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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억분의 1의 이레귤러-73화 (73/1,404)

# 73

#73화 베네아 방어전 (1)

“저게 도대체 몇 마리야…….”

종류도 너무 다양해서 일일이 다 세기도 힘들다.

처음 보는 종류도 많고 이미 본 종류도 많이 보인다.

“홉고블린, 숲오크, 워울프, 헬하운드는 봤고…… 웨어타이거, 케이브베어, 트롤, 오우거, 크로커다일, 드워프, 좀비, 해골, 가스트, 고스트, 스펙터, 킬러비, 호넷, 맨티스, 트렌트, 드라이어드, 미믹, 맨이터, 골렘, 리자드맨, 하피…….”

종류만 세다가 다 못 세고 포기했다.

숫자를 센 것도 아니고 종류만 셌는데도 눈이 돌아간다.

여긴 대체 왜 이래?

이 근처에서 서식하는 몬스터 종류는 다 기어 나온 것 같은데?

눈에 어림잡아 보이는 것만 최소 1만 이상.

모르긴 해도 저 몬스터들 사이로 들어갔다간 5초 안에 반드시 눕는다.

북문 성문만 해도 이 정도면 대체 얼마나 많이 몰려왔다는 거지?

한참 몬스터 군단을 둘러보면서 얼이 빠져 있으니 재중이 형을 비롯해서 우린 팀들이 모두 성벽 위로 올라왔다.

“허…… 장난하나.”

“저게 다 뭐에요?”

“너무 많아요.”

“미쳤네.”

“정말 많네요.”

사장님, 챠밍, 이쁜소녀, 방패전사, 나르샤가 동시에 몬스터 군단을 보고는 바로 혼이 나가버린 것 같다.

“크크, 그래, 이래야 본대륙이지.”

재중이 형은 오히려 눈을 더 반짝이면서 성벽 바로 아래까지 몰려와 성벽을 두드리는 몬스터 떼를 노려보면서 스파크 윙드 스피어를 꺼내들었다.

“여기 있어도 되는 거 맞아요?”

4m의 높이가 있는 성벽임에도 불구하고 이쁜소녀가 걱정되는 표정으로 말을 꺼낸다.

말이 4m 높이지 재들이 서로 목마만 태워줘도 수백은 바로 올라올 수 있다.

성벽을 올라오기 전이라면 몰라도 성벽 위라면 우리가 아무리 잘 싸워도 그걸 막는 건 무리고.

초당 한 명씩 죽어 나가는 걸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는데.

“설마 저걸 다 잡으라는 건 아니겠죠?”

지금 상황이 얼마나 기가 막히면 챠밍이 저런 소리를 할까.

“무리죠. 당장 구경도 못 해본 몬스터도 많은데…….”

“저희끼리 끝내라고 만들어둔 퀘스트는 확실히 아니네요.”

“우리 서버가 대략 150만 명. 그걸 상정한 퀘스트면 말은 되는데…….”

사장님이 말씀하신 대로 서버 전체로 놓고 보면 납득이 되는 퀘스트다.

몇십만 명이 1만 마리의 몬스터를 잡는 거야 어떻게든 잡을 수 있지 않을까?

드래곤 같은 게 나타나지만 않는다면 해볼 만하다.

다만, 지금 우리 숫자는 딱 길드원이 끝이니 문제고.

“뭐, 말이 안 돼도 해야죠.”

“우리가 넘어와서 발동한 건지 주기적으로 일어나는 건지 몰라도 일단 잡고 보자.”

재중이 형이 오랜만에 전의가 불타오르는 모습인데?

아직 대치 중이지만 곧 우르르 몬스터 대군이 몰려올 거다.

그때 갑자기 오크 족장을 잡던 기억이 떠오른다.

지금 우린 성벽에 올라있고, 높은 곳에서는 활이 최고지.

“형 그냥 저희도 활 들죠?”

마법은 매직 애로우 밖에 못 쏘지만, 활이라면 충분히 가능하다.

“길드원의 반수 이상이 근접인데 성벽에서 공격할 수 있는 얼마 안 되는 시간을 그냥 서서 날리기에는 너무 아깝잖아요.”

