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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배달민족사-52화 (52/83)

[email protected])=+=                  (15) 제2차 태평양대첩

(15) 제 2차 태평양대첩 ③2007년 12월 10일 오후 당연한 이야기

지만 항공모함의 실종은 언론에 공개되지 않았다. 지금 일본의 국민들에게

항공모함마저 빼앗겼다는 말을 한다면 극심한 혼란뿐일 것이다. 배달에서 먼

저 공개를 할 수도 있는 일이겠지만, 일본이 먼저 나서서 자수할 이유는 없

었다. "애초에 전쟁배상금을 줘 버리는 게 좋았다는 생각이 드는군."

수상이 안타까운 마음에 자기도 모르게 혼잣말처럼 내뱉었다. 토요토미는 우

크라이나로부터 70%건조된 상태의 함을 20억 달러에 산 것이고 일본 입맛에

맞게 개조하면서 완성하는 데 13억 달러 이상이 들었다. 그보다는 이제 항

공모함은 돈을 주고도 사기 힘들다는 게 문제였다. 결국은 일본의 기술로 만

들어야 하는 데 최소한 6년 이상 걸리는 사업이었다. "배상금을 줄 테니

돌려달라고 하면 어떨까요?"

외무성 장관의 말에 고바야시 해군막료장이 마시던 커피를 뿜어낼 정도로 놀

랐다. "무슨 어린애 같은 소릴 하는 거요? 우리는 지금 놈들이랑 전쟁중입

니다. 돌려 달랜다고 돌려줄 놈들도 아니지만 그놈들이 토요토미를 끌고 요

코스카로 들어오면 그걸 돌려준다고 봐야겠소? 공격하러 온다고 봐야지. 또

돌려 받았다고 해도 그 안에 폭파장치 같은 게 없다고 믿을 수 있겠소?"

결국 배달에 대한 추가 공격은 항모 없이 추진되어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

었다. 그렇게 될 경우 승패를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아무리 수적인 우

세가 있다고 하더라도 거북선 모양을 한 배달의 전함이 한 다섯 척 정도만

되면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배달의 본토에

미사일을 때려 초토화시키는 것인데, 이전 전투에서 확인한 배달의 대공방

어망도 상당한 수준이었다. "문제는 정보요."

방위청 장관 노부다까 이따로가 말했다. "지금 해군에서 공격시기를 잡지

못하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일 것이요. 그들의 약점과 전력에 대한 정확한

정보나 첩보가 없이 공격을 하는 것은 저번과 같은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많소."

"일단 거북선 최소 1척과 항공모함 토요토미가 확인된 적의 전력인가? 크큭

"

고바야시 막료장이 시니컬하게 웃어댔다. "그러나 그들은 토요토미를 제대

로 운용할 수 있을지 의문이요. 토요토미의 승조원들을 유람선에 태워서 발

리로 보냈는데, 관련 기술정보없이 어떻게 토요토미를 운용할 것인지 의문입

니다. 아마 이번 토요토미의 납치는 아마 토요토미를 운용하겠다는 의도보다

는 우리의 전력을 약화시키겠다는 의도로 봐야 할 것입니다. 토요토미는 승

조인원이 만만치가 않습니다. 탑재기 수에 따라 최대 2262명 최소 1693명이

필요한데 1600여명이 단순한 승조원이 아닙니다. 각 분야 전문성을 가진 기

술인력들이란 말이요. 과연 배달에서 그 승조인원들을 충원할 수 있을 지 의

문이요." 수상이 고바야시의 웃음에 씁씁하게 따라 웃으며 말을 맺었다

. "조만간 한국에 파견한 정보원들이 좋은 소식을 가지고 올 것이요. 그

때까지 전력을 증강하고 군의 사기를 강화하시오."

2007년 12월 11일 김포국제공항 국제선김포국제공항 국제선 청사는 때아

닌 인파가 몰려 있었다. 대부분의 국제선이 인천공항으로 이전하고 국제선보

다 오히려 국내선청사가 더 큰 김포공항에 국제선청사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

있는 것이다. 마치 외국의 유명한 연예인이 한국에 방문하는 것처럼 젊은이

들이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모인 사람들 중에는 중고생으로 보이는 남 여

학생들이 가장 많이 보여 누가 봐도 인기스타의 내한으로 여겨질 풍경이었

다. "야 온다. 온다"

"어디?"

