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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7화 〉1부 (97/315)



〈 97화 〉1부

[2021년 2월 12일 금요일]

요란하게도 울려퍼지는 알람 소리에 맞춰서 눈을 뜬 순간 휴대폰 화면에 박혀있는  보고 든 생각은 하나였다.

올 게 왔구나.


꼭 마치 울컥해서 커뮤니티에 똥글 싸지르고 코코낸내했다가 일어나서 봤는데 그 글에 댓글이 100개 넘게 달려있는  물론이거니와 그것 때문에 게시판이 활활 불타오르고 있는 걸 목격한 듯한 느낌이라고 해야할까.

식은땀이 삐질하고 흐르면서 좆됐구나 싶은  덕분에 심장이 쿵쾅쿵쾅하고 미친듯이 뛰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그에 휴대폰을 꼬옥하고 움켜쥐고 있던 것도 잠시 놀고 있던 손으로 가슴께를 꾸욱하고 누르며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


이렇게 오들오들 떨고 있는 것보다는 차라리 그 시간에 미리 세워놓은 계획을 점검하는 편이 훨씬 낫다고 봤으니까.

어제 잠들기 전에 상점을 통해 구매했던 걸 꺼내 앞에다가 내려놓았던 것도 다 그걸 위해서였다.


'왠만하면 이걸 쓸 일이 없었으면 좋겠는데··'


내 엄지손가락만한 크기의 병에 담긴 투명한 액체.

그것의 정체는 미약도, 수면제도 아닌 안약이었다.


당연한 말이지만 평범한 안약은 아니었다.


애초에 가격부터가 평범하지 않았으니까.

수중에 남은 캐쉬가 얼마되지 않았기에 세나가 출연료랍시고 보내준 것을 환전쳐서 구매한 것이니만큼 사실상 저거 한 병에 백만원인 셈이니 말 다했지 뭐.

그래도 비싸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나야 이상한 곳에다가 쓸 생각이라서 그렇지 연기를 생업으로 삼고 있는 이들에게는 백만원이 아니라 천만원을 주더라도 아깝지 않은 물건일테니까.


특히나 다 괜찮은데 눈물 연기쪽이 유독 쥐약인 이들에게 보여준다면 틀림없이 눈을 까뒤집고 달려들겠지.


만약 가영이 이성이라는  잃지 않고 끝까지 철벽을 내세운다면 이걸 이용해 그걸 뚫어볼 생각이었다.

개인적으로는 부디  일이 없었으면 했지만.


'질질짜는  좀··'


쪽팔리잖아.


그러니 가영의 몸을 최대한 달궈놓을 필요가 있었다.


잔뜩 달궈서 이성이라는 게 들어올  자체를 주지 않는다면 이걸 쓸 일도 없을테니까.

해서 즉시 침대에서 몸을 일으킨 뒤 그대로 화장실로 들어가 빠르게 몸부터 씻었다.

그리고는 촉촉하게 물기를 머금은 머리카락을 수건으로 탈탈 털어주며 1층으로 내려갔다.

아침 차리는  빠르게 해치웠다.


지금 중요한  그딴 게 아니었으니까.

그렇게 아침 식사를 차려놓고는 그대로 가영의 방으로 향했다.


어제 미용실에서 있었던 일들의 영향일까.

가영의 잠옷으로 택한 것은 평소보다 그 면적이 훨씬 넓었다.

전까지는 두꺼워져 봐야 반팔 티 수준이었는데 오늘은 팔까지 꽁꽁 싸매고 있는 상태였으니까.

'뭐, 딱히 상관은 없지만.'

면적이 넓으면 뭘 하나.


 자체가 얇은 것을.


아니, 애초에 내 목적이 가영의 몸을 잔뜩 달궈놓는 것임을 고려하면 오히려 이쪽이 더 좋았다.

평소와는 다르게 얇은 천을 통해 전해지는 애매한 자극이 가영의 애를 닳게 할테니까.


'우선··'


깨워야겠지.

