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열심히 뒤지고 있는데 소리가 일절 나지 않는 것이 포인트라면 포인트였고.
그 상태로 얼마나 지났을까.
그대로 옷장 안으로 들어가버리기라도 할 것처럼 깊숙하게 몸을 밀어넣고 있던 세나가 다시 밖으로 빠져나왔고, 그런 세나의 손에 들린 것은ㅡ
'···저걸?'
회색빛으로 물든 머리 부분이 참 인상적인 마사지기였다.
원래 세계에 살 때는 야동에 하도 뻔질나게 등장하던 것이라서 추억도 회상할겸 구매했던 것이었는데 막상 사고보니까 별로 쓸 일이 없더라.
써먹자니 뭔가 크기가 좀 그렇달까.
그래서 방치했던 것을 설마하니 세나가 챙겨들 줄이야.
'하긴···'
다른 이도 아니고 상대가 지나다보니까 맨손으로 덤벼들기에는 좀 부담스러웠겠지.
거의 제 팔뚝만한 크기를 가진 마사지기의 위용 덕분에 새삼 자신감이라는 게 차오르기라도 했던 것일까.
마사지기가 무슨 전설의 검이라도 되는 것처럼 그것의 손잡이 부분을 단단히 움켜쥔채 자리에서 몸을 슥 일으키는 세나의 얼굴 위에는 어색하긴 해도 미소가 맺혀있었다.
위를 향해 올라가있는 입꼬리가 부들부들 떨리고 있을지언정 일단은 그랬다.
'아니, 그런데··· 저거 쓸 수 있긴 하려나···?'
그 모습이 하도 애처롭고 안쓰럽다보니까 자연스레 그런 생각이 들 수밖에는 없더라.
지금 나와 지나는 서로 꼭 끌어안다시피한 채 몸을 겹치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만큼 세나의 공략포인트라 할 수 있는 지나의 은밀한 곳들은 전부 내 몸에 의해 덮여있는 상태였다.
그런데 저렇게 커다랗고 굵직한 걸 들이민다?
설령 내가 몸을 뒤로 젖혀서 공간을 내어준다해도 쓰는 게 쉽지 않을텐데···
'흠.'
잠시 고민하다가 내 어깨에다가 턱을 올려놓은채 가볍게 숨을 몰아쉬고 있던 지나의 귀에 대고 자그마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그랬더니 반응이랍시고 돌아온 건ㅡ
"뭐? 싫어···"
다름아닌 그것이었다.
아무래도 저번부터 반응이 심상치 않더라니만 지나는 지금 하고 있는 체위가 마음에 쏙 들었던 모양이다.
"그렇지만··· 계속 이렇게 끌어안고만 있을 수는 없잖아."
"누나는 그것도 좋은데···"
"내 아이."
"···"
"낳아준다면서?"
그리 말하며 허리를 살짝살짝 움직여 지나의 보짓속을 헤집어대니 내 목을 꽉 끌어안은채 몸을 부르르 떨어대던 지나가 귀엽게 입술을 삐죽거렸다.
"치이··· 그러면··· 키스해줘···♡"
그러더니 속삭이는 듯한 목소리로 내 귀에 대고 직접 키스를 요구해오더라.
"응? 키스?"
"응, 키스."
"키스라면··· 지금도 해주고 있잖아? 이렇게···"
허리를 들썩들썩거리면서 지나의 자궁구에 대고 귀두를 쪽쪽 해주니 그럴 때마다 지나가 혀를 살짝 내민 채 몸을 부들부들 떨어댔다.
"으응···♡ 이거 말고 위에도 키슈해조···♡"
역시나 지나는 욕심쟁이였다.
아래로 하는 키스만으로는 만족 못하고 위에도 같이 해달라고 하는 걸 보면은.
"우웁···♡"
그래서 지나가 바라는대로 삐죽하고 내밀어져 있던 혀를 그대로 입 안에다가 머금은 다음 입술하고 이빨을 이용해 가볍게 긁어주니 내 입안으로 들어와있던 지나의 혀가 귀엽고 야하게 움찔거렸다.
