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화 〉자위 (5) [내용수정]
제가 잘못 생각하는 건진 모르겠지만, 저는 성적인 걸 미디어를 통해서 많이 접한 탓인지…남자의 직접적인 느낌이랄까, 생각을 잘 알고 있다고 여겼어요.
남자들은 매일같이 욕구가 쌓이고, 특히 중, 고등학생부터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의 성적인 욕구가 굉장한 걸로 알고 있었어요.
매일매일하고 하루에 5번을 하기도 한다고, 그리고 고양이를 좋아해서 발정기에 고양이가 스트레스를 받는걸 알고 있는 만큼 남자들도 그만큼 쌓인 걸 풀지 못하면 스트레스가 심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자위하는 건 당연하다고, 오히려 제가 그걸 신경 써주지 못해서 미안하기만 했지만 동생은 자위하는걸 들킨 게 부끄러운 게 아닌 것 같았어요.
“아니, 그게…그, 원래 하려던 건 아닌데, 세탁할 거니까…싶어서….”
“응? 앗, 아…그거….”
그제야 저는 동생이 제 옷을 쓴 걸 미안해한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그치만 전 그것도 크게 문제 된다고 생각되진 않았어요. 남자로서 당연하다고 생각해서 그런지…조금, 제 옷으로 그랬다는 건 부끄럽긴 했지만…약간, 저도 공감해버리는 점이 있어서…사실, 저도…동생 정액 냄새를 맡으면서 자위해버렸다는 게 컸어요.
“그…괜찮아요, 남자는 특히 그 시각적인 게 중요하니까…그래야 더 흥분되고, 더 느끼고, 더 개운한, 거고…? 스트레스, 풀릴 테고.”
“어? 어?”
“부끄러운 얘기인데…저도 사실 제, 기구가…그, 바지 지퍼에서 나오는 것처럼 보이게 해보고 싶어서 제 바지에 그렇게 하다가…지퍼에 그대로 긁히고 상처가 너무 나가지고 가지고 버리게 된 적이 있었어요.”
“네?! 네?!”
저는 남동생이 전날의 저만큼, 어쩌면 저보다도 부끄러울 것 같다는 생각에 달래주려고 제 얘기를 꺼냈어요. 그런데 남동생은 제 얘기에 위로받고 괜찮아지기보다는 오히려 더 부끄러운지 얼굴이 새빨개져서 입을 우물거렸어요.
“아, 아니…그게.”
“진짜 괜찮아요, 남자애니까. 오히려 건강하다는 거구….”
“어? 아니, 어…?”
“오히려 제가 조심성 없이 갑자기 확 들어와서 미안해요. 요즘, 뭔가 자꾸 실수하네요….”
“어어…?”
저는 미안하다는 생각에 한 말인데 동생은 뭔가 이상한 것인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요.
그대로 어? 어? 하면서 뭔가 잘 모르겠다는 소리를 계속 내길래…저는 제가 말을 잘하지 못했던 건가 생각하면서 동생한테 가서 올려다보면서 물어봤어요.
“저기, 괜찮아요…? 나 때문에 많이 부끄럽죠. 미안해요.”
“네?”
“한창 쌓이고 힘들 때잖아요. 여자한테 관심도 많고.”
“아, 아니…진짜로, 괜찮아요? 누나, 누나 옷인데…?”
저는 동생의 말을 조금 이해하기 힘들었어요.
맞는 말이라고 해야 하나? 그래서 괜찮은 건데 왜 괜찮냐고 물어보는 걸까? 하는…제가 역시 말을 잘 못 하는 걸까 싶었어요.
“응, 내 옷이잖아요…?”
“…네?”
“옷이잖아요…? 여자아이한테 한창 관심 있을 때고, 여자 옷도 그렇고…시각적으로? 조금, 입히는 게 더 자극 받을 테고…앗, 피자 다 됐다.”
그때쯤에 띵 소리가 나서 저는 렌지에서 데워진 피자를 꺼냈고, 일단 운동하고 와서 제가 배고픈 만큼 동생도 배가 고플 것 같다는 생각에 식탁으로 불렀어요.
“음…우리 일단 먹고 얘기할래요…? 배고프죠…? 제가 아침에 제대로 밥 못해줘서….”
