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9
#159화 하르페 공성전 (1)
하늘에서 비추는 강렬한 빛이 내려오고 난 뒤.
그 환상적인 광경을 마주한 길드원들이 잠시 정신이 팔렸었다.
대부분의 길드원은 이런 풍경을 처음 봤을 테니 신기해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언제 봐도 이 빛은 아름답다.
개발비를 여기에 다 쏟았나 싶을 정도로.
그리고 그 빛을 맞은 사람들에게 레벨이 오르는 이펙트가 생기기 시작했다.
레벨이 높든 낮든 상관없이 전부.
“어라?”
“레벨업?”
“우와!”
거기다 우리 팀과 재중이 형도 역시 레벨이 올랐다.
심지어 나까지.
상당히 많이 남았는데…….
이걸 한 번에 올려줄 줄은.
대체 라미아 여왕의 경험치가 얼마나 되는 거지?
이제 52렙인가.
“정말 아낌없이 주고 가네요.”
“좋은데?”
“한동안 정말 안 오를 거라고 생각했는데.”
오르지 않을 것 같던 경험치가 한 번에 오르다니 이 정도로 고생해서 잡은 보람이 있다.
여유 스탯을 어디에 사용할지 고민이 되지만 당장 급한 것은 다른 것보다…….
“아직 메인이 남아 있지.”
사장님은 드랍템을 확인하기 위해 움직이셨다.
내 입장에선 드랍템에 대해 큰 기대는 없었다.
마법형 보스인 여왕이 주는 아이템은 내게 필요한 것으로 드랍되진 않을 테니까.
사전에 드랍된 아이템은 사장님이 모두 루팅하도록 이야기가 되어 있다.
아무나 루팅을 한다면 정말 불편한 상황이 생길 수 있으니까.
항상 문제가 되는 것이 있다.
분배.
그것도 이 정도로 희귀하고 잡기 어려운 네임드에서 나왔다면 더더욱.
전에 네임드 오우거를 잡았을 때와는 상황이 많이 다르다.
그땐 전적으로 나와 재중이 형의 재치로 잡은 것이니 모든 템을 우리가 독식했지만, 지금은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예전에 포인트제로 하자고 했던 의견도 있었는데 워낙 네임드를 잡을 수 있는 인원이 우리 쪽에 있어 그런지 없던 의견으로 묻혀 버렸다.
주사위는 더 말이 안 되고.
처음 레이드로 들어온 인원이 많기도 많고, 그렇게 운으로 해결하기에는 기여도가 너무 차이 나니까.
거기다 라미아 여왕을 언제 다시 잡을 수 있을지 모르는 상황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어느 정도 비슷한 성과를 낸다면 차라리 좋겠지만 핵심적인 역할을 한 인원과 아닌 인원의 차이가 너무도 극명하다.
또한 영상을 분석하여 템을 나누는 방법도 있다고 하지만 그건 그것대로 문제가 있다고 한다.
수십 명이 넘는 사람의 영상을 대조하면서 비교를 한다?
물리적으로 도저히 할 수가 없는 방법이다.
“항상 문제지. 템 분배는.”
사장님은 골치 아픈 상황에 다시 놓이자, 머리를 쥐어 잡는 포즈를 취하셨다.
“이 정도로 인원이 많아지면 어떻게 해도 불만은 나와. 어떤 방식, 어떤 분배를 하더라도.”
재중이 형도 비슷한 생각인 모양이다.
“기본은 필요한 인원만. 그리고 경매, 마지막은 포인트. 그리고 누가 봐도 절대적인 기여도를 한 사람에게는 룰 위에 있는 그만큼의 보상을.”
사장님이 이야기하는 것을 봐서는 미리 정해놓은 가이드라인이 있는 모양이다.
하긴, 이 정도 길드 규모를 주먹구구식으로 운영한다는 것이 말은 안 되니까.
일단, 모든 아이템을 사장님이 루팅을 했다.
—분배는 길드 하우스에서 레이드 중 죽은 사람들과 함께하도록 한다.
사장님이 그렇게 못 박고 나자 사람들의 관심이 이제 다른 것으로 돌아갔다.
우리도 마찬가지고.
“형, 물의 성 이거 어떻게 할 거예요?”
제 2 유적지.
검은 호수의 여왕을 잡았으니 이제 더 이상 꺼릴 것도 없다.
다만 다른 문제가 생겨 버렸다.
“흠, 물의 성이 이번 공성전에 포함되는 건지 아닌지 나도 확신이 없어서 골치 아프네.”
재중이 형의 말에 사장님도 고개를 끄덕인다.
