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1세기 배달민족사-57화 (61/83)

ill.com)=+=                  (15) 제2차 태평양대첩 (15) 제 2

차 태평양대첩 ⑧2007년 12월 18일 동해일본청년애국구국회라는

거창한 이름을 가진 자들의 반응은 격렬했다. 헬기가 다가오자 헬기에서 미

처 뭐라고 하기도 전에 그 중의 하나가 갑자기 총을 뽑아 쏘아대기 시작했다

. 나머지는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깃발과 플랜카드를 미친 듯이 흔들기 시

작했다. "이것들 다 쏴 죽이고 개 값 물어줘?"

헬기에 탑승해서 막 경고방송을 하려던 정중위가 혼잣말을 했다. 그러나 이

건 개인적으로 개 값 물어주는 차원에서 끝날 일이 아니었다. 폭도들이 쏘는

총으로 인해 가까이 접근을 피한 채 경고방송을 했다. 한국말이었다. 애초

에 알아듣던 말든 중요한 것은 아니었다. 문제는 했느냐 아니냐 인 것이다.

동해 상에서 만약 한국이 선제공격을 한다면 일본은 일본 국회의 승인 없

이 한국을 공격할 수 있을 것이다. 일본 국회는 배달에 대한 공격을 승인했

지만 한국과의 전쟁은 다소 깊이 그리고 시간을 두고 생각하고 있는 중이었

다. "저들이 총을 가지고 설쳐대는데 마주 쏘는 것도 안됩니까?"

구인규 작전참모가 말했다. 김민수 제독이 말없이 일본 선박을 노려보고

있었다. 제법 시간이 지난 뒤에 그가 입을 열었기 때문에 김민수 제독의 말

이 작전참모의 말에 대한 답변이라는 걸 알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왜 안

돼? 무장한 채로 영해를 침범한 놈인데."

김민수 준장이 무언가 결심한 듯이 말했다. "지금 즉시 모두 체포하도록!

불응할 시 사살해도 좋다."

고속정 두 척이 빠르게 일본 선박으로 다가갔다. 일본인들은 주먹을 쥔 손을

앞뒤로 흔들면서 뭔가 구호를 외치고 있었다. 알아듣지는 못해도 간간이 다

께시마 어쩌고 하는 것이 독도에 대한 구호라는 걸 금방 알 수 있었다. 그

중의 하나가 계속 일본어로 떠들면서 고속정을 향해 총을 쏘아댔다. 체포조

를 이끌고 있는 이경태 중사는 고속정을 타고 일본 선박에 접근하면서 가장

먼저 총을 들고 설치는 놈부터 해결하기로 했다. K-2소총을 들어 놈의 손목

을 겨냥했다. 배가 많이 흔들렸지만 이중사는 괘념치않고 방아쇠를 당겼다.

총을 마구 쏘아대던 일본인이 몸을 한 번 휘청거리더니 오른 쪽 어깨를 감

싸 안으며 고꾸라졌다. "나이스 샷" "에이 이마를 노렸는데."

이 중사가 투덜거렸다. 그러나 사실은 손목을 겨누었다. 전문 저격병도 아니

고 육군용 소총에 비해 좋은 성능도 아닌 총으로 흔들리는 배 위에서 쏘았다

는 점을 고려한다면 잘 맞은 편이었다. 고속정이 일본 선박의 뱃전에 접근하

자 소총으로 무장한 체포조들이 일본인들을 배에서 끌어내기 위해 일본 선박

하루시마호로 뛰어 건너기 시작했다. 그러나 체포작전은 결코 수월하지

않았다. 체포조가 배에 올라타자마자 일본인들이 몸으로 부딪치고 주먹을 휘

두르며 반항을 하기 시작했다. 위협사격을 가하면서 일본인들을 제압하려고

했지만 잘되지 않았다. 이 배에 타고 있던 일본인들은 단순히 좀 과격한 민

간인들이 아니었던 것이다. 일본인들은 모두 열세 명이었는데 한국 해군의

총을 무시하고 덤벼들었다. 타격대원 한 명이 두 명의 일본인에게 밀려 바다

로 빠져버렸다. 체포조들은 개머리판을 휘두르면서 일본인들을 상대했다.

