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6
#36화 밟지 않으면 밟히는 곳 (10)
방패전사가 이번엔 아주 조심스럽게 다가가니 저주받은 워 울프 투사가 고개를 들고 두 개의 배틀 액스를 바닥에 끌면서 성큼성큼 걸어온다.
“저놈 왜 저렇게 느리죠? 아주 여유가 넘치네.”
방패를 내세우고 앞으로 다가가는데 갑자기 저주받은 워 울프 투사가 방패전사를 스치듯 그냥 무시하고 엄청난 속도로 가속이 붙더니 챠밍이 있는 곳으로 내달린다.
거기다가 저주받은 워 울프 투사가 양손에 각각 들고 있던 거대한 배틀 액스의 날카로운 날들에서 전부 붉은 빛이 나기 시작했다.
그냥 바라만 봐도 알 수 있을 정도로 배틀 액스의 날에 반사되는 붉은 빛의 가닥들이 줄기차게 뿜어져 나오고 있다.
“저건 라이트 소드?”
색이 다르긴 한데…… 형태는 라이트 소드와 똑같다. 그럼 대미지가 엄청나다는 건데.
저걸 직격으로 맞으면 챠밍이 버틸 수 있을까? 장담할 수 없다.
“피해요!”
무심결에 피하라는 소리가 나온다. 아무리 계산해 봐도 저건 맞으면 물약이 못 따라갈 것 같다.
그때 활시위를 최대한까지 당겨서 쏘지 않고 기다리고 있던 나르샤가 활이 부러질 것 같이 한계까지 휘어진 상태에서 손을 놓자 탄성을 받은 화살이 엄청난 속도와 힘으로 빛처럼 쏘아져 나간다.
묵직한 화살이 챠밍에게 달려오던 저주받은 워 울프 투사의 갑옷에 적중했는데 타격 소리가 아예 다르다.
“투웅!”
직진으로 달려들던 저주받은 워 울프가 그 한 방에 몸이 휘청거리며 속도가 확 줄어들었다.
엄청난 저지력이네.
저렇게 쏘는 궁수를 처음 봐서인지 엄청 인상 깊게 보인다. 마법사의 풀 차징 같은 기술 같다.
그리고 바로 차징을 마친 챠밍이 마법을 날렸다.
【 아이스 볼! 】
커다란 얼음 덩어리의 행동제약 마법을 투사의 다리에 맞추니까 순간적으로 다리가 굳어서 느려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곧장 바인드를 써서 조금 더 묶어두는 사이에 그나마 가까이 있던 이쁜소녀가 라이트 소드를 걸고 대놓고 달려들었다.
하얀빛이 나는 글레이브 창날과 붉은빛이 나는 배틀 액스의 도끼날들이 서로 부딪치니 하얗고 붉은빛이 상쇄되면서 서로를 갉아먹기 시작했다.
날들이 부딪칠 때마다 빛의 잔광이 흐트러져 날리는 것이 보인다.
그 모습에 나도 뒤돌아서서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저 투사가 쓰는 라이트 소드는 어떻게 해야 하지? 내 네임드 무기가 대미지를 얼마나 상쇄시켜줄지 의문이다.
방패전사가 자신을 탓하면서 바로 내 뒤를 따라 달려온다. 몹을 완전히 놓쳐버렸으니 스스로 욕이 나오는 모양이다.
저런 식으로 전후 무시하고 바로 마법사에게 달려가는 몹은 본적이 없다. 오크 족장은 중간중간 패턴이라도 있지. 이건 그냥 중간과정을 다 생략하고 달려드니까.
이쁜소녀가 글레이브를 휘두르면서 시간을 끌어주는 사이 내가 뒤로 파고들어 가서 투사의 갑주가 덮지 못하는 관절에 시선을 집중했다.
어차피…… 상쇄될지 확실하지도 않은 마당에 직접 부딪치는 것도 문제고, 일단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움직임부터 저지할 생각이다.
계속해서 빠르게 움직이는 저주받은 워 울프 투사의 움직임이 머릿속에 차곡차곡 정리되면서 저절로 완벽한 그 찰나의 공간으로 아이스 소드가 뻗어진다.
