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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억분의 1의 이레귤러-750화 (740/1,404)

#750화 알 모으기 (9)

베히모스가 가르가의 몸 위로 달려드는 순간.

전사 형이 주먹을 앞으로 내지르면서 환호했다.

“오오! 이거 통하잖아?!”

“네, 제대로 되네요”

아퀼라스 주니어의 드래곤 피어.

그리고 히드라 주니어의 스톤 브레스.

이 두 가지를 조합하면 생각 이상의 효과를 보여 주었다.

일단 드래곤 피어로 가르가가 잠시 못 움직이게 막아 놓고.

스톤 브레스로 몸을 굳히는 작업.

만약 드래곤 피어 같은 광역 경직 기술이 없었다면 스톤 브레스를 제대로 맞추기는 아예 불가능했다.

지금껏 베히모스의 공격을 전부 피해 버리는 것을 보면 스톤 브레스 역시도 피해 버렸을 테니.

반대로 스톤 브레스가 없었다면 가르가를 떨어뜨리지도 못했을 것이다.

두 가지를 모두 쓸 수 있는 아퀼라스와 히드라의 조합은 공중에서 굉장한 시너를 발휘했다.

다른 유저들은 꿈도 꿀 수 없는 조합이기도 하고.

“누가 이길까?”

“전 베히모스요.”

“역시 그렇지?”

“네, 날아다니지 못하면 가르가가 굉장히 불리하잖아요.”

공격력만 보면 가르가가 그렇게 나쁘다고 하긴 어려웠다.

하지만 문제는 방어력.

이전에 둘 다 상대해 본 결과.

방어력에 있어서 베히모스에 비해 가르가가 너무 밀리는 편이었다.

“둘 다 공격력이 비슷하다고 보면…….”

“결국 가르가가 죽겠죠.”

캬아아악!

크어어엉!

전사 형과 예상한대로 지상에서는 베히모스가 압도적이었다.

육중한 앞발에서 나오는 타격력으로 가르가의 날개를 연신 두들겨 댔다.

흐음.

날아오르지 못하게 하려는 건가?

“베히모스 입장에서는 날개가 제일 거슬리겠지.”

“네, 다시 날아오르면 곤란할 테니까요.”

그렇다고 가르가가 가만히 앉아서 당하고 있지만은 않았다.

날개에서 냉기 오러가 뿜어져 나오며 붙어 있는 베히모스를 서서히 굳히기 시작했다.

콰드득!

그렇게 히드라 주변으로 얼음 결정이 마구잡이로 생성되면서 커다란 베히모스의 신체 전반을 얼렸다.

자연스럽게 베히모스의 신체가 느려지면서 가르가가 빠져나올 수 있는 틈도 만들어졌다.

“성가신 능력이지, 저건.”

“확실히 그렇네요.”

틈이 벌어지자 바로 가르가가 날개를 펴면서 날아오르려고 했다.

“전사 형, 한 번 더 묶어 줄 수 있죠?”

“그럼.”

전사 형은 가르가가 날아오르려고 함에도 전혀 당황하지 않았다.

“아래로 내려가자.”

곧장 아퀼라스 주니어를 하강시켜 두 괴수가 엉켜있는 위로 비행했다.

“자, 그럼 간다아!”

그리고는 전사 형과 히드라 주니어가 동시에 지상으로 떨어져 내렸다.

저렇게 두 괴수가 싸우고 있는 사이로 떨어지면 미친 짓이라고들 하겠지만.

히드라 주니어와 함께 땅에 떨어진 즉시 전사 형이 히드라 주니어의 스킬을 시전했다.

【 스톤 필드! 】

자신 주변을 전부 석화시키는 히드라의 고유 스킬.

곧장 히드라 주니어를 중심으로 회색의 파장이 주변에 퍼지며 범위 안에 포함되어 있는 모든 대상들의 몸이 굳어 갔다.

날개를 펼치고 날아오르려 했던 가르가 역시도 날개가 굳으면서 당황한 울음을 터트렸다.

캬아아악!

가르가로선 날아올라야 지금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데 전사 형이 그걸 완전히 틀어막아 버렸다.

