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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억분의 1의 이레귤러-466화 (459/1,404)
  • #466화 무한의 마력 (5)

    바닷속으로 들어가 버려서 정말 못 잡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부위 파괴로 비늘이 사라진 부위를 노린 게 완벽하게 먹혀들었다.

    만약, 비늘이 모든 부위를 촘촘하게 감싸고 있었다면?

    정말 아무것도 못 하고 레비아탄이 바다 속으로 도망가는 것을 보고만 있었어야 할지도 모른다.

    지금 생각하면 반월참을 시전한 일이 신의 한 수가 되었다.

    《 레벨이 올랐습니다!! 122레벨. 》

    《 레벨이 올랐습니다!! 123레벨. 》

    :

    그렇게 울린 시스템 음이 5번.

    레비아탄을 잡자마자 순식간에 5레벨이 올랐다.

    126레벨.

    높다면 높은 그런 레벨.

    하지만 조금 아쉬운 느낌도 들었다.

    레비아탄 정도의 네임드를 소수로 잡았는데 고작 이런 경험치만 주는 건가?

    물론 레벨이 오를수록 요구 경험치가 크게 올라가긴 한다.

    그래도 부족한 감이 있었다.

    재중이 형도 살짝 인상을 찌푸리더니 한마디 했다.

    “아무래도 한 번에 얻을 수 있는 경험치 상한선을 만들어 둔 것 같은데…….”

    정말 힘들게 잡은 네임드가 적절한 경험치를 주지 않은 것은 화를 낼 일이었다.

    “경험치는 어쩔 수 없나. 쩝, 다음에 한 번 더 잡아보자. 일단 회수 먼저.”

    시스템의 문제라 재중이 형은 바로 신경을 꺼버린 모습이었다.

    그러고는 바로 레비아탄이 사라진 곳으로 움직였다.

    레비아탄이 죽은 자리엔 이미 수많은 아이템이 빙글빙글 돌아가고 있었다.

    사냥 난이도로 치면 최상.

    어지간한 네임드는 명함도 못 내밀 정도의 스킬 위력과 패턴을 보여줬다.

    이렇게 잡기 힘들었는데 좋은 것을 주겠지?

    내심 기대를 갖고 재중이 형이 회수를 하는 동안 르아 카르테를 찾아다녔다.

    아이템도 중요하지만 나는 르아 카르테가 더 중요하지.

    이게 없어지면 레이드를 하나 마나다.

    레비아탄의 덩치가 워낙 커서 드랍 템과 르아 카르테의 위치가 상당히 떨어져 있어 찾는 데 애를 먹긴 했지만 곧 찾아내 회수를 하고 재중이 형 쪽으로 이동했다.

    아이템 숫자가 꽤 되는지 다 챙기는데 좀 시간이 걸렸고 다 챙긴 후에 재중이 형이 위로 올라가자는 표시를 했다.

    그렇게 바닷물을 헤치고 수면 위로 오르자 우리 팀이 주변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이쁜소녀, 챠밍, 막내별이 한껏 고무된 표정으로 신나게 외쳤다.

    “대박 사건!”

    “정말 고생했어요!”

    “바다에 따라가서 잡다니! 진짜 사람이 아냐!”

    흥분하고 기대가 가득한 외침에 나도 모르게 환한 미소를 지었다.

    “덕분에 잘했어요.”

    내 말에 전사 형도 한껏 웃어 보였다.

    “에이, 혼자 다 했으면서. 우린 한 것도 없다. 레비아탄 체력 대부분을 너 혼자 깎았을걸?”

    “기회를 만들어줬잖아요. 혼자면 절대 못 했죠.”

    틀린 말이 아닌 것이 전사 형과 이쁜소녀가 레비아탄의 시선을 계속 붙들어주고 매달렸으니까 프리 상태로 딜을 넣을 수 있었다.

    나르샤 누나도 계속 레비아탄의 머리 쪽으로 화살을 날려서 시선을 분산시켜줬고.

    몬스터가 나와 정면으로 마주친 상태로 집중하고 있으면 딜을 넣기가 몇 배는 힘들어진다.

    계속 레비아탄의 시선이 내게 몰려 있었다면 큰 기술 중 몇 개는 날아갔을지도.

