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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억분의 1의 이레귤러-631화 (621/1,404)

#631화 강 건너 불구경 (7)

드워프들이 벌여놓은 잔칫상에 숟가락만 얻는 셈이라...

죽이기는 드워프가 죽였는데 정작 아이템은 나만 열심히 주워 먹고 있었다.

드워프도 몬스터와 같은 적용을 받는지 죽어 나간 유저들이 드랍한 아이템 숫자가 결코 적지 않았다.

『 +7 암흑 브랜디슈 블레이드 』

『 +5 암흑 레서 드래곤 플레이트 상의 』

『 +6 드워프 악령 스태프 』

.

.

돈이 되는 것은 이 정도.

암흑 브랜디슈 블레이드는 이전의 브랜디슈 블레이드에 암흑혈을 약간 넣어서 업그레이드시킨 무기였다.

어차피 우리 팀이야 다 네임드 무기를 쓰니까 그다지 관심이 없었지만, 현재 일반 무기에서 이보다 등급이 높은 것은 존재하지 않았다.

특별한 스킬은 내장되어 있지 않아도.

드래곤형 피해, 악마형 피해, 치명타 대미지, 관통 확률 등 사냥에 필요한 옵션은 두루 들어가 있었다.

무기 대미지만 따지면 이전의 레비아탄 무기에 비견할 정도로 좋았다.

지하 무덤에서 사냥하기에는 최적의 무기가 아닐까.

브랜디슈를 업그레이드해서 만든 이 무기는 유저들 사이에서는 최고의 가성비 무기로 꼽히는 중이었다.

무기의 기본이 되는 브랜디슈를 구하기 쉽고, 암흑혈은 돈만 있으면 어떻게든 구할 수 있으니까.

암흑 레서 드래곤 플레이트도 역시 마찬가지.

레서 드래곤을 잡아서 나온 재료와 암흑혈의 파편 합쳐서 플레이트를 만들었다.

기존의 드레이크 경갑보다 훨씬 나은 방어력과 옵션이기도 했고.

반면 드워프 악령 무기들은 직접 지하 무덤에서 사냥을 해야 만들 수 있어서 조금 더 제작 난이도가 있었다.

『 드워프 악령의 무기 조각 / 제작 재료. 』

『 드워프 악령의 갑옷 조각 / 제작 재료. 』

지하 무덤에서 드워프 악령들을 잡아야 이 재료 템들이 나온다.

거기다 암흑혈의 파편도 제법 들어갔다.

암흑혈의 파편은 리젠되는 자리가 있어서 여길 차지하면 꽤 많은 숫자를 구하는 것이 가능했다.

그리고 지하 무덤의 몬스터를 잡아도 나온다.

아이템의 베이스와 추가 재료가 모두 지하 무덤에서 구할 수 있는 것이라 기본 타격치와 악마형에 대한 대미지 증가, 방어력도 드워프 악령 아이템들이 더 좋았다.

암흑 브랜디슈와 암흑 레서 드래곤 세트는 중간에 거쳐 가는 아이템 정도였고.

만약 드래곤이나 레비아탄, 혹은 고르곤 같은 고급 네임드를 잡지 못한다면 현실적으로 구할 수 있는 무기 중에는 가장 좋지 않을까.

그리고 유저들이 많이 찾다 보니 가격도 고가에 형성되어 있는 중이었다.

실상 지하 무덤에서 얻을 수 있는 무기와 방어구의 최종 정착지는 이 드워프 악령 세트라는 말이다.

네임드만 제외한다면.

드래곤을 잡았을 시에는 내가 입고 있는 암흑 드래곤 플레이트 같은 아이템이 나오는 거고.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하나당 최소 오백만은 넘길 정도로 값어치가 있었다.

네임드 템은 아니지만 그만큼 값어치가 존재했다.

거의 네임드 템 바로 아래 수준은 되니까.

거기다 좋은 점은 강화를 하기 어렵지 않다는 점도 한몫했다.

그렇게 지하 무덤에서 사냥이 가능해진 길드들이 암흑혈이 나오는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서 다시 무기나 방어구를 만들어 팔면서 짭짤한 수입을 올리자 경쟁이 점점 심해졌다.

한 자리만 잘 차지하고 있어도 하루에 벌리는 돈이 어마어마했으니까.

그래서인지 지하 무덤에 한 자리를 차지하지 못하는 길드는 거의 없는 길드 취급 받았다.

그만큼 힘이 없다는 소리니.

다른 말로 방금 죽어 나간 녀석들은 서버 내에서도 제법 목에 힘을 주고 다니는 녀석들이라는 소리였다.

이 정도 무기를 단체로 구해서 가지고 다니려면 지하 무덤에서 사냥하지 않고는 힘들지.

그런데 그런 유저들을 단 1분도 되지 않아 드워프들이 싹 녹이고 가버렸다.

유저들이 보기에는 억울하겠지만…….

드워프들이 가진 무기가 좀 사기였어.

스킬을 못 쓰게 만든다라.

뭔가 특수 처리된 폭탄인가?

