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이 입을 맞추는 소리였다.
이대로는 지지부진한 대치상황밖에는 이어지지 않을 거라 판단한 것일까.
곤란함의 한축을 담당하던 유한의 입이 어느새 언니의 입을 틀어막고 있었다.
갑작스럽기 그지없는 유한의 키스 때문에 놀란 걸까.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는 언니의 모습은 자신으로서는 처음 보는 것이었다.
"흐읍, 읏···"
그렇기에 전에 봤을 때는 별 생각없이 넘겼었던 모습도 왠지 신기하게만 느껴졌다.
어느새 두 눈을 꼭 감은채 유한의 키스를 받아들이고 있는 언니의 모습마저도 그랬다.
혀와 혀과 뒤섞이는 소리가 몇 번이고 귓가로 울려퍼졌다.
그 노골적이기 짝이 없는 소리가 귓속으로 흘러들어올 때마다 거기에 노출된 부분이 뜨겁게 달아오르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이었다.
"흐움, 츕···♡"
처음에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더니만 어느새 언니는 고개까지 살짝 옆으로 꺾어서 유한의 움직임에 호응할 정도로 키스에 푹 빠져있었다.
'이렇게 보면···'
언니도 별 차이 없구나.
특히 유한이 주는 쾌감을 받아들이기 급급한 모습같은게 그랬다.
축축하게 젖은 것들끼리 맞물리면서 나는 츠적츠적하는 소리가 한 번 울려퍼질 때마다 몸을 오들오들 떨어대는 모습은 자신과 별반 차이가 없었으니까.
이렇게 되면··· 결국 우리 집에서 서열이 가장 높은 건 유한 아닐까?
'···엄마도 저렇게 됐으니까.'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셨는지 침대 위에 축 늘어진 채 가쁘게 숨을 몰아쉬고 있는 엄마의 모습을 보며 어쩌면 그럴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고 있던 순간이었을 것이다.
언니와 마찬가지로 두 눈을 꼭 감은채 키스에 열중하고 있던 유한이 아무런 예고도 없이 한쪽 눈을 슬쩍 떴고, 그렇게 뜨인 유한의 눈과 시선이 딱 마주쳐버렸다.
그 순간 다시 한 번 몸을 움찔할 수밖에는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단순히 눈만 마주쳤던 게 아니었으니까.
지금 이 순간 유한은 눈짓을 통해 자신에게 뭔가를 요구하고 있었다.
문제는 그 요구라는 게 자신의 입장에서 보면 거의 고양이, 아니 호랑이 목에다가 방울을 다는 것과 크게 다를 바 없다는 것이었고.
아니, 어쩌면 그보다 더 위험할지도 몰랐다.
그런데 그런 걸 하라고?
나보고?
잠깐 상상만 해봤을 뿐인데 그것만으로도 심장이 이렇게 쿵쿵하고 미친듯이 뛰어대는데?
그렇기에 유한의 그 요구는 자신으로서는 결코 들어줄 수 없는 그런 것이었다.
분명 그랬는데··· 그래야만 하는데···
이제 슬슬 본게임으로 넘어갈 생각인 걸까.
"흐으응···♡"
서로 바짝 밀착한채 상대방의 체온을 공유하고 있던 둘이 묘하게 꼼질대기 시작했다.
유한의 허벅지를 꾹 누르고 있던 언니의 엉덩이가 슬금슬금 위로 올라갔다.
그 광경을 보며 꿀꺽하고 침을 삼킬 수밖에는 없었다.
여자 입장에서 보면 부러움을 느낄 수밖에 없는 완벽함을 갖춘 언니의 엉덩이도 엉덩이였지만 거기에 가려져있다가 모습을 드러낸 유한의 물건이 유독 시선을 사로잡았으니까.
혹시나 중간에 놓칠세랴 유한의 목을 꼭 끌어안고 있던 언니의 팔 중에 하나가 거기서 떨어져나오더니 그대로 밑을 향했다.
츠윽··· 츠으윽···♡
"방금 엄마한테 듬뿍 싸놓고 이렇게···♡ 자지 딱딱하게 부풀리기나 하고 말이야···"
"윽···"
"···그렇게 누나 안에다가 넣고 싶어···?"
"누, 누나···"
"이걸로··· 누나도 임신시키고 싶은 거지···♡ 응···?"
구멍에 자지를 맞추고 있는 중인 걸까.
듣는 것만으로도 침을 꼴깍 삼키게 될 정도로 끈적끈적하고 야한 소리가 순식간에 방 안을 가득 채웠다.
찔커억···♡
"흐우읏···!"
꽤 오랫동안 그러고 있더니만 마침내 원하던 곳에 닿은 것일까.
질척질척하게 젖은 것이 천천히 벌어지는 소리와 함께 유한의 몸 위에 올라타있던 언니의 몸이 부들부들 떨리기 시작했다.
"아··· 아흐, 으···♡"
그 광경이 이상할 정도로 야하게 느껴졌다.
땀방울을 잔뜩 머금고 있는 매끈한 피부도 그랬고, 보기 좋게 그을린 탄력적인 육체가 불규칙적으로 흠칫흠칫거리는 모습도 그랬다.
