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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배달민족사-48화 (48/83)

Extra([email protected])=+=                  (14) 대동강의

눈물 (14) 대동강의 눈물 ⑥2007년 11월 29일 일본 중의회 의사당

기자회견실"일본은 배상금이라는 이름으로는 단 한푼의 돈도 배달에게

지급하지 않을 것입니다."

일본 수상이면서 동시에 여당의 당수인 고미즈 이치로는 단정적인 말로 회견

문의 시작을 열었다. 배달에 대한 전쟁배상금 논의는 1차 포로송환이 되기

전부터 일본 열도를 흔들고 있었다. 특히나 홍콩에서의 회단 내용이 알려지

면서 우익단체들의 배달에 대한 정벌이 요구되고 있었고 국회에서도 포로교

환에 대한 합의금이 아닌 배상금이라는 차원에서의 지불에 대한 제고를 요구

하는 의원들의 발의가 이어진 것이다. 고미즈의 회견은 계속되었다.

"다만 상호 전쟁 중에 일어난 불상사에 대한 피해보상 차원에서 보상금을 요

구한다면 30억달러 한도에서 지불할 용의가 있으며 이러한 보상금은 일본군

포로에 대한 인도적인 처우와 송환에 대한 배달의 노력을 감심(感心)하게

생각하고 전향적으로 지급할 의사가 있습니다."

총리가 배상금의 지급을 거부하면서 보상금을 지급하겠다는 말과 함께 감심

이라는 표현을 쓰자 외국인 기자들 중심으로 의미해석에 곤란을 느끼는 사람

들이 나왔다. 그 차이를 얼른 알아듣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일본어를 조금

아는 서양기자들은 일본어에서 가지는 배상과 보상의 차이를 잘 이해하지 못

했기 때문이었다. 일반적으로 기자회견에서 동시통역을 운영하는 일은 드물

었지만 이번 회견에서는 동시통역관이 수상의 회견을 영어로 통역했다. 일반

적으로 정쟁승전국이 패전국에게 요구하는 배상금은 indemnity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데, 보상금이라는 표현으로 통역은 recover damages라는 표현을 사

용했다. 그러자 비로소 말뜻을 알아들은 기자들이 기사를 빠르게 작성하기

시작했다. 일반적으로 배상금이라 함은 저지른 잘못으로 인해 입힌 피해

에 대해 지급하는 것으로 사죄의 의미가 포함된다. 그러나 보상금이라고 하

는 것은 적법한 활동을 하는 도중에 불가피하게 발생한 피해에 대해 지급하

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이 '배상'과 '보상'의 의미는 한자를 사용하는

한국과 일본, 중국의 각 법률에서 동일한 의미로 적용된다. 쉽게 말해서 민

사재판의 경우 판결에 따라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지급하는 것은 배상금이며

, 도로를 건설하기 위해 철거한 건물에 대해 정부가 지급하는 것은 보상금이

다. 게다가 감심(感心)이라는 표현은 몇 년 전 일본이 사용했던 통석(痛惜

)이라는 단어와 함께 그 의미 해석에 대한 논쟁이 벌어졌으나, 통석에 대한

해석은 그 의견이 분분한 반면 감심은 그 해석이 분명했다. 감심이라는 단

어는 말 뜻 그대로 감사하는 마음이긴 한데, 일본에서 윗사람이 아랫사람의

도움이나 행동에 대해 고맙게 생각할 때 사용하는 단어였다. 굳이 표현한다

면 '대견하다' 정도의 의미를 가진 단어였다. 이날 한국과 중국의 언론에

서는 "일본, 전쟁도발에 대한 사과 거부"라는 제목이 각 신문의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이것이 가지는 의미는 분명했다. 일본의 첫 번째 공격을 스스로

잘못했다고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은 바로 두 번째 공격을 하겠다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는 것이었다. 거기다 일본의 이런 발표가 배달의 일본군 포로가

2차에 걸쳐 송환이 완료된 바로 그 다음날 발표된 것에 대한 비난 여론이

많았다. 그러나 일본 내에서는 수상의 이런 담화는 우익을 중심으로 급격한

지지세를 얻기 시작했다. 그 다음날 아침 민주일보에는 "배달 일본에

보상금 수령거부 의사 전달"이라는 내용의 김민호 기자가 쓴 기사가 보도되

었다. 기사에는 배달이 보상금이라는 이름으로는 일본에게 단 한 품도 받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FAX로 일본 외무부에 전달했으며, 회담에서 밝힌 바

와 같이 배달이 직접 배상금을 징수할 것이라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되어있었

다. 2007년 12월 2일 니카라과 반군기지 인근 해안아무런 조명

도 없이 한적한 바닷가에 보트가 소리도 없이 막 해안에 상륙하고 있었다.

