로 잠들어버리고 만 것이다.

"자고 일어나면 모든 게 달라져 있을 거야. 이 땅은...이제 우리 군단의 영지가 될 거거든. 언니, 그러면 꿈에서 좋아 죽으렴."

서큐버스는 여인과 입술을 맞추며 손을 흔들었다.

"내가 특별히 미남 거근으로 낭낭하게 다섯 명으로 넣어뒀으니까. 고통도 쾌락으로 느껴질 거야. 후후."

서큐버스는 떠났다. 침대에 눕혀진 오르파는 죽은 듯 잠에 빠졌다.

"......하아, 거기, 그래. 좀 더 세게 박아...."

오르파는 저항할 틈도 없이 잘생긴 미남들과 한 침대에서 뒹구는 꿈을 꾸며, 행복한 꿈과 함께 의식이 끊어졌다.

* * *

"조금 더 조용하게 움직이지는 못해?"

"서큐버스 부대가 깨어난 자들을 잠재우고 있어요. 애들 나름 최선을 다하는 거니까 이해해주세요."

"쯧, 이래서 훈련이 안 된 놈들은."

동서남북. 정중앙의 남작성을 중심으로 사방으로 펼쳐진 부하들은 어둠을 틈타 성벽을 지키는 병사들을 습격했다. 차가운 밤공기가 내려앉은 스피카 성은 쥐 죽은 듯 고요했으나, 내 청각에는 분명히 픽픽 쓰러지는 병사들의 단말마가 들렸다.

"여관 같은 곳을 특히 조심해야해. 아직 남아있는 모험가들은 어디에 있지?"

"요정들이 처리하러 갔어요. 미리미리 숙소랑 여관 같은 곳을 알아뒀다고 하더라고요."

스피카 성에 남아있는 요주의 인물들은 대부분 토벌대에 참여하지 않은 모험가들이 대부분이었다. 다행히 그들에 대한 파악은 얼추 완료되었고, 현지에서 합류한 요정과 서큐버스들이 크게 활약해주고 있었다.

"읍읍, 읍!!"

내 발치 아래에 깔린 남자는 콧김을 내뱉으며 나를 노려봤다. 그는 땅속에 박힌 채, 입에 슬라임 점액으로 만든 마스크가 채워져 있었다.

"야, 조용히 해라. 너는 동료들이 인류를 위해 전쟁을 나간 와중에도 떡치러 왔으면서."

나는 병사의 머리를 발로 툭툭 건드렸다. 그는 우리 군단의 스피카 성 점령 작전 개시와 함께 포획한 자로, 밤의 아발론 주변을 어슬렁거리며 요정과 어떻게 하룻밤 잘 수 있지 않을까 하다가 내게 걸린 남자였다.

"하여튼 대가리에 떡치는 것만 들어있는 음탕한 녀석 같으니라고. 네놈에게는 슬라임 공구리도 아깝다, 아까워."

나는 남자의 머리를 더욱 세게 발로 밟았다. 그냥 음탕한 거라면 괜찮지만, 놈은 바닥에 박혀있던 와중에도 륜을 음흉한 눈으로 흘기고 있었다.

"어디서 남의 걸 넘봐? 이봐, 거기 날아가는 서큐버스. 어...라즈피이?"

"네~"

간신히 이름을 기억해냈다. 서큐버스들 중에서도 샤이탄의 총애를 받는 부하였던가. 라즈피이는 머리통보다 더 큰 가슴을 흔들거리며 내 부름에 바닥에 착지했다.

"이 놈에게 꿈을 보여줘서 죽여라."

"후후, 남자니까 정기 뽑아서 죽여도 되죠?"

"물론. 잠시만. 꿈은 내가 지시한다."

나는 라즈피이의 귀에 대고 남자를 위한 꿈을 알려줬다. 라즈피이는 그걸 듣자마자 기겁한 눈동자로 나를 바라봤지만, 나는 감히 륜을 향해 발기하는 눈빛을 보낸 놈을 용서할 수 없었다.