정상호 일병이 자신의 앞에 있는 일본인의 얼굴에 개머리판을 날렸다. 퍼석

하는 소리와 함께 코가 깨어지는 느낌이 개머리판을 통해 손아귀로 전해져

왔다. 얼굴을 움켜쥐고 갑판 위에 나뒹구는 놈을 보고 막 돌아선 순간 아랫

배에 불이 붙은 것 같은 통증이 전해져왔다. 눈앞에 이를 악다문 일본인의

얼굴이 바짝 다가서 있었다. 일본인이 정일병의 몸을 밀어내며 물러서는 데

오른손에 든 회칼이 보였다. 한 자 정도의 날렵한 칼의 뾰족한 끝 부분을

타고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정일병이 자신의 배를 내려다보니 아래 배에

서 나온 피가 벌써 종아리까지 적시고 있었다. 정일병의 배를 찌른 일본인은

칼을 다시 고쳐 잡는데 언뜻 봐도 그 모습은 전문적인 칼잡이의 모습이었다

. 칼을 든 일본인이 다른 목표를 향해 칼을 겨누며 다가서는 모습이 보였다

. 정일병은 의식이 흐릿해지는 것을 느끼며 그에게 총을 겨누었다. 그러나

피가 너무 많이 빠져나갔는지 몸에서 마치 감전된 것처럼 찌릿찌릿한 통증이

느껴졌다. 놈을 겨누려고 했지만 총을 들 힘이 없어지고 있었다. 방아쇠가

당겨지지 않았다. 순간 총소리와 함께 칼을 든 일본인의 머리가 뒤로 확 꺾

이는 것이 보였다. 이경태 중사가 쏜 총알이 놈의 이마를 정통으로 뚫은 것

이다. 정일병은 안도감을 느끼고 마치 잠에 빠져드는 듯한 느낌을 편안하게

받아들였다. 일행 중 한 명이 총을 맞고 쓰러지자 갑자기 일본인들의

태도가 급변했다. 두 손을 들고 항복의사를 표시한 것이다. "그만하시오.

항복하겠소."

그 중의 하나가 손을 올린 채 한국말로 말했다. 그 말을 듣자마자 이경태 중

사가 개머리판으로 그의 면상을 정통으로 가격했다.

"뭐? 항복? 개놈의 새끼, 지금 우리가 너희랑 장난하는 줄 아냐?" 얼굴을

맞고 쓰러진 일본인의 등과 배를 군화발로 사정없이 차면서 이중사가 씩씩

거렸다. "선임하사님, 정일병이...."

이중사가 정일병에게 달려갔지만 이미 숨이 끊어져 있었다. 정일병의 죽음을

확인한 대원들이 엉거주춤 손을 들고 있는 일본인들에게 달려들어 무차별

구타를 시작했다. 십여 명의 일본인들은 맞은 곳을 움켜쥐고 배 위에 엎드

린 채 떨기 시작했다. 이 이후의 체포작전은 이상하리만큼 순조로웠다. 일본

인들이 고분고분하게 체포에 응하기 시작한 것이다. "살려주시오. 살려주

시오"

한국말을 아는 사람이 그렇게 외치니까 다른 사람들까지 그 말을 따라하는

것 같았다. "이 독종의 놈들이 갑자기 왜 이래?"

금방 죽일 듯이 달려들던 놈들이 더 이상 저항을 하지 않자 이중사는 이해가

안 된다는 듯이 씩씩대었다. 한국영해로 들어간 일본인들이 체포되는

동안 일본함대의 갑판에서는 일본해군들이 도열한 채 하루시마호 갑판 위의

상황을 주시하고 있었다. "일동 차렷!"

"경례!"

한 대 갑판 위에 도열한 일본 해군들이 일제히 경례를 했다. 마이즈루함대의

기함 료마함에 타고 있는 노리부시도 경례를 하고 있었다. 얼마 전까지 일

본해군이었던 동지들의 이른 바 '거룩한 희생'을 지켜보고 있는 일본 해군들

의 가슴에 적개심과 투지가 타올랐다. 노리부시는 방위청 장관이 주도한 이

번 공작의 효과가 다각적으로 나타나자 속으로 빙긋 웃고 있었다. 작전에 참

가한 저들은 나중에 다시 일본군의 신분으로 복귀되어 최소한 이계급 특진을

받을 것이고 죽은 자는 야스쿠니에 명패가 오를 지도 모른다. 이들의 뒤를

따라 천황폐하의 영광을 위해 초개와 같이 목숨을 버리려는 일본해군들이

많이 등장할 것으로 노리부시는 기대하고 있었다. "바로!"

