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6화 (12/21)

16...

“으윽~.... 켁..... 퉤.”

입 안 가득 피 비린내가 진동했다.

입 안 뿐만이 아니었다. 온 몸은 성한 곳 하나 없는 듯 정신을 차리자마자 엄청난 고통을 느끼며 상반신조차 침대에서 들기 힘들었다.

그리고 시야조차 반쪽이다.

분명 두 눈을 뗬는데..

한 쪽 눈이 심하게 부었는지 잘 떠지지도 않아 반쪽짜리 장면만이 내 시야에 보인다.

그 반쪽짜리 시야에 비춰지는 익숙한 풍경은 내 방 안이 확실하다.

“우,.욱... 씨발.. 디게..아프네..쿨록..콜록..크~”

“괜....찮아요?”

“응??...”

반쪽짜리 내 시야에 눈물에 콧물까지 범벅이 된 얼굴의 보영이가 침대 바로 앞에 보였다.

여긴 내 방이 맞는데..

왜 보영이가 이곳에.....?

“보영..씨 욱!”

“말하지 마세요.. 입속까지 다 터진 거 같아요.”

“어떻..게 된 거죠? 분명히 마사지 숍에서...으~ 그리고 보영씨는 왜 여기 있어요. 여기 제 집 아니에요?..”

“기억 안나요? 어떻게.. 머리까지... 다쳤나봐..”

보영이가 끝내 울음을 참지 못하고 터트리며 내 민둥산이 대머리에 손을 댄다.

욱신거리는 충격에 나도 모르게 손을 피하게 되었고 보영은 흠칫 놀라며 얼른 손을 때내 입술로 그 손의 검지를 깨물며 ‘주르륵’ 눈물을 또 흘리며 울기 시작했다.

“진짜 미쳤어요!? 무슨 강단으로..”

“.....”

“정말.. 하나도 기억 안나요?”

내가 어리둥절한 시선으로 보영을 쳐다보자 금세 또 눈물을 흘린다.

난 아픈 몸을 겨우 일으켜 핸드폰을 집어 들어 날짜와 시계를 확인한다.

일요일..

오후 4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두통으로 인해 어지러운 머릿속을 겨우 정리해가며 어제 기억을 훑어본다.

어제 난 보영의 보지를 정열적으로 핥고 빨았고..그때 보영이가 결국 참지 못하고 넣어달라고 애원을.... 

---

“너..넣어주세요.. 빠..빨리.. 흑~~아~~”

“쭈~읍.. 후~..”

“아앙~.. 빨..리..”

“그..그럼..”

난 민우 놈의 눈치를 한 번 살피곤 급격히 꼴려 있는 자지를 반쯤 내린 바지 위로 끄집어냈다.

만약 민우 놈이 날 무섭게 노려보고 있었거나 뻔히 보이는 내 다음 행동을 단칼에 잘라 버렸다면.. 순순히 자리를 비켜줄 계획이었다. 

오늘의 첫 번째 목표인 민우 놈의 변태적인 성향은 이미 다 파악을 했었기에 달성했다고 할 수 있었으며 두 번째 계획인 보영이를 다른 놈에게서 보호하자는 목표까지도 완결 지었기에 더 이상의 미련은 정말 미련한 놈이 될 행동임을 스스로도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민우 놈이 나가라고 명령하면 나갈 의향이었고 생각 중이었다.

그런데...

민우 이 새끼가 입을 다물지도 못하고 보영의 쾌감에 절어가는 모습에 혼이 나가 있었다.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보영의 모습에 저 놈까지 흥분한 게 분명했다.

옷 위로 움켜 쥔 자리를 더 꽉 쥐고는 크게 뜬 두 눈으로 보영의 자태와 흥분된 목소리에 넋이 나간 놈처럼 얼빠진 표정을 짓고 있는 놈의 모습에.. 난 잠시 동안 눈치를 살폈고, 애원하는 보영의 모습에 안타까움과 함께 보이는 민우 놈의 자괴감과 흥분이 뒤섞인 일그러진 표정에 쾌감을 느끼며 바지를 내렸다.

점점 음란하게 변해가는 보영의 모습에 크게 뜬 민우의 두 눈이 이번엔 내 엄청나게 발기한 자지를 확인하곤 더 크게 휘둥그레졌다.

보영의 보지는 이미 엉덩이 골을 타고 흐를 만큼의 보지 물을 흘려대고 있었다.

심장이 심하게 요동치는 가운데 난 거친 호흡을 몰아쉬는 보영의 호흡과 맞물려 들썩이는 봉긋한 가슴을 쳐다보며 천천히 몸을 전진시켰다.

귀두가 흠뻑 젖어 있어 미끈거리는 보지의 갈라진 틈의 입구에 닿았다.

살짝 벌어진 그 틈은 매끄럽게 내 귀두를 받아들일 준비를 하는지 살짝이지만 계속해서 움찔거리며 벌어졌다 닫히길 반복했고 내 귀두의 끝부터 조금씩 밀려들어가자 보영이 시트의 모서리를 강하게 움켜쥐며 숨쉬길 멈춘다.

들썩이던 가슴이 멈추고 시트에 붙어 있던 허리가 반대로 시트에서 떨어졌다.

“아~~~~~~~”

귀두만이 보영의 보지를 채웠을 때..

보영은 깊은 탄성과도 같은 신음소리를 뱉어내며 날 끌어안으려 손을 벌렸다...

‘획~~~우당탕~~’

“그만해 이 개자식아!!!”