알고 피하면 몰라도, 모른 상태에서 맞았다가는 아무 반항도 못 하고 속수무책으로 죽어버리게 된다.

고대 드워프 왕이 유저들에게 주거나 팔지 않고 가지고 있던 비밀 무기들이 생각보다 많은 모양인데?

이건 나중에 다시 알아보기로 하고.

유저들이 죽어서 잔뜩 떨어뜨린 아이템들을 모두 줍자 무게가 제법 올라갔다.

이 맛에 이 짓을 한다니까?

귀족들의 탐사대에 유저들을 억지로 집어넣은 것은 괜히 한 짓이 아니었다.

바로 이 순간을 위해서.

소소(?)하지만 용돈 벌이도 좀 하고.

아니, 이 정도면 한 팀만 잘 전멸시켜도 몇 천은 가볍게 뽑아낼 수 있었다.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고 강 건너 불구경하면서 돈을 쓸어 담는 상황.

나쁘지 않아.

그리고 지금 그런 정찰 팀들이 잔뜩 흩어져서 돌아다니는 중이었고.

두세 번 정도는 더 주울 수 있으려나?

아직은 움직일 만해서 바로 드워프들의 흔적을 쫓았다.

방향은 이미 알고 있었고.

제일 중요한 좌표는 바로 위에서 연락이 왔다.

<나르샤> 거기서 서북쪽으로 100미터.

<주호> 네, 누나. 고마워요.

<나르샤> 나 보너스 좀 줄 거지?

<주호> 그럼요. 부족하지 않게 드릴게요. 그리고 이제 겨우 시작인데요.

<나르샤> 좋아! 오늘은 파티다!

겨우 한 팀 털었는데 이 정도라.

끝나고 나면 얼마나 털 수 있을지 정말 궁금한데?

나르샤 누나가 알려 준 방향으로 곧장 달려가자, 이미 상황은 종료되어 있었다.

드워프들이 포탄을 날리고 자동 기계 기관으로 벌집을 만들어 버리자, 유저들은 이번에도 역시 두 손 두 발 들고 싹 녹아 버렸다.

곧장 드워프들은 또 다른 사냥감을 찾아서 사라졌고.

이거 이거.

따라다니면서 줍는 것도 벅찰지도.

이럴 줄 알았으면 하이딩 블레이드를 한 자루 더 구해 두는 건데.

고르곤은 어디로 가서 사라졌는지 찾을 수가 없었다.

설마 운영자가 치워 버린 건 아니겠지.

기회만 된다면 계속 잡아야겠어.

하이딩 블레이드의 은신은 가히 최고의 옵션이였다.

드랍되어 반짝거리는 아이템을 싹쓸이하자 이번에는 무게가 제법 무거워졌다.

앞으로 한 번인가.

그렇게 세 번을 연속으로 아이템을 수거하자 결국 무게 게이지가 넘어 버렸다.

하.

줍는 것도 마음대로 못 하다니.

아니, 이렇게 단시간에 아이템들을 잔뜩 주울 수 있는 기회가 흔하진 않겠지.

<주호> 도저히 안 되겠어요. 한 번 올라갈게요.

<방패전사> 들키지 말고.

<주호> 다 방법이 있죠.

몰래 숨어서 잠시 은신을 풀었다가 페가수스를 불러내어 손에 잡고 있는 상태로 은신을 걸었더니 페가수스 역시 은신 상태로 들어갔다.

정말 사기라니까.

나중에 패치가 될지 어쩔지는 모르겠지만.

예전에 안개화를 할 때의 경험으로 실험해 봤는데 잘됐기에 지금까지도 문제없이 사용하고 있었다.

바로 하늘로 올라가 검은 구름에 걸쳐 숨기듯 떠 있는 황실 비공정에 내려앉았다.

“저 왔어요.”

황실 비공정에 오르자마자 곧장 인벤을 열어 아이템을 갑판에 마구 집어던졌다.

누가 보면 미친 짓 같아 보이겠지만.

시간이 없으니까.

그러자 전사 형이 버선발로 뛰쳐나와 나를 반겼다.

“어이구야. 우리 주호 님 오셨습니까.”

“하하, 이것들 좀 부탁해요.”

“아이고, 여부가 있겠습니까. 얼른 내려가서 더 퍼 담아!”

“네네, 다녀오겠습니다.”

인사할 시간도 농담할 시간도 없었다.

너무 늦게 찾으면 아이템이 증발해 버릴 테니.

그리고 소식을 듣고 온 다른 유저가 쓸어 가도 문제고.

바로 페가수스를 타고 수직 하강해 지상에 착륙한 뒤 나르샤 누나에게 이미 드워프들이 쓸고 간 위치를 전해 받고는 빠르게 뛰었다.

【 헤이스트! 】

【 대쉬! 】

오죽했으면 스킬까지 써 대면서.

가속이 좀 붙자 거리가 확확 줄어 들어갔다.

<나르샤> 너 올라온 사이에 벌써 세 곳이 털렸어.

<주호> 무슨 드워프가 저렇게 세요?

