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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억분의 1의 이레귤러-786화 (776/1,404)

#786화 마계 경매장 (2)

암흑 상인에게 맡겨 지하 창고 안에 있는 하급 마력 완화제를 모두 구매하자 곧 시스템 메시지가 울렸다.

《 서브 퀘스트 : 마계 연합 상인과의 첫 거래(완료). 》

- 마계 상인의 골칫덩이 『하급 마력 완화제』 처리.

- 혹은 마계 상인의 적자 상황 해결.

- 퀘스트 보상.

마계 상인과의 호감도 상승.

마계 상인과의 연합.

마계 상인의 인정 퀘스트 연계.

- 기여도에 따라 보상이 달라집니다.

《 마계 상인과의 호감도가 급격히 올라갑니다. 》

《 마계 상인과의 호감도가 급격히 올라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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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 따라 마계 상인과의 호감도 역시 꾸준히 오르게 되었다.

“아이고, 감사합니다.”

골칫덩이였던 재고를 싹 처리해 주었는데 누군들 안 기쁠까.

워낙 쌓여 있던 완화제들이 많았기에 거의 오천에 가까운 금액이 들어가긴 했다.

하나하나의 가격이 싸다고는 해도 워낙 수량이 많으니.

하지만 이 정도는 아직 괜찮았다.

현재 수중에 있던 돈으로도 충분히 처리할 만했고.

거래가 끝나자 곧 암흑 상인이 내게 물어왔다.

“처리는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전부 베르테니아 마왕성까지 옮길 수 있으면 좋겠는데요.”

이러나저러나 지금의 본거지는 베르테니아 마왕성이었다.

이곳에 놔둔다고 해도 수시로 오가면서 빼서 쓸 수도 없는 노릇이고.

“알겠습니다. 무역선에 실어 옮겨 보도록 하죠.”

“운송 비용은 따로 청구해 주시면 됩니다.”

베르테니아 마왕성 소속도 아닌 암흑 상인도 공짜로 일하는 건 아니니까.

뒤는 일사천리였다.

마계 상인과 암흑 상인이 알아서 부하들을 시켜서 하급 마력 완화제를 끝없이 퍼나르는 모습이 이어졌다.

그걸 구경하는 동안 재중이 형과 따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다른 사람들이 들리지 않게.

<주호> 생각보다 양이 많네요.

<불멸> 그럼 더 좋지. 저게 다 금덩어리들인데.

<주호> 얼마나 붙여서 팔까요?

내 물음에 잠시 고민하던 재중이 형이 손가락 열 개를 눈앞에 펴보였다.

<불멸> 열 배쯤 하면 되지 않을까?

<주호> 너무 해먹는 거 아니에요?

<불멸> 뭐, 어때? 우리가 독점인데.

<주호> 그건 그렇죠.

<불멸> 물약을 꾸역꾸역 먹느니 돈을 더 주더라도 하급 마력 완화제를 선호할 걸?

<주호> 어차피 소모량은 비슷하지 않나요?

물약으로 채우는 양과 하급 마력 완화제를 써서 체력을 아끼는 양이 비슷하다면 어지간해서는 물약을 선호할 것이다.

<불멸> 한 번 사냥 나가면 한동안 못 들어오니까. 계속 나갔다 들어왔다 할 게 아니라면 무조건 마력 완화제를 써야 해. 마력 완화제는 버프처럼 되잖아. 그리고 여기쯤 사냥 오는 놈들이 물약값 아낄 놈들도 아니지.

<주호> 확실히 그렇네요.

<불멸> 제일 중요한 건 마력 소모도 줄여 주니까.

재중이 형 말이 맞아.

단순히 물약 소모만 줄여 주는 정도에 그쳤다면 이 하급 마력 완화제는 크게 의미가 없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마력 소모 역시 줄여 주는 점이 정말 중요했다.

마력은 곧 사냥 속도와 직결되는데 그런 마력이 계속 깎여나간다면 어떻게 될까.

좋든 싫든 한 마리를 잡을 때마다 개고생을 하면서 물약은 물약대로 써야 하는 상황이 이어질 터.

물약 소모까진 그렇다 쳐도 사냥 속도가 떨어지는 걸 좋아하는 상위 유저들은 단 한 명도 없었다.

<불멸> 아마 불티나게 팔릴 거다.

재중이 형이 장담하듯 예측했고.

나 역시 그런 예측이 맞다고 생각했다.

<불멸> 흐음, 너, 그래서 일부러 20%로 올려준 거 아니었냐?