"와아!"

누군가 입국장에 모습을 나타내자 여기저기서 환호가 터졌다. 만면에 미소를

머금고 나타난 사람은 전에 배달의 특사로 한국을 방문했던 오혜린이었다.

이번에 주한배달대사로 임명되어 한국에 근무하기 위해 오늘 대한항공편으

로 입국한 것이었다. 보통 국제선은 인천에서 이착륙을 하는 것이 보통이지

만 자주 가는 나리타나 베이징으로 가는 항공편의 일부가 김포공항을 이용하

고 있었고, 배달의 경우 정부인사들의 이용이 많은 관계로 김포공항을 이용

하게 되었다. 오혜린은 공항을 메운 인파들에 적잖이 놀라고 있었다. 이

미 그녀의 팬클럽이 있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연예인도 아닌 외교관의 신분으

로 팬클럽이 있다는 것은 다소 부담스러운 일이었다. 오혜린은 미모나 나이

, 패션 때문에 이미 화제에 오른 데다가 특사로 왔을 때의 돌출행동과 재치

있는 답변으로 외교관으로 드물게 인기를 끌고 있었다. 한국에 먼저 자리잡

은 대사관 사무실에서는 한국에서의 그녀의 공식일정이 잡히기도 전에 이미

각종 방송출연과 인터뷰 요청이 접수되고 있었다. 배달의 대사관 건물은

여의도내 한강변에 건설 중이었다. 건물이 완공되는 동안 주한배달대사관은

프레스센타에 한달 동안 세를 살기로 했다. 건설은 배달에서 한국에 세운

명진건설 한국지사에서 하고 있는데 건축부지에 장막을 세우고 3층 건물을

세우고 있었다. 그곳을 지나는 사람들은 분명 그곳에 대사관을 세운다는 것

을 알고 있지만, 아무런 소음이나 먼지도 없어 과연 건설을 하고 있는 것인

지 궁금할 정도였다. 이미 대사관에서는 업무를 시작했는데 가장 비중이

큰 업무는 바로 비자 발급이었다. 원래 한국인에 한해 무비자로 배달의 방문

이 허용되도록 할 예정이었으나 배달에 방문을 희망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부득이 하게 비자발급을 하기로 했다. 비자 발급의 요건은 특별히 없었고,

다만 한꺼번에 너무 많은 사람들이 배달을 방문할 경우 배달의 수용능력으

로 감당이 되지 않는 것이었다. 배달은 외국인들의 숙식에 필요한 시설로 8

00명 규모가 한계였다. 그러나 사실 배달은 숙박시설을 일부러 더 늘이지 않

고 있는 중이었다. 지나치게 많은 한국인들이 배달에 넘어올 때 보안상의 문

제가 발생할 여지가 있어 일단 배달 인구의 10%가 넘지 않은 범위 내에서 방

문을 허용하고 있었다. 배달에 방문하고자 신청한 건수는 이미 7만건을 넘어

지금 신청하면 내년에나 배달에 방문이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었다.

그 외 대사관에서 해야할 일은 상호 문화교류와 경제협력에 관한 폭넓은

분야를 망라해야 했다. 동시에 각 분야별로 기술이전과 교육을 담당할 배달

인들이 한국에 와서 생활할 때의 통합적 창구가 될 예정이었다. 2007

년 12월 11일 일본 나라(奈良)시 외곽마치 한국의 한 시골처럼 논들이

쭉 깔린 평지의 끝에 산이라기에 자그마한 언덕이 서있고 언덕 위로 노을이

산마루의 선을 선명하게 그려내며 빨갛게 타며 있었다. 산마루 아래의 언덕

의 모습은 노을의 밝음을 못 이겨 칠흑처럼 어두웠지만 중간쯤 높이의 길 어

귀 한 곳에 노을 빛과 똑같은 색의 불꽃이 어른거리고 있었다. 그 불빛 주변

으로 깨어진 자기와 황토들이 보이는 것이 도자기를 굽는 가마가 분명했다.

머리에 수건을 동여맨 촌로가 막 불꽃이 사그라 든 가마에서 도자기를 밖으

로 옮겨내고 있었다. 하나하나 정성들여 옮긴 노인은 이마에 땀을 닦을 생각

도 없이 앉아서 언덕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조금 숨을 가다듬은 노인이

다시 일어나 가마에서 나온 도자기들을 하나하나 어루만지며 살펴보았다.