“아무래도 여기까지 포함이 되면 지킬 곳이 두 곳으로 늘어나려나. 확률이 반반이겠구나.”
단순히 여왕의 패턴을 알아내는 것만 생각했지, 정말 레이드를 성공시킬 줄 몰랐는지 앞으로의 일을 고심하는 중이다.
다른 때라면 몰라도 지금은 유적지가 많다고 다 좋은 것은 아니다.
이런 맹점이 존재한다.
하르 원석이야 워낙 싼 가격에 많이 사놔서 그것 때문에 문제가 될 일은 없지만, 그 이후가 문제다.
“뭐, 그래도 지금 아니면 못 먹을 테니 고 하시죠? 어차피, 여기를 우리가 먹는다고 해도 괜찮아요.”
재중이 형이 사장님에게 의견을 전달했다.
“하긴, 그렇기는 하지.”
저건 무슨 말이지?
내가 모르는 것이 있나?
생각에 잠겨 있던 사장님이 결국, 결론을 내리셨다.
“일단, 먹자.”
“그러셔야죠.”
“이번엔 깼다지만 다음에 깰 수 있다는 보장이 없으니까.”
라미아 여왕의 패턴을 다 익힌 다음이 더 좋아지긴 하겠지만 내 기술이 패치라도 되면 그땐 이야기가 또 달라진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알 수가 없으니 먹을 수 있을 때 먹자는 소리다.
지금 돌아가면 다음번에 확실히 깰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
유적지를 먹자는 것으로 결정한 뒤, 길드원들이 물의 성 곳곳으로 흩어져 비석을 찾기 시작했다.
이후, 성 중앙 지하에 물로 이루어진 커다란 봉인 비석을 찾아냈다.
물로 이루어진 커다란 비석에 역시나, 물로 글자가 쓰여 있었다.
그 신기한 광경에 다들 넋이 나간 채, 한동안 비석만을 바라 봤다.
여긴 또 다르네.
하르페에서도 그렇듯 유적지마다 다른 고유의 비석이 있는 모양이다.
사장님이 대표로 비석에 있는 작은 홈에 하르 원석을 끼웠다.
“어?”
아무 반응이 없자, 길드원들이 서로 쳐다보면서 의아해하다가 모두 내게 고개를 돌렸다.
“아…….”
사장님은 이미 하르페를 가지고 계시지.
결국, 내가 신화 길드의 길마로 하르 원석을 받아 비석에 집어넣었다.
그러자 물의 성이 우르르 떨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하늘에서 다시 하얀 빛기둥이 쏟아져 내렸다.
《 제 2 유적 도시 - 에티앙을 활성화합니다. 》
이건 꽤 곤란하네.
유적지 관리 같은 것은 할 생각이 없었는데 졸지에 내가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 에티앙의 텔레포트와 귀환지 설정을 활성화하겠습니까? 》
어?
이거…….
유적지 관리에 관심이 없다 보니 이런 기능이 있는지도 몰랐다.
“사장님 혹시 하르페 얻을 때 설정 같은 것을 따로 하셨나요?”
“어, 그렇지. 넌 처음이겠구나. 말해준다는 것을…….”
“이거 비활성 시키면 어떻게 되나요?”
설명이 구구절절 있지만, 그걸 다 읽긴 귀찮으니까…….
옆에 잘 알려주실 분이 있는데 굳이.
내가 물어보자 사장님이 바로 알려주셨다.
“에티앙으로 지정된 길드원 빼고는 텔레포트를 못 해. 뭐, 자기들이 무력으로 엘리트들을 뚫고 들어와서 개인적으로 설정한다면 또 모르겠는데.”
“나중에 설정 바꿀 수 있죠?”
“그렇지. 전체 공개로. 대신 지금처럼 비활성하면 세금을 못 받지.”
“그럼, 그냥 비활성 시키죠.”
이제 이해가 간다.
아까 사장님과 재중이 형이 지금 유적지를 먹어도 괜찮다고 했던 말들이.
어차피 우리가 아니면 여기까지 오지도 못한다.
활성화를 시킨다면 텔레포트를 이용해 사람들이 우르르 오는 상황이 발생해, 지켜야 할 곳이 두 곳으로 늘어나 버린다.
세금 조금 더 얻자고 활성화를 시키는 것도 우스운 일이다.
“능력 되면 알아서 와보라고 해요.”
재중이 형이 내 말이 우스운지 킥킥거리면서 웃기 시작했다.
하르페에서야 워낙 주변에 사냥하던 사람이 많았으니까 공개를 하지 않아도 다 찾아와 자리를 잡았겠지만 에티앙은 다르다.