<나르샤> 정말 그러네. 그리고 네가 정보를 준 것도 있잖아.

<주호> 하하……. 칼룬이 정말 잘 써먹네요.

미리 상대에 대한 정보를 다 알고 있으니까.

한 번에 이길 수 있는 최적의 병력 구성으로 붙어 버리니 상대가 안 되는 것이다.

반면에 유저와 귀족 탐사대 쪽은 드워프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었고.

재빠르게 세 곳을 더 돌고 다시 묵직해진 인벤과 함께 황실 비공정에 올라왔다.

그리고 갑판에 던지길 반복.

이것도 한번 해 봤다고 이제는 속도도 제법 단축되었다.

“휘유, 빠른데?”

“또 갔다 올게요.”

다시 내려갔을 때는 이전과는 상황이 좀 많이 달라져 있었다.

그새 반응을 한 건가?

바로 죽어 있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좀 더 걸렸다.

다 같이 붙어 있지 않고 산개해서 움직인다라…….

연락을 받았나 보네.

미리 알고 있으면 기습의 효과가 많이 떨어지겠지.

하지만 그도 잠시.

스킬을 쓰지 못한다는 점은 생각 이상의 엄청난 페널티였다.

특히 마법사들은 공격할 거의 모든 수단이 막히기 때문에.

광역기가 없으면 드워프들을 상대하기가 너무 힘들어진다.

거기다 궁수 계열 유저들도 활로 공격은 할 수 있으나 그냥 화살만 날려 봐야 별 의미도 없었고.

반면에 드워프들은 기계 기관으로 오러를 뿜어 내니 결국엔 싸워보려던 유저들도 뿔뿔이 흩어져 도망가기 시작했다.

뭔가 방법을 찾기 전까지는 저건 힘들지.

몇몇은 죽고 몇은 도망가고.

일곱 번째는 수확이 그렇게 좋지 않았다.

뭐 이 정도면 많이 챙긴 셈인가?

가만히 앉아서 이미 육백 명 분량의 드랍 템을 챙겼다.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잠시 돌아다니며 떨어져 있는 아이템 몇 개를 줍고 난 뒤에는 그대로 빠져나왔다.

<주호> 여기까지 하는 게 낫겠어요. 이제 드워프들이 한 번에 못 녹이네요.

<방패전사> 그래, 괜히 기다리다가 들키면 곤란해.

확실히, 아이템 하나 더 먹어 보겠다고 여기저기 뛰어다니다가 정체를 들키는 것은 이쪽이 너무 손해였다.

앞으로 해먹어야 할 게 얼마인데.

지금은 이 정도만.

그렇게 적당히 아이템을 챙기는 동안 드워프들도 역시 자리를 빼는 것이 보였다.

<주호> 드워프들 철수합니다.

<방패전사> 그래, 수고했다. 너도 올라와.

근처에 있는 마지막 아이템을 줍고 바로 빠져나와 황실 비공정으로 올라갔다.

내가 올라가자 전사 형이 바로 반기러 나왔다.

“여, 고생했다.”

“상황은요?”

“음, 안쪽에서 추가로 병력이 나오더라. NPC와 다르게 유저들은 귓속말이 있으니까. 채팅창도 있고. 빠져나오는 게 좀만 늦어서도 곤란할 뻔했어.”

“모습이 보이진 않겠지만 아이템을 주워 가는 걸 보여 주면 안 되겠죠.”

내 말에 전사 형이 고개를 끄덕였다.

실제 모습이 보이지 않더라도 떨어진 아이템이 허공으로 계속 사라지면 이상하게 여길지 모른다.

전사 형이 드랍된 아이템을 보더니 바로 감탄을 했다.

“캬, 그 잠깐 뛰어놀았다고 이게 얼마냐. 억은 가볍게 넘겠네.”

“이제 뭐 수확하는 시기죠.”

“흐흐, 그렇지. 다음은 준비됐나?”

“네, 아마 준비하고 있을 거예요.”

재중이 형과 이쁜소녀, 막내별이 지금 어디론가 가 있었다.

<주호> 형, 거긴 어때요?

<불멸> 거의 다 끝났다. 그쪽은?

<주호> 칼룬이 일을 잘해 줬던데요. 정찰 부대를 반 토막 내놨어요.

<불멸> 많이 챙겼고?

<주호> 적당히?

<불멸> 딱 보니 싹 쓸어 왔겠구만. 한턱 쏴.

<주호> 하하, 나중에 보여 드릴게요. 그럼 전 다음을 준비하러 갑니다.

이왕 시작했는데 적당히 할 생각은 없으니까.

“전사 형, 저 칼룬 좀 만나고 올게요.”

“그래. 이따 보자.”

페가수스를 이용해 레릭 왕국으로 들어가서 대전사 칼룬을 만나 필요한 말을 전했다.

“여기와 여기, 그리고 여기.”

『 여기를 털면 되는 겁니까? 』

대전사 칼룬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론도 후작의 보급. 싹 끊어 버려. 작업은 미리 다 해 놨으니까.”

70억분의 1의 이레귤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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