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70억분의 1의 이레귤러-131화 (131/1,404)

# 131

#131화 별들의 전장 (6)

—와, 오크 족장을 잡은 사람도 있네요.

—저 사람 신규 유저인가? ㅋㅋ 주호를 모르네.

—이번에 새로 가입한 사람들 많잖아.

—동영상 게시판 검색하고 다시 오세요. 깜짝 놀랄 겁니다.

—그래도 진짜 놀랍긴 하다. 오크 족장을 10분 만에 잡을 줄이야.

—말은 바로 하자, 7분 30초임.

—원래 잡으라고 놔둔 게 아닌 것 같음. 타임 어택까지 걸었는데 그걸 잡았으니 운영자들 완전 당황했을 듯.

—세팅 어떻게 했는지 진짜 궁금하다.

—블러디아랑 카스카라 둘 다 들고 했으면 나머지 거의 바닥 아님? 네임드 무기 하나만 들어도 포인트 부담되던데.

—똑같은 포인트로 템이랑 스탯 세팅하는데 대단하긴 하네. 혼자만 오크 족장을 잡고.

—템빨 오명 벗은 거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저 정도 템 들고 있으면 나도 랭킹 1위 한다’ 이러던데, 그 사람들 지금 다 뭐 하고 있으려나?

—바로 아닥이지ㅋㅋ 확실히, 주호랑 불멸은 템빨 아닌 듯. 조건 똑같이 하고 했는데 그대로 랭킹 1, 2위잖아.

—ㅋㅋ 인정.

—근데 랭킹에 새로 올라온 사람 진짜 많네. 깜짝 놀랐음. 전에 전체 랭킹 상위권들은 다 내려갔고.

—지금 랭킹에 거품 잔뜩 껴 있다는 거지.

—현질해서 템빨로 랭킹 산 거네. 그래도 부럽다.

—그럼, 새로 올라온 애들이 진짜 컨 쩌는 애들인가? 돈 없고 템이 없어서 그렇지, 템만 있으면 이 정도 한다는 거잖아.

—프로 애들 이번에 상금 보고 들어왔다던데 걔들일 수도 있고. 아님, 진짜 컨 쩌는 애들일 수도 있고.

—아, 프로 이야기 나도 들었음. 상금 보고 들어온다고 소문 돌던데 주호가 다 씹어 먹었구나. 장난 없네.

—프로들 완전 당황했을 듯ㅋㅋ

—ㅋㅋㅋㅋ 그러게, 자기들이 나서면 다 해 먹을 거라고 생각했을 건데. 지들도 못 잡는 걸 떡 하니 잡았으니.

—근데 또 모름. PVE랑 PVP는 완전 다르잖아. 이것만 보고는 판단 못 할 걸. 진짜는 붙어봐야지 앎.

—확실히 그렇긴 하지.

—에이, 지금 그걸로 싸울 때가 아님. 내 밥그릇도 못 챙기는데. 예선 통과는 할 수 있으려나.

—난 반도 못 깍은 것 같은데…… 망했네요.

—윗분 1포인트? ㅋㅋ 나도 그래요. ㅠㅠ

—십만 등 뒤로 다 1포인트더라ㅋㅋㅋㅋㅋㅋ 아! 나도 1포인트.

—솔직히 토너먼트라 생각하고 PVP 세팅한 사람이 한 둘이 아닐 텐데…….

—맞음. 나도 그래서 망했음.

—그냥 니들이 컨이 안 되는 거야ㅋㅋㅋㅋ

—근데 게임사가 토너먼트라고 한 적이 한 번도 없다. 지들끼리 북 치고 장구 친 겨.

—진짜ㅋㅋ 공지 다 살펴봤는데 한 번도 예선에서 토너먼트 한다는 말 없더라. 통수 제대로 맞음.

—그럼 내일 2차 예선은 뭐 하는 거지?

—모르긴 해도 PVP 세팅 맞춘 건 다 바꿔야 할 듯.

—진짜 속 시원하게 알려주면 좋을 텐데…….

—그러면 재미가 없잖아. 난 깜짝 놀라서 재밌긴 하더라.

—윗분 1포인트? ㅋㅋ

—그래도 확실한 건 내일도 될 놈들은 결국 될 거라는 거다.

—다른 게 나오면 또 모름. 혹시 앎? 달리기 같은 거 나올지.