내 마사지복의 옷깃을 잡은 민우가 날 그대로 거칠게 바닥에 내동댕이쳤다.

엄청 흥분을 했던 나였기에 무심코 방심을 했었고.. 그 흥분의 크기에 민우가 달려오는 소리도 듣지 못했다.

“이 개새끼가!! 감히 어...디를!!!!”

“큭~~”

웃으면 안 됐는데...

광적으로 흥분해 씩씩거리며 날 내려다보는 민우 놈의 모습과..

광적으로 흥분한 민우 놈의 작지만 분명히 볼록 튀어나온 바지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낄낄거리게 된다...

“이..이 새끼가!!!!!”

‘퍽!!! 퍽!!!퍽!!’

“미..민우야!!”

“이 상놈의 새끼가!!!”

자빠져 있는 날 발로 차는 민우놈의 행동을 팔로 막 막으려던 그 찰나에 처음부터 끝까지 문틈으로 훔쳐보고 있었는지 문 여는 소리조차 없이 아까 나간 두 놈이 달려 들어왔다.

그리곤 의사라 칭하던 놈이 민우와 합세해 날 있는 힘껏 걷어차기 시작했다.

“이. 이 시발놈의 새끼가!! 가..감히!!! 감히!!!”

“꺅!!!! 미..민우씨!! 그..그만해요!! 그만!!”

“저리 안 비켜!!! 뭘 잘했다고!!!...비켜!!”

“사람.. 죽어요! 그만!! 아악!”

몸을 휩쓸던 쾌감에 내동댕이처진 날 뒤늦게 발견한 보영이가 큰 소리를 치며 민우에게 매달려보지만... 그런 보영의 행동은 민우의 화를 더 돋우는 듯 나와 마찬가지로 보영을 거칠게 밀쳐내곤 더 세게 날 걷어차기 시작했다.

쥐 죽은 듯 맞고 있어야 했다.

아니.. 민우란 놈에게서 내 한 몸 온전히 간수하려면 때리는 대로 맞고 더 고통스럽게 몸을 웅크리며 연극을 했어야 했다..

그런데..

민우의 손에 보영이 마저 내팽개쳐지자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모든 계획과 그에 따른 생각조차 잊은 채.. 분노를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큭큭~.. ”

“이... 새끼가!!”

“이 새끼 미쳤네.”

“글쎄.. 머리에 좌상은 없느...”

“너희 놈들은 부모 하나 잘 만나서 세상 무서울 게 없는 놈들이지?.. 뭐?? 환자가 돈으로 보여? 네 자식들도 아프면 돈으로 보이냐!!? 그리고 너!!. 자식 잃은 부모..를 역으로 고소를 해? 협박을 한다고!?? 네 놈이 그러고도 검사새끼냐!!!!!! 아니 사람새끼냐고!! 지나가는 개도 너희들보다는 더 인간적일 거다 이 똥개만도 못한 새끼들아!”

“이.. 이 새끼가!!!”

‘퍽!!! 팍!!!!!팍팍!!’

“욱!!..쿠..쿨록!.. 그..래. 때려라 이 후레자식들아.. 졸라 많은 돈으로 장사나 잘 치러주..던... 켁켁... ”

“이 새끼 진짜 또라이 아니야!?”

“필..”

“그래!!!! 나 또라이다!!”

눈물을 흘리며 주저앉아 복에 받쳐 무심결에 날 부르려던 보영의 모습에 난 더 크고 강하게 소리를 버럭 질렀다.

“또라인데!! 니네 새끼들보다 더 인간 같은 또라이다! 이 씹새들아! 눈치나 보면서 세... 신하고 더럽고 돈 벌지만!! 좆같은 니네 개 같은 잘난 새끼들보다 훨씬 더 인간답게 살고 있다고 이!!! 컥!!!”

‘빡!!!!’

하마터면 ‘세일즈맨’이라고 날 호칭할 뻔 했을 때.. 뭔가 둔탁한 것이 내 머리에 엄청난 충격을 줬다.

정확히는 가격 당했다는 느낌조차 없이 머리가 ‘핑~’하고 돌았다고 할 수 있었고, 흐릿한 내 시야에 땅바닥에 떨어져 소리를 내는 마사지용 두꺼운 막대 봉이 들어왔다.

아찔한 정신의 내 귀에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어딘가로 통화를 하는 민우 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보안 팀 밖에 있지!? 다 들어 와!”

“아! 민우야.. 좀 진정 좀 하지.. 머리를 이렇게...”

“차..차장님..”

“ 이 새끼 죽여 놔!” 

“ㄴ...네!????”

“이 새끼 끌고 가서 묻어버리라고!!”

“..”

“짤리고 싶어!! 뭐 해!”

“이 친구 상태가 벌써....”

“야! 이제부터 네가 보안팀장이다! 데려가 이 새끼야!!”

“네?...네!!”

“이 잡놈의 새끼가.. 주제도 모르고.. 나가자!!!” 

내 기억은 거기까지다...

밖으로 끌려 나온 난 다행히(?),,도 더 끔찍하지만 프로다운 깔끔한 폭력을 한참동안 더 당해야했지만 결코 야산같은 곳에 묻어지진 않았다.

“흑흑..흑!!”

“우..울지 마요.”

“미쳤어요!! 거기서 그런 말을 하면 죽자는 것밖에 더 되냐고요!”

“크크... 그러게요. 내가 생각해도 미쳤었나 봐요.”

“그래도.. 민우씨한텐 심한 말 하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었어요. 만약에 민우씨한테도 심한 말을 했으면..”