잠시후 노인은 흔히 도공들이 그러하듯 마음에 들지 않는 듯 노인은 도자기

들을 하나하나 깨기 시작했다. 노인이 여섯 번째 도자기를 깨었을 때 노인은

자신의 뒤에서 고개를 숙인채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인기척을 느꼈다.

"노부다까군인가?"

"예, 장군. 오랜만에 찾아뵙습니다."

"허허, 이 사람. 더 이상 나를 장군이라 부르지 말게. 그 이름만큼 치욕스런

이름이 없으니."

노인은 정말 장군이란 이름을 듣고 얼굴이 붉어지고 있었다. 오랜시간 가마

에서의 작업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그래, 한참 바쁜 사람이 이 촌구석까

지 어인 일인가?"

그러면서 노인은 일곱 번째 도자기를 깨고 있었다. 여덟 번째 도자기를 향해

망치를 들었던 노인이 잠시 멈칫 했다. "이렇게 도자기를 빚으면서 내 스

승들은 잘못 만들어진 도자기는 가차없이 깨어버리곤 했네. 물론 나도 그걸

배워서 도자기들을 깨곤 하지만 여기 도자기를 깨부수는 이유가 뭔지 아는

가?"

"완벽한 색과 선을 추구하기 위한 것 아닙니까?"

"맞네, 완벽한 색과 선. 하지만 그게 아냐."

노부다까 이따로는 노인의 말을 조용히 기다렸다. 그에게는 지금 방위청 장

관이라는 직함이 의미가 없었다. 단지 옛 상관이며 인생의 스승인 다와이 장

군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중이었다. "사실은 아리타 도자기로서 자격에 합

당하지 못한 이유로 부서지는 것이네." 다와이는 망치를 다시 쳐들었지만

도자기를 내려치지 못하고 노려보다가 다시 망치를 내려 놓았다. 다와이는

도자기들 앞에서 일어섰지만 노부다까를 보지는 않았다. "한 마디로 수준

에 떨어지는 작품을 살려 놓아서 아리타 도자기들의 전체 수준을 떨어뜨리는

일은 없어야되기 때문이지. 하지만 말야 모든 도자기는 그것을 빚을 때의

내 상념이 모두 서려 있는 것들이야. 나는 도자기를 빚을 때 한줌 흙이었던

그들에게 말을 걸지. 그러다 보면 아리타의 작품으로는 인정할 수 없지만

유난히 애착이 가는 도자기들이 있어." 노부다까는 일곱 번째 도자기를 살

펴보았지만 그 전에 깨졌던 도자기들과 별다른 점을 느낄 수가 없었다. 어차

피 도자기는 문외한이니 다와이가 하는 말을 듣고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

다와이가 갑자기 망치를 불끈 쥐더니 사정없이 도자기를 내려쳐 부셔버렸다

.

"목적을 위해 개인적 감정을 희생시켜야 하는 일은 얼마든지 있기 마련이야

. 차나 한 잔 하겠나?"

잠시 뒤 두 사람은 다다미 위에 마주 앉아 있었다. 다와이는 일본 자위대의

막료장으로 오랫동안 자위대에서 근무했던 노장인 동시에 뛰어난 전략가였

다. 지금은 옷을 벗었지만 방위청 장관 노부다까와는 특별한 친분이 있어 노

부다까가 자주 조언을 얻기 위해 찾아오곤 했다. 특별한 세력을 만들거나 뛰

어난 능력이 있는 것도 아닌 노부다까가 방위청장관까지 오르는 데는 다와이

의 조언이 많은 힘이 되었다. "곧 2차공격을 시작할 것입니다만 배달측

의 군사력에 대한 정보가 많이 필요합니다. 수상은 배달의 군사력에 대한 정

보를 얻기 위해 한국쪽에 정보원들을 가동중인 것 같습니다."

"배달이 요구한 배상금은 어찌되었나?"

"예?"

다와이가 느닷없이 배상금 문제를 묻자 노부다까가 어찌 대답할지 망설이고

있는데 다와이의 말이 이어졌다. "벌써 공격을 당한게지. 언론은 조용하

긴 하지만 당하고도 말을 못하고 있는 것 아닌가?"

"그걸 어떻게 아셨습니까?"

노부다까가 잠시 망설이다가 말을 이었다.