“오케이 접수. 사장님, 오더요.”

재중이 형이 길드의 에이스이긴 한데 전체를 컨트롤하는 건 사장님의 몫이다.

재중이 형은 이걸 쭉 지켜온 모양이고.

어딜 가나 위계라는 것은 중요하니까.

그 말에 사장님이 곧장 길드 전체가 들을 수 있는 보이스 기능으로 어떻게든 다 활을 장착하라고 오더를 내렸다.

그사이 난 나르샤에게 다가갔다.

혹시 여분의 활이 있다면 빌릴 사람이 나르샤 뿐이기도 하고.

활 여분이 있으려나?

“나르샤 님 혹시 활 남는 거 빌릴 수 있을까요?”

“잠시만요.”

이미 전체 오더를 들어서인지 나르샤가 이미 인벤을 열어서 활 여분을 체크하는 중인 모양이다.

잠시 인벤을 살펴본 뒤 금발을 휘날리면서 돌아보고는 활을 하나 꺼내서 건네준다.

“이건…….”

“강화하다가 남은 건데 아직 못 팔아서요. 잘 쓰고 돌려주세요.”

“흠 하나 내지 않고 다시 드릴게요.”

6강짜리 워울프 롱보우라면 적당히 놀아볼 정도는 된다.

아직 제 할 일을 찾지 못한 카스카라와 플레임 소드를 인벤에 집어넣고 워울프 롱보우를 들었다.

활을 들어본 건 처음인가?

솔직히 내 스탯만 보면 근력 6에 민첩이 10이다.

누가 봐도 이건 궁수 스탯이지.

일단 나르샤의 자세를 최대한 지켜봤다.

내가 뚫어져라 쳐다보니 자세를 잡고 활시위를 당기고 준비를 하던 나르샤가 궁금한 눈빛으로 다시 돌아본다.

“왜요?”

“아, 자세를 좀 봤어요. 활을 쏴본 적이 한 번도 없어서요.”

그 말을 들은 나르샤가 마치 양궁을 지도하듯이 몇 가지 자세를 빠르게 알려줬다.

“시간이 없으니까 속성으로 알려드릴게요.“

나르샤에게 활을 받은 이쁜소녀와 방패전사도 같이 경청했다.

“스트레이트 스탠스라고 이게 기본이 되는 자세에요. 스탠스는 발사할 때 발 위치랑 모양을 뜻해요. 활의 무게 중심, 힘의 위치 이동, 풍향하고 관련이 있으니까 발의 형태나 각도가 정말 중요하거든요.”

아이스 롱보우를 내리더니 내 뒤로 와서 바싹 붙더니 내 손발을 움직이며 자세를 교정해 주기 시작했다.

“게임이라 어느 정도는 보정이 될 거에요. 사선을 중심으로 양발 끝이 표적 중심과 일직선이 되도록 유지하고요. 이 자세에서 본인에게 맞는 각도를 찾으시면 될 거에요.”

나르샤가 설명해 준 방법대로 활대를 한 손으로 잡고 활시위를 쭉 잡아당겼다.

아까 혼자서 당겼을 때와 달리 활시위가 뒤로 쭉 당겨오면서 몸이 팽팽해지는 느낌이 난다.

이래서 모르면 전문가에게 배워야 하는군.

“감사합니다.”

“몇 번 영점 잡듯이 연습하시면 익숙해질 거예요. 바로 맞춘다는 생각은 버리고 자세를 잡는다는 생각으로 하시면 좋아요.”

나르샤의 조언대로 자세를 바로잡고 몇 번 강하게 활시위를 당겨 쏴보니 칼을 휘두를 때와는 또 다른 감각의 흐름이 느껴지면서 서서히 감이 잡힌다.

“온다.”

사장님이 말을 끝내기 무섭게 몬스터 군단의 선두가 움직이더니 성벽을 향해 우르르 몰려오기 시작했다.

1만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수의 괴물들이 일제히 뛰어오는 모습은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정말 진풍경이다.

그리고 그 선두에 선 건…….

“오우거?!”

“아니, 왜 저게 먼저 와?”

“보통 쫄부터 시작하는 거 아니에요?”