활성화는 이번 공성이 끝나고.
그러면 우린 그사이에 꽤 많은 것을 챙길 수가 있다.
이를테면…….
“장사도 괜찮아. 어차피 세금을 못 받는다면. 제작템을 비싸게 팔아넘겨도 될 거고, 혹은 스칼렛 같은 사람들을 이용해도 되겠지.”
사장님도 제 2 유적지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이미 생각을 다 해둔 모양이다.
며칠 크게 해 먹고.
그다음에 공개를 하면 된다.
스칼렛과 회의에서 했던 말도 이제 이해가 된다.
왜 자기들과 먼저 거래를 해달라고 부탁했는지.
스칼렛은 다른 서버의 유적지 정보를 얻은 모양이다.
사장님은 이런 것을 이야기하고 다니실 사람은 아니니까.
텔레포트 활성화는 안 됐지만 내가 유적지를 차지함으로써 역시나 공지가 떴다.
《 제 2 유적지가 열립니다. 모든 유저분은 안전한 곳으로 이동해 주시기 바랍니다. 5분 뒤 임시 서버 점검이 시작됩니다. 》
임시 점검 공지가 갑작스럽게 뜨자, 채팅창이 폭주하기 시작했다.
—점검?
—갑자기 제 2 유적지는 뭐야?
—아놔. 또 최강 아냐?
—아, 그놈들 말고는 없지.
—이놈들은 한창 사냥할 시간에 점검을 하게 만드냐. 완전 짜증.
—꿀 사냥터 겨우 잡았는데 미치겠다.
—또 우리 서버만 점검하네.
—부럽다. 점검도 하고. 우린 안 하지롱.
—우리도 안 함. 필리언은 점검 진짜 자주 하는 듯.
—근데 제 2 유적지는 어디임?
—검은 호수 쪽 아님? 최강 애들 거기서 놀던데.
—늪지대 일 수도 있음. 왜 꼭 최강 애들이 다 했다고 생각함? 다른 길드 일 수도 있다.
—주호 있는 길드일 확률 99.9999999%
—확률 보소.
—그럼 새로 생긴 마을 갈 수 있음? 안 그래도 상인촌 바가지 너무 심해서 매번 적자 보면서 사냥했는데.
—적자 같은 소리 한다. 템 하나 떨어지면 수십 배는 버는데…… 선동 지리구요.
—누가 보면 꼭 상인촌 때문에 사냥 못 하는 걸로 보이겠네. 상인촌 있으니까 그나마 사냥이 되는 건데.
—그럼, 이제 상인촌 망함? 개 짭짤했었는데.
—하르페도 같은 꼴이잖아. 아마 똑같을걸.
—그럼, 공성할 때 이쪽도 하는 건가?
—그렇지 않겠음?
—하르페 경쟁 빡세 보이던데 이쪽으로 가볼까?
—크크, 검은 가시 뚫을 자신 있으면 가보시던가.
—하…… 진짜 유적지는 먼 나라 이야기네.
—점검 끝나고 네임드 잡으러 가실 용자분들 모십니다.
—개구리는 우리 꺼다. 건들지 마라.
—바로 크라켄 잡으러 가야겠다.
“벌써 원망의 소리가 가득하네요.”
“아, 뭐 어쩔 수 있나. 시스템이 이런데.”
내 말에 재중이 형이 아무것도 아니라는 식으로 지나가듯 대답했다.
하긴, 이런 것을 신경 쓰는 사람이 아니었지.
—사정이 이렇게 됐으니 템 분배는 점검 후에 한다.
사장님이 길드말로 알리자 사람들이 하나둘 로그아웃을 시작했다.
몇 분 가지고 분배하긴 어렵지.
“우리도 들어가 볼게요. 오늘 고생하셨어요.”
“나중에 봐요.”
챠밍과 이쁜소녀의 인사를 시작으로 하나둘 말을 남기더니 모습이 사라졌다.
“음, 저도 들어갈게요.”
“오늘 고생했다. 너 없었으면 못 깼어.”
“뭐, 저 혼자 한 것도 아니고.”
“사장님이 너희 팀이 많이 가지고 갈 수 있도록 조정해 주실 거다.”
“그러면 저야 고맙죠.”
그 말을 끝으로 나도 빠져나왔다.
이내 VRS의 커버를 밀어 올리며 밖으로 나왔다.
……왠지 묵직한데?
팔다리를 움직이는데 이상하게 꽤 무겁게 느껴진다.
어느 정도 갭은 있어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대회를 다녀오고부터인가?
아니면 케르베로스를 얻고 난 뒤부터였나.