그래서 평소 그랬던 것처럼 쪼옥하고 입을 맞췄다.

이 짓을 시작한지도 얼마 되지 않았는데 벌써 습관같은게 들어버리기라도 한 것일까.

입을 맞추고 살짝 벌어진 입술 사이로 혀를 밀어넣기 무섭게  허벅지와 살짜쿵 맞닿아있던 가영의 몸이 움찔하고 크게 떨렸으니까.

'깼구나.'

당연한 말이지만 눈치채지 못한 척 하며 진득하게 입맞춤을 이어나갔다.

오늘따라 유독 반응이 재밌었다.

입을 맞출 때마다 츄웁하고 음란하기 그지없는 물소리가 울려퍼지며 달콤한 헐떡임이 가영의 입술 사이에서 흘러나왔으니까.

"응·· 읏, 흐읏, 후으읏··"


최근 들어 욕구를 제대로 해소하지 못한 탓에 키스만으로도 몸이 달아오르는 걸까.


마치 자제라는 걸 잊어버린 듯한 가영의 모습에 속으로 피식하고 웃으며 꾸욱하고 누르고 있던 입술을 그대로 떼어냈다.

그러자 귓가로 울려퍼진 건ㅡ

"아··"


사실상 탄식에 가까운 목소리였다.

단순히 그것 뿐이었다면 그러려니 했을 것인데 문제는 그 소리와 함께 가영이 보인 행동이었다.


마치 뒤로 물러나는 내 혀에 매달리기라도 하듯 침으로 흠뻑 젖은 분홍빛 입술 사이로 가영의 혀가 빼꼼하고 고개를 내밀었다.


그렇게 혀를 빼물고 나서야 자신이 무슨 행동을 했는지 자각한 것일까.

"읏··!"


작게 헛숨 들이키는 소리와 함께 가영의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


동시에 잠든 척을 위해 질끈 감겨있던 가영의  눈이 파르르 경련하는 걸 볼 수 있었다.

그렇게 스스로가 한 행동 때문에 곤혹스러워서 어쩔 줄 몰라하는 가영의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슬그머니 손을 뻗어 그녀의 볼을 쓰다듬었다.


"하아···"

나지막하게 내뱉은 한숨과 함께 더없이 사랑스러운 무언가를 쓰다듬는 것처럼 느릿하게 손을 움직이니 가영의 얼굴이 뻣뻣하게 변했다.

"으으음···"


이건 뭔가 좀 아니다 싶었던 것일까.

가영이 볼을 쓰다듬는  그쯤하라고 항의라도 하는 것처럼 질끈 감고 있던 눈을 꿈틀꿈틀대며 금방이라도 깨어날 것 같은 모습을 연기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해서 가영의 볼을 쓰다듬다가 상체를 슬그머니 앞으로 숙이며 그녀의 귀에 대고 말했다.

"··왜 그러셨어요?"


많은 것이 생략되어 있는 질문.

그럼에도 짚이는 구석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던 것일까.


가영이 잔뜩 빡친 지나를 마주한 세나마냥 어깨를 살짝 움츠렸다.


저러다가 담이라도 오는 건 아닐까 싶어서 한껏 움츠러든 가영을 향해 힌트를 던져주었다.


"그 사진이 그렇게 마음에 드셨어요?"

어제 가영을 몰아붙일 때처럼 목소리를 최대한 낮추었다.


"제가 앞에 있다는 것도 잊고 그렇게 뚫어져라 쳐다보실 정도로?"

여전히 잠든 척을 이어나가고 있는 가영을 향해 속삭이듯 물은 순간 어디선가 꼴깍하고 작게 침을 삼키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와 함께 가영의 목울대가 위아래로 흔들렸다.

"대체  변태 새끼의 어디가 그렇게 마음에 드시든가요?"

당연한 말이지만 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꼬추에 그딴 멘트나 적어놓은게 그렇게 마음에 드셨어요?"

"····"


"아니면 거기가 커서?"

거기까지 말하고는 피식하고 바람빠지는 소리를 내며 웃었다.