“제가 바본 줄 아시나.. 큭.. ”

“....많이 아파요?”

“괜찮아요...”

“괜찮..긴.. 거울 좀 봐요.. 정말...”

“큭큭..음~... 부러진 곳도 없는 거 같고... 아!!!!”

“왜..왜요?”

“씨.. 진짜 한 방이라도 날릴걸.. 참느라 혼났는데.. 지금 생각하니까 억울하고 정말 짜증나네..... 한 주먹거리도 안 되는 것들이...”

“.......”

“..왜요?”

“지금 농담 할 몸 상태에요?”

“그럼 언제해요?”

“필민씨!!”

“큭큭큭..하하..악... 아.. 쓰라려.”

“똑바로.. 누워 봐요!”

“아..아야야!..”

“......”

“큭큭~.괜찮아요 민우 새끼한테 맞은 머리만 내일 병원에 가보면 되요.. 나머지는 뭐.. 나중에 맞은 것도 프로들이라서 티 안 나는 곳만 때리던데요 뭐.”

“...진짜.. 사람이 왜 이렇게 미련해요.. 그냥 잘못했다고 하면 되지.. ”

“내가 뭘 잘 못했는데요?. 그리고.... 누가 그렇게 섹시하래요?”

“.....네?”

“솔직히... 저도 다른 놈들 자지에 보영씨 보지만 지키려던 심상이었는데.. 허벅지를 더 크게 벌리면서 보지를 그렇게 적시면 어느 놈이 참을 수 있..”

“필민씨!!!!”

큭큭..으윽..“

“...”

잔뜩 걱정스러운 얼굴로 날 바라보는 보영의 시선이 이상하리만큼 기분을 업시켰다.

날 진심으로 걱정해주는 보영의 모습과.. 내 누추한 보금자리인 이 10평 남짓한 방에 보영이와 함께 있다는 것이 기분이 좋았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진심을 내뱉게 된다.

“참아보려고 했는데.. 그 새끼가 보영씨를 밀어버리잖아요. 저도 말을 하곤 ‘아차..’ 싶었다니까요.”

“......”

“그냥 넘어가려고 했죠.. 보영씨가 그렇게 주저앉아 있지만 않았어도..”

“아무리..그래도 그렇지...”

“왜요? 감동 먹었어요? 저 멋지죠!?”

“아뇨!! 누가.. 그런 거에 감동을 받아요..”

“에이~.. 감동 먹었구만..”

“참나..”

“그러니까.. 울지 마요. 그 새끼들이 마음에 안 들어서 뱉어내기도 한 말이니까. 보영시가 미안해 할 필요 전혀 없어요... 또 울어...”

“치~....”

보영이가 눈물을 주르륵 흘린다.

얼른 팔로 눈물을 닦아냈지만 또 다시 한 줄기 눈물이 흐르자 배시시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물수건 가져올게요. 상처라도 좀 닦아야지..”

“뭐야.. 기절해 있으면 닦이기라도 할 것이지.”

“...참나.”

“깨어났습니까?”

갑자기 열린 방문에 심장이 멎을 뻔 했다.

말은 대범하게 했지만 맞으면서도 이러다가 죽는 건 아닌지 겁을 먹었던 것도 사실이었기에 아직도 풀리지 않는 경계심까진 어쩔 수가 없었다.

“누..누구?”

“.. 오박사님이세요.”

“오..박사?”

“방금 일어났어요.”

“잠시 만요.”

내게 다가온 중년의 남자는 내 눈동자를 뒤집어 까 불빛을 비춰보곤 머리를 자세히 확인한다. 몸 이곳저곳을 눌러 보더니 팔다리까지 만져본 후에야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지럽거나 울렁거리진 않죠?”

“.....네.”

“특별이 복부 쪽에 오는 고통이 있나요?”

“....아니요.”

“몸 하나는 튼튼하시네.. 괜찮은 거 같습니다. 아가씨.”

“..정말요?”

“네. 정확한 건 MRI를 찍어봐야겠지만.. 뭐 상태를 봐서는 특별히 고장 난 곳은 없는 거 같은데.. 그래도 병원은 데리고 가보셔야..”

“네.. 정말 고마워요. 선생님.”

“..그럼 전 이만.”

“선생님.. 저...”

“알겠습니다. 이 일은 아무한테도 얘기하지 않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인사를 정중히 한 의사가 내 방을 나간 후 나도 모르게 또 큭큭 거리게 된다.

“왜요?”

“캬~.. 마누라는 잘 만나고 봐야 된다는 말이 생각나네요. 이게 말로만 듣던 왕진이란 거죠? 와~~~”

“....”

“왜요?”

“방금 뭐라고 했어요?”

“네? 왕진이요?”

“...그 전에요.”

“...뭘??”

“아..아니에요 무..물수건 가져올게요.”

얼굴이 붉어진 보영이 총총 걸음으로 내 방을 나갔다.

욱신거리는 몸으로 똑바로 누운 난 잠시 생각에 잠기게 된다.

어제의 일로 민우놈의 복수가 두렵기도 했지만, 내가 누구인지는 그곳에선 보영이만이 알고 있었기에 애써 안도하려 심호흡을 크게 여러 번 하게 된다.

화려한 대머리의 변장과 가명까지 사용 한 내 계획대로 신원조회가 가능한 어떠한 것도 놔두고 온 것이...

가..방.....

“보영씨!!!!”

“..”

“보영!!”

“..네?”

