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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억분의 1의 이레귤러-110화 (110/1,404)

# 110

#110화 누가 우리의 적인가? (5)

이건가?

사장님이 어제 불고기도 마다하고 준비하신 다는 것이.

재중이 형을 바라보니 그저 어깨를 으쓱한다.

걱정하지 말라기에 분명 서프라이즈가 있을 것이라 기대했는데, 이건 상상 이상이다.

방패전사, 챠밍, 이쁜소녀, 나르샤도 주변을 보더니 깜짝 놀랐다.

방어전 이후 이렇게 많은 사람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은 오랜만이니까.

그것도 대부분 우리 아군이라면 더욱더 반갑다.

“무슨 길드가 이렇게 많이 모였어요? 아무리 사장님이라도 이 정도 수를 모으긴 힘드셨을 것 같은데.”

그 궁금증을 사장님이 직접 풀어주셨다.

“대부분 사신 애들한테 해체당했거나 해체 위기에 있던 사람들이지.”

“아……! 그러면 이해가 되네요.”

“와! 그럼 이 사람들이 다 우리 편이네요?”

챠밍과 이쁜소녀가 사장님의 말에 바로 감탄사를 흘린다.

서프라이즈가 이 정도면 상 받을 정도다.

“잘 만났다. 니들 때문에 재밌게 하던 사람들이 다 갈라졌어.”

“이간질 때문에 친한 애들끼리 싸워서 얼마나 고생했는지 아냐?”

“야, 너! 해체당하는 걸 돕더니 거기 들어가 있었냐? 쪽바리 같은 새끼.”

“사신이랑 끝까지 싸운다면서? 너 거기서 뭐하냐?”

지금 모인 사람은 대부분 사신 길드와 어떤 식으로든 엮인 적이 있던 사람들이다.

다른 말로 하면 철천지원수고.

길드의 에이스를 뺏긴 장본인들이다.

“사신 길드를 숨긴다고 적대 관계를 설정하지 않은 것이 저놈들에겐 뼈아픈 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방패전사가 하는 말에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 했으면 여기 나오지도 않았을 거다.”

사장님이 편안하게 서서 악마와 제우스를 노려보고 있으시다.

적대 길드로 설정하면 최하 수십에서 수백 개가 넘어가는 길드가 주르륵 뜰 텐데 그걸 보고 덤벼들 용기가 있을까?

사장님이 보안 설정에서 길드장만 볼 수 있는 설정을 풀어버리니 엄청난 수의 길드 이름이 시스템 창에 뜨기 시작했다.

혹시나 모를 사태에 대비해 끝까지 비밀을 지키다가 제일 중요한 순간에 풀었다.

그리고 바로 사신과 제우스에 적대 관계를 걸어버렸다.

《 최강 길드와 사신 길드가 적대 관계가 됩니다. 》

《 최강 길드와 제우스 길드가 적대 관계가 됩니다. 》

거기다 그 밑으로 수백 개가 넘는 적대 관계 시스템 음이 다시 울린다.

“뭐야, 이건.”

제우스가 어이가 없다는 눈으로 악마를 보자 악마의 눈동자가 막 흔들린다.

완전히 예상 밖의 상황에 사신 길드원 전체가 어쩔 줄 몰라 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제우스 쪽도 마찬가지고.

“쪽수가 역전됐네, 어쩌냐.”

재중이 형의 여유에 제우스가 이를 간다.

“더 불러올 놈들 있으면 불러와 봐. 기다려줄게.”

이번엔 아주 약 올리듯이 말하는데 악마도 얼굴이 벌게진다.

<제우스> 들리십니까? 사정이 어쩔 수 없게 되었습니다. 불멸을 지금 쳐 주세요.

<주호> 이런 상황은 없었던 것으로 아는데요?

<제우스> 지금 싸워주시면 조건을 두 배로 올려 드리겠습니다. 불멸만 잡아주세요. 그럼, 추가로 세 배까지 드리죠.

<주호> 그건, 좀 당기네요. 알겠습니다.

<제우스> 이번 건은 잊지 않고 보답하겠습니다.

<주호> 뭘요, 다 돈 받고 하는 일인데.

인벤토리를 열어서 지력이 붙은 스펙터 링을 전부 마력+2가 붙은 고스트 링으로 교체했다.

【마력 1+2】 》 【마력 1+6 ▲4】

그렇게 만든 마력 수치가 총 +7.

【 오우거 하트 발동! 】

그대로 오우거 하트로 마력을 전부 힘으로 전환하자 총 +23이라는 수치까지 올라갔다.

【근력 4+12】 》 【근력 4+19 ▲7】

방패전사조차 15 정도일 건데 이건 그 힘을 훨씬 상회하는 힘이다.

보통 근력을 아득하게 뛰어넘는 수치가 한 번에 몸에 적용되자 온몸이 눌리는 것 같은 압박감까지 느껴진다.

이렇게 강한 힘이라니…….

그 힘을 잠시 만끽하다가 강제 공격으로 재중이 형을 뒤에서 쳤다.

“뭐?”