힘이 갑자기 늘어나면서 현실과 가상이 격차가 많이 벌어진 느낌이다.
난 특히 그걸 더 잘 느끼는 편이기도 하고.
현실에서의 움직임이 너무 느리니 마치 중력이 올라간 것처럼 몸을 무겁게 내려누르는 것 같다.
“쉽지 않겠는데.”
앞으로 스탯은 더 올라가게 될 건데 적응이 되려나.
가상이 문제가 아니라 현실 쪽이 문제네.
안 그래도 게시판에서 현실의 움직임이 꽤 둔하게 느껴진다는 말을 대부분 사람이 이야기하고 있기는 했다.
슈퍼맨처럼 날아다니다가 돌아오면 몸이 너무 느려지니까.
나도 적응을 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스탯이 너무 한꺼번에 올라가는 바람에 좀 헤매고 있다.
이것도 며칠 지나면 적응이 될 테니 큰 걱정은 없다.
사람의 몸이라는 것이 생각보다 훨씬 적응을 잘 하니까.
오히려 평소에 빠르게 느끼던 것 때문인지 다른 사람들보다는 더 적응이 잘 되는 것 같고.
간단히 먹을 것을 챙겨 먹고, 씻고 나온 뒤 TV를 켜니 로스트 스카이의 방송이 나오고 있었다.
게임 방송 채널 모두 이쪽만 틀어주는 것을 보니 확실히 인기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모양이다.
『 필리언 서버에서 하르페에 이어 새 유적지가 생겼다고 하죠? 』
『 네, 지금 점검에 들어갔어요. 그래서 저도 나와 버렸어요. 』
소식도 빠르네.
여성 쪽이 필리언 서버에서 플레이하는 건가?
약간 살집이 있는 남자 해설자와 여성 패널이 화면을 보면서 이야기를 주고받는 토크 형식인데 빠르게 소식을 전하는 것을 봐선 생방송인 것 같다.
『 필리언 서버가 항상 앞서나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다른 서버에 비해서는요. 』
『 아무래도 강한 길드가 많으니까요. 저도 꽤 흥미진진하게 하는 중이에요. 』
『 이번 공성전에 저희 프로도 해설을 나가게 됐는데 유미 양에게 기대가 커요. 』
『 이번에 참가하기는 힘들 것 같아요. 아쉬워요. 』
『 그래서 준비한 것이 있습니다. 이번 공성전 방송을 위해 나는 탈 것을 제공한다고 하더군요. 』
『 정말요? 』
『 네, 아직 정확한 종류는 모르지만요. 방송용으로 특별히 체험할 수 있도록 한다고 하네요. 』
『 와, 하늘을 날 수 있겠네요. 』
『 하하, 기대되시죠? 개발자 말이 잡을 것이 하나도 없는 헬기에 올라타 하늘을 나는 기분일 거라고 하네요. 어쩌면 행글라이더보다 더 잡을 것이 없을지도 몰라요. 상상이 가시나요? 』
『 그냥 수십 미터를 올라가는 거죠? 』
『 네, 그렇다고 합니다. 어쩌면 수백 미터를 올라갈 수도 있겠죠. 그 이상도 가능하다는 소리는 듣기는 했어요. 탈 것이 좋다면. 』
『 으…… 진짜 무섭겠네요. 그러다 떨어지면 어떻게 해요. 』
하늘에서 미끄러져 떨어지는 그런 상상을 해버렸는지 유미라고 불리는 여성 패널이 어깨를 부르르 떤다.
나는 탈 것이라…….
업데이트 내용엔 그런 것이 없었는데.
앞으로 나올 것을 방송을 위해 미리 내놓는 건가?
홍보용?
나중에 용 같은 것도 탈 수 있을지도…….
어느 쪽이든 기대가 되는 것은 사실이다.
갈기털 하나만 잡고 수백 미터를 날아 올라가면 정말 아찔할 것 같다.
거의 스카이다이빙과 동급이 아닐까?
그것도 낙하산이 없는…….
앞으로 롤러코스터 따위라는 소리가 나올지도 모르겠다.
공성전만큼이나 나는 탈 것에 대한 이야기가 점검 내내 게시판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사람들이 나는 탈것에 대한 이야기를 종종 하기는 했지만 그에 대해서 로스트 스카이에서는 어떤 언급도 하지는 않았으니까.
그냥 개발 중일 거라고 생각만 하고 있었다.
<승호> 혹시 방송 봤어요?
<재중> 아, 나는 탈 것?
<승호> 역시 봤네요.