그리고는 몸을 조금 더 앞으로 숙이며 가영의 귀에 대고 내뱉었다.

"그딴 새끼보다 제가 더 커요."


말로만 그치지 않고 어디  번 직접 느껴보라는 것처럼 이미 잔뜩 발기한 물건을 가영의 아랫배에 대고 꾹꾹 눌렀다.

그럴 때마다 가영의 반응이 참 볼만했다.

조금이라도  닿게 해보겠다고 배를 최대한 집어넣는데 그 탓에 힘이 살짝 들어가있는 부분을 물건을 이용해 꾸욱하고 압박할 때마다 그곳에서부터 시작된 떨림이 순식간에 몸 전체로 번져나갔으니까.


바지를 일부러 최대한 얇은 걸로 입고 왔더니 물건을 타고 흐르는 열기가 고스란히 가영에게 전염되기라도 했던 것일까.


어느새 방 안으로 울려퍼지기 시작한 거친 숨소리가 내 것인지 아니면 그녀의 것인지 구분할 수가 없었다.

"··고모가 원하신다면 저도·· 적을 수 있어요."


살짝 민망해하는 느낌으로 내뱉은 말을 듣고 내가 물건에다가 자신의 이름을 적어둔 모습을 상상하기라도 한 것일까. 흠칫하고 전보다  강한 움찔거림이 가영의 몸 위로 일었다.


그렇게 당혹감일지 흥분일지 알 수 없는 것으로 몸을 파르르 떨어대고 있는 가영의 모습을 물끄러미 내려다보다가 슬그머니 그녀의 몸을 향해 손을 뻗었다.


"그리고··"

살짝 말끝을 흐리며 이불 속으로 파고 들어가 있던 가영의 손을 뽑아냈다.

"그 새끼보다 제가 더  알아요."

그리고는 일전에 그녀의 몸을 탐색하며 찾아낸 약점 중 한 곳에 그대로 입을 맞추었다.


쪼옥-


가볍게 입술을 누른  그대로 그곳을 혀로 살짝 핥았다.


"읏··"


이윽고 방 안으로 울려퍼진 작게 헛숨을 들이키는 소리에 맞춰 맞추고 있던 것을 미련없이 떨어뜨렸다.

"여기·· 이렇게 해주는 거 좋아하시잖아요."

그러면서 내뱉은 내 말에 가영은 긍정도 부정도 하지 못했다.


그저 몸을 부르르 떨며 지금 자신에게 들이닥치고 있는 현실을 감내할 뿐.


"그리고 여기도··"


내게 잡혀있는 쪽 말고 반대쪽에 위치한 것이 어느새 침대보를 꽈악하고 움켜쥐고 있는 모습을 힐끔 쳐다보다가 손을 밑으로 내려 가영의 겨드랑이를 손가락으로 꾸욱하고 눌렀다.

그동안 이런저런 핑계를 대가며 나름대로 개발시켜놓은 곳이었다.

"이런 식으로 눌러주는 거 좋아하시죠?"


겨드랑이 안쪽에 존재하는 도톰한 언덕을 손가락을 이용해 마사지 하듯 꾹꾹 눌러주다가 손톱을 살짝 세워서 쭉 긁어내렸다.

"흐, 읏··!"

그러자 침대와 딱 붙어있던 가영의 허리가 팍 튀어오르더니 그대로 내 허벅지에 부딪혔다.


그렇게 겨드랑이를 간질이듯 자극하다가 슬그머니 손을 떼어내고는 그대로 가슴 쪽으로 옮겼다.


그리고는 아까보다 좀  몸에 달라붙은 티셔츠 위로  튀어나와 있는 돌기를 손가락을 이용해 가볍게 튕겨주었다.


"여기 이렇게 툭툭 쳐주는 것도·· 좋아하시잖아요. 그쵸?"

하체 쪽은 가영이 여지를 내어주질 않아서 애초에 뭔가를 파악하고 자시고  기회 자체가 없었지만 적어도 상체 쪽에 존재하는 약점만큼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고 자부했다.