    챠밍과 막내별로 마법으로 계속 지원을 해줬고.

    재중이 형은 내 두 손을 오직 공격에만 쓸 수 있도록 완벽한 컨트롤을 보여줬다.

    누구 하나라도 없었다면 레비아탄은 쓰러뜨리지 못했을 것이다.

    전사 형이 내 드래곤 슬레이어를 보더니 감탄을 했다.

    “진짜 그놈이 물건이네. 솔직히 레이드를 하루 종일 해도 부족하다고 생각했거든.”

    “네, 생각 이상으로 확률이 잘 터진 것 같아요. 단계가 올라가면서 성능이 엄청 오른 것 같기도 하고.”

    단 한 발로 치면 용격이 미친 듯이 강하긴 하다.

    그리고 비검으로 만들어낸 반월참 폭격도 물론 강하다.

    이쪽은 쿨타임이 적으니 전체적인 누적 대미지로 보면 용격을 능가할지도.

    하지만 어떻게 해도 드래곤 슬레이어의 체력 감소 옵션에는 부족한 감이 있었다.

    거대한 덩치만큼이나 어마어마한 체력을 가지고 있는 레비아탄의 체력은 이 녀석으로 깎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드래곤을 잡고 난 뒤 주는 최종 보상인 이유.

    실전에서 써보니까 확실히 체감이 왔다.

    이 녀석은 완전한 드래곤의 천적이다.

    지금 시점에서 나오면 절대로 안 되는.

    그리고 이쯤 되니까 욕심이 난다.

    남은 단계를 끝까지 올리고 싶은 욕망이.

    그럼 드래곤을 정면으로 상대할 수 있지 않을까?

    그때, 주변에 다른 몬스터가 없나 시선을 돌리던 나르샤 누나가 어딘가에 시선이 고정되더니 바로 안색을 구겼다.

    “이제 가야 할 것 같아.”

    “네?”

    “유저들이 몰려드네. 아마 폭발을 보고 이동 경로를 옮긴 것 같은데…….”

    분명히 이쪽은 섬과 대륙을 오가는 경로 중에 하나였다.

    레비아탄의 주 활동 범위에 들어가기도 하고.

    그때, 전사 형이 뭔가가 생각난 듯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 하르 수송단일 겁니다. 제국에서 주는 퀘스트 중 하르를 운송하면 명성을 올려주는 퀘스트가 있어요. 상위 길드 중 귀족 작위를 따려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라서요. 생각보다 명성을 꽤 많이 준다고 합니다. 하르 수출국이 괜히 있겠습니까.”

    그것을 들은 재중이 형이 고개를 끄덕였다.

    “돈 좀 있다는 놈들은 다 투자하고 있겠네. 어떻게든 레비아탄만 피해서 옮기면 되니까.”

    “뭐 그렇죠. 몇 개가 터지더라도 나머지를 운반하면 명성이 크게 오르니까요. 저희 쪽 용의 대지만큼이나 핫한 컨텐츠죠.”

    폭발이 궁금해서 오는 경우까지는 괜찮다.

    하지만 이제껏 남의 사냥터에 좋은 의도로 접근하는 경우는 거의 못 봤으니까.

    상대하려면 상대할 수 있겠지만, 우리도 물약을 꽤 많이 소진한 상태고 준비한 탈것도 대부분 넝마가 된 상태라 괜히 지금 시점에서 유저들과 부딪혀봐야 좋을 것이 하나도 없었다.

    피할 수 있는 것은 피하는 편이 좋다.

    재중이 형도 내 생각과 그리 다르지 않은지 말을 꺼냈다.

    “지금 유저들과 마주치면 귀찮아지겠지. 그럼 옮기자.”

    재중이 형의 말이 끝나자마자 바로 귀환을 썼다.

    그리고 거점의 길드 건물로 들어가 드랍된 아이템부터 확인했다.