'이상해···'
야해도 너무 야했다.
어찌나 야한지 그냥 둘이 하는 걸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을 뿐인데도 독주라도 원샷 때린 것마냥 얼굴이 막 터질 것처럼 달아오르면서 심장이 몸 밖으로 튀어나올 것처럼 미친듯이 뛰어대고 있었다.
'···언니한테도 버거운 거구나.'
그럼 그렇지.
그렇게 큰데 언니라고 해서 거뜬할 리가 없지.
"흐윽··· 싸고 싶으면··· 언제든지 싸도 괜찮아···♡"
둘의 모습을 보니 그런 생각이 드는 한편 기분이 뭔가 좀 요상했다.
유한의 품에 안긴채 토닥임을 받고 있는 언니의 모습을 보고 있으려니까 왠지 모르게 그랬다.
"누나 보지는··· 유한이꺼니까···♡"
설마 다른 사람도 아니고 언니한테서 이런 느낌을 받는 날이 올 줄이야.
이런 말 하긴 그렇지만··· 약해보였다.
그러니까··· 틀림없이 공포의 대상이어야할 언니가 예전처럼 막 무섭게 느껴지지가 않았다.
'그렇다고 만만해보인다는 뜻은 아니지만···'
적어도 전처럼 마주하고만 있어도 등골이 오싹오싹거리지는 않는 달까.
덕분에 뭐라 이루말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하면서도 기묘한 기분에 사로잡혀있던 순간이었을 것이다.
언니를 꽉 끌어안은 채 평소와 비교하면 덜 탄탄해보이는 등을 토닥토닥해주고 있던 유한이 대뜸 고개를 홱 치켜들었다.
그에 반사적으로 흠칫한 순간, 유한이 이쪽을 똑바로 바라보며 입을 벙긋거리기 시작했다.
할 말이 있으면 그냥 할 것이지 저건 또 뭐하는 짓이란 말인가.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눈치채게 되었다.
그러니까 유한이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입모양만을 이용해 자신에게 뭔가를 전하려고 하는 이유를 말이다.
그도 그럴 것이ㅡ
-한 번쯤은 복수해보고 싶지 않아?
유한은 입모양을 통해 그리 말하고 있는 중이었으니까.
유한이 말하고 있는 복수가 누구의 것이고, 누굴 향한 것일지야 굳이 확인해보지 않아도 뻔했고.
틀림없이 언니를 말하는 것이겠지.
그게 아니고서야 얼마든지 소리를 낼 수 있는 상황임에도 굳이 입모양만을 이용해 메세지를 전달한다는 불편함을 감수할 이유가 없으니까.
'복수···'
솔직히 생각해보지 않았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언니한테 뭐 두들겨맞으면서 자랐냐면 분명 그런 건 아니지만 그래도 그동안 부려먹혀진 원한이 있으니까.
지금 살고 있는 집 말고 예전 집에 살 때 라면 끓여다가 바치랴, 물 떠다가 바치랴 얼마나 힘들었던가.
심지어는 굉장히 급하게 부르길래 피곤해 죽을 것 같은 몸을 억지로 잡아끌며 언니의 방까지 갔는데 불 좀 꺼달라는 말을 들었을 때 얼마나 황당했던가.
그토록 당한 게 많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복수라는 단어 자체를 머릿속으로 떠올리지 못했던 건··· 그만큼 상대가 무서운 상대였기 때문이었다.
'초식동물이 사자를 어떻게 이겨···'
물론, 코뿔소나 코끼리쯤 된다면 체급빨로 승리를 따낼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애석하게도 자신은 잘 쳐줘봐야 얼룩말 정도였다.
그러니 더더욱 복수에 대한 뜻을 접을 수밖에.
'하지만···'
지금이라면?
유한과 하나가 된 탓에 평소랑은 다르게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할게 뻔한 지금이라면?
어쩌면··· 가능하지 않을까?
'복수···'
어쩌면 가능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지만 그렇다고 그 가능성만 믿고 곧장 몸을 움직일 수는 없었다.
복수를 하면 뭘 하겠는가.
그게 끝나고나면 몇 배는 더 처절하게 응징당할 것이 뻔한데 말이다.
그러니 지금까지 긁어모은 것 말고도 하나가 더 필요했다.
그래서ㅡ
-책임져줄거야?
유한이 그랬던 것처럼 입모양을 통해 그 마지막 하나를 제공해줄 수 있는 이를 향해 말을 걸었다.
그에 은근히 이쪽을 주시하고 있던 유한이 피식하고 웃으며 언니 몰래 고개를 끄덕인 순간, 유한 쪽을 향하고 있던 시선을 떼어내 그대로 언니의 등을 향해 던졌다.
'복수···!'
속으로 그 단어를 부르짖으면서.
마침내 결심을 굳힌 걸까.
내게 끌어안겨 있는 탓에 지나는 일절 보지 못했지만 지나를 바라보는 세나의 눈빛이 빠싱하고 빛났다.
덕분에 새삼스레 궁금해질 정도였다.