경례를 마친 노리부시는 막료부의 지시를 기다리며 전 함대에 공격준비 태세

를 명령했다. 이제 곧 일본의 선제공격으로 한일간의 전쟁이 시작될 것이었

다. 전장은 독도가 되겠지만 전쟁이 확대되면 동해 깊숙이 들어가 한국영토

를 유린할 기회도 생길 것이다. 일반적으로 전투기와 함대의 전투는 전투

기가 유리하다. 함대에 함대공 미사일이 장착이 되어 있다고 하나 전투기를

상대하기는 어렵다. 대함 미사일을 보유한 전투기는 함대공 미사일의 사정

거리 밖에서 함대를 공격할 것이다. 함대전에 부가하여 공중전이 펼쳐진다면

전쟁은 일본에게 보다 유리할 것이다. 일단 압도적인 해군력을 갖춘 일본

함대는 한국함대만 상대하면 된다. 일본의 전투기들도 비록 대함미사일이 있

다고 해도 오직 한국의 전투기만 상대하면 될 것이다. 반면 한국의 전투기는

부족한 한국함대의 전력을 보완하기 위해 일본의 전투기와 함께 함대까지

상대해야 할 것이다. 또한 일본은 공중조기경보기로 E-767을 운용하고 있었

다. E-767은 보잉767 여객기에 조기경보시스템을 창작한 것으로 일본이 보잉

사에 처음 주문을 한 것으로 현재 일본에 6기가 있었다. 그 중에 두 대가 동

해에 두 대는 태평양에 배치되어 있는데 공중전이 시작되면 실질적으로 전투

기들을 통합 운영하는 사령부 역할을 맡게된다. 그를 위해 E-767 경보기에는

중부항공방면대 사령부에서 작전장교와 정보장교가 탑승한 상태였다. 노

리부시는 앞으로 펼쳐질 동해 해상의 전투에 대해 시나리오를 모두 세워놓고

있었다. 일단 일본해군이 한국해군을 공격한다면 해군전력만으로는 일본에

상대가 안 되는 한국해군은 전투기의 지원을 받을 것이다. 그러면 일본도

전투기가 출격할 것이고 점차 총동원전쟁으로 확대될 것이다.

총공격이 시작되면 한국영토 전역에 전투기들의 대대적인 폭격이 시작될 것

이다. 2004년에 일본은 F-15J가 203대 F-4E가 47대로 공중전에 주력하는 구

성이었지만 해마다 지상공격이 가능한 F-4E를 증강시켜 현재는 F-15J가 훈련

중 사고로 4대가 추락해 199대가 있었고, F-4E가 165대로 늘어나 지상공격

기 비율이 높아졌다. 일본의 공군이 한반도를 폭격하기 시작하면 노리부시가

이끄는 함대는 해상봉쇄의 역할만 하면 될 것이다. 그 후에는 사세보와 이

키 지방함대가 부산과 진해로 진격할 예정이었다. 같은 시각, 청와

대"대통령님, 일본 수상의 전화통신요청입니다."

"연결하시오."

안 그래도 동해상의 일본 함대 배치 때문에 뭔가 말하고 싶던 차였다. 배달

과 한국과의 연관성에 대해 계속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일본이지만 이 번처

럼 동해 상에 대규모 함대를 배치한 것은 전쟁 유발의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

은 터였다. "고미즈 총리 오랜만이오."

"예 그렇군요."

한일 양국의 정상은 모두 나이가 젊은 편이었다. 강민우 대통령이 44세이고

, 고미즈 총리가 48세였다. "그렇지 않아도 동해 상의 귀국함대 때문에 통

화하고 싶던 중이었습니다. 우리 영해에 너무 근접하고 있다는 보고를 받았

습니다만. 잘못하면 한국에 침공의사가 있는 것으로 오해받을만한 상황이오

."

"침공의사라뇨. 우리 함대는 한국해군의 과격한 행동에 우리 국민이 희생되

었다는 말을 듣고 그들을 보호하기 위한 수단으로 출동한 것입니다."

"그게 무슨 소리입니까? 희생되다니요?"