    『 레비아탄의 비늘 / 제작 재료 (x100) 』

    『 +0 수룡갑 상의 / 방어력 40

    근력+15 / 드래곤 종족 피해 20% 감소

    수속성 방어 추가 』

    『 +0 수룡갑 하의 / 방어력 39

    체력+15 / 드래곤 종족 피해 20% 감소

    수속성 방어 추가 』

    『 +0 수룡갑 헬름 / 방어력 37

    마력+15 / 드래곤 종족 피해 10% 방어

    수중 호흡 가능 』

    『 +0 수룡갑 건틀렛 / 방어력 35

    근력+15 / 드래곤 종족 피해 10% 방어

    수중 체력 회복 』

    『 +0 수룡갑 부츠 / 방어력 35

    민첩+15 / 드래곤 종족 피해 10% 방어

    수중 이동 증가 』

    『 아쿠아 볼 』

    『 아쿠아 스피어 』

    『 가이디드 매직 』

    『 스케일 미러 』

    『 아쿠아 브레스 』

    『 토네이도 월 』

    『 아쿠아 아머 』

    『 트리플 캐스팅 』

    『 시간의 서 』

    『 수룡화 』

    『 고급 듀얼 링 / 올스탯+4

    체력 흡수+5 / 마력 흡수+5 』

    『 고급 듀얼 링 / 올스탯+4

    체력 흡수+4 / 마력 흡수+6 』

    『 정제 무기 강화석 (x100) 』

    『 정제 방어구 강화석 (x200) 』

    『 일반 강화석 (x100) 』

    『 고대의 봉인 지도 D 』

    『 지도 퍼즐 조각4 』

    『 지도 퍼즐 조각11 』

    아이템 수가 많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많았다.

    잡기 힘든 네임드에 어울릴 정도의 충분한 수량.

    가장 눈에 들어오는 것은 역시 풀세트로 드랍된 장비였다.

    전사 형이 보자마자 몸을 비틀게 만든 바로 그 수룡갑 세트.

    마치 수룡의 그것을 닮은 물결 모양의 무늬가 새겨져 있는 푸른빛의 전신 플레이트.

    크기가 큰 만큼 눈에 확 들어왔다.

    옵션도 거의 미쳐 있었고.

    수룡갑 플레이트 상의 방어력은 아이기스의 단단함과 맞먹었다.

    방패로 막지 않고 몸으로 때워도 될 정도로.

    물론, 관통 불가 옵션이 없으니 그냥 때우면 안 되겠지만.

    그리고 수룡갑을 풀셋으로 입으면 무려 드래곤 상대로 대미지 감소가 70%가 되었다.

    드레이크 경갑셋 방어력이 한참 낮은 데다가 35%밖에 안 되는 것을 생각해보면 거의 미친 플레이트였다.

    거기다 스탯도 더 늘었고.

    수속성 방어 추가에 물속에서는 호흡 가능, 체력 회복, 이동 속도 증가 등.

    지금껏 볼 수 없었던 최상의 플레이트였다.

    이건 뭐.

    전사 형 맞춤이라…….

    앞으로 드래곤과 싸울 때 정말 큰 힘이 되어줄 것이다.

    우리 팀을 한 번씩 바라보자 다들 문제가 없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전사 형에게 플레이트 세트를 싹 밀어주었다.

    “허! 진짜?!”

    “그럼 말아요?”

    다시 가져가려 하자 깜짝 놀란 전사 형의 표정이 노랗게 변하더니 후다닥 수룡갑 세트를 챙겨서 바로 착용해 버렸다.

    이럴 땐 진짜 빠르다니까.

    “으흐흐, 난 이제 무적이다!”

    그 모습에 다들 웃을 수밖에 없었다.

    하긴 진짜 무적 같아 보이긴 하네.

    지금이라면 드래곤과 맞짱 떠도 되지 않을까?

    드래곤의 브레스 안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을 것 같다.

    마법은 대략적으로 예상이 되었다.

    레비아탄이 쓰던 것을 거의 다 봤기 때문에.

    일단, 마법 쪽의 분배는 챠밍과 막내별에게 위임했다.

    이건 둘이 알아서 나눠가질 예정이고.

    레비아탄 비늘의 총 수는 136개.

    이쪽은 따로 제작 과정을 거쳐야 한다.

    아마 드워프 왕에게 가져가면 만들 수 있는 목록을 보여줄 터.

    가능하다면 각자에게 맞는 맞춤형 아이템을 만들 수 있으면 좋겠는데.