—에이, 설마.

—진짜 달리기 나오면 대박일 듯.

—이 글은 곧 성지가 된다.

“정말 방심 못 할 회사라니까.”

재중이 형이 사장님과 처음부터 전략을 다시 짜는 중이다.

애초에 토너먼트를 예상해서 최적의 PVP 세팅을 맞추는 데 전념했는데 뜬금없이 네임드 몬스터가 툭 튀어나왔다.

“뜬금없긴 했어요. 당황도 하고.”

내 말에 모두 어이없다는 눈으로 날 쳐다봤다.

챠밍이랑 이쁜소녀까지도…….

으음, 내가 뭘 잘못 했나.

“당황했다는 놈이 혼자 그걸 잡냐?”

재중이 형이 그대로 헤드록을 걸고 쓰러뜨리자 주변에서 키득키득 웃는 소리가 들린다.

나와 재중이 형이 엎어지는 걸 보고는 사장님이 정리를 하기 시작했다.

“자자! 솔직히 나도 2차 예선에 뭐가 나올지 전혀 모르겠다. 이런 경우는 또 처음이라. 3세대 할 때는 보통 이런 대회를 하면 어떻게 진행하는지 다 알려줬는데…….”

한 마디로 예측 불가.

그냥 최대한 밸런스를 맞춘 세팅으로 가야 하나?

문제는 세팅을 어정쩡하게 맞추면 이도 저도 아니게 된다.

당장 나만 해도 부족한 체력에 포인트를 투자하고 스킬 때문에 지능과 마력을 올리고 크리티컬 대미지를 낮췄다.

나도 처음엔 잘 몰랐는데 재중이 형에게 며칠간 딱밤을 맞아가면서 배웠다.

세팅에 따라서 진짜 천차만별로 사이클이나 회피, 공격, 방어 능력이 확 달라진다고.

“전 오히려 이득을 본 셈입니다.”

“그런가요?”

“PVP 때문에 무기에 포인트를 많이 줘서 대미지를 올려놨거든요. 평소엔 방어 쪽에 비중을 두는데, 이번엔 반대로 세팅을 했었습니다. 네임드 하나만 나와서 오히려 도움이 됐죠.”

방패전사가 탱커라서 손해를 볼 줄 알았는데 오히려 그것을 이점으로 살려 쏠쏠한 재미를 보았다고 한다.

기본적으로 높은 탱킹에 좋은 방패 기술까지 더해져 꽤 좋은 결과가 나왔다.

챠밍도 재중이 형이 평소에 연습하라 했던 회피를 열심히 갈고 닦아서 그런지 딜 로스를 최대한 줄여 역시 좋은 포인트를 받았다.

이쁜소녀 역시 그동안 나나 재중이 형과 맞붙었던 것을 스펀지처럼 흡수해서 나쁘지 않은 성적을 얻어왔고.

나르샤야 뭐, 기본적으로 알아서 잘하는 편인데 강력한 스킬이 다수 붙으면서 완전 무섭게 변했고.

상위 10명은 아니지만, 모두 30위 안으로 들어왔다.

“저도 솔직히 이 정도까지 잘해주실 줄은 몰랐네요.”

재중이 형이 네 명의 랭킹을 보더니 바로 꺼냈던 말이다.

“이번 대회에 프로 애들이 많이 들어왔는데도 완전 선방했어요. 프로 중에서 실력 좋은 애들도 다수 있었을 텐데, 30위 안이면 진짜 좋은 결과예요.”

기존 상위권의 랭커 대부분 200위 밖으로 밀려나 ‘템빨’이라는 소리를 듣고 있는 것에 반해 소위 ‘컨빨’이라는 소리를 듣는 기존 상위권 랭커로 남아 있는 중이었다.

“특강이 좋았어요.”

“선생님이 좋아서 그래요.”

챠밍이 미소 짓고, 이쁜소녀가 헤실헤실 웃으면서 말하자 재중이 형이 크게 웃었다.

“확실히 저만한 선생이 없죠. 하하하.”

얼씨구.

입이 귀에 가서 걸릴 것 같은데?

“봤냐? 선생님이라잖아.”

“네네, 그래서 대책은요?”

“부러워하기는.”

“하나도 아니거든요.”

“뭐, 그렇다 치고. 대책은 없음.”

천하의 재중이 형도 대책이 없나?

