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05
#405화 제국으로 (1)
아직 제대로 된 거점을 구축하지도 못했는데 이 주변의 고 레벨 몬스터들은 우리가 준비되도록 기다려줄 생각이 전혀 없어 보였다.
거점을 활성화하자마자 레드 드레이크, 아이스 드레이크, 다크 드레이크 등 크기, 색, 모습만 다른 드레이크가 종류별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전에 봤던 일반 드레이크의 네임보다 더욱 짙은 붉은색에 가까웠다.
거기다 언데드 상태인 것 같은데… 전에 봤던 데스 나이트를 연상시키게 만드는 검은 뼈로 만들어진 것도 몇 마리 보였다.
“용아병?”
“용의 뼈로 만든 언데드. 아마, 절대 약하진 않을 거다. 크, 레벨 봐라. 드레이크보다 더 높아.”
전사 형은 대답을 한 다음 바로 굳은 표정으로 전방을 바라보면서 데스 나이트 라지 쉴드를 앞으로 들어 올렸다.
긴장한 표정을 가득 한 상태로.
그 외에도 커다란 덩치와 단단한 껍질로 온몸을 감싸고 있는 바실리스크, 드레이크와 유사한 형태지만 더욱 크고 날렵하게 생긴 레서 드래곤, 색이 다른 골렘 몇 종류와 용의 형상을 한 검 모양의 몬스터와 방패의 모습을 한 아이기스까지.
그 외에도 처음 보는 몬스터들이 계속 어딘가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다 처음 보는 몬스터들인데 레벨까지 하나 같이 높았다.
만만한 녀석은 보이지 않았다.
전사 형은 처음에 드레이크가 모습을 드러냈을 때만 해도 싸우기 위해 앞으로 나섰지만, 추가로 속속들이 나타나는 몬스터들을 보고 나서는 이내 질린 표정을 지었다.
“아니, 무슨 잔치 열렸어? 뭐 이렇게 우르르 몰려나와?”
“……아니라고는 못 하겠네요.”
해안가를 따라 몇몇 몬스터를 보긴 했지만 설마 이 정도로 많은 몬스터가 존재하고 있을 줄 몰랐다.
유사 용종이나 용에 관련된 몬스터란 몬스터는 죄다 나타나는 모습에 우리 쪽 연합 사람들도 기세가 확 줄어버렸다.
스칼렛이 옆에 다급하게 달려오더니 물었다.
“지금 시간 없는 거 알죠?”
여러 가지 의미가 함포 된 물음.
거점을 지키면서 싸울 것이냐, 아니면 빠질 것이냐.
결정하려면 최대한 신속하게 해야 했다.
조금만 늦으면 이러지도 저리지도 못한다.
그때, 재중이 형이 주변을 둘러보고는 헛웃음을 쳤다.
“이미 늦었어. 죽을 일만 남았네, 쩝.”
한 방향에서만 온 것이 아니라 사방에서 우리를 향해 몬스터들이 들이닥치는 중이었다.
심지어 해안가에서도 바실리스크나 리자드 계열의 단단해 보이는 비늘을 가진 상위종이 계속해서 나타났다.
문제는 우리가 NPC를 찾는다고 해안가에서 너무 멀어졌다는 점.
그리고 당장 비공정을 띄운다고 해서 여기서 살아나갈 수 있다는 보장이 전혀 없어 보였다.
베록이 과연 녀석들을 떨쳐낼 수 있을지…….
드레이크나 레서 드래곤의 움직임만 봐도 우리를 쫓아오기에는 충분해 보였다.
그리고 왕국 정기선은 어느 순간 인벤에서 사라져 버렸고.
이벤트가 끝나서 사라졌는지 시간제한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더 이상 우리 소유가 아니었다.
설령 있었다 한들 폐기처분 상태에서 수리를 못 하니 쓸 수도 없었겠지만.
“난감하네.”
어지간해서는 힘든 말을 하지 않는 재중이 형의 입에서 난감이라는 말이 나와 버렸다.