    “이따가 한 번 들려보죠.”

    재중이 형, 이쁜소녀, 나르샤 누나의 아이템은 그쪽에서 해결하는 걸로 하고.

    듀얼 링도 고급 듀얼 링이 따로 나와 눈길을 주었는데 이건 일단 내 쪽에서 착용을 하고 내가 차고 있던 것은 우리 팀에게 넘겨주었다.

    체력이나 마력 흡수가 조금이라도 늘어나면 내 쪽에서 부담이 훨씬 덜 하게 된다.

    기존보다 조금 더 운용이 편해지지 않을까?

    그리고 눈에 띄는 것은 고대의 봉인지도.

    이쪽은 이미 한 번 본 적이 있었다.

    악마형 케르베로스를 잡을 때.

    그때는 C가 나왔었는데 이번에 나온 것은 D.

    두 개의 위치가 다르다는 것은 누가 봐도 알겠고.

    지도 퍼즐 조각을 더 모으려면 레비아탄을 추가로 더 잡는 방법밖에 없었다.

    악마형 케르베로스도 언제 한 번 잡긴 해야 할 텐데.

    이쪽은 당장 어떻게 하기 힘드니까.

    마지막으로 가장 우리를 의아하게 만든 템이 하나 있었다.

    수룡화.

    “이건 뭘까요?”

    추가 설명이 없어서 손을 못 대고 마지막까지 남겨놨었다.

    분명 레비아탄은 이런 스킬을 안 썼으니까.

    재중이 형이 그걸 보고는 턱을 쓰다듬었다.

    “흐음. 이름만 봐서는 수룡이 된다는 건데…… 변신 쪽인가? 업데이트에 종족 변신이 추가된 걸 봐선 거의 확실하다고 봐야겠지.”

    “전에 데스 나이트 변신과 유사한 걸까요?”

    “특별히 다르다고 생각하진 않고. 아예 종족이 바뀌거나 하진 않으면 뭐, 거대한 용이 되면 느낌이 괜찮겠네.”

    재중이 형의 농담이 그저 웃어버렸다.

    설마 진짜 종족이 바뀐다거나 하진 않겠지.

    몸이 레비아탄만큼 커지는 것은 사양이다.

    “이건 아무래도 네가 쓰는 편이 낫겠네. 위기 상황이 왔을 때 한 번쯤 도움이 될 수도 있고. 아무래도 스킬이니까 부담도 덜 할 거야.”

    그렇게 다들 별다른 반대가 없어서 수룡화가 내게 들어왔다.

    “지금 한 번 해볼까요?”

    궁금하긴 하네.

    “아아, 나중에 나가서. 혹시 진짜 레비아탄이라도 되어버리면 여기 다 박살 난다.”

    내가 써보려는 것을 재중이 형이 난감하다는 듯 바로 말렸다.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고.

    이거 진짜 잘못 썼다가 애물단지 되는 건 아니려나…….

    일단 이쪽은 나가서 확인하면 되는 문제고.

    그렇게 나가려고 하는데 갑자기 누군가에게서 귓말이 왔다.

    스칼렛?

    지금 연락 올 만한 일이 없는데?

    한참 용맥 쪽에서 사냥을 하던 중이 아니었나?

    거점 문제도 다 해결되었고.

    무슨 일이지…….

    <스칼렛> 있었네요.

    <주호> 무슨 일이었어요?

    <스칼렛> 아, 그게 아직 게시판 못 봤죠?

    <주호> 네, 좀 바빠서요.

    레비아탄을 잡았다는 말을 해야 하나?

    깜짝 놀랄 것 같은데.

    <스칼렛> 저기 좀 귀찮은 일이 생겼어요.

    귀찮은 일?

    <주호> 제가 알아야 하는 일인가 보네요.

    <스칼렛> 네, 르아 카르테요.

    응?

    갑자기 이건 왜?

    스칼렛의 말에 우리 팀 모두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한 번 숨을 가다듬은 스칼렛이 다시 말을 이었다.

    <스칼렛> 다른 서버 유저가 르아 카르테를 방송에 공개해 버렸어요.

    70억분의 1의 이레귤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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