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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억분의 1의 이레귤러-582화 (572/1,404)

#582화 고대 드워프 왕 (4)

멀리 최하층으로 내려가는 계단을 보니 유저들이 신나 하면서 우르르 뛰어 내려가는 모습이 보였다.

마치 내려가자마자 고대 드워프 왕을 잡을 수 있을 것처럼 희희낙락하는 표정을 지으면서.

재밌네.

한 번도 제대로 된 네임드를 잡아 본 사람들이 없는 사람들이 지을 수 있을 그런 표정을 보니 자연스럽게 웃음이 나왔다.

그렇게 쉽게 잡을 수 있었다면 우리가 이 고생은 안 하지.

입가에 웃음을 지으면서 가만히 서 있는 나를 본 엔느가 억울하다는 표정을 잔뜩 지은 채 내게 와서 한숨을 쉬었다.

“저들을 그냥 내려보내도 되나요? 아무리 초월 길드라고 해도 네임드와 저들을 동시에 상대할 수는 없을 텐데…….”

엔느가 우려하는 것도 당연했다.

지금 뛰어 내려간 유저들이 잡졸이기는 해도 일단 숫자가 너무 많았다.

체력이 엄청나게 많은 네임드라면 몰라도 체력이 크게 차이 나지 않는 유저에게는 우수수 날아오는 눈먼 공격이 꽤 성가실 수 있다는 말이었고.

그럼 당연히 타격을 입게 된다.

공략도 엉망진창이 될 것이고.

내가 한 이야기대로라면 몇 명 남지 않은 초월 길드가 네임드를 뺏길 확률이 아주 높았다.

황룡 역시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저런 어중이떠중이들이 떠먹으라고 여기까지 온 게 아닌데 짜증 나는군.”

그리고 우리 편을 들었던 유저들도 눈빛이 흔들리는 것이 보였다.

“저 새끼들 언제 한번 일낼 줄 알았어.”

“아, 진짜. 왜 이렇게 된 거야?”

“말렸네.”

“우리도 따라 내려가야 해?”

“이제 와서 껴 줄까?”

단순히 우리 편만 들기 위해 온 것은 아니니까.

저런 반응도 충분히 이해가 되었다.

그런 그들을 보고는 말했다.

“원하시면 지금 내려가셔도 됩니다만?”

내가 그렇게 말했지만 움직이는 유저들은 딱히 없었다.

저들도 안다.

지금 내려가 봐야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이런 모습을 본 감시자로 남은 유저는 이미 자신들이 이겼다는 것을 장담이나 하듯 웃는 표정이었다.

“혼자 남아서 괜찮겠냐? 저들끼리 다 해 먹고 튈 건데?”

내 말에 그 녀석이 나를 비웃듯이 말했다.

“괜히 흔들 생각 하지 말라고. 난 그런 개수작에 흔들리지 않으니까.”

“뭐, 좋을 대로. 내가 너였으면 벌써 튀었겠지만.”

“……까. 너희는 여기서 한 발자국도 못 움직여.”

그런 녀석을 보고는 어깨만 으쓱했다.

난 해 줄 말은 다 해 줬는데 본인이 안 튀겠다면 별수 없지.

엔느가 내게 오더니 다시 물었다.

“정말 어떻게 할 생각이에요?”

그런 엔느를 유심히 바라보았다.

흐음.

딱 하나의 남은 가정.

엔느가 전신, 해원과 손을 잡았을지도 모른다는 의심.

리사가 연기를 좀 잘했어야지.

그보다 더 속을 알 수 없는 엔느라면 언제 돌변해도 이상하지 않으니까.

그래서 계속 지켜만 보았다.

어떤 반응이 나오는지.

저 많은 유저들을 내려보냈음에도 특별한 반응이 없는 것을 봐서는 엔느는 일단 아무것도 모른다는 거겠고.

만약 서로 손을 잡았다면.

지금쯤은 어떤 반응이라도 나왔을 테니까.

“잠시만요.”

손을 들어 엔느의 말을 막은 다음.

감각을 퍼트려서 지하 던전 내의 상황을 살폈다.

저 아래 멀리서 느껴지는 수많은 발자국들의 진동들.

그리고 그 진동이 어느 장소에 다가가자 더욱 큰 움직임으로 변해갔다.

드디어 붙은 건가?

겉으로 보기에는 정말 네임드 한 마리와 초월 길드 유저 한 명의 싸움으로 보였을 것이다.

그래서 주저 없이 달려들었을 테고.

당연히 숨어서 나를 기다렸던 초월 유저들도 무거운 엉덩이를 들고 일어나는 것이 감각에 걸려들었다.

심지어 제단 바깥에서 새로운 유저들의 반응까지 감각에 들어왔다.

