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화 (2/23)

나의 아내(2)

정말 외롭니? 하구 싶냐구"

"자기, 나 알잖아. 적어도 몇 달에 한번만이라도 다녀가. 응?"

아내는 거의 울듯 했다.

내가 불쑥 말했다.

"너, 내가 남자 소개시켜 줄까?"

나는 침을 삼키며 아내의 반응을 기다렸다.

아내는 잠시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듣고 있어?" 하고 내가 다그치자,

아내는 약간 떨리는 듯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당신 지금 날 떠 보는 거지? 말도 안되는 소리 해놓고..."

"떠보긴.  당신이 지금 어떤 상태인줄 이해하기 때문에 나쁜 놈한테

험한짓 당할까봐 하는 얘기야. "

"그럼 정말로 하는 얘기야?"

아내의 숨소리가 빨라지는듯 했다.

우리의 대화는 예상보다도 훨씬 빨리 구체적으로 진행되었다.

나는 나의 계획을 설명했다.

미리 생각해둔 것도 아닌데 머리가 팍팍 돌아갔다

*인터넷을 이용한다. N 성인 사이트에 광고를 내는거다

*광고의 제목은 [나의 아내를 사랑해줄 분을 찾음]

*자격은 결혼한 유부남으로 정상적인 가정을 영위하고 있을 것

*나의 아내와 잠자리를 원하는 분은 게시판에 연락처를 남겨 놓을 것

그러면 내가 전화하여 확인한후 만남 여부를 결정하겠음

*관계는 단 한번에 한함

내 이야기를 들은 아내는 재차 물었다.

조금 전까지 울듯했던 목소리는 간곳 없고 생기 마저 넘쳤다.

"당신 정말 미친 거야?"

아내가 조심스레 묻는 모습이 완연했다.

"아냐, 나 멀쩡해. 어때 관심 있어? 그 대신 약속은 꼭 지켜야 돼?"

"여보 걱정마. 고마워."

나는 그 날로 N사이트의 게시판에 나의 사연을 띄웠다.

뭇 놈팽이 들의 반응은 엄청났다.

게시판에 전화번호 등 자기의 인적 사항을 상세히 올려야 하는 부담에도

불구하고 하루에 5~6건 씩의 신청(?)이 거의 1주일 동안 이어졌다.

모두 40여건!

나는 하나 하나에게 전화를 시작했다.

직접 대화해가며 그 사람의 인성이나 신분의 확실성을 체크하기 위한 것이었다.

신청자(?) 중에는 주유소 사장, 컴퓨터 가게를 한다는 사장, 직장인 등등..

남의 유부녀를 그냥 준다니까 모두 혈안이 되었다.

그들은 처음엔 반신반의 하다가도 내가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해주자 흥분했다.

어떤 놈은 대화 후 내가 전화를 끊으려 하자 매달리듯 사정했다.

"꼭 연락을 주십시요. 한번 기회를 주십시요."

나는 우선 40명중 20명을 골랐다.

그리고 한명 한명에게 일주일 정도 간격으로 약속 시간과 장소를 정했다.

첫번째 남자는 처음으로 신청한 사람에게 우선권을 주었다.

30대 초반이었는 데, 직장을 다니다 그만 두고 시험 공부를 한다던가

하는 사람이었다.

목소리도 차분하고 괜찮은 사람 같았다.

"어머, 20명씩이나. 당신 날 창녀로 만들 작정이야?

나 자신 없어. 일단 한명만 만나 볼래."

그러나 아내의 목소리는 날아갈 듯 들떠 있었다.

하긴 나 같아도 그랬을 거다.

나는 호기심과 흥분으로 결과를 기다렸다.

그들은  9월의 어느 토요일 저녁 6시에 비원 앞 수은회관 근처에 있는

커피숍에서 만나도록 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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