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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억분의 1의 이레귤러-617화 (607/1,404)

#617화 악당 용사? (4)

가르시아 제국 귀족들이 움직이자 게시판도 덩달아 움직였다.

- 탐사대 시작한 지가 언젠데 이제 움직이냐.

- 귀족 새끼들 진짜 엉덩이 무거움.

- 지금이라도 출발하니 다행인 건가?

- 이제야 지원 좀 제대로 받겠네.

- 탐사대가 좀 더 멀리 나가겠지?

- ㅇㅇ. 진짜 레릭 왕국 빼고는 돌아다닐 수가 없으니까 개 답답했음.

- 사냥터가 거기 하나뿐인 것도 아닌데.

- 물약 구하려면 어쩔 수가 없음.

- 확실히 지하 무덤이 가깝고 물약 구하긴 좋잖아. 경험치도 괜찮고.

- 그럼 뭐하냐. 벌써 현실 귀족 나리들이 다 통제 중인데.

- 몇 층 이하로는 사냥하기도 빡셈. 좀 하다 보면 다 뒤치기 들어옴.

- 지금 고렙 사냥터가 그거 하나뿐이니까 경쟁 너무 빡세지.

- 암흑혈 나오는 곳도 지하 무덤 하나밖에 없어서 너무 몰림.

- 난 귀족들이 새 사냥터로 나가면 따라가련다.

- 이왕이면 백작위 이상으로 붙는 게 좋음. NPC들 수도 많고 장비도 좋더라.

- 근데 가입 신청한다고 다 안 받아 줌ㅋㅋㅋ.

- ㅇㅇ. 귀족 이 새끼들 유저 너무 가리던데? 세력 좀 큰 데는 아예 가입도 안 됨.

- 귀족 새끼들이 더하다니까.

그동안 귀족들이 움직이지 않아서 탐사대 이벤트도 거의 멈춰 있다시피 했다.

아니, 그냥 없는 이벤트 같이 느껴졌을지도.

유저들도 가입은 해 놨지만 딱히 필요가 없자 관심에서 멀어졌고, 일부는 현재 저렙들을 도와주고 받는 네임드의 파편 쪽에 더 관심이 많았다.

그걸로 좀 더 나은 네임드 스킬이나 장비를 바꿀 수 있으니까.

그러다가 이제야 귀족들이 움직인다고 하니 이렇게 게시판이 술렁이는 것이다.

앞으로 경계 너머의 사냥터를 제대로 확보할 수 있게 될 테니 더 이상 한 곳에만 머물 필요도 없을 테고.

아마 대부분의 유저들이 지금 상황을 반기고 있으려나.

그동안 탐사대에 등록을 안 했던 유저들도 발 빠르게 등록을 하면서 탐사대 인원이 차곡차곡 만료되어 가고 있었다.

탐사대라는 것이 무한대로 인원을 받을 수 있지는 않았다.

한 귀족이 지원할 수 있는 숫자에는 한계가 있으니까.

그래서 나름 괜찮은 세력이 있는 귀족들이나 인기가 있는 귀족들의 탐사대는 이미 인원이 풀로 채워져 버렸다.

재중이 형이 인기 있는 귀족 탐사대의 정원이 꽉 차는 모습을 보더니 혀를 찼다.

“무작정 세력이 괜찮은 곳으로 들어간다고 좋은 게 아닐 텐데.”

“그런가요?”

“어, 아무래도 그런 곳은 유저들이 활약하기가 힘들 테니까. 유저들보다 NPC들 세력이 압도적인 탐사대에서는 기여도도 별로 못 올릴 테고.”

“인정을 안 해 준다는 말이죠?”

“그렇지. 아마 백작위 이상으로는 어지간히 활약해서는 점수가 잘 안 나올 거야. 정말 특출나게 잘하지 않는 이상. 장비가 아주 좋다던가, 실력이 날아다닐 정도면 뭐 어딜 가서든 잘하겠다만.”

이게 탐사대의 맹점이었다.

당연히 탐사대의 NPC들이 강하면 난이도가 낮아진다.