“진짜 크다…….”

사장님, 방패전사, 챠밍, 이쁜소녀가 놀라움을 각자의 방식으로 표현한다.

덩치가 3m는 되어 보이는 몬스터가 전혀 다른 몬스터들에게 뒤처지지 않고 계속 선두로 달려온다.

“휴! 해봅시다.”

“화이팅이요!”

여기저기서 서로를 격려하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그렇게 사기를 올리길 잠시, 어느새 코앞까지 몬스터 군단이 달려와 성벽에 거의 다 도달해 간다.

될까?

한참 전부터 활시위를 정말 최대한으로 당겨서 이제는 정말 가깝게 다가온 가장 큰 표적인 오우거를 노려봤다.

【 라이트 웨폰! 】

오우거가 달려오는 속도, 가속, 좁혀져 오는 거리, 오우거가 달리면서 상체와 하체, 머리가 흔들리는 움직임까지 모두 한 점의 정보로 모였을 때 풀차징이 된 활시위를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놓았다.

화살에 입혀진 빛의 입자가 빠르게 날아가는 화살의 궤적을 따라 흩날린다.

아름다운 궤적을 그리며 날아가던 화살의 촉이 오우거의 이마에 그대로 적중했다.

“어?”

달려오던 오우거의 이마에 강력하게 날아간 빛의 화살이 적중하자 그 충격에 오우거의 머리가 뒤로 확 꺾였고 3m에 가까운 거체가 균형을 잃고 쓰러지면서 기세를 이기지 못하고 완전히 뒹굴어 버렸다.

그 뒤로 따라붙던 온갖 몬스터는 오우거가 구르며 발광하는 것에 눌리거나 쳐내지고 걸려 넘어지면서 아수라장으로 변해 마치 도미노처럼 몬스터 전열이 우르르 쓰러지기 시작했다.

“하…… 그걸 맞춰?”

재중이 형이 어이없다는 듯 날 보자 그저 빙긋 웃어줬다.

솔직히 나도 될지 몰랐다.

“와! 대박!”

이쁜소녀도 활을 들고 몇 번 쏴보는데 신통치는 않은 모양이네. 방패전사는 더 하고.

전문 분야가 아예 다르니.

“일단 계속 쏴요.”

오우거가 뒹굴었다지만 한 마리만 있는 것도 아니고 여전히 대군이 몰려오는 중이다.

“챠밍, 아이꿍 쏴!”

사장님이 신호를 주자 뒤에 준비 풀차징을 준비 중이던 챠밍과 아이꿍이 앞으로 각각 대단위 마법을 쏟아냈다.

【 파이어월! 】

【 아이스월! 】

몬스터들이 달려오던 필드의 한쪽엔 반경 10m짜리 불의 기둥이 다른 한쪽엔 얼음의 기둥이 펼쳐지면서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어떤 몬스터들은 불이 붙어서 나뒹굴고 어떤 몬스터들은 얼어붙어서 움직이지 못하게 돼 뒤에 달려오던 몬스터들을 전부 엉키게 만들어버렸다.

길드 안에도 파이어월을 가진 사람이 몇 명 더 있었는지 다시 한 번 불바다가 펼쳐지자 1만에 달하는 몬스터들의 전열이 잠시나마 막혔지만 쓰러진 몬스터들을 밟고 금세 후방의 몬스터들이 그 자리를 메운다.

“계속 쏴!”

길드원들이 계속 화살을 쏘아대고 성벽에 어느 정도 가까이 오자 수백 명의 병사 NPC가 각자 석궁을 들고 성벽 아래를 향해 일제히 쏘기 시작했다.

길드원들이 쏘는 화살과 달리 묵직한 효과음을 내며 날아가는 석궁 화살에 달려오던 고블린, 오크 같은 작은 개체는 그대로 꼬치로 변해 죽음의 빛으로 사라져 버리고 우리가 이제껏 보지 못했던 웨어타이거, 케이브베어 이상의 급들은 석궁의 화살에 맞아가며 겨우 전진을 했다.

“NPC 엄청 센데요?”

“진짜 열일 하네. 하긴 저 정도가 아니면 우리 전부 죽을지도 모르겠다.”