“혹시 제 가방 못 봤어요? 마사지 숍에 들고 갔던 작은 가방이요!”

“아.. 그거 필민씨거 맞죠?”

“네!”

“많이 보이던 지갑이 보이기에 혹시나 해서 집어 왔는데...”

“....”

“왜요?”

“휴~~~~~~~”

“왜 그래요?”

“제 지갑이 뭔지 아셨어요?”

“그럼요. 항상 일부러 먼저 계산하려고 했잖아요... 저 못하게.”

“.....”

“누워있어요....”

방문을 걸어 나가다 만 보영이가 뭔가를 얘기하려는 듯 쭈삣거린다.

“...왜요?”

“저기... 혹시 여자.. 옷 같은 건 없죠?”

“그런 게 있을 리가 없죠. 아...”

그제야 난 보영이가 정장차림인 걸 깨닫게 되었다.

어제 숨듯 화장실로 갔던 나였기에 보영이가 입고 있던 옷이 무엇인지 당연히 몰랐었고 지금은 내 안의에만 정신이 팔리다보니 보영이의 차림조차 신경 쓸 틈이 없었다.

평소처럼 몸에 딱 맞는 스커트와 풀을 먹인 건 아닌지 의심이 되는 빳빳한 검은색 블라우스를 입고 있는 보영의 모습은 보기엔 좋아보였지만 동시에 불편해 보이기도 했다.

“티셔츠..라도 드릴까요?”

“.....네.”

“잠...윽~”

“가..만히 계세요. 제가 꺼내 입을게요. 드레스 룸이 어디 있어요?”

“네?”

“드...레스 룸...”

“하하...하..... 거기 이불장 옆이 옷장인데.. 아래 서랍에 티셔츠 있어요.”

“..네.”

보영이는 내가 가리킨 서랍을 열고는 또 머뭇거린다.

내가 의아한 표정으로 보영을 쳐다보자 보영은 손에 잡힌 티셔츠를 들고는 그대로 방 밖으로 나가버렸다.

짧지 않은 잠시 후..

보영이가 세숫대야에 물을 받아 그 안에 수건을 담가 방안으로 들어온다.

그런데 보영이 입고 있는 옷차림에 넋이 나간 놈처럼 보영을 빤히 쳐다보게 된다.

“이..이상해요?”

“브..래지어는..”

“어....제 넘 급하게 나오느라....”

“.....”

보영이가 들고 나간 티셔츠는 하필이면 민소매 농구 복이었다. 

내가 입어도 펑퍼짐한 빨간색 민소매 나시 같은 농구 복은 보영이에겐 꼭 부대자루처럼 보일 정도로 컸지만.. 그래서 더 섹시하게 보인다.

브래지어조차 입지 않아 가슴골이 훤히 보이는 깊게 파인 목 라인과 똑같이 민소매의 팔부위도 많이 파여 보영의 젖의 옆 라인까지 드러나는... 거기다가 허벅지를 반쯤 가린 길이의 밑단아래에는 보영의 하얗고 탄탄한 허벅지가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혹시..팬티도 안 입었어요?”

“입었어요!...패..팬티는..”

“....”

“창..피하게 왜 자꾸 그래요.”

“아뇨.. 이젠 익숙해질 만도 한데.. 뭐가 그렇게 부끄럽다고...”

“모..몰라요..”

“너무 내숭 떠는 거 아니에요?”

“...”

보영이가 날 노려본다.

노려본다는 표현보다는 귀엽게 흘겨본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입을 삐쭉거리며 날 쳐다봤다.

“왜요?”

“내숭 같아요?”

“볼 거 안 볼 거 다 봤잖아요. 뭐.. 민우 놈 앞에서..”

“...익숙해 질 거 같은데도.. 힘들어요. 막.. 가슴이 떨리고.. 다리도 떨리고..”

“자라온 환경 때문인가...”

“네??”

“보영씨는.. 남들 시선이 무섭죠?”

“네. 무섭다기보다는.. 신경이 많이 쓰여요.”

“어릴 때부터 그렇게 교육을 받아서 그런가...보네요.”

“맞아요! 저 6살 때 자세 교정 할 때도 항상 선생님이 지켜보셔서..그때부터 트라우마가 좀 생긴 거 같아요.”

“6살 때.. 자세교정을 해요?”

“...네. 예절교육하고..”

“...”

“똑..바로 누워요. 제가 씻겨 드릴게요.”

“....”

거부를 할까도 생각했지만 이런 호사를 언제 또 누려보겠냐는 생각에 말을 끊고 온 몸에 힘을 빼 눕는다.

파란색 간호복 같은 마시지 복을 보영이가 다가와 벗기기 시작한다.

낑낑대며 옷을 벗기던 보영의 모습에 피식하고 웃게 된 난 몸을 들어 보영의 행동을 도와준다.

“......”

“...왜요?”

두 눈을 감고 보영의 손길을 음미하려는데..

잠시 동안 보영이는 내 몸을 빤히 쳐다보기만 할 뿐 어떠한 행동도 하지 않았기에 감았던 눈을 떠 날 내려다보는 보영을 쳐다보며 묻게 된다.

“많..이 아팠죠?”

“...네?”

그제야 난 보영의 시선을 쫓아 내 몸을 내려다본다.

근육질도 탄탄하지도 않은 내 평범하기 그지없는 몸뚱이의 곳곳에 심한 멍자국들이 그려져 있었다.

“허~..크~”

“웃음이.. 나와요?”

“..이거.. 꼭 왕짜 같지 않아요? 이 발자국하고.. 여기 멍이..”