대신 그만큼 활약할 여지도 사라지는 거고.

고위 귀족이 기여도를 싹 가져가 버릴 확률이 아주 높았다.

반대로 낮은 랭크의 귀족에게 붙어서 활약하면 이야기가 달라지게 된다.

유저가 하는 만큼 기여도나 포인트가 나올 테니.

확실히 지원이야 좀 적겠지만.

양쪽 다 장단점이 있었다.

그리고 그런 케이스를 완전히 벗어난 탐사대도 존재했다.

바로 우리와 같이 유저가 만든 탐사대.

특히 귀족 작위가 있어야 탐사대를 유지할 수 있는데, 이런 탐사대의 숫자는 몇 개밖에 없었다.

일단 우리에게서 백작 작위를 사 간 초월 길드의 전신.

그리고 백작 작위를 받은 헤라 길드의 화련.

영원한 호구인 천상 길드의 해원.

무뚝뚝하고 분석력이 좋던 영혼 길드의 연.

재중이 형의 제자였다던 유니콘 길드의 월하향.

딱 이렇게 다섯이 현재 탐사대를 만들어 놓고 유지 중이었다.

재중이 형과 챠밍 역시 백작이지만 따로 탐사대를 만들진 않았다.

어차피 내 쪽에 집중해야 하니까.

백작위 이상은 이렇게 탐사대가 존재했는데 아직은 별다른 인원을 받지 않은 상태였다.

딱 한 명.

천상 길드의 해원만은 벌써 거의 풀에 가깝게 인원을 받았다.

* * *

탐사대 『 천상 』

- 탐사대 등급 C.

- 해원 백작.

- 1951 / 2000.

* * *

등급이 나와 있었는데 이건 아마도 백작이기 때문이 아닐까?

인원도 풀로 채우면 무려 2000명.

“해원이 저 숫자를 다 지원할 수 있을까요?”

NPC들이야 당연히 시스템으로 지원을 해 주게 된다.

하지만 유저는 다르다.

유저는 본인이 직접 탐사대를 꾸려야 하니까.

재중이 형도 확인을 하더니 피식 웃었다.

“저놈은 돈 많잖아.”

“하긴, 그렇겠네요. 제 돈도 아니고.”

그리고 나는 이전까지 탐사대를 등록만 해 두었지 서버에 따로 공개를 하지 않았었다.

등록을 하고 난 뒤에 탐사대 목록에 올려놓고 공개 모집을 해야 다른 유저들이 들어올 수 있는데 그걸 아예 막은 것이다.

목록에서 보이기는 하나 들어올 수는 없는.

딱 그림의 떡 같은 존재.

그 이유는 당시에는 탐사대를 움직일 여력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당시 우리 팀은 유일 아이템을 구하는데 모든 포커스가 맞춰져 있어서 탐사대에 힘을 쏟긴 힘들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고대 드워프 왕에게서 유일 아이템을 얻어냈으니까.

목적했던 바를 하나 달성했으니 이제는 탐사대에 힘을 쏟을 수가 있을 것이다.

《 주호 공작의 『 신화 』 탐사대가 전체 탐사대 목록에 공식으로 등록됩니다. 》

《 『 신화 』 탐사대에 유저 가입 신청을 공개적으로 받을 수 있습니다. 》

내가 탐사대를 공개하자 재중이 형이 말했다.

“이제 공개하는 거냐?”

“네, 우리도 슬슬 준비를 해야죠,”

현재 수동으로만 가입을 받아 우리 쪽 연합만이 탐사대에 등록이 되어 있었다.

신화 길드.

최강 길드.

달 길드.

치맥 길드.

* * *

탐사대 『 신화 』

- 탐사대 등급 B.

- 주호 공작.

- 235 / 3000.

* * *

탐사대 등급은 공작이라 그런지 B등급.

NPC들까지 포진된 다른 탐사대에 비하면 숫자가 확연히 적었다.

