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 혼자 비만 오크-219화 (219/800)

# 219

"하아, 하아."

나는 하얗고 따스한 배게에 코를 박고 숨을 들이켰다. 진한 초코향이 내 코를 간질였고, 그 단내가 내 정신을 맑게했다. 당이 떨어질 때 초콜릿을 입에 집어넣고 그 향부터 음미하는 것만 같았다.

"그렇게 좋아?"

"좋다, 하아, 하아."

루나는 허벅지로 내 얼굴을 부비적거리며 장난을 쳤다. 나 또한 루나의 균열에 박은 코를 좌우로 비틀며 장난을 쳤다. 내 시야는 온통 하얗게 물들어 있었지만, 그 하얀 세상이 조금씩 짙어지는게 느껴졌다.

"하아, 여기 나오는 거로 빵에 발라먹고 싶다."

"네가 하는 건 괜찮은데 다른 애들한테는 그러지 마."

"왜?"

"네 전용이니까. 흐흐."

루나는 정말 기특한 소리를 했다. 나는 기쁜 마음에 바로 루나를 직접 칭찬하기 위해 혀를 밖으로 빼냈다. 고간 부위가 막혀있으니, 당연히 그곳을 칭찬하려면 찢어야했다.

부우욱!

흰 스타킹의 고간부가 찢어지고, 그 안에는 루나의 살결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었다. 던전의 안이라 다크엘프 상태로 피부는 갈색이었지만, 형태는 밖에서의 엘프 때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정말 변태 같다니까. 너 여기만 찢을 수 있게 만든 거, 진짜 너무 노골적인 거 아니야?"

"여기만 찢다니?"

나는 루나의 오해를 바로잡기위해 루나의 허벅지를 이로 살짝 물었다.

우드득.

루나의 흰색 스타킹이 허벅지 부분에서 좌우로 크게 찢어졌다. 나는 스타킹의 찢어진 부위에 혀를 대고 핥았다. 루나는 피식 웃으며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오구, 오구. 우리 발정난 새끼, 그렇게 여왕님 몸이 빨고 싶어요?"

"당연하지."

"하여튼. 그런데 허벅지 찢어봐야 무슨 소용이야? 거기다가 박을 수 있는 것도 아닌데."

"박지는 못해도 보는 건 다르거든."

고간 부위가 쉽게 찢어지는 것은 실제로 그러한 용도지만, 다른 부위는 쉽게 상하지 않도록 만들어놓았다. 그러나 지금처럼 대놓고 구멍을 뚫으려고 작정하면 못할 것도 없다. 더군다나 흰 스타킹은 하피의 깃털로 만든 것이니, 더 구멍을 만들기 쉬웠다.

"보는 게 꼴린다면 뭐 그렇다 치는데.... 그러면 스타킹을 신는 의미가 있어? 다리 보호 한다고 하는 거잖아."

"그렇긴 하지."

요정이든, 서큐버스든, 안드라스든, 엘프든 우리 군단의 모든 여성은 스타킹을 신어야 한다. 그건 단순한 눈요깃거리를 넘어, 우리 분노의 군단이 가진 상징이자 좋은 방어구다.

"인간 세상에 보급한 초기형 스타킹 수준은 거의 안드라스들 급의 방어력이라며? 그럼 어지간한 화살을 맞아도 아래는 튕겨낼 거 아냐."

"그렇지. 이너아머 정도는 되니까. 지금처럼."

나는 손톱으로 루나의 허벅지를 찔러 그 위를 타고 올라갔다. 스타킹을 살짝 잡아당겨 손톱을 그었음에도 스타킹은 멀쩡했다. 제법 날카로운 손톱임에도 불구하고, 스타킹은 쉽게 끊어지지 않았다.

"방어력은 노출도에 비례한다. 스타킹만 신는다면 최소한 ★ 1~2개 정도 되는 놈들의 공격은 수월하게 막을 수 있을 거다. 흐흐."

"반대로 인간들 또한 마찬가지란 얘기지. 에일라가 걱정하던게 진짜 그냥 하는 말이 아니네."

"우리 군단의 자금을 위해 인간들을 강화시키는 셈이 될 테니."

스타킹이 가진 방어구로서의 가능성이 과연 얼마나 퍼져나갈 지는 모르지만, 본격적으로 퍼져나가기 시작한다면 인간들은 남녀노소 전부 스타킹을 착용하고 다닐 것이다.