“....”

“괜찮아요.”

“속상하게.. 이게 뭐에요.”

“덕분에 호사도 누려보는데요 뭐.. 언제 여자가 제 몸을 닦아주겠어요.”

“...말이나 못하면.”

“큭큭..으윽!”

“아..아파요?”

“하하하.. 괜찮아요.”

“씨!!”

‘착!!!’

“악!!!”

“헉!..죄..죄송해요.. 그러니까 왜 자꾸 장난을 쳐요..”

“아야야...크크~ 재밌어서요.”

“,,..네?”

“나 같은 놈한테.. 보영씨 같은 여자가 신경 써주는 게 고맙기도 하고.. 재밌기도, 신기하기도 해서요.”

“..”

“참~~ 못 났죠? 몸땡이도 꼭 튜브 두른 배처럼 볼록하고.. 근육도 없고.. 능력...도... 없고..”

‘탁!!!’

“악!..진짜 아파요!”

“필민씨.. 멋진 사람이에요.”

“..네?”

“제가 아는 어떤 사람보다.. 멋진 남자라고요.”

“.......”

보영이의 부드러운 손길이 내 몸을 간질인다. 여기저기 피가 묻은 몸의 구석구석을 보영이의 손이, 그리고 미지근한 물수건이 전혀 아프지 않게 보듬어주듯 어루만져 주기 시작하자 기분이 너무도 좋아진다.

보영이의 부드러운 어투와 지그시 내려다보는 시선이 그런 내 감정을 더 포근하게 감싸준다는 건.. 보영이 자신조차도 모르는 듯 보였다. 

“정말이에요.. 필민씨는 자신이 아무것도 가진 게 없다고 하는데.. 내면이 얼마나 따뜻한데요.”

“참나~.. 약혼자가 있는 여자를 강간도 했고,, 이상한 짓도 시켰는데... 그게 따뜻한 거예요?”

“....그건 그렇지만.”

“큭큭..”

“자..잠깐 허리 좀...”

상체를 다 닦은 보영이 내 바지를 벗기려 한다.

아픈 허리를 고통 섞인 신음소리를 짜내며 살짝 들어주자 보영이가 팬티만을 남겨둔 채 파란색 바지를 벗겨 침대 밑에 내려놓는다.

허벅지도 마찬가지로 멍이 수없이 많이 들었는지 잠시 동안 행동을 멈췄던 보영이가 이내 수건을 다시 물을 적셔 닦아주기 시작한다.

문제는 이 와중에도 남자의 본성이란 것이 발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보영은 그런 내 하반신 상태를 애써 무시하듯 내 종아리로 손을 옮겨 부드럽게 닦아주고는 지저분한 발가락 사이까지 수건으로 씻어내기 시작했다.

“발..은 제가 닦을게요.”

“됐어요.. 가만히 좀 있어요.”

“간..지러워서..”

“애에요? 가만히 좀 있으라고요.”

“큭~.. 그런데 보영씨..”

“안 돼요!”

“....네?”

“무슨 말 할지 뻔~하니까! 지금은 안 된다고요!”

“젖 보여요.”

“....네?...!!!!”

자연스러운 모습이었다.

헐렁한 민소매 티셔츠가 숙인 허리로 인해 넓은 팔 구멍 속으로 보영의 가슴이 흔들리며 보이는 장면은 너무도 자연스럽고 당연한 모습이었다.

보영이가 날 또 흘겨보며 옷을 뒤로 잡아 당겨 묶으려 한다.

“그러지 마요.”

“...”

“보기만 좋은데...”

“안 돼요. 선생님이 최대한 안정 취하게 하라고 했다고요.”

“안정을 취하려면 우선 이것 좀.. 어떻게 해야 할 거 같은데...”

“좋은 생각해요. 양을 세던가.”

“잠 잘 때 숫자를 세는 거지.. 이럴 땐 애국가나 부르라고 하는 게 맞을 텐데..”

“그래요?”

“네!”

“그럼 애국가를 부르세요.”

“소용없어요. 보영씨가 옆에 있어서..”

“저 갈까요?”

“그러지..말라니까...”

“그럼 어떻게 해요?”

“한..번 할까요?”

“미쳤어요!?”

“어제 잔뜩 흥분시켜 놓은 게 누군데.. 뽑지 못해서 썩을 지경이구만...”

“.....”

“괜찮아요. 저 말짱해....요......”

보영이가 내 팬티에 손을 얹고는 천천히 밑으로 내린다.

튕겨 나오듯 내 자지가 천장을 향해 크게 요동치자 보영이의 손이 부드럽게 고정하듯 감싸 쥐었다.

“흑~...”

보영이가 잡은 손 위로 삐져나온 귀두와 기둥까지 입을 오므려 강한 조임을 주며 내 자지를 빨아들이기 시작한다. 

부탁이나 명령.. 요청도 없었는데 보영은 스스로 내 자지를 입에 물고는 천천히 손을 흔들며 고개를 위아래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티셔츠 안의 유방이 자연스럽게 출렁이는 모습에 하반신에 느껴지는 쾌감을 음미하며 난 손을 뻗어 팔 구멍 속으로 집어넣어 흔들리는 움켜쥔다.

“음~~”

작은 탄성이 자지를 머금고 있는 보영의 입에서 새어나왔다.

잠시 멈췄던 보영의 움직임은 내 조물딱거리는 손놀림에도 다시 부드럽게 이어졌고 조금씩 보영의 쥔 손의 위치가 아래로 내려간다. 