<주호> 네 뭐. 그런 점도 있는데 일단 마계 상인의 호감도를 좀 더 올려보려고 했죠.

분명히 보조 퀘스트 내용에 마계 상인의 적자라는 멘트가 언급되어 있었다.

그건 곧 마계 상인이 현재 자금적으로 문제를 가지고 있다고 봐야 할지도.

그리고 그런 점을 파고들어 마계 상인의 짐을 덜어 주었더니 호감도가 정말 미친 듯이 많이 올라갔다.

<주호> 음, 거기다 열 배나 해먹을 거면 20%나 30%나 별 의미가 없을 것 같아서요.

<불멸> 크큭, 그래. 매입 가격이야 어차피 거의 공짜로 가져가는 셈이니.

이를테면 70원에 사든 80원에 사든 어차피 우린 천 원에 팔 생각이었다.

살 때 한두 푼 차이 난다고 큰 의미가 없다는 뜻이기도 하고.

이미 사는 가격 자체가 거의 눈탱이를 후려치는 거라.

마계 상인이 이 사실을 알았다면 땅을 치고 후회를 하겠지만.

<불멸> 녀석은 알 수가 없지.

<주호> 네, 우린 NPC가 아니라 유저들한테 팔 거니까요.

당장 베르테니아 마왕성이 망했다 정도밖에 정보가 없는 상황에서 우리가 어떻게 판다고 해도 알 수나 있을까.

그리고 지금껏 살펴본 결과.

마계 상인은 암흑 상인처럼 무역선을 따로 운영하는 것은 아니었다.

일종의 도매상이라고 해야 할까.

결국 얼마에 사가든 파는 건 우리 마음이지.

다른 말로 하면.

파는 놈 모르게 우리가 무한정 비싸게 판다고 해도 상관없다는 뜻도 된다.

억울하면 마계 상인이 직접 발품 팔아 팔아보던가.

시간이 지나 암흑 상인이 무역선에 모든 물건을 싣자 곧 마계 지하 시장을 떠날 준비를 했다.

마계 상인의 열렬한 환호를 받으며.

“다시 올 테니 바로 준비해 주시기 바랍니다.”

“아이고, 여부가 있겠습니까.”

“그리고 이건 계약금입니다.”

얼마간의 계약금을 걸어두고는 지금과 똑같은 완화제 물량, 혹은 더 많은 물량을 기대하며 이번엔 위로 나와 암흑 상인이 소유하고 있는 타르 광산으로 이동했다.

애초에 여기 주변이 전부 타르 광산 지대였다.

상인 연합 주둔지는 이런 광산들 사이에서 몰래 운영하는 일종의 숨겨진 장소나 마찬가지고.

하급 마력 완화제를 여기서 이렇게 취급하고 있던 이유도 주변에 광산이 많으니까.

“그리고 보니 타르 광산이 많이 폐쇄됐다고 들었는데요.”

분명히 마계 상인이 그런 말을 언급했었다.

그래서 마력 완화제가 안 팔린다고.

“사실 이쪽도 어렵긴 마찬가지입니다. 사실 마계의 타르 광산이 메마르는 중이죠. 때문에 지금 타르 가격도 많이 올랐습니다.”

“흠, 그럼 베르테니아 마왕성에서도?”

“네, 가격이 맞지 않으면 상단을 구성하기 힘드니까요.”

그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타르 광산으로 들어섰다. 안에서는 일꾼으로 보이는 마족들이 굴을 따라 타르를 캐서 나르는 모습이 보였다.

“그나마 여긴 아직 마르지 않은 타르 광산입니다. 이런 경우는 제법 가격이 비싼 편이죠.”

“얼마나 비싼 거죠?”

“음, 매장량에 따라서 대략 수 배에서 수십 배는 차이가 납니다.”

꽤 차이가 나는데?

그리고 타르 광산에 들어오자 또다시 몸에 압력이 걸리기 시작했다.

역시 마족화를 하지 않고 들어오면 이렇게 되는 거려나.

곧장 하급 마력 완화제를 쓰니 곧 몸에 걸리는 압력이 풀리는 느낌이 들었다.

《 하급 마력 완화제를 사용합니다. 》

《 주변의 암흑 기운 중 일부를 막아줍니다. 》

《 암흑 기운으로 인한 체력 소모와 마력 소모가 30% 감소됩니다. 》

재중이 형 역시 옆에서 마력 완화제를 써 몸에 부담을 없애버렸다.

“이 정도면 딱히 안 변해도 되겠어.”

“네, 효과가 괜찮네요.”

그리고 아스티아는 몸에 기운이 더 나는지 생글생글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이쪽은 뭐…….