"그래도 좋지 않냐. 모든 여성 모험가들이 스타킹을 신고 다니는 모습이."

"그거야 너같은 애들이나 좋아할테고. 반대로 생각해봐. 본격적으로 인간들이 스타킹을 신기 시작하면 어쩔래? 남녀노소, 하반신 보호용 이너아머로 말이야. 가격도 진짜 갑옷에 비해 훨씬 저렴하잖아. 널리 퍼뜨리겠다는 명목으로."

"소비재가 너무 비싼 가격으로 형성되어 있으면 쓰는 사람만 쓰는 물건이 되지. 흐흐."

"너는 지금 인류 연합의 방어력을 압도적으로 늘린 셈이라고. 알아?"

루나는 허벅지의 힘을 이용해 내 얼굴을 자신의 고간 쪽으로 돌렸다. 말랑말랑하고 포근했던 허벅지에 힘이 들어간 순간, 나는 행복잡기에 고개를 앞으로 전진시키는 걸로 빠져나가고자 했다.

"아, 당 떨어진다."

츄릅. 나는 번들거리는 루나의 질속에 혀를 집어넣었다. 색은 투명하고 점성은 끈적거리지만, 그 맛과 향은 아무리 먹고 마셔도 진한 초콜릿이었다. 오히려 4성 때보다 훨씬 더 풍미가 깊어진 맛이었다.

"하앙, 너 말하다가 뭐하는 거야...?"

"스타킹 약점을 옆으로 펴바르는 중이지. 흐흐."

나는 계속해서 루나의 질구를 혀로 핥고 빨았다. 루나의 질속에서 애액이 터져나오기 시작했고, 나는 그걸 루나의 허벅지쪽 스타킹 위로 옮겨 넓게 펴발랐다.

"내가 설마 대책과 약점도 없이 인류에게 스타킹을 납품했겠냐."

부우욱.

나는 루나의 애액이 발려진 스타킹 부위를 손으로 살짝 잡아당겼다. 스타킹은 아주 손쉽게 찢어져 구멍이 생겼고, 루나는 내가 이로 찢었던 곳보다 훨씬 큰 밤톨만한 구멍에 입을 쩍 벌리며 놀랐다.

"이게?"

"전장에서의 유리함, 침대에서의 유리함을 동시에 충족하는 마법같은 기술력이지. 흐흐."

조합장의 각고한 노력끝에 우리는 스타킹을 조잡한 창칼에도 손상을 입지 않도록 강하고 단단하게 만들면서도, 나중에 스타킹을 신은 인간 연합을 쉽게 무력화 할 수 있도록 설계하였다.

"촉촉하게 만들어 주는 거다."

"뭘로?"

"정액으로, 애액으로, 침으로."

점성이 있는 액체를 스타킹에 펴바른다. 그러면 안드라스 실이 물을 먹듯 부풀게 되고, 그러면서 조직력이 약해지게 되어 어지간한 힘으로도 쉽게 스타킹을 찢을 수 있게 된다.

"왜 하필 그쪽으로 예시를 드는 거야?"

"원래 그런 용도로 만들어진 것이니까."

분명히 말하지만 나는 스타킹을 입히고 씌워 침대 위에서 찢으려는 용도로 만들었지만, 안드라스의 깃털을 재료로 사용했던게 화근이었다. 그리고 내가 아이디어를 그림으로 몇 개 제시하자 조합장이 폭주하기 시작한 것이 스타킹의 방어구화 사태를 일으킨 또 화근이었다.

"그리고 말이야, 스타킹을 판매하기 시작한게 무슨 이유겠어? ...쓸모없어진 물건은 전부 다 재고처리 하는게 기본이란 말이지. 흐흐."

"어디의 기본이라는 건지는 모르겠는데, 저기요. 스타킹이 쓸모가 없어졌어? 왜? 찢는데 질렸니?"

"에이, 설마."

나는 루나가 입은 스타킹을 좌우로 쭉 벌려버렸다.

"이미 스타킹 생산 라인은 2세대 스타킹 제작에 들어갔다. 기존의 스타킹에서 더욱 방어력이 강해짐과 동시에, 광택까지 나오기 시작했지."

"그게 가능해?"

"재료가 좋은 걸 쓰고 있으니까."

나는 지금쯤 내 부하들에게 학살을 당하고 있을 안드라스들-아인 안드라스들을 떠올리며 애도를 표했다.