내 불알을 부드럽게 약지와 새끼로 감싸 쥔 채 나머지 손가락은 기둥을 잡고 더 깊게 머리를 파묻기 시작했다.

목젖이 닿을까봐 걱정을 하는 나와는 달리 보영은 최대한 내 자지의 온 구석에 자극을 주려는 듯 더 깊고 부드럽게 움직임을 이어갔다.

“보영씨.. 잠깐..”

자지를 입에 문 채 날 쳐다보는 보영의 모습이 너무도 귀엽다.

난 손을 빼 보영의 허리를 잡아 천천히 내 쪽으로 옮겨 본다. 보영이가 내 의도를 알겠다는 듯 입에 자지를 문 채 허리를 움직여 엉덩이를 내 쪽으로 향해 엎드리다시피 기댔고 난 티셔츠 밑단 아래로 손을 밀어 넣어 가슴이 아닌 보영의 엉덩이를 만진다.

다시 움직이는 보영의 움직임에 맞춰 엉덩이를 주무르기 시작했고 그렇게 주무르던 내 손은 점점 보영이의 팬티를 파고들기 시작한다.

“흡~후흡~...응~”

보영이의 흔들던 머리가 내 손가락이 보지를 덮은 팬티를 더 깊숙이 파고들자 작은 탄성을 내지르며 멈췄다.

“이..쪽으로...”

“...”

내 지시대로 보영은 체중을 내 몸에 싣지 않기 위해 허벅지를 크게 벌리며 거꾸로 올라탔다. 이미 중앙이 홍건이 젓은 보영의 팬티가 내 얼굴 바로 위에 올려졌다.

젖어 도끼자국이 더 선명해진 보영의 팬티 중심을 손가락을 새워 지그시 눌러본다.

“아~~~..”

탄성과 함께 보영의 허리가 굽어졌다.

난 팬티를 통째로 빨며 보영의 갈라진 틈이 선명한 팬티의 중심에 혀를 밀어 넣었고 보영은 내 자지를 빨던 행위를 잊은 듯 잡은 손에만 힘을 주며 체중을 내게 싣기 시작했다.

안 아픈 곳이 없었지만..

더 집요하게 혀를 길게 빼내며 보지의 틈 속으로 팬티를 밀어 넣기 시작한다.

“흑~..ㅍ,.필민씨...아흑~~”

팬티가 똥꼬에 낄 정도로 밀어 넣던 난 결국 입을 때며 말을 했다.

“흐윽~..아... 진짜 못 참..겠어요.”

“흑......그...래도 안.. 돼요.”

“저 입으론 못 싸요....”

“....”

“진짜 괜찮다니까요.”

“안.... 돼요.”

“...”

“알..았어요.. 대신..”

고개만을 돌려 69자세에서 날 쳐다보던 보영은 큰 결심이라도 한 듯 아랫입술을 깨물며 내 머리위로 몸을 세웠다.

벌어진 티셔츠 사이로 보이는 팬티와 젖무덤의 아래부위가 내 눈을 호사스럽게 해준다.

그대로 내 위에서 팬티를 벗은 보영이 돌아서서 날 쳐다보며 M자로 다리를 굽혀 허리를 숙이기 시작한다.

내 몸에 부담을 주지 않으려는 의도가 보인다.

손으로 내 기둥의 뿌리를 잡고는 이미 젖은 보지를 끼워 천천히 맞춘다.

“저... 이런.. 자세는 잘.. 못해요.”

“..네?”

“....이..런 자세는..”

“..괜찮아요.”

움직이지 않아도 숨이 차다는 느낌을 받으며 점점 더 조여 오는 하반신의 느낌에 지그시 눈을 감게 된다.

그때..

“악!!!!!!!!”

“윽!...ㅍ,..필민씨.. 괘..괜찮아요?”

꺾였다.

뿌리만을 잡고 귀두의 끝자락이 자신의 구멍 속에 자리 잡자 그대로 앉아버린 보영의 행동에 자지가 ㄱ자로 꺾여버렸고.. 난 엄청난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고함을 질렀다. 

“미..미안해요!.. 괘..괜찮아요? 부러진..”

“으윽~~~~”

“.....어..어떡해..”

“자..잠깐만요..”

“....”

“....부러진 거 아니죠? 좀 봐..줘요.”

“..”

걱정을 가득 담은 얼굴로 보영이가 내 자지를 유심히 살펴본다.

손가락 두 개를 세워 잡고는 정말 부러진 건 아닌지 조금씩 움직여 보기까지 하는 보영의 모습에 고통 속에서도 겨우 웃음을 참게 된다..

“잘 모르겠어요.. 부러지진 않은..거 같은데.”

“아니.. 안 아프게 해준다면서.. 거기까지 병신을 만들라고 그래요? 책임도 안 질 거면서?”

“....”

“쳇~.. 책임진다는 얘긴 죽어도 못하는군..”

“죄..송해요.”

“크~. 농담이에요. 거기엔 뼈 없어서 부러지지도 않아요.”

“..”

“웃자고 한 농담이라니까..”

“그게.. 아니고.. ”

“아니긴 뭐가 아니에요. 우선 넣고~”

“아~~~~!!”

보영의 허리를 끌어내려 그대로 삽입을 해버렸다.

무릎을 세우고 있던 보영이 그 반동으로 무릎을 침대에 기대게 되었고 엉덩이와 허벅지가 고통을 주며 그대로 내 살에 닿게 되었다.