<재중> 뭐, 당장 나오는 것 같지는 않으니까. 일단, 이번 공성전 끝나는 대로 오우거하고 다른 유적지 좀 찾아다녀봐야겠다. 아무래도 나는 탈 것도 발견할 수 있을 지도 모르고.
<승호> 앞으로 더 바쁘겠네요.
이번 공성전만 한다고 끝이 아니다.
아직 못 가본 곳이 너무 많으니까.
<재중> 점검 끝나면 바로 들어와. 한숨 자야겠네. 언제 끝날지도 모르겠고.
<승호> 네, 저도 좀 자야겠네요.
보나마나 연장 점검에 추가 점검을 하고 난리일 테니 조금 여유롭게 자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배도 부르고 샤워를 하고 나니 몸이 나른한 것이 더 졸리는 것 같다.
무겁게 누르는 눈꺼풀을 내리니 어느새 빠르게 잠이 들어버렸다.
***
[ 공지사항 ]
▷ 새로운 에피소드가 시작됩니다.
▷ 필리언 서버에 제 2 유적지 <에띠앙>이 생성됩니다.
▷ 에띠앙의 확장으로 검은 호수 유적지의 지형이 일부 변경됩니다.
▷ 에띠앙에서 귀환지 지정을 할 수 있습니다.
▷ 순간이동 NPC들이 배치됩니다. 귀환지 지정을 했을 경우 베네아와 하르페를 오갈 수 있습니다.
▷ 퀘스트 NPC들을 포함한 다양한 NPC들이 유입됩니다.
▷ 공성전 시스템이 추가 됩니다.
▷ 에띠앙은 이번 공성전 목록에서 제외됩니다.
▷ 에띠앙에서 제작 시스템이 추가 됩니다.
▷ 에띠앙에서 특수 이벤트를 받을 수 있습니다.
▷ 검은 호수에서 일정 고도 이상 점프를 할 수 없도록 변경 됩니다.
▷ 검은 호수에서 일부 몬스터들의 경험치를 조정합니다.
▷ 검은 호수에서 몬스터들의 배치를 변경합니다.
▷ 검은 호수 여왕의 출현 장소가 검은 호수 근처에서 랜덤으로 출현하도록 변경됩니다.
▷ 양손에 착용한 무기를 제외한 무기에서 스탯 적용이 추가되지 않도록 변경합니다.
예상했던 것과는 많이 다르네.
공성전이 추가 되는 것은 전부터 나왔던 것이니 특별할 것은 없지만 예상과 달리 에띠앙이 공성전 목록에서 아예 빠져버렸다.
일단 다행인가?
이러니저러니 해도 유적지가 두 개다 보면 정신이 분산될 수도 있었는데 이젠 배제해도 괜찮을 것 같다.
그것보다 뼈아픈 것은 다른 패치들이다.
무기 스탯이 추가로 적용되는 것이 없어져버렸다.
쓰면서도 사기라고는 생각은 하고 있었다만 아쉬운 것은 어쩔 수가 없다.
이래서 안 쓰려고 했었는데.
그리고 물의 미로에서 더 이상 점프를 해서 위치를 알 수 없게 패치가 되었다.
이건 물의 성으로 온다고 더 이상 힘들게 미로를 통과할 필요가 없어졌으니 어차피 이젠 상관없는 일이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엄청나게 귀찮은 일이 되겠지만.
몬스터들의 위치나 경험치는 바뀔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었으니 크게 다를 것이 없고.
라미아 여왕의 리젠 위치가 랜덤이라...
이것은 생각을 좀 해볼 문제겠네.
잘못하다가 미로에 턱 하고 리젠되면 그냥 몰살이다.
볼 것도 없다.
미로가 아니더라도 준비가 안 된 상황에서 라미아 여왕하고 마주친다는 것 자체가 재앙이지.
섬에서와는 완전 다른 시스템으로 돌아가는 것 같다.
근데 이런 식이라면 하르페에도 네임드가 있었어야 하지 않았나?
첫 번째 유적지라서 적응하라고 그냥 둔 것 같기도 하고.
지금은 알 수가 없는 이야기다.
라미아 여왕도 마지막엔 악마형처럼 변한 것을 보면 라미아 여왕을 1:1로 상대할 수준이 되면 전에 악마형 케르베로스도 잡을 수 있지 않을까?
공지사항을 보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보니 드디어 점검이 끝났다.
< 로스트 스카이의 세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
> 뇌파 확인.
> 주승호. 남성.
> 캐릭터명 주호. 레벨 52.
> 로딩 중...
들어가자마자 재중이 형이 나를 호출했다.
<불멸> 길드 하우스로 와. 루팅 템 분배 끝내고 바로 공성전 준비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