“어떤 것이 나올지 모르는 상황에서는 이제 운에 맡겨야지. 지금까진 모두 좋은 성적이니까 아주 터무니없는 것만 안 나오길 빌면서.”

“방법이 없네요.”

“그래, 아주 말도 안 되는 것만 나오지 않길 빈다.”

***

다음 날.

같은 시각.

예고한 대로 2차 예선을 알리는 시스템 음이 들려왔다.

《 곧 2차 예선이 시작됩니다. 소환을 위해 안전한 곳으로 이동해 주시기 바랍니다. 》

“그럼, 이번에도 파이팅입니다.”

“잘 하고 오세요.”

“쉬운 게 나왔으면 좋겠어요. 파이팅!”

“좋은 결과 있길.”

방패전사, 챠밍, 이쁜소녀, 나르샤가가 차례대로 빛으로 변해 사라졌다.

“그럼, 우리도 가자.”

“진짜 뭔지 궁금하긴 하네요.”

재중이 형이 사라지자 내 시야도 검게 변했다가 다시 확 살아났다.

그리고 나타나는 바다의 풍경.

해변가?

뭐지?

시야가 먼저 복구되고 이어서 왁자지껄한 음성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왁. 이게 뭐야.”

“왜 이렇게 사람이 많아?

“무슨 미션이지? 또 네임드 잡는 건가?”

수백?

아니, 수천이 넘어가는 인파가 해안을 따라서 쭉 늘어져 있다.

그리고 익숙한 풍경이라 주변을 둘러보니 그제야 어딘지 알 것 같다.

섬?!

우리가 초보 시절에 플레이했던 그 섬의 해안에 사람들이 쭉 늘어서서 자리 잡고 있다.

심지어 이번엔 귓말이 된다.

<불멸> 들리냐?

<주호> 아주 잘 들리네요.

<이쁜소녀> 이번엔 이상해요. 아무것도 없는데 해변가에 사람들만 쭉 늘어서 있어요.

<챠밍> 이쪽도 똑같아요.

<방패전사> 단체로 레이드라도 하는 걸까요?

<나르샤> 그럼, 개인전이 아니잖아.

이게 대체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

내 주변 사람들도 웅성거리는 것이 전혀 모르겠다는 눈치다.

《 2차 예선을 시작합니다. 인벤토리를 보시면 낚싯대가 지급되어 있습니다. 유저 여러분께서는 크고 다양한 물고기를 낚아 가장 높은 점수의 물고기를 낚는 순서대로 포인트를 지급받습니다. 제한 시간은 20분. 시작합니다.》

“에? 낚시?”

“무슨 개인전을 낚시로 해?”

“운영자들 미쳤나 보네.”

“말도 안 돼.”

<불멸> 아, 진짜 이놈의 게임 골 때리네.

<주호> 미쳤네요. 낚시라니.

<이쁜소녀> 어떻게 해요? 낚시해 본 적이 한 번도 없는데.

<챠밍> 저도 한 번도 안 해봤어요.

<방패전사> 게임에서 하는 건 쉬울 겁니다. 설마 진짜 지렁이를 끼우고 그러진 않겠죠.

<나르샤> 하아, 갑자기 긴장이 싹 빠지네요.

재중이 형의 바람을 운영자가 듣기라도 한 걸까.

제발 이상한 것만 아니길 빌었는데 아주 골 때리는 미션을 가지고 와버렸다.

<불멸> 통수 때리는 능력이 제법이야. 감탄했다. 운영자들한테.

열심히 수학 문제를 준비했더니 이번엔 예체능으로 가버리네. 누가 예상이나 했을까.

《 그리고 이벤트로 낚시 랭킹 10위까지 본인이 낚은 해산물 중 가장 포인트가 높은 해산물을 20kg씩 증정하오니 많은 참여 바랍니다. 》

뜻밖이네.

가상현실 속에서 얻은 것을 실제로 증정하다니.

운영 측에서 이번에 준비를 많이 하긴 했네.

일단. 인벤에서 낚싯대를 꺼냈다.

꺼내자 바로 앞의 해안에 위치 지정이 되면서 설명이 나온다.

그러니까, 먹이를 끼우고 찌를 던지면 알아서 물고기가 무는 시스템이다.

문제는…….

진짜 손맛을 재현해 놓았단다.