"하움, 츕, 츄우···♡"
그런 식으로 내가 지나의 정신을 쏙 빼놓고 있는 동안 세나는 뭘 하고 있었냐하면··· 발뒤꿈치를 들어올린 채 살금살금 이쪽을 향해 열심히 접근하고 있는 중이었다.
발바닥이 대리석으로 된 바닥하고 찰싹 달라붙었다가 떨어지면서 나는 소리가 그토록 신경쓰였던 걸까.
한 걸음씩 내딛을 때마다 어깨를 흠칫하고 떨어대는 꼴이 귀여우면서도 가관이더라.
그렇게 조심스럽게 움직이던 세나가 마침내 침대 근처에 도달한 순간, 거기에 맞춰 지나를 구속에서 풀어주었다.
"후우, 후으응···♡"
달뜬 숨을 내쉬며 부족한 호흡을 보충하던 것도 잠시, 팔뚝을 가볍게 툭툭 두들기는 내 손길에 고개를 한 번 끄덕인 지나가 내 어깨를 지지대 삼아 조심스레 몸을 일으켰다.
지나의 안 가장 깊숙한 곳까지 파고 들어가서 자궁구하고 쪽쪽하고 입을 맞춰대고 있던 내 물건이 쯔걱하고 끈적끈적하기 짝이 없는 소리를 내며 지나의 보짓속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그렇게 탐욕스럽게 집어삼키고 있던 내 물건을 바깥으로 끄집어낸 지나가 그 여운이라도 즐기듯 눈을 질끈 감은채 반대로 돌아앉았다.
그리고는 다시금 내 물건을 집어삼키기 시작하는데···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마침내 감고 있던 눈을 뜬 것일까.
"···뭐하냐 지금?"
천천히 허리를 밑으로 내려서 내 물건을 조심스럽게 집어삼키던 지나의 입에서 살벌하기 그지없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어찌나 살벌한지 당사자도 아닌 내 등골이 다 오싹거릴 정도였다.
내가 그 정도인데 세나는 어땠겠는가.
"힉?!"
이제는 미터 단위로 세기조차 애매한 거리만을 눈앞에 두고 있던 세나가 크게 헛숨을 집어삼키며 걸음을 내딛던 자세 그대로 굳어버렸다.
"손에 그건 또 뭐고?"
"···"
"흐음··· 왜? 나한테 그걸로 뭐라도 해보려고 그랬어? 설마?"
가소로움이라는 감정이 듬뿍 담긴 목소리가 귀를 울렸다.
그럴수록 세나의 얼굴은 창백하게 질려갔다.
덕분에 새삼 지나가 어떤 표정으로 저런 말을 입에 담고 있을지가 궁금해졌지만··· 확인할 자신은 없었다.
"야, 유세나."
"···"
"미쳤냐?"
"어, 언니···"
지나의 목소리를 들을수록 기억 속 저편에 묻어두었던 안 좋은 기억들이 불쑥불쑥 떠오르면서 PTSD가 올 것만 같았다.
그럼에도 지나는 거침이 없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그동안 세나의 존재로 인해 느꼈던 꼴받음도 갚아주고 겸사겸사 서열정리도 확실하게 하고 갈 생각이었던 걸까.
"요즘 내가 잘 안 건드리니까 살만 했나봐? 응?"
한층 더 싸늘하게 변한 목소리가 방 안의 분위기를 딱딱하게 만들었다.
그런데 이게 참 웃긴 게··· 방 안의 분위기가 딱딱해질수록 지나의 안에 들어가있는 내 물건도 딱딱해지고 있었다.
"벙어리, 흐읏, 벙어리냐? 응, 읏···?"
그 변화를 지나도 느꼈던 것일까.
싸늘하기만 했던 목소리 사이로 조금씩 색다른 것이 섞여들기 시작했다.