세나가 어떤 식으로 지나한테 앙갚음을 할지가 말이다.
'뭐, 그건 그렇다 치고···'
모처럼 세나가 결심을 굳혔으니 도와주지는 못할 망정 방해는 해선 안 되겠지.
그러니 쓸데없는 생각은 여기까지만 하고 이제는 내가 해야할 일을 할 때였다.
내 물건을 안쪽 깊숙한 곳까지 집어삼킨채 몸을 오들오들 떨어대고 있던 지나 쪽으로 시선을 돌렸던 건 그래서였다.
"흐우··· 흐으··· 흐응읏···♡"
몸을 부르르 떨어대는 지나의 등을 손으로 가볍게 쓸어주면서 조심스레 허리를 놀리기 시작했다.
지나의 안은 가영의 안보다 훨씬 뜨거웠다.
그리고 조이는 느낌이 강했다.
특히나 질구를 바짝 조이면서 뿌리 부분을 맛있게 물어대는게 지나의 특징이라면 특징이었다.
"윽···"
일방적으로 박히는 입장이 되니 새삼 입이 심심하기라도 했던 걸까.
내 어깨에다가 얼굴을 파묻고 있던 지나가 슬그머니 입을 벌리더니 이내 내 목덜미를 잘근잘근 깨물어대기 시작했다.
치아는 일절 쓰지 않고 딱 입술만 써서 목덜미를 잘근잘근 짓씹어대는 느낌이 참으로 기묘했다.
그래서··· 나도 지지 않고 응수했다.
지나의 허벅지를 양손을 이용해 받친 다음 고개를 살짝 틀어서 눈앞에서 푸릉푸릉 흔들리고 있는 지나의 가슴 쪽으로 향했다.
"츕···"
그 끝에 매달려있던 찐한 분홍빛의 유두를 조심스레 입 안으로 머금었다.
"으읏···"
그리고는 부드럽게 빨기 시작하니 지나가 꼿꼿하게 세워놓고 있던 허리를 앞으로 굽히며 내 머리를 있는 힘껏 끌어안았다.
이건··· 더 해달라는 뜻일까 아니면 여기서 멈추라는 뜻일까.
알 수 없었다.
알 수 없었지만··· 개의치않고 계속 지나의 가슴을 빨았다.
동시에 스리슬쩍 눈을 굴려서 아까 전부터 묘하게 조용한 세나의 행방을 쫓았다.
'응? 저긴···'
그렇게 찾아낸 세나는 이미 침대를 벗어나 있었다.
침대를 벗어나서 자질구레한 짐들을 넣어둔 옷장 앞에 쪼그려 앉아있었다.
그래서 저긴 대체 왜 찾아간 걸까.
지나의 몸에 가려져서 쓰고 싶어도 쓸 수가 없는 오른쪽 눈을 제외하고 왼쪽 눈만을 이용해 세나의 모습을 쫓고 있으려니 옷장 앞에 쪼그려 앉아있던 세나가 고개를 휘휘 돌려서 주위를 살피기 시작했다.
마치 뭔가 나쁜 짓이라도 계획하고 있는 것처럼 더 없이 조심스러운 몸짓으로 그런 행동을 해대는데 덕분에 떠올라버렸다.
지금 세나가 눈앞에 두고 있는 옷장 안에 무엇이 잠들어있는지를 말이다.
말해 무엇하랴.
지금 세나가 앞에 두고 있는 옷장 안에는 장난감이 가득했다.
당연한 말이지만 평범한 장난감은 아니었다.
오직 어른만을 위해 만들어진 어른의 장난감들이었으니까.
물론, 다 한국에서부터 챙겨온 것들이었고.
그것들을 챙겨온 이유?
그야 당연히 언젠가는 필요할 거라 생각해서 챙겨온 것이었다.
솔직히 이 안에서 할 일이라고는 섹스 뿐인데 맨몸 섹스는 언젠가 질릴 거 아닌가.
전부 그때를 위한 물건들이었다.
'아직 꺼내본 적은 없지만.'
아무튼 그래서··· 저 안에서 뭘 꺼낼 생각인 걸까.
우리의 복수자님께서는 말이다.
속으로 그런 의문을 곱씹고 있으려니 고개를 휘휘 돌려가며 열심히 주위 눈치를 살펴대던 세나가 조심스레 옷장 문을 열어젖혔다.
그러면서 터져나온 삐걱하는 소리에 반응한 것일까.
세나의 어깨하고 지나의 몸이 동시에 움찔거리더니 지나의 고개가 세나 쪽으로 돌아가려고 했다.
"으읍···?!"
그러지 말라고 즉시 키스를 갈겼던 건 세나가 벌써부터 들키는 사태를 방지하기 위함이었다.
그렇게 내가 지나를 마크하고 있는 동안 도둑이 제 발 저리는 것처럼 딱딱하게 굳어있던 세나가 이내 정신을 차리고는 은밀하기 짝이 없는 움직임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옷장 안으로 몸을 쑥 밀어넣은 세나가 유일하게 바깥에 나와있는 엉덩이를 씰룩씰룩 흔들어가며 열심히 옷장 안을 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