“흐흐, 아직 날아오르면 안 되지.”

이번 일의 핵심은.

무슨 방법을 쓰든.

가르가가 날아오르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렇게 가르가가 다시 한 번 묶인 사이, 베히모스의 육탄 공격에 가르가의 몸이 땅에 처박혔다.

쿠웅!

키에에엑!

베히모스 역시 석화가 어느 정도 진행되어 있었지만.

날개가 전부 석화된 가르가와 비교해 보면 이쪽은 기동력의 손해가 훨씬 적었다.

“전사 형, 이제 빠져요!”

“오케이!”

괜히 오래 머물고 있다가는 전사 형이 깔릴 수도 있으니까.

전사 형이 히드라 주니어와 함께 무사히 빠져나오자 곧장 레비아탄 롱보우를 꺼내들었다.

그리고 인벤에서 복사판 로케를 빼내어 레비아탄 롱보우의 시위에 걸었다.

타격 시마다 석화 확률 중첩.

타격 시마다 석화 시간 중첩.

석화 부위 공격시 확률과 대미지 상승.

크리티컬 시 석화 확률 상승.

이게 로케의 주된 능력이었다.

그리고 이 로케는 지금 석화 필드 위에서 싸우고 있는 저 두 괴수들에게는 최강의 무기가 될 것이다.

활시위를 잔뜩 늘렸다가 원하는 각도가 나오는 순간.

일단 한 발!

손을 놓자마자 쏜살 같이 로케가 뻗어 나가며 베히모스의 뒷다리의 관절에 날아가 그대로 박혀들었다.

그리고 그 타격 부위를 중심으로 석화가 급격하게 퍼져 나갔다.

크리티컬로 인한 완전 석화.

으드드득!

크허어엉!

다리가 완전히 굳어지면서 몸이 멈칫하자 베히모스 역시 고함을 질렀다.

방금 이 공격이 강해서 그런지 베히모스의 고개 역시 허공에 떠 있는 내 쪽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따로 공격을 하진 않는 것을 보면 어글이 넘어온 상태는 아닌 것으로 보였다.

그래도 일단 보고는 있다는 뜻이네.

당장은 가르가가 내뿜는 공격들이 자신에게 훨씬 피해가 크니까 돌아보지 않는 것으로 보였지만 다시 공격이 집중되면 녀석이 어떻게 나올지 모른다.

대미지가 쌓인다면 가르가를 그냥 놓아두고 나를 쫓을 수도 있을 것이다.

당연히 그런 상황은 사양이었다.

곧장 레비아탄 롱보우를 가르가를 향해 겨누었다.

이번엔 가르가.

복사본 로케를 다시 시위에 걸었다가 손을 놓자 정확한 궤적을 타고 날아가 가르가의 날갯죽지에 그대로 틀어박혔다.

키에에엑!!

안 그래도 석화 필드 때문에 환장할 지경일 텐데 로케에 의해 다시 완전 석화가 되어 또다시 기동력이 저하되어 갔다.

가르가 역시 날 한 번 바라보기는 했지만 곧장 베히모스의 앞발에 머리를 세게 얻어맞고는 다시 베히모스에게 괴함을 질러댔다.

결국 이런 것이다.

둘이 격돌하는 지금.

서로에게 주는 대미지는 엄청난 수준이었다.

어지간히 연속 공격을 하지 않는 이상에야 어글이 내게 돌아올 수 없다는 말이기도 했다.

일단 원천마력을 사용해 최대한 마력을 로케의 복사에 쏟아부었다.

【 웨폰 카피! 】

【 웨폰 카피! 】

【 웨폰 카피! 】

.

.

그리고 다시 베히모스와 가르가를 번갈아 가면서 공격해 석화를 시켜 갔다.

틈틈이 전사 형이 히드라 주니어를 데리고 스톤 필드를 써서 녀석들을 느리게 만들고 한 번씩 스톤 브레스를 날려 추가적으로 움직임을 봉쇄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재중이 형에게 연락이 들어왔다.

<불멸> 아주 둘이 다 해먹는구만.

<주호> 괜찮죠?

<불멸> 어, 심심한 것 빼고는.

<주호> 좀 기다려 봐요.