몸과 관절을 잇는 이음새 사이의 빈 속살을 정확히 가르는 아이스 소드의 연속된 공격. 이어서 바로 한 번 더 아이스 소드로 갑주가 가려주지 못하는 부분만 골라서 그어냈다.
“크어!”
생각 이상의 대미지가 들어오자 결국 저주받은 워 울프가 이쁜소녀를 공격하던 것을 멈추고 날 바라본다.
곧장 내려쳐지는 붉은 라이트 소드가 입혀진 거대한 배틀 액스를 날끼리 맞부딪치는 그 순간 플레임 소드를 기울여서 옆으로 빗겨내었다.
무쇠끼리 갈리는 끔찍한 소리가 내 귀를 괴롭히는 것을 무시하며 엄청난 힘으로 눌려오는 배틀 액스를 겨우 옆으로 밀어내는 데 성공했다.
이거 참, 힘이 부족하니 빗겨내는 것도 겨우 하는 느낌이다. HP는? 슬쩍 눈으로 보니까 어느 정도 상쇄는 되는 모양인데 그렇게까지 낙관적이진 않다.
브레스를 막을 때보다는 좀 덜 깎여 있지만 몇 방만 모이면 브레스에 맞먹는다는 소리다.
방패전사를 붙여도 될까? 순간 드는 고민.
그래도 한 방 자체로 위험한 순간이 오지는 않을 테니까 방패를 잘 쓰는 방패전사면 근접 공격은 어느 정도 버텨주리라 믿는다.
“방패전사 님 붙으세요!”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방패전사가 쉴드 차징을 하면서 저주받은 워 울프 투사를 챠밍과 나르샤로부터 한참 밀어낸다.
“이 새끼 다시 만나서 반갑다.”
방패전사가 확실히 빡친 모양이다.
이번엔 절대로 놓치지 않겠다는 생각인지 확실하고 타이트하게 붙어서 공격 진행 방향을 틀어막으면서 배틀 액스 공격을 대부분 막아내고 있다.
역시 몸으로 부대끼는 초 근접전은 방패전사가 으뜸이다. 이번엔 치고 나갈 틈 자체를 안 준다. 멀어지면 바로 붙고 가까우면 방패로 공격을 다 빗겨내고 막아내는 중이다.
물론 HP는 출렁출렁 널뛰기를 하는 중이고, 방패전사 본인의 힐과 챠밍의 힐로 평형을 겨우 맞추고 있다.
“이쁜소녀 님 뒤쪽으로.”
그래도 어느 정도 자리가 잡히니까 나르샤가 다시 화살을 날리기 시작했다. 주로 머리 쪽을 노리는데 생각 외로 저주받은 워 울프의 움직임이 빠름에도 정확히 원하는 곳을 노려서 맞춘다.
이런 급박한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자신이 원하는 곳을 정확히 맞추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챠밍 만큼이나 원거리에서의 정밀함과 침착함이 돋보인다.
방패전사가 완전히 달라붙으니까 챠밍도 아이스 볼을 쏘면서 중간중간 위험한 순간에 힐을 보내주고 이쁜소녀도 뒤쪽으로 돌아가서 라이트 소드로 연신 갑주 위를 두드렸다. 이음새 사이를 공격할 정도의 컨트롤이 쉬운 것이 아니니까.
특히 글레이브는 길다 보니까 한 번 휘두를 때 궤적을 중간에 바꾸는 것이 쉬운 것도 아니다. 대신 그만큼 강력하고 확실한 대미지를 준다.
배틀 액스를 미친 듯이 휘두르며 발광하는 저주받은 워 울프의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나는 계속 목덜미와 이음새만을 노리면서 아이스 소드를 꽂아 넣는 중이고.
내가 정면에서 싸워도 되긴 하겠지만 그러면 지금처럼 여유를 내서 관절만을 찍어내긴 좀 부담스럽기도 하다.
거기다 플레임 소드를 실험해 보고 싶은데 지금은 여럿이 있으니 아이스 소드로 저주받은 워 울프의 행동력을 최대한 죽여주는 편이 좋을 것 같아서 그쪽에 집중하는 중이다.
관절 부분에 계속 아이스 소드를 그으니까 얼음 결정이 생기면서 팔과 다리가 중간중간 멈칫거린다. 그 빠르던 저주받은 워 울프 투사의 움직임이 상당히 굳어져 방패전사에게 가는 부담이 확 덜어진다.