죄다 로그인하기 시작한 건가?

VRS 밖에서 대기 중이던 천상 길드 유저, 그리고 또 다른 길드의 유저들까지.

아주 개떼네.

그리고 우르르 보스 방으로 뛰어들어 가는 것까지 확인하고는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미끼가 너무 좋았나?

저들도 내가 은신이 가능하다는 것 정도는 알 것이다.

그럼 저 사이에 내가 숨어 있다고 판단했을 테고.

어떻게 날 잡으려는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팔딱팔딱 뛰네요.”

“네?”

“아, 월척이라고요.”

“대체 무슨 소리인지…….”

엔느는 이렇게 떨어진 거리에서 저들의 움직임을 감지할 수단이 존재하지 않았다.

당연히 내가 무슨 소리를 하는지 전혀 알 수 없었고.

“미끼를 좀 던져 줬더니 좋다고 달려든다고요.”

“하, 방금 그게 미끼라고요?”

“네, 보기 좋은 미끼죠. 아마 지금쯤 눈치챘을려나.”

보스 방에 들어가고 나서 알게 됐을 것이다.

정작 저들 사이에 나와 미르 길드가 없다는 사실을.

“보통은 한 번 보스 방에 들어가면 못 나오죠.”

드래곤처럼 사방팔방 날아다니는 형태가 아니라면.

이런 던전의 보스는 보스 방에 묶여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제단이 따로 만들어져 있는 것도 확인했고.

만약 저 네임드가 바깥으로 나올 수 있는 존재라면 굳이 제안 안에 가서 날 기다릴 이유도 없었다.

함정을 만들기에 더 좋은 장소는 차고 넘치는데도 불구하고 굳이 저곳에서 머문다는 것 자체가 그 사실을 잘 알려줬다.

내 말에 엔느의 표정이 기괴하게 변했다.

“저한테 이야기 안 한 게 있죠?”

“네. 아, 그 전에 일단 저 새끼부터 좀 잡아야겠네요.”

내려간 유저들이 우리에게 붙여 둔 감시자.

그 감시자를 바라보자, 아니나 다를까.

안색이 하얗게 질려 있었다.

뭔가를 들었군.

그리고 내게 고함을 질렀다.

“너, 대체 무슨 짓을 한 거냐!”

“무슨 짓은.”

피식 웃고는 곧장 르아 카르테와 발루딘을 꺼내 들어 녀석에게 달려 나갔다.

내가 접근하자 녀석이 깜짝 놀라더니 뒷걸음질 치면서 다시 악을 썼다.

“오, 오지 마! 날 죽이면……!”

“아, 그래. 쟤들하고 손을 잡든 뭘 하든 알아서 하라고 해. 이젠 방해 안 할 테니까.”

“커억! 너, 후회하게 될……!”

바로 녀석의 목을 연속으로 갈라 죽음의 빛으로 만들어 버렸다.

그 모습을 본 엔느가 바로 한숨을 쉬었다.

“대체 어떻게 돌아가는 거예요?”

“아, 이제 들을 놈도 없어졌으니 말해 줄게요.”

감시자가 죽으며 떨어뜨린 드랍템을 품에 넣고는 다시 말을 꺼냈다.

“사실 초월 길드하고 천상 길드 애들은 싸운 적도 없었어요.”

내 말을 듣자마자 엔느의 눈이 확 커졌다.

그리고 순식간에 이해했다는 듯 바로 답변을 했다.

“함정에 역으로 함정을 밀어 넣었네요.”

역시 이 여자 머리가 좋아.

전후 사정을 일일이 설명하지 않아도 한 번에 흘러가는 맥락을 다 알아챘다.

물론 다른 사람들은 이해가 좀 필요해 보였지만.

엔느가 그런 사람들을 위해 설명을 시작했다.

“애초에 리사가 여기에 와서 우리를 포섭하려고 한 것도 초월 길드와 천상 길드 애들이 짜고 친 고스톱이었다는 말이에요. 마치 천상 길드의 전력이 다 깎인 것처럼 보이게 해, 우릴 보스 방으로 끌어들이려는 전략이었죠. 우리가 방심하면서 보스 방으로 뛰어들어 가면 미리 대기하고 있는 병력들이 다 같이 포위해서 죽이려고요.”

그 말에 미르 길드 유저들과 남아 있던 유저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전혀 눈치도 못 챈 상황에서 이런 일들이 일어났으니.

놀라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그런 함정에 오히려 우리에게 방해만 되던 저 녀석들을 집어넣어서 역으로 함정에 끌어들였고요.”

내가 고개를 끄덕거리자 엔느가 신나서 다시 말을 이었다.