“아, 아니. 주먹밥 맛있게 먹었는데…아니, 어…그게…어?”
“미안해요, 나 너무 배고파서, 피자 먼저 조금 먹을게요…?”
그대로 제가 피자를 먹는 걸 보더니, 남동생은 어리둥절하면서 결국 식탁에 와서 같이 피자를 먹었어요.
그리고 다 먹고 난 후에, 피자를 먹으면서 냉장고에서 꺼낸 콜라를 따라주니, 뭔가 갑갑했는지 쭈욱 마시고는 입을 다물고 있다가 길게 숨을 내쉬었어요.
그대로 동생은 눈을 질끈 감고 말했어요.
“저기, 누나 나 뭣 좀 물어봐도 돼요…?”
“응? 네에…뭔데요?”
“원래, 그, 남자한테…이렇게 그, 막 이것저것 받아줘요?”
“응?? 뭘요?”
저는 무슨 말인지 잘 이해를 못 했어요.
“아니, 그게 아니고…그, 그…연애얘기, 물어봐도 돼요?”
“어? 갑자기…? 앗, 아니다. 응. 물어봐도 되는데…?”
저는 갑작스럽긴 했지만, 연애에 관심이 많을 나이라는 것과, 연애에 대한 질문이 혹시 남동생이 여자아이한테 고백받은 걸까 싶어서 순순히 들어줬어요.
남동생은 굉장히 큰마음을 먹은 사람처럼 저한테 조금은 이상한 것들을 물어봤어요.
“처, 첫 남자친구는 언제 사귀었어요?”
“고등학생 때요.”
“어…? 고등학교 언제요?”
“음…2학년때? 한 달 정도 사귀고 헤어졌어요.”
갑자기 왜 이런 걸 묻는지는 몰랐지만, 저는 질문하는 건 전부 다 대답해줬어요.
그러자 남동생은 제 말을 들을 때마다 어라? 하는 얼굴이 되었어요.
“지금까지 그럼 몇 명 사귀어 본 거에요?”
“전에 말한 세 명이 다예요.”
“진짜로?! 어?! 왜? 어째서?”
“…왜요?”
“아니, 고백 안 해요? 사귀자고 안 해? 왜…?”
왠지 모르게 많이 익숙한 말이 들린 것 같아서 묘한 기분이었어요.
저는 잠깐 고민하다가, 남동생에게 약간 진지한 얘기를 해 줬어요.
“사실 솔직히 말해서, 별로 연애에 관심이 없는 것도 있고, 약간 남자를 별로 안 좋아해요.”
“어?”
“음…이런 얘기를 해도 괜찮을지 모르겠지만, 우린 부모님이 이혼하셨잖아요…? 그것 때문인지 약간 연인관계 같은 거에 대해서 남들처럼 생각하지 않았나 봐요.
고백받아도 별로 마음에 들지 않고, 앗. 아까 얘기해줬지만, 한국인은 외모가 눈에 띈다고 했잖아요…? 엄마랑 저랑 둘이서 중국에 살면서 어릴 때에는 이상한 아저씨가 집에 찾아오는 일이 좀 있었어요.
아파트 계약한 사람이 자기 돈 많다면서 자꾸 집에 찾아오기도 하고…그 집 아들이 자꾸 저한테 사귀자고 하고, 중국사람이 다 나쁜 건 아닌데, 이상한 사람들이 좀 많긴 해요. 문화가 다르다고 해야 하나.”
“응…? 네에….”
조금 뜬금없는 얘기였지만 저는 연애 얘기를 하려면 여기부터 얘기해 줘야 할 것 같아서 천천히 얘기해줬어요.
“북경에 바로 와서 크게 못 느끼겠지만, 중국사람들이 확실히 한국사람들에 비해서 조금 덜 씻는 편이에요. 이런 건 중국인한테 말하면 안 돼요? 아, 북경은 그래도 좀 깨끗한 편인데…그래서 그런지 학교에 다닐 때 한국인이고, 깨끗한 제가 굉장히 관심이 갔나 봐요. 고백을 하는 게 유행이 되어서, 약간 놀이 취급당하고…야한 장난 같은걸 치려고 하고, 유치하다고 해야 하나? 어릴 때는 그런 이유들이 같이 있어서 연애에 관심이 없었는데, 고등학생 때도 비슷했어요.”