지금 상황이 그만큼 좋지 않았다.
다른 때라면 상관없겠지만…….
우리 눈앞의 거점 포인트.
귀환 포인트가 거점으로 지정되어서 우리가 죽으면 다시 이 자리에서 시작하게 된다.
다른 말로 거점이 파괴되기 전까지는 이곳에서 무한히 죽을 수 있다는 말이 된다.
지금은 거점을 지키는 문제가 아니라 생존을 우선해야 하는 최악의 상황이었다.
만약, 거점이 파괴되면?
귀환 포인트가 없으면 자동으로 원래의 귀환 포인트로 날아가게 되겠지.
로가슈 왕성으로.
경험치는 경험치대로 떨어지는 것도 모자라 아이템을 잔뜩 드랍하고 손에 쥔 것 없이 돌아가야 하는 상황이 나올지도 몰랐다.
“못 먹을 땐 고가 아니죠.”
“이번엔 인정.”
무리한 거점 점유.
감당하지 못할 고렙 지역에서 거점 진행을 했을 경우 어떤 상황이 일어나는지 격렬하게 몸으로 겪는 중이었다.
이건 외곽에서부터 차근차근 파고 들어와야 한다.
대놓고 중앙에서 거점을 만들 것이 아니라.
“어쩔 수 없네. 하는 데까진 해보자.”
재중이 형이 결국 포기했는지 한숨을 쉬고는 라이데인을 꺼내 들었다.
정말 재수 없으면 라이데인도 이 자리에서 떨어뜨릴 수도 있겠는데…….
나나 재중이 형이나 여기서 살 수 있다는 보장 자체가 없었다.
그때, 재중이 형이 내게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
“넌 우리가 길 열어줄 테니까 어떻게든 살아서 나가라.”
“네? 그게 무슨?”
“제대로 써먹지도 못하고 버리게?”
“아무리 그래도 전 혼자는…….”
“라이데인은 좀 맡기마. 한켈 녀석 다시 죽이려면 우리도 빡세니까.”
그러면서 재중이 형이 라이데인을 내게 건네주고 난 뒤 데스 나이트 스피어를 다시 꺼내 들었다.
이미 죽을 각오를 한 모습이었다.
전사 형도 몰려드는 몬스터들을 보면서 내 어깨를 툭 쳤다.
“난 맡길 건 없고. 어떻게든 길 열어준다. 무조건 살아나가.”
“…….”
당황스러운 기분을 느끼며 사장님을 보자 사장님도 고개를 끄덕일 뿐.
비록 다시 살아난다고는 하지만 다 죽는 자리에서 혼자 살아가라니…….
심지어 스칼렛이나 이슬두잔마저 동조하는 모습을 보였고.
젠장.
다 같이 내린 결정이라지만 이곳에 거점을 세우는 것이 아니었는데…….
무리한 진행이 화를 불러냈다.
뭔가 방법이 없나?
사방에서 밀려드는 몬스터들을 피해 다 같이 살아나갈 방법이…….
순간, 머릿속에서 번쩍하고 아이디어가 스쳐 지나갔다.
여기서도 되려나?
이야기할 시간도 아까워 바로 소환을 했다.
【 미치광이 리치 소환! 】
그리고 리치가 나오자마자 바로 다시 스킬을 시전했다.
【 전이문 오픈! 】
그러자 내 옆에 커다란 전이문이 생성되어 빛을 일렁거렸다.
역시 여기서도 되는구나.
“형! 여기!”
“응?”
“다들 들어가요! 빨리! 시간 없어요!”
마지막이라는 표정으로 전의를 불태우던 사람들이 내 외침에 모두 전이문으로 고개를 돌렸다.
“어?”
“어라?”
“저건!”
사람들이 전이문을 보면서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고 보니 저 사람들이 전이문을 본 적이 있었던가?
“설명은 나중에! 일단 다 뛰어 들어가요!”
사람들이 주춤하는 사이 챠밍, 이쁜소녀, 나르샤 누나, 막내별, 전사 형, 사장님이 전이문에 거침없이 뛰어들었다.