한참을 괴수 둘이서 치고 박자 점점 상처가 갈라지고 비늘이 깨지면서 피해가 계속 늘어갔다.

둘이 가진 스킬을 쓸 때마다 극심한 피해를 입고는 서로에게 더욱 날을 세웠다.

그런데 의외로 가르가 역시 베히모스에게 완전히 밀리지는 않았다.

베히모스가 가르가의 냉기와 동시에 전사 형과 내 쪽의 석화까지 적용받다 보니 제대로 된 힘을 내는 것이 버거워 보였기 때문에.

오히려 가르가가 반격을 하면서 베히모스를 누르는 상황도 종종 연출이 되었다.

<불멸> 밸런스 맞추는 게 기가 막히는데?

<주호> 네, 이러면 최고죠.

한쪽이 너무 강해서 다른 한쪽이 너무 빨리 죽어 버린다거나 하면 그게 제일 곤란했다.

적당히.

둘 다 비슷한 대미지를 입으면서 시간이 흐르는 것이 우리에게는 최선의 시나리오.

그렇게 한참 동안 피해를 주던 녀석들의 신체가 변하면서 페이즈가 넘어가 버렸다.

<불멸> 음, 모르는 패턴인데?

갑자기 베히모스의 네 다리에 뭔가가 형성되어 갔다.

그리고 그걸 보는 순간 깜짝 놀랐다.

<주호> 저거 혹시?

<불멸> 어, 엘레멘탈 브레스네.

설마 다리에 저게 걸릴 줄은 상상도 못 했는데.

베히모스가 휘두르는 모든 공격에 세 종류의 속성이 동시에 겹치면서 화려한 이펙트를 보여 주었다.

거기다 이펙트가 전부가 아니라는 듯 베히모스의 앞발 공격을 맞은 가르가의 비늘이 단 한 방에 깨져 버리기도 했고.

콰직!

키에에엑!

<불멸> 저런 식으로 하면 매번 브레스에 맞는 수준이잖아?

<주호> 네, 완전 사기네요.

그냥 날리는 평타 한 방이 브레스화되어 버리는 미친 페이즈가 나와 버렸다.

이건 베히모스만으로 끝나지 않았다.

가르가가 포효를 하더니 가르가의 옆으로 두 개의 잔상이 흘러나왔다.

완전히 갈라져 나온 잔상은 둘 다 범상치 않은 모습을 보여 주었다.

불과 얼음?

가르가의 모습을 꼭 닮은 불의 형상을 한 새와 얼음의 형상을 하는 새가 동시에 양옆에 소환이 되었다.

그리고 베히모스를 포위하면서 동시에 공격을 시작했다.

한쪽에서는 화염이.

다른 한쪽에서는 얼음.

단순히 숫자만 늘어난 것도 아니었다.

화염의 새에 베히모스의 다리가 닿는 순간.

어마어마한 화염이 베히모스에게 옮겨 가면서 전신을 태워 버렸다.

여기까지는 괜찮다.

베히모스도 화염 속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하지만 또 한 마리는 문제가 되었다.

얼음의 새가 몸통을 통째로 베히모스에게 들이받자 순간적으로 베히모스가 완전히 얼어 버리면서 얼음 동상 같은 상태로 변해 버렸다.

저건 좀 미쳤네.

베히모스는 덩치가 정말 크기 때문에 완전히 다 얼리는 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눈앞에는 그게 가능하다는 걸 보여 주고 있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생겼다.

움직임을 봉쇄해서 둘이 계속 싸우게 만드는 것까지는 좋았다.

하지만 이 월드 네임드들이 유저들에게 함정을 파고 기다릴 만큼 지능이 좋은 편에 속한다는 점이 문제였다.

이대로 서로 치고받아 봐야 우리 좋은 일을 시켜 준다는 것을 깨달았는지 가르가가 먼저 날개를 펼치면서 하늘로 날아올라 버렸다.

베히모스를 완전히 프리로 두고.

<불멸> 칫, 이놈들 그만 싸우려는 것 같네.

페이즈가 넘어갈 때까지 싸워보다가 서로 안 되겠다 생각한 건가?