낚싯대를 잡는 순간 포인트 바가 생기고 위에서 아래로 바늘 모양의 눈금이 계속 움직인다.

낚싯대를 당기면 눈금을 계속 위로 올릴 수 있고.

줄을 감으면 눈금의 속도를 조절할 수가 있는 아케이드와 현실의 묘한 조합.

포인트 바 중간에 있는 붉은 구간에 정확하게 바늘을 가져다 놓는 게임이다.

문제는 붉은 구간이 물고기가 좋은 것일수록 아주 좁게 변한다는 것.

그리고 바늘 속도도 빨라진다.

<주호> 결국 순발력이네요.

<불멸> 아아, 생각 외로 이상한 결과가 나올지도 모르겠다. 이것도 개인 컨이라고 우기면 맞기는 한데…… 아무튼 고생해라.

설명을 확인한 수많은 사람이 낚싯대를 던지며 자신만의 싸움을 시작했다.

이것도 개인전이라면 개인전이네.

낚싯대를 던지자 화면 중앙에 포인트 바가 생긴다.

처음엔 작은 물고기인지 중앙의 붉은 구간이 굉장히 넓다.

가만히 떠 있던 찌가 움직이기 시작하자 조금 당기면서 줄을 감았더니 쉽게 잡아냈다.

《 피라미를 잡으셨습니다. +10p 》

이런 식인가?

손에 와 닿는 진동과 얼마만큼 미세하게 잘 감는지, 어느 정도의 힘으로 당기는지가 관건이다.

입질이 오자 다시 줄을 감았다.

《 송사리를 잡으셨습니다. +15p 》

《 멸치를 잡으셨습니다. +15p 》

한 번은 입질만 하더니 그냥 줄을 끊고 도망가기도 했다.

<주호> 작은 것만 잡히는데요?

<불멸> 점점 커지네. 조만간 고생 좀 하지 싶다.

재중이 형의 말대로 점점 바늘 속도가 올라가면서 빠르게 포인트 바를 왔다 갔다 하기 시작했다.

《 도루묵을 잡으셨습니다. +20p 》

《 붕어를 잡으셨습니다. +30p 》

《 고등어를 잡으셨습니다. +40p 》

바다에서 잡는데 웬 민물고기가…….

이벤트라 막 넣은 건가?

포인트가 점점 올라가면서 손과 눈이 더없이 바빠졌다.

《 민어를 잡으셨습니다. +50p 》

《 숭어를 잡으셨습니다. +70p 》

《 복어를 잡으셨습니다. +90p 》

잡다 보니 주변에서 한탄 소리가 들려온다.

놓쳤나 보네.

잡으면 잡을수록 더 높은 포인트의 물고기가 나오면서 실수하는 사람들이 늘어간다.

귓말도 어느 순간인가 뚝 끊겼다.

다들 초집중 상태.

《 가자미를 잡으셨습니다. +100p 》

《 오징어를 잡으셨습니다. +120p 》

어느 순간부터 낚싯바늘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도저히 집중하지 않고는 버틸 수 없을 정도로.

손에 떨려오는 진동도 일정 수준을 벗어나 버렸다.

《 갈치를 잡으셨습니다. +150p 》

《 뱀장어를 잡으셨습니다. +180p 》

그러다 갑자기 붉은 구간이 확 줄어들었다.

겨우 바늘 세 개가 들어갈 정도의 넓이로.

그사이를 바늘이 왔다 갔다 하는데 중간에 멈추기 쉽지 않다.

줄을 감고 풀어주는 손에 땀이 흐르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너무 감기만 하면 줄이 끊어진다는 것은 이미 몇 번의 실패로 터득했다.

정확한 타이밍에 확실히 풀었다 감아야 한다.

눈에 다른 것은 하나도 보이지 않고 오직 바늘이 오가는 순간만 보인다.

바늘이 오가는 아주 미세한 단 한 순간.

줄을 확 감으면서 낚싯대를 들어 올렸다.

《 감성돔을 잡으셨습니다. +350p 》

예쓰!

이 맛에 낚시를 하는구나.

감성돔을 낚자 머리 위로 350p가 올라가는 이펙트가 뜨면서 주변에서 부러운 눈빛으로 날 보기 시작했다.

<주호> 감성돔 낚았음.

<불멸> 말 시키지 마라. 바쁘다.