내 공격에 순간적으로 피해를 본 재중이 형이 내게서 멀어지자마자 길드원들이 모두 나에게서 떨어졌다.

<불멸> 뭔 짓이냐.

<주호> 마력이 부족해서요. 잠시 좀 빨았어요.

<불멸> 아, 진짜…… 미리 말했으면 좀 더 잘 빨렸을 텐데.

<주호> 이미 많이 빨았어요. 그리고 이래야 저쪽에서 의심을 안 하죠.

그 말 그대로 내가 움직이자 오히려 저쪽에선 더 안심하는 표정으로 변했다.

<주호> 챠밍님, 저 마력이 좀 부족해서 그러는데 마법 좀 날려주세요.

<챠밍> 아! 네, 지금 날릴게요.

깜짝 놀랐던 챠밍이 내가 귓말을 보내자 곧장 여러 마법을 시전해 내게 날렸다.

그걸 그대로 카스카라로 쳐내면서 마력을 최대한으로 보충했다.

<주호> 고마워요.

<챠밍> 뭘요. 더 보내드려요?

<주호> 충분해요.

좀 어설프긴 해도 진짜 싸우는 것처럼 보이긴 할 거다.

<주호> 이쁜소녀님, 싸우는 척하다가 저한테 던켈 좀 넘겨주세요. 필요해요.

<이쁜소녀> 네! 지금 해요?

<주호> 오세요!

바로 옆에 있던 이쁜소녀가 내게 뛰어들어 싸우는 척하면서 던켈을 넘겨주자 곧장 라이트 웨폰을 시전 했다.

【 라이트 웨폰! 】

던켈의 커다란 양날에 맺히는 하얀빛을 보더니 사람들이 다시 내 곁에서 멀어졌다.

<주호> 여긴 글렀네요. 합류할게요.

<제우스> 어쩔 수 없죠.

그대로 최강 길드원들을 피해 제우스와 악마가 함께 서 있는 곳으로 달려가 섰다.

“생각보다 강하네요. 기습에도 안 죽습니다.”

“어서 오시죠. 이거 한결 든든해졌습니다.”

제우스가 그렇게 환대를 해주는데 악마가 계속 이상한 눈으로 날 본다.

그러다 발견한 듯 외쳤다.

“왜 아직도 길드 마크가…….”

그 말을 끝내기 전에 던켈의 날에서 엄청나게 환하고 강력한 갈색 광채가 회전하면서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왜일까?”

내가 피식 웃으면서 던켈을 하늘 높게 들어 올렸다가 그대로 양손으로 잡아 바닥에 내려찍었다.

【 어스 퀘이크! 】

내려찍자마자 반경 20m가 넘는 바닥이 쩌저적, 갈라지면서 뒤집혀 사방으로 강력하게 터져 나갔다.

현재 그 누구도 낼 수 없는 힘과 마력을 폭발시킨 공격에 근처에 모여 있던 제우스 길드원들이 빠르게 비산하는 돌무더기에 맞아 HP가 순식간에 줄어들더니 죄다 빛으로 변해 녹아버렸다.

비산하는 돌무더기의 폭풍을 고스란히 맞고 있던 악마와 제우스는 어이없다는 얼굴로 그저 나를 바라봤다.

“날 데려가려면 더 불렀어야지. 좀 많이 부족했다.”

돌 폭풍에 HP가 다 되었는지 악마와 제우스는 바닥에 템을 떨어뜨리며 곧장 죽음의 빛으로 변해 사라졌다.

범위 안에 있던 사십여 명의 사신과 제우스 길드원들이 한 방에 녹자, 가뜩이나 좋지 않던 분위기가 완전 암울하게 변했다.

희망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그런 눈빛이 남은 사신과 제우스 길드 사람들에게서 보였다.

“쳐!”

사장님의 외침이 들리자 주변에 모여 있던 사신에 적대적인 길드들이 모두 달려들어 사신 길드와 제우스 길드를 도륙하기 시작했다.

“게임도 안 되네요.”

“길드장이 다 썰려 나갔는데 지휘가 되겠냐.”

사십 명의 정예가 죽으며 떨어뜨린 아이템이 적지 않다.

이건 물론 전부 내 몫이다.

좋아하는 티를 내지 않으려 억지로 표정을 굳히면서 버티는데 재중이 형이 부럽다는 표정으로 날 본다.

“이건 제 겁니다.”

“아아, 준다고 해도 안 받는다. 치사하게.”

그러면서 마주 보고 웃었다.

피해 전무.

큰 규모의 길드 두 개를 녹였는데, 피해가 아예 없다.

피해가 없는 것도 좋은데 그 이상이 더 남아 있다.

현재 사신과 제우스도 사냥터에서 사람을 빼서 온 것일 텐데 지금부터 저 사람들이 알아서 사냥터를 뺏으러 달려갈 것이다.

거의 무주공산일 테니까.

동시에 우리 눈과 귀가 되어 사신과 제우스가 어디로 다니는 것까지 다 알려줄 예정이다.