“주호 님 없으면 내가 이 짓 못 하지.”
조금은 느려진 투사의 공격을 방패로 막아내면서 적절히 검을 찔러 넣는 방패전사가 이런 급박한 상황들이 흥에 겨운 모양이다. 꽤나 즐기는 모습이네.
그리고 어느 정도 움직임이 느려지니까 투사가 뒤로 돌며 배틀 액스를 휘두르는 것을 아슬아슬하게 피해 가면서 플레임 소드로 목덜미만 골라 한동안 계속 긋기 시작했다.
연속으로 계속 그어주니 저주받은 워 울프가 경직이 일어나 그 자리서 무릎 꿇는다. 총 HP가 어느 정도인지 알 수가 없으니 플레임 소드가 잘 먹히고 있는지는 솔직히 모르겠다.
“이제 좀 죽자!”
방패전사가 질린다는 듯 외친다.
경직된 저주받은 워 울프 투사가 반항이 없자 모두 할 수 있는 최대의 딜을 계속 넣었다.
정말 혼신의 힘을 다해서 딜을 넣자 겨우 아이템을 내놓고 쓰러져 신기루처럼 사라져 갔다.
“하…… 정말 징그럽네.”
방패전사가 어이없다는 듯 웃는다.
5명이 한참을 싸워서 쓰러뜨릴 수 있는 몹이라니 이런 엘리트 몹이 두 마리만 몰려도 죽을 것을 각오하고 싸워야 한다.
주변을 순찰하는 헬하운드가 안 나타나서 다행이지 몰렸으면 다 놔두고 뒤로 빠져야 했을지도 모르겠다.
“이거 봐요.”
이상한 걸 본 이쁜소녀의 목소리에 다들 시선이 돌아간다.
저주받은 워 울프가 쓰러진 자리에 각종 아이템이 꽤 많이 떨어져 있다. 방패전사가 그걸 보고 깜짝 놀라서 외친다.
“라이트 소드 마법서!”
아이템들이 둥둥 떠 있는데 그 사이로 금색의 테두리를 가진 하늘색 표지의 마법서가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이건…… 주호 님! 라이트 소드 마법서도 있네요!”
이건 오늘 하늘이 돕는 건가? 바로 나올 줄이야.
“라이트 소드 인챈트, 워 울프 갑옷 상의 완제. 강화석까지 주네요. 물약하고 귀환석, 아르도 많이 주고.”
방패전사가 금세 다가와서 행복한 표정으로 아이템들을 살핀다. 진짜 사냥과 아이템만 있어도 즐거워할 사람이다.
“라이트 소드는 주호 님 먼저 하시죠? 이걸로 딜 좀 화끈하게 터뜨려 주세요.”
확실히 내가 저걸 가지면 딜을 폭발적으로 낼 자신이 있다. 주변을 바라보니 딱히 반대 의사를 표하는 사람도 없고.
“그럼, 잘 쓰겠습니다.”
어차피 나중에 정산할 때 내가 아르나 현금을 상당히 돌려야 한다. 다른 대박 템들이 더 나오지 않는 이상은. 그래도 양보해준 것이 고마운 건 사실이지.
현금으로라도 비싸게 주고 살 생각이 있었으니까.
“아…… 당장 쓸 수가 없네요.”
실수다. 지력이 모자란다.
이렇게 빨리 구할 줄 알았다면 지력이 달린 악세를 좀 구해둘 것을 그랬네.
“아! 잠시만요. 시간 체크요.”
방패전사가 깜빡했다는 듯이 인터페이스를 조작해서 시간부터 체크한다.
“시간 체크요?”
챠밍이 궁금해서 물어본다.
“보통 네임드를 잡으면 잡는 시간으로 시간을 체크하거든요. 엘리트도 비슷할 겁니다. 아까 잡은 시간부터 해서 다음 리젠 시간만 알아내면 젠 시간 때마다 와서 잡을 수 있어요.”
“그건…… 좋은데요?”
“아! 괜찮은 방법이네요.”
나와 챠밍이 살짝 감탄했다.
나는 3세대를 아예 안 해봤고, 챠밍과 이쁜소녀도 마찬가지다.
“방패전사 님 똑똑하시다.”