“야한…장난요?”
“앗, 콘돔으로 풍선을 불어서 저를 맞추거나 하는 거예요.”
“네?”
남동생은 갑자기 굉장히 기분 나쁘다는 얼굴이 되었어요.
그럴 만도 한 얘기이긴 했어요. 저도 어릴 때부터 이런 구경거리 취급을 당하면서 중국인은 전혀 연애 상대로 보지 않게 된 것도 있었고, 지금도 일정한 선을 긋고 만나게 되었으니까요.
“고등학생 때부터는 조금 달라진 게, 북경으로 이사를 와서…한국애들도 많고, 아, 저도 유학학원 다녔었어요. 그래서 한국 애들하고 많이 만나고…학원이 제가 다닐 때는 학원하고 학교랑 몰래 제휴 같은걸 해서, 오전 수업만 듣고 학원으로 가면 학교에서 알아서 수업을 들은 거로 만들어 줬어요. 약간 불법적이긴 하지만요. 그래서 한국 애들하고 많이 지내게 되니까…애들이 서로 연애 얘기 하고, 연애하고, 관심 가지는 걸 보면서? 약간 저도 관심이 가서, 저한테 고백한 한국 애랑 잠깐 사귀어 본 거에요.”
“어? 그게 그, 한달…?”
“응응, 근데 생각하고 달라서…아, 나중에 연애도 비슷했고…교회에서 만난 오빠는 고백을 8번이나 해서 그냥 잠깐 사귀게 되었어요. 일본인이었던 애는 귀국한다고 소원이라고 해서.”
“어? 잠깐만, 어?”
“다해서 세 달? 네 달 정도? 조금 부끄럽네요…연애 경험이 별로 없어요. 아…대학때는 연애를 더 안 하게 된 게, 대학 선배가 술자리에 자꾸만 부르고 여러 명한테 분위기 만들어달라고 해서 자꾸 억지로 사귀는 것처럼 소문을 냈거든요. 덕분에 짝이 있는 것 처럼 되어서 잠시 고백 받는 일이 줄어들긴 했는데 오히려 연애할수록 연애에 대해서 관심이 없어졌어요. 별로 마음에 안 들었기도 하고, 결국 다들 영원히 같이 있고 싶다, 좋아한다 해도, 그, 관계하고 싶어 하니까…? 앗, 남자로서 그게 잘못되었다는 건 아니에요. 당연히 하고 싶어하는 거지만, 거짓말을 하면서 그러는게 마음에 안 들었다고 해야 하나….”
“거짓말요…?”
“음…나, 이 얘기는 조금 하기 부끄럽고 창피한데…술, 너무 마셔서. 취했을 때…? 라던가.”
조금, 하면서 엄지랑 검지를 모았다가 살짝 벌려주니까, 남동생의 표정이 굉장히 안 좋아졌어요.
뭔가 무섭다고 해야 할까, 처음에 만났을 때 약간 날카롭고 사나워 보이던 인상이 떠오르는 것 같았어요.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순한 강아지처럼 변하고 풀어지던 표정하고는 완전히 달라서, 깜짝 놀라서 몸이 움츠러들 정도로 화가 난 것 같은 얼굴이었어요.
“억지로요?”
“아…응, 약간, 그, 아까 말한 대학 선배인데…앗, 신경 쓸 건 없어요. 취한 걸 보고, 저랑 선배의 관계를 잘 모르는 애가 저랑 선배랑 정말 사귀는 줄 알고 데려가라고 불러버려서…정말 잠깐? 그러고 오히려 제가 그런 거 증언들 다 모아서 대학에 신고해서 퇴학시키고, 한국으로 돌아갔으니까.”
“그게 다예요?!”
남동생은 정말로 엄청 당황한 것 같았어요.
저는 그제야 제가 하지 않아도 될 말까지 했다는 걸 느껴서, 손을 저으면서 진정하라고 달래주면서 웃어줬어요.