할 수 없이 전사 형에게 연락을 넣었다.

<주호> 전사 형, 베히모스 막을 수 있죠?

<방패전사> 어, 전이라면 몰라도 지금은 이 녀석이 있으니까.

확실히 히드라 주니어가 있으면 베히모스의 움직임을 상당히 느리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전사 형 본인도 히드라 심장을 쓰고 있으니 그렇게 밀리는 조합도 아니고.

이제부터 바빠지는 건 내 쪽이었다.

바로 공중에서 가르가를 상대해야 하니까.

급히 재중이 형을 불렀다.

<주호> 형! 이쪽 도와줘야겠어요.

<불멸> 벌써 왔다.

옆을 보니 페가수스를 타고 재중이 형이 옆에 와 있었다.

“하, 빠르시네요. 얼른 여기 타요.”

곧장 재중이 형이 페가수스에서 아퀼라스 주니어로 옮겨 탔다.

“아퀼라스 조정 좀 부탁할게요.”

“오케이.”

지상은 전사 형과 우리 팀에게 맡긴다.

그리고 가르가는 나와 재중이 형이.

이미 체력이 상당히 많이 빠져있기에 어떻게든 가능할 지도.

“속전속결로 가자.”

“네, 저 페이즈는 위험해요.”

닿기만 해도 죄다 얼려 버리고 태워 버리는 새라니.

딱 한 번만 그렇게 공격당하면 그대로 추락해 버릴 것이다.

곧장 먼저 도망을 간 가르가를 뒤쫓기 시작했다.

“따라붙죠.”

【 이중 가속! 】

가르가가 이미 상당히 날아갔지만 이중 가속을 쓰자마자 바로 가르가의 뒤꽁무니까지 따라붙어 버렸다.

“휘유, 이거 엄청난데?”

재중이 형이 감탄할 만한 속도로 따라 붙자 예의 그 화염과 얼음의 새가 동시에 우리에게 날아와 가르가가 도망갈 시간을 벌어주려고 했다.

하지만 그렇게 녀석을 놓아줄 순 없지.

“넘어갑니다.”

【 워프! 】

아퀼라스 주니어를 아예 가르가보다 더 앞질러서 워프 시켰다.

키에에엑!

깜짝 놀란 가르가와 날아가던 화염과 얼음의 새 역시 유턴해서 그대로 다시 가르가와 우리 쪽으로 날아왔다.

“형, 가르가…… 스킬 못 쓰는 것 같죠?”

“아아, 그런가 보네.”

두 개의 속성 새를 내보내면서 본신은 약해지는.

히드라와 비슷하면서도 좀 달랐다.

그리고 이러면.

이야기가 완전 달라지지.

재중이 형에게 몇 가지 전달을 하자 곧장 고개를 끄덕였다.

“크큭, 재밌겠네.”

그리고는 곧장 스킬을 시전했다.

【 드래곤 피어! 】

피어를 쓰자마자 약해진 가르가가 순간 경직이 되었다.

그 순간.

재중이 형이 아퀼라스 주니어의 날카로운 이빨들로 가르가의 목을 강하게 물었다.

그렇게 목을 물어뜯은 상태로 따라서 일직선으로 날아오던 불과 물의 새들에게 경직된 가르가를 집어던져 정확히 맞춰 버렸다.

화르르륵!

콰드드득!

동시에 무방비했던 가르가의 신체가 이제껏 보지 못했던 강렬한 화염과 얼음의 향연에 휩싸여 터져 나갔다.

키에에엑!!

“나이스 샷!”

그리고 정신을 잃은 듯 그대로 추락한 가르가가 머리부터 지상에 들이박고는 완전히 침묵해 버렸다.

콰아앙!!

거기다 워낙 고도가 높아서 그런지 마치 폭탄이라도 터진 것 같은 폭발 속으로 가르가가 완전히 묻혔다.

“이 정도면 꽤 피해가 큰데?”

“형, 확실히 죽이러 가죠!”

그때 의외의 시스템 메시지 역시 동시에 떠올랐다.

《 월드 네임드, 미지의 고대 마수 가르가가 사망했습니다! 》

어?

잡았다고?

70억분의 1의 이레귤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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