<이쁜소녀> 우와, 저 그거 세 번 실패했는데…….

<챠밍> 저도 쉽지 않네요. 감성돔 구간이 너무 좁아요.

<방패전사> 벌써 감성돔이라니.

<나르샤> ……부럽네요.

《 킹크랩을 잡으셨습니다. +400p 》

이어서 바로 킹크랩도 낚아 올렸다.

이게 낚시가 될 리는 없다고 생각은 들지만.

킹크랩이 뜨자 주변에서 우와, 하는 소리가 들린다.

모르겠다.

이제는 낚싯대가 나요. 내가 낚싯대다.

무아지경으로 계속 낚다 보니 어느 순간 바늘 폭만큼이나 좁은 구간을 가진 녀석의 강력한 진동이 손에 닿았다.

뭐지?

보통 녀석이 아니다.

한참을 밀고 당기기를 하면서 녀석을 끌어오다가 정말 찰나의 한순간.

오직 나만이 잡아낼 수 있는 그 순간, 낚싯대를 더 어떻게 할 수 없을 정도로 완벽하게 들어 올렸다.

《 크레이피쉬를 잡으셨습니다. +500p 》

크레이피쉬를 들어 올리자마자 머리 위로 500p가 뜨면서 축포가 터졌다.

그리고 바로 20분이 지나갔다는 시스템 음이 들리면서 낚시가 종료됐다.

다들 수고했다는 격려 소리와 함께 한꺼번에 빛으로 변해 원래 있던 곳으로 소환됐다.

“정말 재밌었어요.”

“언니, 나도. 막 바쁜데 재밌었어. 주변 사람들도 재밌고.”

챠밍과 이쁜소녀가 서로 바라보면서 웃는다.

승패를 떠나 재미는 있었다.

예선이기에 열심히 한 것도 있지만.

“넌 대체 얼마나 낚은 거냐? 시스템 음에 너 낚는 거 다 나오더라.”

“그랬어요?”

하도 집중을 해서 전혀 몰랐다.

“킹크랩을 낚질 않나, 크레이피쉬를 낚지 않나. 아주 혼자 다 해먹드만.”

“하하…….”

솔직히 몇 마리 낚았는지 기억도 안 난다.

《 2차 예선은 시간 동안 낚은 물고기를 합친 포인트로 환산했습니다. 2차 예선 순위 명단은 홈페이지 공지와 개인 대회 랭크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3차 예선은 내일 이 시간에 동일하게 열리니 많은 참여 바랍니다. 》

2차 성적이 기대되네.

똑같이 낚아보라고 해도 이젠 못할 것 같으니까.

그만큼 최선을 다했다.

곧 순위 발표가 나고.

24950p를 기록해 당당하게 1위를 거머쥐었다.

2위가 19000p를 넘지 못한 것을 보면 꽤 많은 격차를 벌리면서 이겼다.

총합 200포인트.

조금 여유가 생긴 건가.

다만…….

“와, 어이없네. 몇 마리 놓쳤더니.”

재중이 형이 12위로 추락했다.

거기다 2~10위 사이도 전부 처음 들어보는 아이디가 차지했고.

심지어 1차 예선 때 상당히 높은 점수를 받았던 사람들도 대부분 내려앉고 상위권이 전부 뒤집혔다.

1차전과는 완전히 다른 양상에 모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

결과를 도저히 예측할 수 없는 낚시 때문에 예선이 완전히 혼돈 속으로 빠져 버렸다.

포인트가 누구에게 많이 갔는지 알아보려면 한참 걸릴 것 같은데…….

그리고.

“어라? 그럼, 주호님은 크레이피쉬 오는 거예요?”

이쁜소녀가 날 보면서 군침을 흘린다.

아, 그러고 보니 이벤트에 그런 것이 있었지.

예선 결과에 상관없이 그쪽에 관심이 더 많아 보인다.

“그렇네요. 이벤트라니까. 아마도 오겠죠?”

이쁜소녀를 바라보니 차마 말을 못 하고 손가락을 하나 입술에 대고 사슴 같은 눈을 하고 날 보고 있다.

내가 잘못 본 게 아니라면.

눈빛에 크레이피쉬가 써져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어쩐다?

20kg라…….

혼자 먹긴 좀 많긴 하지.

“흐음, 다들 본선 끝나고…… 크레이피쉬로 식사 한 번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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