"모르시고 있습니까? 다께시마를 돌려달라는 시위를 하던 일본청년을 한국해

군이 무참하게 사살했습니다. 우리 해군은 사살된 청년의 시신인수와 함께

시위에 참가했던 우리 국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어떤 수단이라도 불사할 것입

니다."

대통령이 일본 수상의 말을 들으면서 비서실장에게 손짓을 했다. 이것을 확

인하라는 의미였다. 순간 해군에서 올라오는 핫라인이 울렸다. 대통령과 비

서실장의 눈이 마주쳤다. 대통령이 고개를 끄덕이자 비서실장이 전화를 받았

다. 통화를 하는 비서실장의 얼굴이 대번에 어두워졌다. 그 순간에도 스피커

폰을 통해 일본수상의 음성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거의 동시에 통역이 그 말

을 번역했다. "우리 일본은 한국과 배달이 다른 나라라는 것을 인정할 수

없으며 특히 배달이 주장하는 영토권도 인정할 수 없소. 그리고 이 시간부

터 다께시마를 탈환하기 위해 국가적 사명을 완수할 것이요. 다께시마는 분

명히 일본 영토인데도 그동안 한국이 불법적으로 점유하고 있었소. 우리 일

본은 그동안 양국 간의 평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영토권을 주장하지 않았지만

이번과 같은 유혈사태에 직면해 더 이상 방관할 수 없다는 뜻을 밝히는 바

입니다."

강민우 대통령이 비서실장이 급하게 적어준 메모를 보면서 주먹을 쥔 채 부

르르 떨었다. 방금 전화로 상황을 보고 받은 대통령과는 달리 일본 수상은

마치 이 일이 몇 일전에라도 생긴 것처럼 이야기하고 있지 않은가? 독도주변

의 소요사태에 일본의 공작이 있을 것이라는 게 너무 분명하게 드러나는 대

목이었지만 일본수상의 말투는 너무나도 천연덕스러웠다. "고미즈 총리

, 그렇게 말하는 자신이 창피하지 않습니까? 고미즈 총리같이 신념이 강한

분이 그런 국수주의들의 작태에 휘말리다니요? 안타깝군요."

잠시 침묵이 흘렀다. 고미즈와 강대통령은 2년 전 일본에서 정상회담 때 직

접 만난 적이 있었다. 고미즈는 그 때 사실 강민우 대통령을 만나고서 개인

적으로 감명 받은 바가 있었다. 처음 정치에 입문할 때 가지고 있던 신념이

오랫동안 정치판에서 구르면서 때묻고 퇴색되어 있었던 고미즈에 비해 강민

우 대통령은 아직 그러한 신념을 간직하고 있었다. 고미즈는 강대통령의 그

런 모습에 가슴이 아렸던 기억이 있었다. 그 때 오랜만에 자신이 일본국민들

을 위해 진정 할 바가 무엇인지 잠깐 눈을 떴었는데 그동안 또 잊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다 다시 강 대통령과 통화를 하니 그 때의 기억이 사무쳐왔다

. 갑자기 고미즈는 강민우 대통령의 말대로 창피해졌다. "어. 어찌되었든

우리 일본은 독도를 되찾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모두 동원할 생각

이니 그렇게 아십시오."

"뜻대로 해보십시오. 우리도 가만있지는 않을 겁니다. 그리고 말끝마다 우리

일본 우리 일본 하시는데 그게 정말 일본의 뜻이요? 일부 위정자와 군부의

뜻이라고 하시오."

전화를 끊은 고미즈는 기분이 더러워졌다. 마치 온 몸에 오물을 뒤집어쓴 느

낌이었다. 실제로 머리카락 사이에서 한줄기 땀이 흘러나와 이마를 타고 내

려오자 고미즈는 순간 흠칫했다. 고미즈는 전화를 끊고 잠시 심호흡을 하고

고개를 들었다. 고미즈가 전화를 끊기를 기다리고 있던 막료장들의 얼굴이

보였다. 고미즈가 입을 열었다.

"이 시간 부로 다께시마의 탈환 작전을 승인하며 더불어 일본 동남쪽 EEZ의

권리 보호를 위한 배달정벌작전의 속계를 명령합니다."

고미즈의 어조는 단호하고도 결의에 차있었다. 그는 어느새 야심만만하고 목

적을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일본의 총리로 되돌아와 있었다.

=+=+=+=+=+=+=+=+=+=+=+=+=+=+=+=+=+=+=+=+=+=+NovelExtra([email protected]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