"하루에 최대 여섯 마리 밖에 안 나오는 놈들이지만, 날개 두 쌍씩 세 번을 뜯어버리니까 또 양이 엄청나게 많이 나오더라? 흐흐흐."

안드라스 서브던전의 보스, 아인 안드라스.

우리는 더 좋은 스타킹을 만들어내기 위해 그들을 잡는 것을 더이상 주저하지 않았다.

* * *

피융!

투명 화살이 아인 안드라스의 미간을 꿰뚫었다. 안드라스 종의 ★★★급에 해당하는 존재로 점점 인간에 가까워지는 마물들은 손을 쓸 틈도 없이 절명했다.

"히힛."

륜은 활을 뒤로 걸고 허벅지에 건 단검을 뽑아냈다. 혹시나 모를 사태에 대비해 함께 온 갤러해드 일가는 압도적인 륜의 힘에 괜히 무안해졌다.

"륜 엄마, 이러면 내가 온 이유가 없잖아."

"당신이 있어서 편하게 올 수 있었어요. 고마워요, 랜슬롯. 히힛."

륜은 바닥에 쓰러진 아인 안드라스를 반듯하게 땅에 눕혔다. 정확히는 얼굴이 바닥을 향하도록, 등이 천장쪽을 바라보게 하여 날개가 상하지 않도록 만들었다.

"예전에는 주인님께서도 이걸 잡기 껄끄러워해서 관뒀는데, 이제는 쉽게 잡을 수 있게 되었네요."

"아.... 들은 것 같습니다. 분명 남자 두 명이 나와서 너무 흉측하여 퇴각을 하셨다고."

"네. 주인님께서 그런 쪽으로는 취향이 아니신 것 같더라고요."

"......휴우."

기네비어는 남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금방 날개를 손질하던 랜슬롯에게 걸리고 말았다.

"뭐야. 혹시 아빠한테 먹힐까봐 무서웠어?"

"......조, 조금."

잡식성에 가까운 파후우다보니, 혹시나 먹히지 않을까 기네비어는 전전긍긍하고 있었다. 랜슬롯은 기네비어를 자신의 가슴에 파묻으며 등을 토닥였다.

"자기는 그런 쪽으로 모르는가 싶더니 잘 아네? 여신교에서는 금기 아니야?"

"금기기는 한데.... 그건 여신교의 교리니까. 믿지 않는 불신자들에게 금기를 강요할 수는 없지."

긴장감을 떨쳐낸 기네비어는 헛기침을 하며 랜슬롯이 잘라낸 날개를 깃털마다 하나씩 뽑기 시작했다. 갤러해드 또한 륜이 잘라낸 날개를 받고 자리에 앉아 손질을 시작했다.

"이걸로 이제 어머님들께서는 더 좋은 스타킹을 신는 거군요."

"후후, 다리 맵시도 나오고 방어력도 좋고. 엄청 좋지. ...치마 정도는 입어야겠지만."

랜슬롯은 검은 스타킹의 위에 짧은 아이보리색 치마를 받쳐 입고 있었다. 인간들의 물건 중에서 긴 치마를 짧게 찢은 물건으로, 파후우는 그것을 '미니스커트'라고 칭했다.

"자기, 안에 보여?"

"...아니."

"그럼 됐어."

랜슬롯은 괜히 갤러해드가 보이는 것을 부끄러워했다. 랜슬롯 본인은 기네비어를 상대로 모두에게 공개적으로 하반신을 드러내게 했으면서, 제 배 아파-엄밀히 따지면 아프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낳은 자식의 앞에서는 나름 신경을 쓰고 있었다.

"륜 엄마, 그거 입으니까 어때요?"

"주인님께서 눈을 떼지를 못하시지."

륜은 등을 돌려 엉덩이를 좌우로 흔들었다. 동그란 토끼 꼬리가 좌우로 흔들거렸고, 토끼 꼬리는 어딘가에 박힌 것 마냥 빠져나오지를 않았다. 그것이 어디에 들어가있는지 기네비어는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나도 저거 입고 싶었는데...."

랜슬롯은 자신이 바니걸 복장을 입지 못하는 것을 상당히 아쉬워했다. 요정이나 엘프들보다 훨씬 체구가 큰 랜슬롯의 사이즈에 맞는 바니걸 상의는 없었고, 결국 조금 큰 스타킹을 신는 것으로 만족할 수밖에 없었다.