그렇게 암흑 상인을 따라 더 안으로 들어가자 곧 타르 광산의 안에 있는 거대한 공동으로 갈 수 있었다.

흠.

중앙에 거대한 흑색의 기둥 같은 것이 박혀져 있는 기묘한 공동이라…….

“여기는?”

“타르 광산의 중앙이자 이 광산의 핵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저 기둥에서 어둠의 기운이 가장 강하게 피어나가죠. 그럼 하르를 꺼내 주시겠습니까?”

암흑 상인의 설명에 인벤에서 하르를 꺼내자마자 하르의 하얀 기운과 광산의 핵에서 나오는 검은 기운이 거세게 맞부딪히기 시작했다.

마치 서로를 잡아먹을 것처럼.

“호오?”

재중이 형도 신기하다는 듯 이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하르의 기운이 점차 옅어지더니 이내 빛을 잃고 무채색의 광물로 변해 버렸다.

“흐음, 이건…….”

“하르가 신성을 잃어버린 겁니다. 잠시만.”

좀 전에는 접근도 하지 않던 암흑 상인이 그대로 내게서 무채색 하르를 받아 갔다.

아무렇지도 않은 듯.

그리고는 그것을 광산의 핵 근처에 두자 곧 하르에 검은 기운이 스며들기 시작했다.

“보이십니까?”

“네, 잘 보이네요.”

하르를 타르로 만드는 게 이런 식으로 하는 거였나?

단순히 네임드가 오염을 시킨다고만 생각했었는데.

조금 더 기다리자 이젠 하르가 완전 새까만 어둠에 잠겨 전혀 다른 흑수정 같은 빛깔을 내었다.

『 타르 결정석 』

“여기서 순도가 더 올라가면 압축되어 더욱 강한 힘을 낼 수 있습니다.”

“그런가요.”

그리고 그 장면을 보는 순간 머릿속이 팽팽하게 돌아갔다.

이거 잘하면…….

대박이 또 터질지도.

분명히 아까 암흑 상인이 이야기해 준 것이 떠올랐다.

타르 광산.

매장량에 따라 타르 광산의 값어치가 수 배에서 수십 배는 차이가 날 거라고.

그리고 그 전에 들은 이야기.

타르 광산들이 씨가 말라서 폐쇄된다는 말들.

이건 암흑 상인과 마계 상인 둘 다 똑같이 입을 모아서 했던 이야기였다.

“암흑 상인 씨. 지금 폐쇄된 타르 광산들은 어떻게 운영되고 있나요?”

“아, 폐쇄된 광산 말인가요. 분명 소유주가 있긴 한데…… 값어치가 없어서 말입니다. 광산 유지비가 계속 나가서 전부 팔려고 하는데 전혀 안 팔리는 편이죠.”

“굳이 쓰지도 않는 광산을 유지해야 합니까?”

“아, 기다리면 높은 순도의 타르 석이 가끔 재생성되기는 합니다만. 나중에라도 다시 캐보려면 어쩔 수 없는 노릇이죠. 지금은 돈만 들어가서 애물단지 취급이긴 합니다. 버려진 광산도 꽤 되는 걸로 알고 있고요.”

암흑 상인의 이어지는 말을 모두 듣고는 마지막으로 궁금한 점을 물어보았다.

“혹시 저 중앙의 핵. 저건 어떻게 되는 건가요?”

“아, 계속 활성화되어 있긴 합니다만 쓸 수 있는 타르 석으로서는 기능이 없죠. 그렇다고 딱히 힘들여 부술 이유도 없고요.”

그 말을 듣고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

페쇄된 타르 광산.

남아 있는 광산의 핵.

생산이 한참인 하르 광산.

재활용이 되는 하르.

현재 타르의 값어치.

이런 것들이 머릿속을 둥둥 떠다니다가 이내 재중이 형에게 신호를 보냈다.

<주호> 형, 아무래도 사업을 하나 더 해야겠어요.

<불멸> 크큭, 타르 광산 사려는 거지?

<주호> 네, 비어 있는 타르 광산이야 넘치는 것 같으니까요.

아무리 생각해 봐도.

마계는 정말 노다지 땅인 것 같은데?

어딘가 한 군데 들쑤시기만 하면 전부 돈이었다.

그것도 투자 대비 엄청나게 되돌아오는.

결정을 내리고는 바로 암흑 상인에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암흑 상인 씨. 주변의 폐쇄된 타르 광산을 전부 사들여 주세요.”

타르든 광산이든 아주 제대로 쓸어가 주마.

70억분의 1의 이레귤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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