거기다 아이템을 이런 식으로 한 번씩 떨어뜨리고 나면 새로 사거나 강화해야 하는데 그 돈이 한두 푼이 아니다.

제우스라면 어느 정도 복구를 해주겠지만 그사이 전력 공백도 있을 것이고, 계속 밀리면?

돈 때문에 들어갔다가 계속 털리면 과연 어떤 일이 일어날까?

이걸로 끝이 아니다.

“사장님, 방패전사님 2차 시작하시죠.”

내 말에 사장님과 방패전사가 활짝 웃는다.

전문 분야라고 해야 하나?

사신과 제우스의 진짜 악몽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

《 최강과 붙었던 올인 라인 배후는 사신, 제우스? 》

—사신 놈들 여기도 끼네. 이 새끼들 완전 악질임.

—전에 통제하고 막피하고 장난 아니더라.

—근데 제우스는 어디 길드임? 처음 듣는데? 여기 낄 깜냥이 되나?

—거기 옛날 최강 길드에서 떨어져 나간 애들 아니냐?

—아, 소문 돌기는 했었지. 그 좋은 곳 박차고 나왔다고.

—남들은 들어가고 싶어도 못 들어가는 길드에서 나가서 미쳤냐는 소리까지 나왔는데 저러고 있었네.

—사신이 올인 사주해서 최강 친 거임? 거기에 제우스도 낀 거고?

—최강이랑 사신 사이 괜찮은 것 아니었나? 진짜 세상일 모르겠네.

—사신 이것들 양아치잖아. 남의 길드 에이스 빼먹기로 유명한데. 개 버릇 남 못 준다더니…….

—올인 끼워서 최강 친 이유가 있네.

—사신도 사신인데, 제우스는 더하네. 지들 키워준 길드를 반대편에서 때리냐. 상도덕이 없구만.

—오늘 최강 길드랑 사신, 제우스 한 판 붙음. 영상 올라왔으니까 찾아봐라.

—난 이미 봤지. 대화는 잘 안 들리는데 사신한테 피해 본 길드 싹 모였더라.

—나도 봄. 무슨 사람이 천 단위로 모이냐. 얼마나 패악질만 해댔으면 진짜 업보네.

—주호 또 한 건 했던데? 대체 그건 무슨 기술이냐? 땅 갈라지고 사방이 폭탄 터지듯 날아가던데…….

—오우거 로드 잡고 얻은 기술 아님?

—부럽다. 몇 십 명을 한 번에 쓸어버리는 기술이라니…….

—사신이랑 제우스 한 번에 죽는 것 보니까 기분은 좋다.

—우리 길드도 참여했음. 사신 이제 죽었다고 복창해라.

—우리도 오늘 같이 했다. 복수할 기회 줘서 고맙다.

—우리도…….

—…….

—….

—사신 이 새끼들은 얼마나 적이 많은 거냐? 댓글 봐라. 수천 개가 넘어가는데도 계속 늘어나네.

—뿌린 대로 거두리라.

게시판을 새로 고침하면서 계속 보는데 사신 길드를 까는 댓글이 끝도 없이 이어지는 중이다.

“제우스가 파트너를 잘못 택한 모양이네.”

“저도 사신이 이 정도일 줄은 몰랐네요.”

구멍을 잔뜩 땜질한 배를 모르고 올라탔는데 바다 한가운데서 물이 줄줄 새는 형국이다.

이건 도저히 빠져나가지 못한다.

이미 사신과 제우스가 한 몸처럼 엮인 상황이라 이제 와서 아니라고 빼기에는 너무 깊숙하게 발을 넣어버렸다.

“운이 좋았네요. 사신에게 적이 많이 없었으면 오히려 우리가 당할 뻔했어요.”

“반대로 생각해. 저 정도로 많은 적을 만든 놈들이니 우리에게 손을 뻗은 거지. 똑같은 방식으로.”

“인과응보가 이런 곳에 쓰는 말이네요.”

이번 사건 덕분에 길드 이미지도 더 좋아졌다.

사신 길드에 원한이 있던 길드 모두가 입을 모아 우리가 복수할 기회를 잡아줬다고 이야기하는 중이니까.

“사장님도 참 대단하시네요.”

“아무나 길드장 하는 게 아니라니까.”

그 짧은 사이에 사람을 모아 사신과 제우스를 찌를 창으로 만드셨다.

이제 우리가 조금만 더 도와준다면 사신과 제우스는 곧 무너질 것이다.

뭉치기 힘들어서 그렇기 한 번 뭉친 사람들은 강하니까.

“자! 좀만 더 아이템 빼먹고 이제 빠지자.”

“아무렴요.”

이번 쟁은 우리 배를 빵빵하게 채워줄 양식이 될 것이다.

사신과 제우스가 어디에 뜨는지 제보를 기다리는 중에 전혀 의외의 곳에서 연락이 왔다.

『 YBS 방송국 게임 채널 PD입니다. 이번에 올라온 영상도 잘 봤습니다. 그에 새로 진행할 프로그램에 대해서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꼭 한 번 연락해 주시기 바랍니다. 』

이건 또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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