“그리고 저렇게 보스 방에 묶여 버린 상황에서, 들어간 녀석들은 싫으나 좋으나 밖으로 나올 수가 없으니 이제 서로 싸울 수밖에 없겠죠. 심지어 고대 드워프 왕까지 있으니까.”

그 말을 끝으로 엔느가 날 놀라운 눈치로 바라봤다.

“세상에, 당신 대체 속에 뭐가 있는 거죠? 그 짧은 시간 동안 우리와 적대적인 유저들을 전부 엿 먹일 준비를 하다니…….”

엔느의 감탄에 그저 미소만 지어 보였다.

“손을 안 대고도 이길 수 있으면 최선이잖아요. 마침 무대도 마련되어 있었고.”

“당신, 예전에 프로 세계에 들어왔으면 정말 파란을 일으켰을지도 모르겠어요. 밖에서 원래 뭐 하던 분이었어요?”

“음, 그건 노코멘트.”

PC방에서 알바하던 사람이라고 말하기에는 저 엔느의 감탄하는 눈빛이 너무 부담이 되었다.

뭐 가끔은 모르는 게 약일 수도 있으니.

그때 재중이 형에게서 연락이 왔다.

<불멸> 상황은 어때?

<주호> 일단 급한 불은 껐어요.

<불멸> 그래? 여기도 거의 마무리되어 간다. 조금만 버티고 있어.

<주호> 아, 사실 싸운 적도 없어요.

<불멸> 뭐?

<주호> 그게 어떻게 된 거냐면요…….

내가 설명을 시작하자 재중이 형이 크게 웃어 버렸다.

<불멸> 크큭, 아, 이 영악한 녀석 같으니라고. 알았다. 마음 편하게 넘어가마.

재중이 형과의 대화를 마친 뒤, 확인 차 감각을 퍼트려서 다시 한 번 최하층을 살폈다.

예상대로인가?

보스 방으로 추정되는 장소에서 수도 없이 많은 유저들이 부딪히는 진동들이 느껴졌다.

우리를 배신하고 내려갔던 유저들이 다수의 다른 유저들에게 포위당해 점점 압박당했다.

저들끼리 손을 잡는 것은 무리지.

이미 해원 측에서 공격을 시작해서 정신없는 와중에 그런 생각조차 하지 못할 터.

거기다 한쪽에서는 네임드가 날뛰면서 보스 방 안의 상황이 예측 불허한 난장판으로 변해 버렸다.

적대적인 세력이 한 자리에 셋이나 있으니 정상적인 레이드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고.

나쁘지 않아.

이대로 시간만 끈다면…….

거기다 중요한 것은 저들이 보스 방 밖으로 나오지를 못한다는 점이었다.

그렇게 마음을 놓으려는 순간.

감각에 뭔가가 걸리는 느낌이 들었다.

이건……?

바로 고개를 돌려 이쁜소녀와 엔느, 황룡에게 외쳤다.

“다들! 전투 준비해요!”

이쁜소녀는 내 말을 듣자마자 바로 배틀 액스를 꺼내 들었고, 이 상황에서 내가 헛된 소리를 할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아는지 내 심각한 표정을 본 황룡 역시 바로 길드원들에게 고함쳤다.

“힐러! 안쪽으로! 전투 대형!”

곧장 미르 길드원들과 남아 있던 유저들 역시 블록을 쌓고 주변을 경계했다.

그러자 갑자기 어둡고 먼 사각지대에서 굉장한 파공음을 내며 화살이 하나 날아와 미르 길드원을 공격했다.

투웅!

콰아악!

미리 준비하고 있었던 덕에 라지 쉴드를 들어 방어를 했는데도 방패째 뒤로 튕겨 나간 유저를 주변에서 잡아 주면서 미르 길드원들이 외쳤다.

“적이다!”

“어디 있는지 찾아내!”

“블록 확실하게!”

시야 바깥에서 화살을 쏜 적 유저가 순간 발걸음이 움찔하는 것을 봐서는 이 한 방으로 확실히 한 명을 죽일 생각이었던 모양.

그런데 접근하기도 전에 공격을 눈치채고 블록을 형성하니 저쪽 역시 당황한 것 같았다.

엔느가 나를 보면서 인상을 썼다.

“저 거리에서 이런 정확도라면…… 초월이죠?”

“네, 초월인 것 같네요.”

그리고 감각에 몇 명의 유저들이 더 로그인을 해 기척을 드러냈다.

초월 이 녀석들.

속지 않았어.

그게 아니라면 늦게 접속하기로 약속이 되어 있었던 건가?

아니, 이 경우는 해원이 단독으로 움직인 걸 수도 있고.

정확한 사정은 모르겠지만 어쨌든 위협적인 존재들이 바깥에 돌아다니는 중이었다.