보트는 그림자 여럿을 해안에 내려놓고 다시 어두운 바다로 돌아갔다. 뒤이

어 다른 보트가 들어와 다시 그림자들을 내려놓고 사라지고 그런 식으로 해

안에는 순식간에 검은 그림자가 가득했다. 달도 별도 보이지 않는 칠흑 같

은 어둠 속에서 검은 그림자들이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쉿

, 조용히 해라. 교육 받은 대로 해야지"

누군가 지휘자인듯한 목소리가 두런거리는 말소리들을 잠재웠다. "여긴 적

지란 말이다. 이번 테스트는 말이 테스트이지 잘못하면 목숨을 보전하기 힘

들 거야."

"흥, 누가 모르나? 너나 조심해! 애꾸눈"

애꾸눈이라고 불린 사내가 발끈하더니 으르렁거리는 소리로 말을 받았다.

"너 놈 잭슨이지? 이번 테스트 끝나면 너 놈부터 죽여주겠다." "뭐? 끝날

때까지 기다릴 게 뭐 있어? 당장이라도 덤벼! 너 하나 없어도 작전에는 아

무런 차질이 없으니까."

치잉.

칼을 뽑는 소리가 들렸다. "이봐, 우리끼리 싸우지 말자고, 어차피 계약

을 했으니 계약 끝날 때까지 살아남을 궁리를 해야지. 그리고 이번 작전이

끝나고 내가 사회로 돌아가는 데 조금이라도 방해가 되는 놈은 내가 가만 안

두겠다."

한 목소리가 두 사람을 말리면서 차분하게 끼어 들었다. 차분하고 조용한 목

소리였지만 이 목소리를 듣자 두 사람 모두 언제 그랬냐는 듯이 얌전해졌다

. 목소리의 주인공은 바로 세드릭이었다. 미 네이비 씰 출신의 연쇄살인범으

로 악명을 떨쳤던 바로 그 주인공이었다. 고급 양복을 입은 유색인종만 골라

16명을 살인을 한 주인공으로 체포될 당시 경찰 2개 대대와 혼자서 대치하

여 27명의 경찰을 죽인 후 갑자기 손을 들고 투항하여 체포되었다. 그런

데도 세드릭은 거의 무죄로 풀려날 뻔했다. 재판 도중 그에 대한 언론의 관

심은 엄청났고, 그의 이야기로 영화가 제작할 계획이어서 판권을 판매한 돈

으로 세드릭은 순식간에 벼락부자가 되었다. 그는 많은 돈을 주고 유능한 변

호사를 고용했으며, 그의 변호사는 그가 네이비 씰 근무 당시 겪은 극심한

스트레스와 전쟁에 대한 공포로 정신적인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고, 그의 정