그만큼 집요하게 훑었었으니까.

그런 식으로 찾아낸 것들을 진득하게 괴롭히다가ㅡ


"후읏·· 흣, 흐으윽···"

가영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신음소리가 잠들어있는 사람이 내는 것이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또렷하게 변했을 때 그대로 그녀에게서 손을 떼어냈다.


그런  행동에 가영은 처음에는 '안도'했다.


안 그래도 슬슬 위험하던 참이었는데 진정할  있는 시간이 주어져서 다행이라는 것처럼.

허나 그 시간이 5분이 되고, 10분이 되니 그때부터 가영의 태도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묘하게 안절부절 못하는 느낌이라고 해야할까.

안 그래도 최근 들어서 혼자만의 시간을 갖지 못하게 되서 욕구가 잔뜩 쌓여있는 상황인데 모처럼 그걸 해소하기 직전까지 갔다가 거기서 딱 끊겨버리니 미칠 것 같기라도 했던 것일까.


그녀를 방치한 시간이 10분을 넘겼을 때부터 느껴지기 시작한 묘한 움직임에 흘깃하고 뒤쪽을 향해 시선을 던져보니 가영이 허벅지를  붙인 채 그것을 배배 꼬아대고 있는 광경을 목격할 수 있었다.

그러면서 하체를 덮고 있던 담요가 들썩들썩하는 모습이 지독할 정도로 음란했다.

"··다리를 꼬고 계시네요."

곧바로  점을 지적하니 그제서야 제가 얼마나 애달픈 몸짓을 해대고 있었는지를 자각하기라도 한 것일까.

들썩거리던 것이  멈추었다.


"제가  만져줬으면 하는 거죠?"


웃음기 어린 목소리로 던진 질문에 가영은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그저 침을 한 번 꿀꺽 삼키고 말았을 뿐.


"···기분 좋은 걸 참으려고 하니까 괴롭죠?"

"····"

"그러니까 더 안 만져드릴 거예요."


내가 그동안 얼마나 힘들게 참아왔는지를 이런 식으로라도 경험해봐라.

꼭 그리 말하는 듯한 느낌으로  내뱉고는 그대로 가영의 침대 위에서 내려왔다.

그리고는 빠르게 물건을 가라앉힌 뒤, 그대로 잠든 척을 하고 있는 가영을 깨우기 시작했다.


"일어나세요. 고모."

"으, 으음···"

한시라도 빨리 잔뜩 달아올라서 미친듯이 욱씬거리는 보지를 어떻게든 하고 싶었던 것일까.

어제까지만 해도 최소 두 번은 흔들어야 일어나는 척 하더니만 오늘따라 기상 속도가 유독 빨랐다.


그렇게 잠에서 깨어나 '평소' 그랬던 것처럼 얼른 씻고 나갈테니 이만 나가보라는  날 향해 손짓으로 축객령을 내리는 가영의 옆에 꿋꿋이 버티고 섰다.

그러자 잠기운을 몰아내는 척 하며 내가 언제 나가나 하고 은근히 내쪽을 쳐다보고 있었던 가영의 얼굴 위로 조금씩 당혹이라는 감정이 어리기 시작했다.


"그·· 유한아?"

"네?"

"호, 혹시 뭐 고모한테 할 말같은 거라도 있니?"


진짜 많이 급한가 보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이렇게까지 노골적으로 쫓아내려고  줄이야.


날 방밖으로 쫓아낸 다음 가영이 할 일이야 솔직히  봐도 뻔했다.


그렇기에 이대로 순순히 방밖으로 나갈 수만은 없다고 생각했다.


오늘 밤을 위해서라도 가영은 지금처럼 잔뜩 쌓인 상태일 필요가 있었으니까.

그래서ㅡ

"할 말이요? 아, 맞다."

그런 게 있었나하고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그제서야 생각이 났다는 표정을 한채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내 입에서 흘러나온 것이 그녀가 예상했던 것과는 좀 달랐던 것일까.

가영의 얼굴이 곤혹으로 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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