"잘 부탁한다."

"군단장님께서 바라신다면.... 아, 대신 저랑 한 번만-"

싱긋.

"......열심히 하겠습니다!"

라즈피이는 남자의 머리를 양손으로 움켜쥐었다. 나는 몸을 돌려 륜의 허리를 끌어안았다.

"이래서 인기남은 괴로운 법이지."

"괜찮아요. 주인님 곁에는 저희가 있으니까요."

"그래. 흐흐, 너희 덕분에 내가 산다."

나와 륜은 당당히 스피카 성의 대로를 걸었다. 점점 시간이 길어질수록, 내가 남작성에 가까워질수록 고요한 스피카 성에는 소란이 커지기 시작했다.

"뭐, 뭐야?! 마물이 왜 여기있, 커억!"

"꺄아아악!! 오크가 나타났다!!"

"구울, 구울이 남문을 막고있어! 빨리 동문으로 도망쳐야해!"

밤잠을 설치다 깨어난 이들이, 마물의 기척을 눈치채고 칼을 집어든 모험가들이 섞여 아비규환을 빚어내기 시작했다. 인구가 족히 3~4천은 될 스피카 성의 내성에만 족히 2천 명의 사람들이 살고있다고 들었다.

"성 바깥의 놈들도 슬슬 깨달았겠지? 그 놈들은 라스베가스에서 도망쳐 이곳에 정착한 난민들이니, 도시가 안에서부터 함락되었다는 걸 금방 알았을 거다."

"또다시 삶의 터전을 빼앗는 셈이네요."

"안 죽이는 것만으로도 감사히 여겨야지."

그들에게 불행이 있다면 이 작은 땅에 내가 던전을 마련했다는 것. 미안한 마음은 조금 들지만 그렇다고 나의 걸음을 멈출 수는 없다.

"으아아!"

옆 골목에서 단검을 든 모험가 하나가 나를 향해 직선으로 달려오고 있었다. 머리가 짧기는 하지만 제법 반반한 얼굴의 여인에, 나는 팔을 넓게 펼쳤다.

푸-욱!

단검은 로브 자락에 휘감겼다. 여자 모험가는 경악한 눈동자로 몸을 빼내려고 했다. 하지만 그보다도 내 손이, 그리고 내 손보다도 륜의 화살이 더 빨랐다.

피융--!

륜의 바람화살은 모험가의 발목을 꿰뚫었다. 그리고 나는 로브자락으로 묶은 단검을 땅에 내팽겨 친 뒤, 모험가의 허리를 양손으로 잡아들었다.

"노, 놓아라--!"

"남을 죽이려고 각오를 했으면 이 정도는 각오해야지."

높이 들어올려진 여자 모험가는 팔을 아둥바둥거리며 나를 위협했지만, 그 사이에 륜이 모든 준비를 끝마쳐놓았다.

"꺄악?!"

륜은 여자 모험가의 바지를 팬티 째로 내려버리고, 나의 로브도 좌우로 펼쳤다. 스타킹 아머 사이로 쭉 삐져나온 나의 성검이 보란듯이 하늘을 향해 솟아올라 있었다.

"자, 잠깐만. 이거 설마-"

"나를 단검으로 찌르려했지. 어디 내 성검에 찔려봐라."

푹.

나는 곧장 여자 모험가를 잡아당겼다. 전희도 애무도, 심지어 안에 윤활제 역할을 해 줄 점액도 밀어넣지 않고 집어넣은 여자 모험가의 안은 뻑뻑하기 그지 없었다.

"아, 아으, 으아...?!"

수평으로 몸이 눕혀진 여자 모험가는 뒤로 넘어가지 않기 위해 팔을 허공에 흔들었다. 긴장으로 굳어진 몸이 내 자지를 꽉 붙들었다.

"륜, 이걸 어떻게 처리할까?"