신진단을 맡은 의사 역시 정신병적 자각증세가 심하다는 소견서를 제출해 1

심과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그러나 마지막 3차 공판에서 1,2차 때 정

신진단을 맡은 의사가 그에게 뇌물을 받았다는 증거가 제시되면서 배심원들

은 그에게 유죄를 선언하고 920년간의 징역을 선물했다. 그런 세드릭이

두 달 전 정부의 모 기관에서 왔다는 이상한 사내와 만난 것이 두 달 전이

고 그의 제안에 따라 작전 수행에 참여하는 조건으로 자유를 보장받은 것이

다. 이송 중 사망으로 처리된 세드릭이 깨어난 곳은 위치를 알 수 없는 곳의

한 훈련장이었고 거기서 세드릭은 다른 40명의 사형수와 무기수 출신들로

이루어진 특수대원들과 함께 두 달간 극심한 훈련을 받았다. 그러나 이미 네

이비 씰에서 훈련이란 훈련은 거의 다 섭렵했던 세드릭으로서는 그정도 훈련

을 받는 것은 누워서 떡먹기였다. 반면 다른 사람들은 이러한 훈련을 견디어

내기 힘들어 했다. 훈련자들 중 처음 절반 가까운 인원들이 포기하고 원래

있던 감옥으로 돌아갔다. 아니 돌아간 줄 알았다. 그러나 이미 사망으로 처

리된 그들이 돌아갈 감옥은 없었다. 포기한 사람들은 서류상 사망이라고 기

재된 대로 실제로도 그대로 되었다. 이 사실은 교관 중 한 사람의 의도된 말

실수로 훈련자들에게 알려졌고, 그 다음부터 훈련에 낙오되는 사람은 없었

다. 그리고 두 달간의 훈련을 무사히 마친 대원들은 오늘 마지막 테스트에

임하게 되었다. 세드릭은 T-7이라고 명명된 특수부대원 80여명을 통솔하는

지휘관으로서의 책임을 부여받았다. 세드릭은 80명의 대원을 8개조로 나

누어 편성한 뒤 각 조에 조장을 임명하고 조장들에게 일일이 그들의 잠입경

로를 일러 줬다. 오늘 테스트는 니카라과 반군 부대 중 하나인 사몽 부대를

전멸시키는 것이었다. 브리핑에 따르면 사몽 부대는 약 800명의 병력을 지

닌 반군 부대 중에서는 다소 큰 부대였다. 그들에게 지급된 무기는 소총과

대검, 수류탄이 전부였다. 그에 각자 사회에서 선호하던 무기를 자유롭게 휴

대할 수 있었다. 세드릭은 이들 80여명이 과연 열 배의 병력들을 상대로 전

멸을 시킬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이 테스트는 위험부담이 컸다. 아무리 특

수훈련을 받았다지만 세드릭이 이끌고 있는 T-7부대원들은 군기나 통제가 잘

안 되는 데다 참을성도 적었다. 세드릭은 왜 이들을 훈련시켜서 써먹으려고

하는 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차라리 현직 네이비 씰이나 델타포스가 훨씬

효율적인 작전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되었다. 그러나 세드릭은

자신의 능력을 믿었다. 그리고 동료 무기수들의 안전을 고려할 의사가 전혀

없었다. 그들을 최대한 이용해서 사몽 부대를 전멸시키고 테스트를 통과한

뒤 실제 작전에서 살아남으면 자유의 몸이 되는 것이다. 그러면 은행에 예

치된 1억 6천만 달러를 마음대로 쓰면서 화려하게 살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름과 얼굴은 바뀌겠지만 세드릭은 그것도 마음에 들었다. 세드릭은

자신의 조에 편성된 대원들을 이끌고 부대의 뒤쪽 산등성이를 넘었다. 일단

이동목표가 잡히면서 그들은 빠르게 목표지점으로 이동했다. 부대가 바로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이르렀을 때는 해안에 상륙한 지 채 한 시간도 못 되어

서였다. "이상한 데?"

"뭐가?"

세드릭의 혼잣말에 같은 조에 속한 해리스가 물었다. "인적이 안보여."

"다 자는가보지 뭐."

해리스의 한심한 소리에 어이가 없다는 듯 세드릭이 말했다. "다 자다니

부대에서 다 자는 게 말이 되나? 아무리 다 자더라도 인기척이 있어야 하는

데 아무런 인기척이 없잖아"

막사와 차고 탄약고, 부대 본부로 보이는 건물들이 쭉 늘어서 있었지만 그

어느 곳에서도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는 것이었다. 800명이나 되는 부대원들

이 모두 기를 숨기고 있을 수는 없다. 잠을 자더라도 기는 분출되었다. 세드

릭은 그런 기까지도 본능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오랜 전투 중에서도

살아남은 것이다. 수백 미터 떨어진 곳에서 누군가가 자신을 겨눈 적이 있

는데, 알지 못할 살기를 느끼고 황급히 몸을 숙이는 덕분에 저격을 피한 적

도 있었다. 그런데 이 부대 안에서는 살기는커녕 아무런 기를 느낄 수가 없

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결론은 나오는 것이다. 이곳에는 아무도 없다는 것

이고, 그건 그들이 함정에 빠졌다는 것을 의미했다. 그때 부대 쪽으로

진입한 T-7부대원들의 모습이 보였다. 빠르게 건물에 접근한 뒤 훈련받은 대

로 안 쪽을 살피고 경계를 유지하면서 이동을 하는 모습이 보였다. 그러나

그들은 세드릭이 예상했던 사실을 확인시켜 줄 뿐 이었다. 건물들에는 아무

도 없는 것이었다. 세드릭이 인터컴을 통해 각 조의 조장들에게 새로운 명

령을 하달했다. "아무래도 함정에 빠진 듯 하다 신속하게 A65지점으로 철

수한다."