다른 귀족들의 탐사대는 최소 천 단위의 인원을 구성하고 있었는데 우리는 그에 비하면 정말 최소의 인원으로 탐사대를 꾸리고 있는 중이었다.

그리고 그만큼 자리가 남아돌기도 했고.

내 쪽은 총인원이 3000명.

아마도 공작이라 백작보다는 숫자가 높은 모양.

필요하면 정말 개떼같이 인해전술로 밀고 나갈 수 있는 인원수였다.

우리가 탐사대를 공개하자 다시 채팅창이 난리가 났다.

- 우왁, 주호 쪽 탐사대 열림.

- 뭐? 진짜?

- 걔들 지들끼리 한다고 전혀 안 받지 않았음?

- 나도 그렇게 알고 있었는데.

- 와, 무슨 바람이 불어서 새로 인원을 받냐.

- 다른 귀족들 탐사대 견제한다고 그러는 거 아닐까?

- 일단 난 신청.

- ㅇㅇ. 나도 신청.

- 늦기 전에 나도 한 팔 거들어 봅니다.

- 경쟁 개 빡시겠다.

- 아무나 받아 줄 듯.

- 여기가 최고의 맛집이겠는데.

- 장비랑 레벨 낮으면 다 탈락.

- 인정. 여기가 진정 엘리트 집단이다.

- 돈하고 장비 좀 되는 인간들 다 신청하겠네.

- 주호가 확실하잖아. 다른 길드보다.

- 들어가서 좀 잘하면 신화 길드에 넣어 주려나?

- 나도 기대 중.

이미 유저들에게는 최고의 인지도를 가지고 있어서인지 공개 시작부터 경쟁이 빡세다는 이야기가 나돌았다.

그도 그런 것이 우리 길드를 모르는 사람은 아예 없으니까.

공개와 동시에 시스템 메시지가 미친 듯이 울려 퍼졌다.

《 한방 님이 『 신화 』 탐사대에 가입 신청했습니다. 》

《 셀프 님이 『 신화 』 탐사대에 가입 신청했습니다. 》

《 질투소녀 님이 『 신화 』 탐사대에 가입 신청했습니다. 》

《 파란만장 님이 『 신화 』 탐사대에 가입 신청했습니다. 》

.

.

.

시스템 창이 싹 넘어가는 데는 단 1초도 걸리지 않았다.

너무 많은 가입자가 신청을 해서 그런지 시스템 메시지로 창이 도배가 되자 잠시 창을 내려놓았다.

소기의 목적은 달성했다.

“슬슬 입질 들어오겠죠?”

“어, 그렇지.”

애초에 이런 식으로 개인 유저들은 애초에 받을 생각이 없었다.

정말 아주 유명한 유저라면 또 모를까.

그게 아니고서는 수백을 넘어 수천이 넘는 유저들을 확인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

할 수 있기는 하겠지만 그걸 손수 할 만큼 내가 부지런한 것도 아니고.

솔직히 이걸 일일이 확인하고 가입을 받기에는 내가 너무 귀찮거든.

이건 일종의 홍보였다.

탐사대를 열었다는.

그리고 그 홍보는 효과적이었다.

<황룡> 혹시 탐사대에 자리 좀 있습니까?

황룡.

이전에 무덤 지하에서 우리와 함께 활동했던 미르 길드의 길마였다.

그리고 엔느가 들어가 있는 길드이기도 하고.

이전에 백작 작위를 경매할 때 자금이 부족해서 작위를 가져가지 못했었다.

다른 말로 자력으로는 탐사대를 꾸리지 못한다는 뜻이었다.

어쩔 수 없이 다른 탐사대에 들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

그런데 아직도 귀족들의 탐사대에 들어가지 않았었나?

<주호> 자리야 있습니다만. 정말 우리와 같이 하시려고요? 다른 NPC 귀족들과 달리 이쪽에서는 지원이 거의 없습니다.

유저들의 탐사대는 이게 문제였다.

지원.

NPC들은 지원이 빵빵하다.

반대로 유저는 해원처럼 돈이 남아돌지 않는 이상은 필요 이상의 지원은 무리였고.