나 역시 바로 전이문을 통과했다.
물론, 두 사냥꾼 NPC 팔을 붙잡고 같이.
이곳에 버려두고 갈 순 없지.
이 녀석들은 우리가 이 대륙에서 앞으로 살아남는데 반드시 필요했다.
【 전이문 해제! 】
암흑 지대로 넘어와 전이문 해제를 시전하자 전이문의 크기가 점점 줄어들었다.
사람들도 깜짝 놀랐는지 머뭇거리지 않고 전이문을 우르르 통과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최강 길드, 스칼렛, 이슬두잔 포함 달 길드, 치맥 길드가 다 넘어오자 전이문이 완전히 닫혀 버렸다.
온갖 괴수들의 울음소리를 들으면서.
조금만 늦었다면 몬스터 틈에 껴서 모두 죽어 나갔을 것이다.
전이문이 완전히 닫히자 사람들이 안도하는 환호성을 냈다.
“와, 이번엔 꼼짝없이 죽는 줄.”
“……발! 우리 살았어!”
“대박이네.”
그리고 그만큼 이곳이 어딘지 궁금해 하는 사람들도 생겨났다.
“여기는 대체 뭐지?”
“하나도 안 보여.”
“여기 안전한 것 맞아?”
안전?
솔직히 말하면 안전은…….
무시무시한 녀석들이 있는 곳이라.
그렇지만 그것을 입 밖으로 내지는 않았다.
괜스레 불안감을 조성할 필요는 없었으니까.
대신.
“소리 낮춰요. 최대한.”
낮은 톤으로 말하자, 다들 하던 말을 멈추고 그대로 굳어버렸다.
지금 이 순간.
내 말을 무시할 사람은 이곳엔 없다.
다들 꿀 먹은 벙어리가 된 채, 대화 대신 채팅으로 전환했다.
<주호> 형, 잠시만 이곳에서 버티죠.
<불멸> 이걸 생각 못 했네. 잘했다.
<챠밍> 오빠 고마워요. 덕분에 다 살았어요.
<이쁜소녀> 오빠 최고!
<방패전사> 흐흐, 이번엔 진짜 죽는 줄 알았습니다.
<나르샤> 진짜. 처음으로 쫄았어.
<막내별> 와, 역시 잔머리 대마왕!
잔머리 대마왕인가?
뭐 어떻게든 살면 됐지.
<불멸> 그 녀석들이 안 와야 할 텐데.
<주호> 온다고 해도 어쩔 수 없죠.
<나르샤> 여기서는 나도 안 보여.
역시 그런가?
제삼의 눈이라고 해도 여기서는 소용이 없는 모양이다.
결국, 필요 아이템을 구해야 제대로 활동을 할 수 있겠네.
<주호> 얼마나 버티면 될까요?
<불멸> 글쎄…….
그때, 시스템음이 울렸다.
《 거점 『 신화 』 가 레서 드래곤에게 파괴되었습니다. 》
《 부활 포인트가 리셋됩니다. 》
<주호> 거점 날라갔네요. 후…….
그리고 우리 머리 위로 시스템 메시지가 바로 떠올랐다.
전 서버 유저가 볼 수 있는.
《 크루아 대륙 거점 『 신화 』 가 사라집니다. 》
-어? 무슨 일?
-거점 생긴 지 얼마나 됐다고?
-주호 애들 대체 뭐 하고 다님?
-새 지역 혹시 엄청 빡센 것 아냐?
-뭘 알아야 준비를 하지.
-우린 이번에 넘어간다. 드디어 리치 잡았다! 먼저 가서 보고 알려주겠음.
-오! 추카! 우리도 빨리 리치 잡아야 할 텐데…… 대기 너무 많아서 짜증.
-리치 좀 같이 잡자! 우리도 넘어가게!
<불멸> 저 녀석들 슬슬 넘어올 때가 되었나?
<방패전사> 흐흐, 저놈들 넘어오면서 기절초풍할 겁니다. 레비아탄한테.