그래서일까.
듣는 것만으로도 등골을 오싹거리게 만들었던 목소리가 전처럼 막 두렵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유, 유한이 너어···♡ 지금 누나 화내고 있는 중인 거 안 보혀···?"
당연히 보인다.
보이니까 이러는 거 아니겠는가.
가슴을 움켜쥔 손을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가슴을 주물럭대며 샛노란 머리카락이 흐트러지면서 드러난 뒷덜미를 쯉쯉 소리가 나도록 빨아대니 지나가 더 말을 잇지 못하고 몸을 파들파들 떨어댔다.
그런 지나의 변화에 그 누구보다도 당황한 사람이 있었으니 그건 바로 세나였다.
"에···?"
이대로 빡친 언니한테 끔찍한(?) 최후를 맞게 되는 줄 알았는데 살벌하기 짝이 없는 기운을 막 흩뿌리던 언니가 갑자기 이런 식으로 침몰하니 당황할 수밖에는 없었던 걸까.
눈을 똥그랗게 뜬채 믿을 수 없다는 티를 팍팍 내면서 몸을 오들오들 떨어대는 지나를 멍하니 바라만 보고 있길래ㅡ
'뭐하는 거냐고 지그음!!'
잽싸게 눈짓을 해서 세나한테 신호를 보냈다.
그도 그럴 것이 내가 볼 때 세나가 그동안 마음 속 한구석에 켜켜이 쌓인 원한을 해소할 수 있을만한 기회는 딱 지금 뿐이었으니까.
참으로 다행히도 그런 내 눈짓 속에 담긴 뜻이 무사히 전해졌던 것일까.
꿀꺽ㅡ
크게 침 삼키는 소리가 나더니 세나가 마사지기를 양손으로 단단히 움켜쥐었다.
'아니, 저게 무슨 검도 아니고···'
저걸 왜 양손으로 쥐고 그러는 걸까.
일단 내 감상은 그랬는데 그와는 별개로 세나의 표정 자체는 굉장히 진지했다.
과장이라는 걸 조금 보태서 말을 해보면 죽음마저도 불사한 것 같은 그런 표정이라고 해야할까.
아마도 그 비장미 넘치는 표정 때문이었을 것이다.
평소랑은 많이 다른 세나의 모습으로부터 뭔가 심상찮은 예감이라도 받았는지 내 자지를 품고 있던 지나의 보지가 움찔움찔대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지나는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솔직히 이 정도면 '어? 뭐지? 심상치 않은데?'라는 느낌 때문에라도 살짝 쫄 법도 하건만ㅡ
"하고 싶으면 해, 뒤지고 싶으면."
정작 지나의 입술을 뚫고 튀어나온 목소리는 여전히 굳건하기만 했다.
그렇지만··· 좋은 선택이라고는 말하기 힘들 듯 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언니한테 맞서기로 한 시점에서 이미 죽음이 확정되어버린 세나의 입장에서 보면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마찬가지였으니까.
그럴 바엔 차라리 언니한테 한 방이라도 먹이고 최후를 맞이하는 편이 낫지 않겠는가.
내가 도달한 결론하고 똑같은 곳에 도달한 것일까.
딸칵ㅡ!
세나가 비장미 넘치는 표정을 한채 마사지기의 전원을 올렸다.
우우우웅···
그러자 살짝 딱딱한 플라스틱으로 된 부분이 잘게 진동하기 시작했다.
고작 그것만으로는 언니를 잡을 수 없을 거라 판단한 것일까.
세나의 손가락이 다시금 움직였다.
즈우우우웅···
탁하고 스위치 올라가는 소리와 함께 회색빛으로 물든 헤드 부분이 깃들어있던 진동이 한층 더 강렬해졌다.
저게 중단인걸까.
솔직히 내 입장에서 보면 지나를 무력화시키는데에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해보였는데··· 세나가 볼 때는 아니었나 보다.