막사 주변에 T-7 부대원들의 경계가 풀어지며 삼삼오오 모여서 떠들기 시작

했다. 그 모습을 보자 세드릭은 화가 났다. 저들은 자신들이 지금 위험에

빠진 지도 모르고 있는 것이다. 세드릭이 인터컴에 대고 소리를 질렀다.

"당장 거기서 빠져나와, 이놈들아!"

그 때였다. 막사 편의 한 풀 숲에서 한가롭게 소변을 보고 있는 부대원의 모

습이 세드릭의 눈에 들어왔다. 4조에 속한 톰슨이었다. 그 풀 속에서 순간

살기를 느낀 것 같아서였다. 그러나 살기는 느껴지지 않았다. 톰슴은 이 쪽

으로 등을 돌린 채 소변을 보고 있는 중이었다. 세드릭이 잘못 봤나 하는 순

간 톰슨의 목이 잘려진 채로 옆으로 떨어졌다. 주변에 있던 부대원들이 놀라

서 소리를 지르며 주변을 경계하기 시작했다. 그 순간 숲에서 한 그림자가

일어나 주변의 대원들에게 뭔가를 휘두르더니 인근 숲으로 달려가기 시작했

다. 그림자에게 공격당한 대원들의 머리며 팔다리가 뚝뚝 떨어지기 시작했다

. 다른 대원들이 그림자를 향해 총을 쏘았지만 그림자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

로 빨랐다. 부대원들이 그림자가 사라진 숲을 향해 무차별 난사를 하기 시

작했다. 한참을 그렇게 쏘아대다 몇몇이 숲을 살펴보기 위해 다가갔다. 그러

나 그곳에서는 아무것도 찾을 수가 없는 모양이었다. 공격은 다른 방향에서

시작되었다. 다시 6명의 대원들이 당했지만 그림자는 총알을 한 방도 맞지

않은 모양으로 빠르게 다시 어둠 속으로 숨었다.

세드릭은 그 모습을 보면서 그 그림자의 달리는 속도에 경악하고 있었다. 1

00미터를 달리는 데 거의 6-7초 밖에 안 걸리는 것 같았다. 세드릭은 이럴

때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모두 일어서, A65지점으로 이동한다."

그러나 뒤를 돌아본 세드릭은 깜짝 놀라고 말았다. 한 사내가 해리스의 잘려

진 목을 들고 자신을 보고 있는 것이었다. 어떻게 이렇게 까지 살기를 죽이

고 자신에게 다가올 수 있었던 것일까? 9명의 대원들이 모두 죽을 때까지 아

무도 옆에서 누가 죽는다는 것을 알아채지도 못한 것이다. 사내는 오른 손

에 긴칼을 들고 해맑게 웃고 있었다. 조각과도 같이 아름다운 얼굴에 마치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아이의 표정을 가지고 있었다. 세드릭은 그를 보고 섬

뜩한 소름이 돋는 것을 느꼈다. 세드릭은 자신이 소총을 쏘는 것과 상대가

자신에게 달려들어 칼을 휘두르는 것과 어느 것이 빠를 지 가늠해봤다. 두

사람이 마주보고 있는 거리는 대략 4미터 정도. 아무래도 세드릭은 자신이

없었다. "넌 누구냐?"

세드릭이 묻자 사내가 손에 들고 있던 해리스의 목을 땅에 떨어뜨리며 대답

했다. "라파엘, 세 번째 천사"

그렇게 말하며 사내는 칼에 묻은 피를 혀로 핥더니 뚜벅뚜벅 세드릭을 향해

다가오기 시작했다. "미카엘, 가브리엘, 라파엘, 바리엘, 카르시슈, 이렇

게 다섯명이야 우리는....너희는 우리들의 마지막 테스트 상대....."

라파엘이 한 발에 한마디씩 다가오며 말했다. 세드릭은 등에 맨 소총을 이용

할 생각을 포기하고 대검을 뽑았다. 하지만 세드릭은 자신에게 죽음이 다가

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자신이 라파엘이라는 이 사내의 살기를 알아채지

못할 정도로 기 싸움에서 지고 있었다. 라파엘은 몸에서 아무런 살기를 뿜

지 않으면서 아주 평온한 얼굴로 세드릭에게 칼을 휘둘렀다. 세드릭이 마지

막으로 본 것은 사내의 칼을 막을 생각에 내민 자신의 대검이 마치 두부가

잘리듯 잘려나가는 모습이었다.

화요일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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