그래도 남자답게 난 얼굴에 미소를 띠며 말을 이어갔다. 눈썹이 파르르 떨리긴 했지만 말이다.

“휴~..거봐요.. 괜찮잖아요..”

“으음~~”

“그..래도 손은 좀..”

“어머!... 죄..송해요.”

보영이 내 말에 놀라 가슴에 얹었던 손을 황급히 땠다.

그리곤 움직임 대신에 날 빤히 쳐다보는 시선으로 잠시 동안 무언의 응시로 시간을 보낸다.

“...왜요? 멍이 많이 들어서 괴물 같아요?”

“아니요.”

내 말에 보영이 크게 고개를 저으며 부정을 한다. 그 모습에 또 한 번 반하게 된다. 당장이라도 허리를 위아래로 흔들며 보영의 달콤한 신음소리를 듣고 싶었지만.. 보영은 허리조차 움직일 생각이 없는 듯 보였다.

“필민씨..”

“...갑자기 왜 분위기를 잡아요. 지금도 분위기 좋구만.”

“.......민우씨가.”

“...네?”

“결혼하재요.”

“.....”

최악의 타이밍.....

“미안하다고.. 이젠.. 미루지 말고 결혼하자고..”

“...결혼.. 해야겠죠?”

당연한 걸 물어보는 내 자신이 웃기게 느껴진다.

“...그럼 언제요?”

“...식장하고.. 청첩장하고.. 준비할 거 되는대로요. 한..달 정도 후라고 생각하던데...”

“그 미친 새끼는 그런 짓을 하고 나 후에 그런 얘기를 보영씨한테 했다고요?”

“몰래 필민씨 데리러 가기 바로 전에.. 그러니까 절 집에 데려다주면서요...”

“.....그렇다고 지금 그 얘길 하는 이유가....”

“죄...송해요.”

“...”

보영의 보지 속을 가득 채우고 있던 자지가 조금씩 힘을 잃어간다.

그런 움직임을 당연히 보영 스스로도 느끼는지 다시 한 번 내게 사과를 한다.

“죄송해요.”

“병 주고 약 주는 것도 아니고..너무한다. 그럼 직장은요?”

“...결혼 전까지는 다닌다고 했어요.”

“그럼 한 달이란 시간은 있는 거네요.”

“...”

“저 해보고 싶은 거 무지 많은데..”

씁쓸함에 난 말을 잇지 못한다. 어차피 예견된 일이었고 각오했던 일이었는데..

있는 폼을 다 잡고 얻은 거라곤 엄청난 멍자국과 고통 뿐 이었다는 생각에 억울함까지 느껴지게 된다.

“그럼 그동안 제 소원 다 들어줄래요?”

“...네? 소원이요?”

“,,,,웃차~”

“흑!~~~”

어차피 벌어질 일이었고 쏟아질 물이라면.. 그동안 완전히 내 여자로 만들면 된다.

지금도 내 여자라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더 확실하게.. 나 없이는 도저히 못 살 정도로 내게 복종하도록.. 미래의 일은 아무도 모를 일이었기에 그 동안엔 완벽한 내 노예가 되도록 길들이면 된다는 생각과 함께 다시 힘차게 발기하기 시작한 자지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흑~~...피..필민씨.. 아..프잖아요.”

“나.. 이런 것도.. 저런 것도 다 해보고 싶은데...”

“자..잠깐만요.. 제가.. 흑~~~”

분위기에 말라가던 보영의 보지속이 금세 젖어가며 내 자지를 조여온다.

“해 줄 거죠?”

“흑흑~...흑~~”

“제가 원하는 거.. 다 해줄 거죠!?”

“아..알았어요..아~~~~흑!!!! 제..제가 할... 아아앙~~”

온몸이 쑤신다.

실신한 여자처럼 내 위에 몸을 포개고 있는 보영을 도저히 밀어내지 못하고 있는 난 온몸에 느껴지는 고통을 하느님과 부처님, 알라신께 기도하며 사라지게 해달라고 간절히 부탁을 하고 있다.

새근거리며 내 가슴에 얼굴을 묻고 자고 있는 보영의 사랑스러운 모습에 깨울 수가 없는 내 자신을 탓할 뿐이었다.

생각해보니 보영인 날 간호하기 위해 어제부터 지금까지 단 한 숨도 못 잤을 게 분명했기에 더 그랬다.

[빠바바마바바마~~~]

살았다....

눈을 비비며 일어난 보영이 핸드폰 번호를 확인하곤 전화를 받는다.

민우는 아니었다.

“여..보세요....네.. 네!!?? 그걸 지금 얘기하면 어떻게 해요! 오주임은요? 연락이 안되면 집으로 찾아가기라도 해봐야... 네...네.. 그래서요? 오너는 뭐라고 하세요? 네.. 네!??.... 알았어요.. 민..우씨한테 전화해 볼게요.”

근심 가득한 얼굴로 전화를 끊은 보영은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며 생각에 잠겼다.

역시 날 대하는 태도와 회사내에서 업무를 담당하는 보영의 태도는 확실히 달라보였다.

“왜.. 그래요?”

“오주임이 담당했던 카피 문구가 완전히 잘 못 된 채로 카탈로그가 제작 됐데요..”

“...고치면 되죠.”

“공장에서 10만부에서 이미 반 넘게 찍어 놨다고 했단 말예요.. 비용이 문제가 아니라고요.. 납기일도 늦출 수 없고.. 그 사실을 어떻게 얘길 해요...”

“...”

“이런 실수는....”

“사람이 하는 일에 실수도 있죠.”