NPC들이 성벽에 붙은 전열을 무너뜨려 줘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화살을 맞고 주변으로 굴러줘도 고맙고 죽어주면 더 고맙다.

《 케르베로스 소환 》

카스카라가 보다 지금은 제자리에서 쏘니까 아예 케르베로스를 소환하고 올라탔다.

동시에 체력과 마력이 차는 버프가 생겨 라이트 웨폰을 잔뜩 사용해 빈 곳간 같던 마력이 쭉쭉 차오른다.

다시 한 번 탄력을 받아 라이트 웨폰을 입힌 화살을 쏘아냈다.

이렇게까지 저지하는데도 결국 성벽에 오우거 한 마리가 완전히 붙었다.

쿵!!

“으앗!”

오우거의 숄더 차징으로 성벽이 순간 흔들거리면서 여기저기서 비명이 들려온다.

이어지는 오우거와 비슷한 크기의 스톤 골렘들이 성벽을 들이받으면서 또다시 성벽이 흔들렸다.

“미쳤네. 대체 힘이 얼마야?”

방패전사가 질린다는 표정으로 흔들리는 성벽 위에서 겨우 중심을 잡는다.

저건 지금 당장 정면에서 부딪치면 절대 맞상대할 수 없는 그런 몬스터다.

“쏴! 성벽에서 떨어뜨려! 파이어월은 성벽 부근으로 집중하고.”

사장님의 오더에 계속 활을 쏴보지만 이 덩치들은 맷집 자체가 다르다.

그나마 효과가 있는 건 파이어월과 아이스월, 그리고 NPC의 석궁과 라이트 웨폰을 입힌 화살 정도.

“화살 날아온다. 마법사들 보호해.”

사장님의 오더에 바로 활을 집어넣고 카스카라와 플레임 소드를 꺼냈다.

방패전사를 비롯해서 방어 수단이 있는 사람들도 모두 장비를 교체했다.

숲오크 궁수, 워울프 궁수, 해골 궁수 등이 하나둘 성벽 근처로 다가와 화살을 쏘기 시작하더니 여의치 않는지 더욱 거리를 좁혀 일제히 수백 개의 화살을 쏘아 하늘을 시커멓게 물들이면서 우리에게 날아온다.

“방패전사 님, 아이꿍 님 막아주세요.”

대답할 시간도 부족한지 방패전사가 몸을 날려 겨우 아이꿍에게 가는 화살들을 방패로 막아냈다.

방패전사의 HP가 급격하게 떨어지는 것을 확인할 겨를도 없이 챠밍에게 달려갔다.

“챠밍 님 숙여요.”

내 말에 챠밍이 곧장 그 자리에서 풀썩 주저앉아 고개를 숙인다.

그대로 챠밍의 앞을 막고 서서 날아오는 다수의 화살을 사방으로 쳐냈다.

“저쪽 궁수들 잡을 수 있겠어요?”

“네, 해볼게요.”

“화살 걱정하지 말고 공격해요. 다 막아줄게요.”

“고마워요.”

챠밍이 풀차징을 하는 동안 2차 3차로 계속 하늘에서 쏟아지는 화살 비를 모두 막아내면서 기다렸더니 궁수들이 모여 있던 자리에 챠밍이 쏜 불기둥이 솟아올랐다.

그러자 궁수 라인 중 하나가 완전히 붕괴되면서 화살비가 상당히 줄어들기 시작했다.

“챠밍 님! 나이스!”

재중이 형이 스쳐 지나가듯 응원 한마디를 남겨주고 다시 화살을 막으러 달려나갔다.

“마법이다!”

궁수를 막고 나니까 이번엔 마법이다.

그간 보아왔던 헬하운드들의 머리에서 파이어볼과 아이스볼이 날아오고 오크 마법사들이 매직 애로우를, 워울프 마법사가 파이어 애로우, 아이스 애로우들을 번갈아 날려댔다.

해골 마법사들이 전혀 알 수 없는 검은 기운의 화살 마법을 쏘아대고, 스펙터가 역시 비슷한 종류의 구체를 쏘아내는 중이다.