<불멸> 아, 그렇지. 거품 물겠네. 다들.
우리는 정보를 넘겨줄 생각이 전혀 없다.
그렇다는 것은 개고생을 하면서 온다는 뜻이기도 했다.
피해를 본 사람들이 선뜻 레비아탄의 정보를 넘겨줄까?
하르가 대량 필요하다는 것을 알려줄까?
<불멸> 전혀 아니지. 상위권에서 그 정도로 욕심 없는 녀석들은 없으니까.
적어도 리치를 두 번은 잡아야 넘어온다는 뜻이고.
자기들이 넘어가지 못하는데 다른 사람들 편하게 넘어가라고 정보를 줄 바보는 없지.
<주호> 시간은 좀 벌겠네요.
<불멸> 우리가 문제야, 지금. 원래대로라면 제국에 도착했을 텐데 너무 돌아왔어. 살아나가면 바싹 움직여야 해.
이곳에서 얻은 정보를 취합해 보면 왕국 정기선이 원래 갔어야 하는 곳이 세 개의 제국 중 하나일 확률이 높았다.
지금 수많은 병력이 모이는 곳이라고 하니까.
몇 개의 왕국이 존재하지만 일단 머릿속에서 지웠다.
거리가 멀기도 하고.
맵 상에서 위치를 보면 남쪽에 위치한 제국이 지금 가장 가까웠다.
준비.
지금 우리가 밟고 있는 땅은 철저한 준비가 없다면 살아남기가 힘든 곳이었다.
레벨, 장비, 스킬 모든 것이 더 필요하다.
어설프게 거점을 만드는 것보다는 제국으로 직행하는 것이 옳다.
이 정도로 사지에 몰려 보고도 또 거점을 만들면 우리가 바보지.
그때, 감각 속에서 뭔가가 쿵쿵거리는 것이 느껴졌다.
젠장.
고르곤인가?
발을 딛고 있는 지면을 통해 아주 미세한 진동이 전신을 타고 울리면서 강력한 경고를 보내왔다.
주위를 보자 다른 사람들은 그걸 느끼지 못하는지 평소처럼 아무런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었다.
그러다가 재중이 형도 움찔거리면서 뭔가를 느꼈는지 급하게 말을 꺼냈다.
<불멸> 이거?
<주호> 네, 맞아요. 고르곤.
<불멸> 지금 저 녀석을 만나면.
<주호> 아무래도 전멸이겠죠?
<불멸> 하, 어쩔 수 없네. 지금 나가야겠다.
찰나의 아이디어였지만, 계획은 고렙 몬스터들이 사라지기 전까지 좀 기다리려고 했는데 지금은 그럴 여유가 없었다.
잠시도 쉬지 못하는구나.
“지금 나갈 겁니다. 다들 준비하세요.”
그러자 사람들의 웅성거림이 들려왔다.
“지금?”
“밖에 우글우글할 텐데…….”
“굳이 왜?”
나도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나갈 수밖에 없다.
제발…… 밖에 몬스터들이 다 사라졌길.
망설이는 시간도 아까워 전이문을 열었다.
【 전이문 오픈! 】
어차피 여기 있으나 나가나 문제가 되긴 마찬가지다.
조금이라도 살 확률이 높은 곳은 오히려 바깥이고.
전사 형이 가장 먼저 데스 나이트 라지 쉴드를 들고 전이문을 뛰어나갔다.
우리도 역시 눈을 질끈 감고 전이문을 통과하자 예의 그 장소가 나타났다.
“휴, 이거 간 떨려서 하겠나.”
전사 형의 장난기 가득 담긴 목소리에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다 돌아갔구나.
이쁜소녀, 챠밍, 막내별도 긴장을 풀고 그 자리에서 환호했다.
“살았다!”
“다 갔네요.”
“휴, 진짜 매번 이렇게 해요?”
그 모습을 보고 겨우 웃음을 지었다.
“하다 보니 매번 이렇게 되네.”