아니, 그냥 지원 자체가 없다고 보면 된다.

<황룡> 저도 돈 많습니다.

다른 말로 지원을 받을 필요가 없다는 뜻이었다.

<황룡> 그리고 이길 수 있는 세력에 붙어야죠.

<주호> 평가가 후하네요.

<황룡> 직접 옆에서 봤는데 뭘 더 이야기하겠습니까.

<주호> 모험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번에는 숫자가 달라요.

<황룡> 괜찮습니다. 자리만 내어 주시죠. 사실 꽤 기다렸습니다. 다른 탐사대에 들어가지 않고.

정말 적극적인데?

어느 정도 입질이 온다고는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 정도로 적극적일 줄은 몰랐다.

<황룡> 아, 그리고 엔느가 이기려면 무조건 이쪽에 붙으라고 조언하더군요.

<주호> 하하…….

대체 엔느가 얼마나 금칠을 해 두었길래.

고개를 돌려 재중이 형을 보자 재중이 형도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겠지. 어느 정도 믿을 수 있는 전력이고.”

“그럼 허락할게요.”

《 『 신화 』 탐사대에 미르 길드가 합류합니다. 》

그러자 순식간에 숫자가 불어났다.

- 315 / 3000.

그 뒤를 이어서 또 다른 유저가 연락이 왔다.

<리더> 오랜만입니다.

<주호> 네, 그렇군요.

<리더> 혹시 자리 좀 있습니까?

이전에 화련과 싸울 만큼 규모가 컸던 퍼스트클래스의 길마.

지금은 인원이 확 축소되었다지만 오히려 정예화시켜서 상당히 높은 평가를 받는 길드였다.

아마 황룡의 미르 길드보다 이쪽이 더 강할 수도.

리더 역시 작위를 획득하지는 못했다.

<리더> 전력이 약해 발목을 잡진 않을 겁니다.

그리고 상당히 자신감도 있어 보였고.

폭군도 여기 들어가 있기 때문에 개인 전력도 생각보다 괜찮았다.

믿을 수 있는 길드냐고 물어본다면 이미 한두 번 손발을 맞춰 봐서 나쁘지는 않은 편.

리더 역시 우리에게는 우호적인 쪽에 가까운 데다가 폭군과는 굉장히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받을까요?”

“그래, 여기도 괜찮아.”

재중이 형이 허락하자 리더에게 물었다.

<주호> 연합은 어떻게 하셨습니까?

<리더> 다 정리했죠. 지금은 이 인원이 끝입니다.

역시 정예화를 끝냈나.

더 많은 길드를 거느릴 수 있음에도 정말 소수 정예를 맞춘 모양이었다.

<주호> 알겠습니다. 아, 그리고 딱히 지원은 없습니다만.

<리더> 하하, 그걸 생각했다면 귀족들의 탐사대로 이미 들어갔겠죠.

<주호> 그렇다면야.

《 『 신화 』 탐사대에 퍼스트클래스 길드가 합류합니다. 》

- 395 / 3000.

나쁘지 않네.

어중이떠중이를 받는 것보다는 이렇게 확실한 전력을 받는 편이 훨씬 나았다.

그리고 예상외의 사람이 연락을 해왔다.

재중이 형도 이건 꽤 놀랐는지 흥미로운 표정을 지어 보였고.

“호오, 거물이 오셨네.”

재중이 형이 거물이라 칭할 사람은 몇 되지 않는다.

그중 한 명.

<화련> 칫, 연락 안 하려고 했는데.

설마 자신의 탐사대로 들어오라는 말은 아니겠지?

<주호> 전 이미 탐사대가 있습니다만?

<화련> 알아, 나도.

<주호> 그럼 왜?

내 물음에 잠시 표정을 굳힌 화련이 다시 말을 이었다.

그것도 꽤 충격적인.

<화련> 이번에 네가 날 좀 도와줘야겠어.

<주호> 무슨?

<화련> 네 탐사대에 자리 좀 비우라고.

70억분의 1의 이레귤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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