나는 한 걸음 한 걸음 앞으로 걸을 때마다 자지를 앞으로 푹푹 찔렀다. 륜은 한손은 입술을 매만지며, 다른 한손은 여인의 하복부 위에 올려 마력을 뿌렸다.

위이잉.

여인의 하복부에 하트 모양의 인장이 생겼다. 륜의 성마법이 발동 된 증거였다.

"주인님을 죽이려 든 암살자니까 죽여마땅한데...그래도 너무 아파하면 그러니까 쾌락으로 바꿨어요."

"잘했다."

자신이 죽이려던 오크에게 강제로 범해지는데 쾌락을 느끼다니. 여자 모험가에게 있어서 그만한 굴욕이 또 어디에 있으랴.

"아아, 약하도다. 정녕 본진에 그 어떤 예비병력도 편성해놓지 않았단 말이더냐. 이래서야 글러먹은 작자로구만."

간혹 튀어나오는 모험가들은 아더와 오크들에게 금방 제압당했다. 나와 륜은 메어리가 미리 파악한, ★★★ 정도 수준의 모험가들을 찾아 하나 둘 땅에 묻었다.

"클리안. 나와서 땅을 파라."

"예."

우리 뒤를 따르던 슬라미아, 클리안이 바로 땅에 사람 하나가 들어가기 충분한 구덩이를 파냈다. 나는 여자 모험가의 몸을 번쩍 들어올리며 자지를 빼냈다.

"먼 고대에 있던 제국의 이야기다. 그곳의 부유층은 너무나도 많은 산해진미를 맛보기 위해, 일부러 구토를 해서 뱃속을 게워냈다고 하더군."

여자 모험가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구덩이에는 클리안이 이끄는 슬라임 드래곤 한 마리가 자리잡고 있었다.

"너는 내가 삼키기에는 다소 아쉬운 여자다. 가끔 생각날 때 꺼내먹기도 륜에게 미안할 정도군."

"자, 잠-"

여인이 말하기도 전에, 나는 여인의 다리를 붙잡아 구덩이 안으로 쑤셔박았다.

"히, 히익?!"

"괜찮다. 머리가 잠기기 전까지 죽음의 고통은 없을 것이니. 네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살 수도 있고, 죽을 수도 있는 거지."

여인은 행사장 인형처럼 상체를 나풀거리며 빠져나오려 했다. 하지만 슬라임 드래곤은 꾸역꾸역 여인의 다리부터 집어삼키며 안쪽으로 잡아당겼다.

"너는...그래. 3호기, 네가 직접 조교해라. 이제는 더 말 안해도 알 지?"

꾸르르륵.

마물과의 성행위를 끝까지 거부하면 먹히는 것이고, 스스로의 잘못을 반성하며 슬라임 드래곤의 씨를 받으면 살아남는 것이다. 3호기는 체내에서 돌기와도 같은 촉수 다발을 꺼내며 여인의 전신을 휘감았다.

"아, 안 돼에에에!!"

"그냥 가만히 오크들에게 붙잡혔으면 적당히 살려줬을 것을...쯧쯧."

"안타깝네요. 주인님께서 만드는 왕국의 국민이 될 수 있었는데. 히힛."

"괜찮다. 아직 사람들은 넘쳐나거든."

곳곳에 밝은 빛이 터진다. 횃불이 올라가고, 동서남북의 성문에 검은 군기가 내걸렸다.

분노의 군단, 샤이탄의 인장과 똑같은 모양의 군기가 박혀있었다. 그 주변을 점령한 병사들은 당연히 나의 군단병, 구울들이다.

"분노의 군단에 명한다."

쿠웅! 붉은 문신이 오라와 함께 스피카 성 전체로 퍼진다. 나는 남작성의 성문 앞에서 색스를 바닥에 찧으며 명령을 내렸다.

"저항하는 자가 있다면, 모조리 죽여라."

복상사로.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