사람들이 다 나오고 고르곤이 쫓아오기 전에 전이문을 닫아버렸다.
그냥 둬도 나오지 않을 확률이 높았지만, 만약이라는 것이 있으니까.
재중이 형도 이번에는 질린 표정을 지어 보였다.
“거점은 당분간 보류다.”
“네, 그럼 움직이죠.”
사냥꾼 NPC를 살려온 이유.
바로 지금을 위해서다.
“제국까지 몬스터가 없는 안전한 길로 안내 가능합니까?”
분명 사냥꾼이라면 몬스터가 없는 길도 알고 있을 터.
그러자 사냥꾼이 다시 내게 손을 내밀었다.
그럼 그렇지.
돈주머니를 올려주면 올려주는 대로 계속 사냥꾼의 품으로 돈이 들어갔다.
“살려준 은혜도 모르나. 이놈들은.”
전사 형이 어이가 없어서 말했지만 지금은 그것을 따질 때는 아니니까.
원래 경로에서 한참 벗어난 상황이라 돈을 얼마를 주더라도 안전한 길로 가야 한다.
비공정을 타는 게 정답이라고 할 수 없기도 하고.
우리에게는 정확한 안내자가 필요했다.
원래 그랬어야 했던 것처럼.
『 좋습니다. 안내하겠습니다. 』
사냥꾼 NPC가 산맥을 향해 움직이자 우리도 따라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산맥 초입에 서 있는 큰 돌을 옆으로 치워냈다.
“어? 저기는?”
스칼렛이 빛나는 눈빛을 하면서 드러난 통로를 바라봤다.
우리도 마찬가지.
역시 길이 있었어.
“다들 들어가죠.”
그때, 사장님이 우리를 제지했다.
“이게 함정이라면?”
“지금은 아니길 바라는 수밖에요.”
“으음, 다른 방법이 없긴 하지. 그럼 들어가자꾸나.”
주변을 한 번 둘러보고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사냥꾼과 함께 사장님이 통로를 들어가자 우리 역시 모두 통로를 들어갔다.
어떤 몬스터가 있을지 알 수 없고, 어쩌면 돌아다니는 네임드와 마주치게 될지도 모른다.
일단, 지금 이 상황을 믿고 갈 수밖에 없다.
안쪽은 통로라고는 하지만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곳을 찾아낸 것 같이 보였다.
그리고 몇 번인가 지상에 나왔다가 다시 다른 통로로 들어가기를 반복했다.
지상에 나올 때마다 확연하게 바뀌는 풍경을 구경할 틈도 없이 바로 사냥꾼을 따라 다음 통로로 뛰어 들어갔다.
『 다 왔습니다. 』
앞서나가던 사냥꾼 NPC가 돌을 밀면서 앞으로 나가자 환한 빛과 함께 높은 산의 언덕 어딘가를 통해 바깥으로 나올 수 있었다.
그리고 산언덕 아래 저편.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넓은 도시가 산맥 사이에서 그 위용을 자랑하고 있었다.
공중으로 수없이 많이 날아다니는 비공정과 테이밍된 몬스터들.
곳곳에 정체를 알 수 없는 탑들이 잔뜩 서 있는 곳.
거기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전투 병기.
제복을 입은 군대의 규모.
넓은 시장.
높은 건물.
엄청난 인파가 도시 곳곳에 활기를 뛰면서 돌아다녔다.
이제까지 봤던 그 어떤 곳보다 넓고 화려했다.
도시 가운데 있는 엄청나게 밝고 큰 빛기둥을 중심으로 산맥을 따라 거대한 빛기둥 수십 개가 동시에 벽을 치고 있었다.
마치 도시 전체를 보호하듯.
로가슈 왕국?
그곳은 시골에 가까운 느낌이었다.
산맥 속에 이 정도의 도시를 건설하다니…….
언덕 아래로 한 발을 내딛자 바로 시스템 음이 울려왔다.
《 빛이 머무르는 광명의 가르시아 제국을 발견하셨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