“.....전 안 돼요. 실수는 모자란 사람이나...”

“허~.. 로봇도 아니고.. 으윽!!!”

“왜..왜요? 목말라요? 물 떠다 드릴..”

“가요.”

“....네?”

“가자고요. 실수했다고 남 탓할 시간 있으면 최대한 수습부터 해야죠.”

“.....”

“그렇게 쳐다보지 말아요. 저도 제 자신한테 놀라고 있으니까.. 이런 자세로 일했으면 벌써 과장은 됐을 텐데...윽!! 그리고.. 지금 민우란 놈한테 전화해서 부탁하려는 거 아니에요? 그 꼴은 절대로 못 봐요. 으그그그..”

“그.. 몸으로 어..어딜 가요..”

“공장이 어디에요? 아니지.. 일요일이니까.. 공장 사장님 전화번호는 있어요?”

“..”

“대신!! 일 잘 해결되면 오늘 영화보기로 한 약속! 변경이에요. 나이트 가요. 제가 사주는 옷 입고!”

“...네? 나..나이트??”

“싫어요!?”

“이렇게 부탁드리겠습니다!!!!”

“허.. 사람 곤란하게.. 일요일에 찾아와서 납기일을 당겨 달라는 것도 아니고.. 판부터 싹 고쳐야 하는데 지금 어떻게 해달라고 하셔도..”

“그러니까 보영 팀장님하고 직접 이렇게 찾아 온 겁니다. 절이라도 하라면 여기서 절 하겠습니다!”

“어허!! 이 사람아.. 병원부터 가야 될 양반이..”

“그.러게요.. 지금 죽을 작정입니다.”

“......”

“뭐해요! 같이 허리라도 조아려야지!!”

“.....”

보영을 잡아당기며 머리를 짓누른 나였다.

얼떨결에 허리를 숙여 부탁하는 보영의 모습에 더 난처해하는 공장 사장님의 얼굴에 난 더 큰 목소리로 부탁을 한다.

“사장님!! 이번 건 틀어지면 진짜 저희 문 닫습니다!”

“...”

“제발 한 번만 살려주십시오!! 네!!!?”

“인쇄판 고치고 나머지 다 다시 찍는 걸로... 밤샘 작업할때마다 저 이쁜 팀장님이 매일 간식 사온다면 생각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사장이 핸드폰을 꺼내 공장장이란 사람에게 전화를 거는 동안 보영이 입술을 삐쭉 내밀며 내게 말을 한다.

“다 해결해 준다고 자신만만하더니.. 이게 해결이에요? 빌기나 하고..”

“비는 게 어때서요? 실수라고 해도 잘 못했으면 빌어야죠. 빌어서 해결 되다면 그게 어디에..”

“알겠습니다. 지금부터 수정작업 해서 새벽에 재작업 들어가면 납기일까지는 어떻게든 맞춰보겠다고 하네요.”

“정말 감사합니다!. 아그그그...”

“허~..허허.. 안심하고 빨리 병원에 가보쇼. 그러다가 진짜 큰일 나겠구먼..”

“그러게요.. 애인 하나 잘 못 둬서 차사고 나고도 병원이 아니라 여기부터 오게 될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하하..으윽....”

“좋~~을 때네.. 그럼 나도 공장에 들어가 봐야 하니. 들어가요.”

“넵!! 정말 감사합니다!..윽!!”

“껄걸~~”

“봤죠! 해결 됐잖아요. 이젠 오너한테 전화도 필요없고.”

“....쳇~”

“쳇!???”

“...그리고!.. 제가 왜 필민씨 애인이에요!?”

“그렇다고 섹스파트너라고 할 수도 없잖아요.”

“뭐에요!!!”

“자자~ 그럼 쇼핑하러 가시죠. 하하하”

“쇼핑이요? 갑자기 웬 쇼핑?”

“약속은 약속이죠!”

“네?”

“와~~ 화장실 들어갈 때랑 나올 때가 다르다더니.”

“...”

“가요!”

“무..섭 게 왜 이래요..”

“싫어요!! 절대로 이건 못 입어요!”

“왜요? 평소 입는 옷하고 똑같구만.”

“이게 어디..가....”

“똑같아요. 스타킹도 똑같고..”

톤을 한층 높이던 보영이가 점원의 시선에 금세 목소리를 죽여 볼멘소리를 낸다.

“이게 스타킹이에요? 양파 그물도 아니고....하여튼 죽어도 못 입어요! 절대로!! 네버!!!”

“진짜죠!? 아윽.... 팔이야...... 아고고고.. 다리가..”

“.....”

“그런데.. 저 직원이 지금 절 깡패로 보는 거 같지 않아요? 그렇게 흉한가?”

“.....아무리 그래도. 이건 아니에요. 차라리 집.. 아니! 병원부터 가요.”

“병원보다.. 보영씨 춤추는 모습이 더 보고 싶어요. 소원이에요...”

“아..무리 그래도 이건....”

엄청난 고통을 남겨 준 폭력 앞에서 말 뿐이었던 발악을 한 나였지만 보영의 귀여운 표정과 미소만으로도 이미 승자처럼 느껴졌다.

승자라고 하기엔 너무 미력한 나였지만 보영과 함께 하는 시간동안.. 어쩌면 죽을 때까지 날 못 잊을 정도의 시간을 보영과 보낼 계획에 벌써부터 아랫도리가 묵직해진다.

“아무리 그렇게 웃어도.. 절대 안 입을 거예요!”

“큭큭~”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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