"사실은 항공모함을 탈취 당했습니다."

다와이가 놀란 눈으로 노부다까를 쳐다보다가 이윽고 말을 이었다.

"수상이나 군 수뇌부들이 착각하고 있는 게 뭔지 아는가?"

노부다까는 차를 마시며 조용히 듣고 있었다. 다와이의 말이 이어졌다. "

이 전쟁은 사실 배달이 일으킨 것일세."

"예? 하지만 이 전쟁은 고바야시의 공작에 의해 일어난 게 이미 알려진 비밀

입니다."

이미 마사카미의 사건은 그렇게 비밀도 아니었다. 다와이의 말이 이어졌다.

"일본은 유전 때문에 전쟁을 일으켰지만, 배달은 전쟁을 일으키기 위해 유

전을 이용한 것이야." "그게 무슨 말인지?"

"만약 자네가 배달의 최고권력자라고 생각해보게나. 유전을 이용하고 개발하

기 전에 일본과의 EEZ를 먼저 결정해 두려고 했을거야. 그때는 배달 외에는

아무도 그곳에 유전이 있다는 것을 모를 때 아닌가?"

"아!"

노부다까가 뭔가가 떠오른 듯 외쳤다.

"유전의 존재사실이 알려지기 전에 EEZ를 결정했다면 유전이 있는 바다는 자

연스럽게 배달의 영토에 포함되는 것인데 왜 배달은 굳이 그 과정을 거치지

않고 유전부터 파냈을까?"

"그럼 일본을 일부러 자극하기 위해서였단 말씀입니까?"

"그렇게 밖에 생각할 수 없어. 이미 배달은 일본을 상대로 이길 준비를 하고

전쟁을 시작한거야. 어리석은 놈들이 배달의 공작에 놀아난 것이지. 그리고

이번 배상금 문제도 그렇네. 일본이 배상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이지만 사실

은 일본으로 하여금 배상금을 주지 못하도록 수를 쓴 게 배달이야. 배상금을

포로문제와 별개로 떼어내는 순간 배상금 지급은 치욕스런 일로 바뀌었네.

"

"그럼 항공모함도?"

"항공모함의 탈취계획은 이미 오래 전에 계획되어 있었을 것이야. 그들이 항

공모함을 탈취해간 것은 배상금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봐야지."

노부다까는 지난 몇 달간 일본과 배달의 전쟁을 되짚어 보았다. 배달은 이미

전쟁을 준비했고 일본에게 이길 확신을 가지고 전쟁을 유발시킨 것이다. 그

리고 실제로 첫 번째 전투에서 승리했다. "아마 다시 배달과 싸운다해도

질 게 분명하다고 보네."

다와이가 찻잔에 차를 채우면서 말했다. "배달의 뒤에 한국이 있는 지 모

르겠지만 그들은 이미 이 전쟁을 오랫동안 준비했을 것이야."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 것입니까?"

"가장 좋은 방법은 더 이상 전쟁을 벌이지 않는 것이지. 하지만 일본의 자존

심이 그것을 허락하겠는가? 그리고 배달도 전쟁을 계속하기 위한 공작을 펼

치고 있을 것이야."

"전쟁을 그만두는 것은 말이 안됩니다."

"그렇겠지. 그건 나도 바라는 바가 아니네. 일본의 혼을 지금 대에서 끝낼

수는 없지."

"무슨 방법이 있겠습니까?"

"미국이든 중국이든 이용할 수 있는 대로 닥치는 대로 이용해야 할 것이야.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유전의 독점을 포기해야 되겠지."

"미국은 모르겠지만 중국은 어떻게 이용할 수 있겠습니까? 그들은 이번 전쟁

과 아무런 상관이 없는데다가 일본과는 그다지 좋은 사이가 아닙니다."

"입장은 감정을 우선하는 것이야. 지금 중국의 입장은 한 방울의 석유가 아

쉬운 입장이야. "

"어떻게 중국을 전쟁에 개입시킬 수 있을 까요?"

"그들에게도 명분을 만들어 주게. 대신 두 번째 공격은 고바야시가 하자는

대로 맡겨두게나. 그러면서 그 이후에 중국이 개입할 수 있도록 이번 전투에

서 준비해야 할 것이야. 이번 전투는 최대한 피해를 줄이는 것도 필요하겠지

."

화요일에 뵙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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