세나의 손이 다시 한 번 움직였고ㅡ
브즈즈즈즈즈즈···!
말벌 떼를 생각나게 하는 살벌하면서도 강렬한 진동음이 방 안을 채우기 시작한 건 다름아닌 그 직후였다.
"하···!"
잡고 있는 세나의 손마저도 덜덜덜덜 떨리게 만들 정도로 강렬하기 그지없는 진동.
그런 걸 머금고 있는 것을 앞에 두고도 지나는 당당하기 그지없었다.
"가지가지한다 진짜···"
그러더니만 그대로 몸을 일으키려고 하길래 잽싸게 손을 움직여 지나의 허리를 끌어안았다.
동시에 지나가 몸을 일으키느라 살짝 빠져나왔던 물건을 다시금 박아넣으니ㅡ
"넌 진짜 뒤졌흐윽···?!"
막 내 위에서 몸을 일으키는 중이었던 지나가 다시 내 위로 침몰했다.
설마 하필이면 그 타이밍에 내가 그런 식으로 물건을 쑤셔박을 줄은 몰랐던 걸까.
지나의 몸이 부르르 떨리는 게 배신감 때문인지 아니면 쾌감 때문인지 그녀의 뒤에 앉아있는 나로서는 알 길이 없었다.
다만 딱 하나 확실한 게 있다면··· 난 이미 호랑이 등에 올라탄지 오래라는 것이었다.
'멈추면 죽는다···!'
물론, 주로 혼나는 건 세나가 될 거다.
그렇지만··· 세나를 도운 나도 무사하진 못하겠지.
아마 세나랑은 다른 식으로 혼나지 않을까.
그래서였다.
지나의 허리를 꽉 끌어안은채 열심히 허리를 놀렸던 것은.
마침 또 자세도 괜찮았다.
지나가 몸을 일으키던 와중에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보니까 졸지에 뒷치기하고 유사한 자세가 되어버렸으니까.
퍽퍽 소리가 나도록 거세게 자지를 찔러넣으면서 황급히 세나를 향해 눈짓으로 신호를 보냈다.
솔직히 이런 식으로 붙잡아두는데에도 한계가 있었으니까.
그도 그럴 것이 상대가 지나 아닌가.
보지는 허접해도 체력만큼은 압도적인만큼 지금처럼 페이스 조절 따위는 개나 주라는 것처럼 거세게 허리를 흔들다보면 지나가 쾌감으로 축 늘어지는 것보다 내가 지쳐서 나가떨어지는 게 몇 배는 더 빠를테지.
그 사실을 세나라고 해서 모르지 않았던 걸까.
꼴깍하고 침을 한 번 삼킨 세나가 조심스레 지나를 향해 접근하기 시작했다.
미친듯이 진동하는 마사지기의 헤드 부분을 앞세운채 그러고 있는 게 꼭 칼같은 걸 움켜쥔 채 맹수를 향해 접근하는 사냥꾼의 모습을 보는 듯 했다.
"흑, 읏, 앙, 앗, 앗···!"
허리를 짧게 끊어서 칠 때마다 거기에 맞춰서 짤막한 신음소리를 토해내는 지나를 향해 세나의 마사지기가 뻗어나갔다.
일단 노리는 곳은··· 가슴인걸까.
'가슴으로는 부족할텐데···'
브즈즈즈즈즈즈즈···!
내가 속으로 그런 걱정을 곱씹고 있는 동안 조심스레 내뻗어진 세나의 마사지기가 내 움직임에 맞춰서 야릇하게 흔들리고 있던 지나의 가슴과 맞닿았다.
그러더니 그 끝에 매달려있던 찐한 분홍빛의 유두를 꾸욱하고 짓누르면서 가슴의 모양을 일그러뜨리기 시작하는데ㅡ
"흐으으윽···?!"
그 순간 동그랗게 굽어져있던 지나의 허리가 단숨에 꼿꼿하게 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