트렌트와 드라이어스는 대지에서 돌이 떨어지는 마법과 얼음송곳 마법을 동시에 쐈다.

하피는 슬립을 걸고, 고스트가 혼란 마법을 거니 성벽 위가 완전히 엉망이다.

도합 삼백여 개가 넘는 번쩍거리는 마법이 계속 하늘을 뒤덮는다.

“미쳤네.”

“무슨 몬스터들이 마법을…….”

“전부 피해!”

혼비백산한 길드원 모두가 마법을 피해서 사방으로 뛰어다닌다.

누구는 슬립에 걸려 잠들었다가 화살에 맞고, 누구는 혼란에 걸려서 몸의 제어가 안 되는지 주변 사람을 찌르고, 검은 마법은 맞으면 HP가 회복이 안 되고.

마법과 함께 화살 비까지 날아오니 도저히 버틸 수가 없어 보인다.

그야말로 개판.

사방에서 당황하는 목소리가 들려오는데 연합으로 해둔 여러 개의 파티 창 목록에 검은색이 점점 늘어난다.

【 라이트 웨폰! 】

일단 나라도 쳐내는 데까지 쳐내 본다.

카스카라와 플레임 소드에 하얀 빛무리가 어리면서 사방으로 날아오는 마법들을 향해 정신없이 휘두르기 시작했다.

챠밍을 중심으로 주변에 방패전사와 이쁜소녀 나르샤가 있는 구간까지 최대한 걷어냈다.

하얀빛의 쌍검을 휘두를 때마다 온갖 종류의 마법들이 라이트 웨폰에 반사돼 하늘로 사라졌다.

그렇게 삼사십 개가 넘는 마법과 수십 발의 화살을 혼자서 하늘로 쳐올리니 겨우 이 주변만은 정리가 되는 분위기다.

마력이 모자라 라이트 웨폰이 사라지면 막다가 HP가 미친 듯이 떨어질 건데 걱정이네.

주변을 빠르게 움직인다고 움직임이 불편한 케르베로스에서 내린 지 오래다 보니 마력 관리가 안 됐을 것이 뻔하다.

근데 이상하게 아직도 카스카라와 플레임 소드에 라이트 웨폰이 입혀져 있다.

“대체 뭐지?”

정신없이 막아댄다고 그냥 마력이 좀 남았겠지 했는데 사실 이미 한참 전에 마력이 떨어졌어야 정상이다.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슬쩍 상태창을 보고는 깜짝 놀랐다.

“풀 마력?!”

뭐가 어떻게 된 건지 모르겠지만 일단 버틸 힘을 얻었다.

재중이 형도 사방으로 뛰어다니다가 답이 안 나오는지 내게 뛰어온다.

“너, 아직 괜찮네?”

“그러는 형은 넝마네요.”

재중이 형의 HP가 바닥에 가깝게 떨어져서 물약 회복력으로 겨우 살아 있는 중이다.

화살도 곳곳에 박혀 있고, 마법들에 당한 자국도 많이 보인다.

“길드원들 살린다고 해봤는데 안 돼. 마력이 너무 모자라.”

애초에 10만에서 100만 명짜리 퀘스트를 100명도 안 되는 사람들이 하고 있으니…….

다시 날아오는 마법 더미들과 화살 비를 계속 쳐내면서 버티자 이제 좀 감이 잡힌다.

“형, 마법을 쳐내도 마력이 흡수되는데요? 물론 HP는 조금씩 깎이지만.”

내 말에 재중이 형이 어떻게 표현할 수 없는 표정으로 날 본다.

기괴하다는 표정인가?

“넌 어떻게 잡는 무기마다 그러냐. 일부러 그렇게 하라고 해도 못 하겠다.”

“저도 모르죠.”

“그거 나도 꼭 한 자루 구해줘야 한다?”

재중이 형이 카스카라를 반드시 가지고 싶다는 욕망을 숨기지 않는다.

이 정도 성능이면 차를 팔아서라도 구해야지.

진짜 눈이 돌아갈 만하다.

“아무렴요.”

생각해둔 계획이 있다.

우리 모두를 날아오르게 만들 계획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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