"다들 이거 빨리 정리하고 주인님한테 가요. 주인님께서 지금 기다리고 계신다고요~"

"...지금 여왕님이랑 둘이서 같이 있는 것 때문에 빨리 가고 싶어하는 건 아니고요?"

"당연하죠. 칫, 나도 우유만 나오면 후방으로 배치되는 건데."

륜은 자신의 가슴을 만지작거리며 볼을 부풀렸다. 안드라스들을 사냥하며 현장에서 뛰어야 하는 륜과는 달리, 루나는 지하 1층에 고정 배치되었다. 갤러해드는 손질한 깃털들을 정돈하며 쓰게 웃었다.

"...그게 우유 때문은 아니잖습니까?"

"우유 때문이에요. 주인님 요즘 자꾸 지하 1층으로 내려가서 쉬고 온단 말이에요."

"루나가 그렇게 맛있어요?"

랜슬롯은 입맛을 다시며 요염히 웃었다. 그에 기네비어는 불안해했고, 갤러해드는 낮게 웃으며 고개를 숙여버렸다. 륜은 피식 웃으며 검지손가락을 좌우로 흔들었다.

"당신은 안 돼요."

"왜요?"

"그거야 그건 주인님만 드실 수 있는 거니까요."

"......아빠한테 부탁하면, 조금은 얻을 수 있을텐데...."

"절대로 안 돼요."

륜은 혀를 내밀고 몸을 일으켰다. 아인 안드라스를 사살한 것으로 이미 자신의 임무는 끝이 난 만큼, 나머지 깃털을 정리하고 손질하여 라스베가스로 운반하는 일은 자신에게 주어진 일이 아니었다.

"그럼 저는 주인님 지키러 갑니다. 다들 안녕~"

"그, 하나만 여쭤보겠습니다."

갤러해드는 깃털을 흔들며 물었다.

"도대체 스타킹의 뒤를 이을 물건이라고 하는 건, 무엇입니까?"

"아, 그거요? 음...."

륜은 턱을 쓰다듬으며 기억을 더듬다가, 손뼉을 치며 활짝 웃었다.

"란제리!"

"예?"

"그렇게 얘기하셨어요!"

륜은 싱글벙글 웃으며 자리를 떠났다. 세 가족은 륜이 말한 란제리라는 방어구의 정체에 대해 한참을 논의하며 그 유용성을 토의하기 시작했다.

* * *

"다녀왔...언니!"

"하아, 왔니?"

륜은 시뻘게진 얼굴로 바로 내 위에 올라타 기승위로 허리를 흔들고 있는 루나를 향해 날라차기를 날렸다.

"훗."

허리를 분질러버리겠다는 듯 뒤에서 날아온 륜의 공격에 루나는 웃으며 륜의 발목을 붙잡았다.

"아직 몇 백년은 이르단다."

루나는 륜을 강제로 허공에 멈춰세운 뒤, 자신의 앞-이자 내 배 위에 반듯하게 앉혔다. 륜은 울상을 지으며 루나의 어깨를 잡고 흔들었다.

"돌아오기 전까지는 직접 안 하기로 했잖아요!"

"아하하, 어쩌겠어? 이거 이렇게 된 상태로 하고 싶다고 하는데."

루나는 찢어진 스타킹을 가리키며 허리를 위아래로 튕겼다. 덕분에 륜까지 살짝 튕겨올라갔고, 나는 륜의 골반을 잡고 몸을 돌리게 만들었다. 륜은 바로 하체를 아래로 내리며 내 위에 엎어졌다.

"주인님, 이러시면 안 돼죠. 제가 아인 안드라스들 잡고 오면 저랑 바로 하기로 하셨잖아요!"

"그랬지. 하지만 배고픈데 어쩌냐. 그래서 3성짜리 깃털들은 다 잘 모았냐?"

"당연, 흐윽...!"

륜이 내 어깨에 얼굴을 묻으며 몸을 파르르 떨었다. 슬쩍 보니 루나가 손가락을 륜의 고간 앞에서 손장난을 치고 있었다.

"륜이 지금 위에 입고 있는게 최신 검스라고 했지? 후훗, 그러면 말이야...."

"그거 검스는 아니고 안드라스 실로 만든-"

내가 정정할 틈도 없이, 루나는 륜의 엉덩이 사이로 손을 집어넣어-

"어디 한 번 내구도 테스트를 해볼까?"

부우우욱.

루나는 손아귀의 힘만으로 스타킹과 레오타드 천을 두 겹 모두 찢어버렸다.

......역시 90레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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