“아니, 앗, 근데 진짜 괜찮으니까. 끝난 일이고…? 앗, 근데, 진짜로…그, 굉장히 작아서, 분명 손가락…이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점점 일이 커지기 전에 손이 아니라 자기는 제가 넣어달라고 해서 넣었다고…모르겠어요, 그냥 제 자존심 긁으려는 거짓말이었는지…나중에는 문제가 커지니까 다시 손가락이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냥, 그래놓고 제가 자기를 취해서는 꼬셨다고, 사실 자기한테 마음이 있는 거 아니냐 하길래. 조금…나랑 연애하고 싶어서 이딴짓까지 하나? 싶었던 것 같아요.”
“아니, 아니…! 그게….”
“음…아무튼, 하고싶은 얘기는…그냥, 중국 애들한테도 크게 관심 없고, 한국 애들도 그런 일이 있다 보니까…? 크게 연애에 관심이 없어졌단 얘기에요. 그, 하는것도…솔직히, 전혀 느끼지 못했고…그, 평소에 큰 걸로 자위해서 그런지도 모르지마…안…그, 어차피 헤어질 관계인데, 섹스를 하고 싶다는 이유로 거짓말하는 게 조금 마음에 걸렸다고 해야 하나.”
동생은 아무 말도 하지 가만히 쳐다보고 있길래, 저는 눈치를 보다가 결국 속에 두던 부끄러운 얘기까지 해버렸어요.
“그, 그러니까! 그게, 동생이 생겨서 굉장히…그, 사실 기뻐하고 있어요. 멋있고, 잘생기고…잘 해주고 싶어서 자꾸 실수도 하지만. 동생은 어떻게 해도 동생인 거니까. 남자여서 자위 많이 해야 하는 것도 잘 아는데, 자위만 잔뜩 했지, 남자를 잘 모르니까 자꾸 실수해서…그, 미안해요. 오늘은…게다가, 그것도, 굉장히 그…크고, 예뻐서, 눈 못 떼가 지고 아까도…제가, 그런 걸 좋아해서….”
“어? 어…?”
“피, 피자 다 먹었죠? 치울게요!”
저는 말하고 보니 부끄러워져서 입을 다물고 시선을 내리다가, 피자를 먹은 그릇을 설거지하기 시작했어요.
뭔가 자꾸만 실수가 이어지면서 말하다가 또 하면 안 될 말을 할까 봐 불안하기도 했어요.
그런데 동생은 제 말을 듣고 뭔가 자꾸 신경 쓰인 것인지, 가만히 앉아있다가…갑자기 설거지를 하는 제 옆에 다가와서는 빨개진 얼굴로 절 내려다보면서 말했어요.
“그, 예, 예쁘다고요?”
“어, 어?”
“이런 걸 좋아…해요?”
저는 동생에 말에 당황하면서도, 그게 뭘 말하는지 생각하다가 갑자기 이해해버려서 살짝 시선을 밑으로 내렸고…왠지모르게 얼굴이 뜨거워지면서도 거짓말을 할 수가 없어서, 시선을 옆으로 피하면서 대답했어요.
“으, 응…네에….”
“…왜요?”
“커, 커다랗고…그, 길고, 두껍고…머리, 부분이…크고, 잘 펼쳐져서….”
어째서인지, 저는 그 말을 하면서 굉장히 두근거려서…정말로, 가슴이 막 떨리고 심장이 폐를 방해하려는 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쿵쿵거려서 숨이 막혀왔어요.
왠지 모르게 남동생이 가까이 있는 게 굉장히 부끄러웠어요.
시선을 피하다가 힐끔 하고 남동생의 얼굴을 올려다보니, 남동생은 가만히 눈을 크게 뜬 채로 절 내려다보면서 천천히 숨을 쉬고 있었어요.
어째서인지 모르겠지만, 굉장히 두근거려서 가만히 서로 눈을 마주치고 있었어요.
그러다가 저는 계속해서 들리는 물소리에 설거지를 끝내야 된다는 게 기억나서, 시선을 돌리고 말없이 설거지를 끝냈어요.
동생은 그런 저에게서 어느새인가 조금 떨어져 있었고, 저희 둘 다 뭔가 이상한 분위기를 느껴서 서로 눈을 마주치지 못하다가…제가 먼저 얘기를 꺼냈어요.
“그…우리, 자위시간 서로, 정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