엔느가 나를 보면서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

“두 명까지는 어떻게 막아 볼게요.”

고작 두 명?

엔느의 표정이 굳어 있는 것을 봐서는 진짜 거기까지가 본인의 한계인 것 같았다.

전에 본 엔느도 쉽진 않았는데?

바로 이쁜소녀에게 말했다.

“혼자 나서지 마. 미르 길드와 붙어서 움직여.”

내 낮은 목소리에 이쁜소녀도 잔뜩 긴장한 표정으로 바뀌었다.

“네, 알았어요.”

그사이 접속한 유저들이 일제히 폐허 건물들 사이의 어둠으로 파고드는 것이 느껴졌다.

이 녀석들…….

모습을 숨기는데 능해.

그냥 눈으로 살피면 아무리 봐도 녀석들의 위치를 추적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만약 내가 공격이 있다고 말을 하지 않았다면 주변에 누가 접근하는지도 모를 정도.

그동안 봤던 어중이떠중이들하고 레벨이 달라.

수치상의 레벨이 문제가 아니라 그냥 움직임 자체가 현격하게 차이 났다.

“온다!”

순간 어둠 속에서 한 녀석이 튀어나오더니 미르 길드의 후측방을 파고들어 누군가 한 명을 베고는 다시 어둠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크악!”

당했어?!

미리 준비를 하고 블록을 쌓아 뒀는데도 불구하고 급소를 긁혀 미르 길드원 한 명이 주저앉아 버렸다.

“민첩 올인이네요.”

엔느가 내게 말하는 것을 듣고는 나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나와 같은 스타일.

그러면 분명히 위력이 떨어질 텐데 무기의 강화와 정확한 타격으로 그 부족분을 메운 것 같았다.

그리고 수시로 나타나면서 미르 길드원들을 공격하고는 빠지기를 반복했다.

치고 나갈 때마다 확실히 포인트를 얻어 갔고.

철저하게 나와 엔느, 이쁜소녀, 황룡을 피해서 움직이는 모습을 보더니 엔느가 인상을 찌푸렸다.

“저 녀석들, 우리와 붙을 생각이 전혀 없어요.”

“설마, 숫자를 먼저 줄이려는 겁니까?”

“네, 우리 전력을 완전히 꿰차고 있어요. 어디가 약한지, 먼저 어디부터 무너뜨려야 하는지. 소수가 다수를 상대할 때 해야 하는 정석이죠.”

심지어 그 흔한 광역 공격은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철저하게 마력을 아끼는 건가?

딱 필요한 순간.

그만큼의 마력만 공격에 소모하고 빠져나가는 모습에 혀를 찼다.

재중이 형이 주의하라고 한 게 그냥 한 말이 아니었어.

거기다 그런 녀석이 하나도 아니었고.

미르 길드원들이 속수무책으로 썰리는 것을 보자 한숨을 쉬고는 검을 들어 올렸다.

엔느가 말한 순간이 지금이었다.

미르 길드원으로 상대가 되지 않는.

“이대로 두면 안 되겠어요.”

바로 하이딩 블레이드를 꺼내 은신을 걸었다.

【 은신! 】

건물들 사이의 어둠 속에서 녀석들의 위치는 현재 오직 나만이 잡아낼 수 있었다.

그렇다면 이쪽이 역으로 녀석들의 숫자를 줄인다.

폐허의 어둠 속으로 조심스럽게 이동해 감각에 걸리는 한 녀석의 뒤를 밟았다.

가까이 가기 전에는 전혀 몰랐던 사실 하나.

이 녀석들.

갑옷을 완벽하게 묵색으로 칠했어.

빛이 전혀 반사되지 않는.

보통 유저들은 자기를 뽐내기 위해 갑옷을 화려하게 치장했다.

그게 게임을 즐기는 이유이기도 했고.

그런데 이 녀석들은 전혀 달랐다.

마치 암살자가 된 것처럼.

자신을 철저히 죽인 모습에 소름이 돋았다.

쭉 뒤를 밟다가 녀석이 방심했다고 느낀 한순간.

바로 파고들면서 르아 카르테를 휘둘렀다.

일단 한 놈.

까앙!

그런데 녀석이 갑자기 뒤로 돌면서 내 검을 허공에서 억지로 막아 내더니 충격을 이기지 못해 몸을 바닥에 뒹굴렀다.

정말 막았어?!

비록 완전히 막지는 못했어도.

반응을 했다는 것 자체가 놀라운 일이었다.

“큭, 은신, 이거 정말 소름끼치는군!”

그렇게 공격이 막히면서 내 모습이 드러나자마자 사방에서 나를 옥죄듯이 포위해 오는 것이 느껴졌다.

칫, 이 녀석들 장난 아니잖아?!

70억분의 1의 이레귤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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