이쁜소녀도 옆에서 똑같이 감탄하면서 칭찬하는데 헤벌쭉한 방패전사의 표정이 보인다.
***
기다리면 다시 나오겠지 하고 잡은 자리에서 계속 기다렸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안 나타나서 거의 1시간을 허비하고서야 자리를 바꿔서 다른 몹을 잡으러 다녔다.
결국, 한 마리를 발견한 것을 끝으로 구경조차 못 해보고 사냥을 마쳤다.
접속을 끄기 전에 마을로 가서 좀 웃돈을 얹혀주고 지력 악세를 두 개 사서 교체를 하고 라이트 소드 인챈트 마법서와 힐 마법서, 원거리 견제용으로 매직 애로우를 배웠다.
렙도 하나 더 올랐다. 접속 시간이 늘어나면서 사냥도 꾸준히 하다 보니 점점 다른 사람들의 렙을 따라잡는 중이다.
* * *
이름 : 주호
레벨 : 17 ▲2
【근력 3+1】 【민첩 5+3 ▲1】 【체력 3】
【지력 0+2】 【마력 1】
라이트 소드 인챈트(2) ◀ NEW
힐(2) ◀ NEW
매직 애로우(2) ◀ NEW
3 트라이네의 신발 / 방어력 2+3 / 이동 속도+1
4 트윈 헤드 워 울프 플레임 소드 / 공격력 5+4 ∼ 7+4
민첩 +1, 화염 추가 대미지
4 트윈 헤드 워 울프 아이스 소드 / 공격력 5+4 ∼ 7+4
민첩 +1, 빙결 효과
워 울프 반지 근력 +1
워 울프 반지 지력 +1 ◀ NEW
워 울프 팔찌 지력 +1 ◀ NEW
워 울프 목걸이 민첩 +1
* * *
라이트 소드도 마법 계열로 분류되어 지력이 2인 이상 두 개밖에 올리지 못해 라이트 소드와 혹시 모르는 경우를 대비해서 힐을 슬롯 창에 올려놓았다.
라이트 소드를 써보니 생각보다 마력 소모가 있어서 힐을 쓸 여유가 날지는 모르겠지만 만약이라는 것도 있으니까.
안 그래도 민첩과 체력을 지력 악세를 위해 하나씩 떨어뜨렸는데 다른 스탯을 더 떨어뜨리면 밸런스가 무너질 것 같아서 그대로 유지했다.
***
“주호 님 지금!”
방패전사가 방패로 배틀 액스를 막으면서 나를 보며 급하게 외친다.
【 라이트 소드! 】
주문어를 말하니 내 플레임 소드와 아이스 소드에 동시에 찬란한 빛이 순식간에 내려앉아 맴돈다.
“하앗!”
플레임 소드와 아이스 소드를 교차하듯이 저주받은 워 울프 투사의 뒤에서 목을 그어버리자 저주받은 워 울프 투사가 한참 양손으로 휘두르던 배틀 액스를 아래로 축 늘어뜨리면서 바로 경직되어 버렸다.
확실히…… 경직되는 타이밍이 훨씬 앞당겨진 느낌이다. 엘리트 정도 되는 몹도 경직이 가능할 정도로 대미지가 잘 들어가다니.
지력 스탯으로 두 개나 투자한 것이 전혀 아깝지 않을 정도다.
【 파이어 월! 】
챠밍이 기다렸다는 듯이 저주받은 워 울프가 서 있던 자리에 불꽃이 넘실거리는 불의 벽을 일으켜 세우자 워 울프 투사가 움직이지도 못하고 그대로 가운데서 활활 타오르면서 괴로워한다.
그 모습을 본 방패전사가 무심코 한마디를 내뱉는다.
“저 속에 있으면 대미지 장난 아니겠네.”
그리고 챠밍의 옆에 서 있던 나르샤가 화살을 날리다가 갑자기 터져 나온 파이어 월에 깜짝 놀라서 쳐다보는 중이고.
지금까지 필드서 한 번도 쓴 적이 없다 보니 저런 마법이 있다는 것만 알지 실제로 보는 것은 나르샤도 처음일 거다.
“대단하네요.”
좀처럼 감정 표현을 안 하는 나르샤가 깜짝 놀랄 정도의 충격을 줬다는 것에 챠밍이 만족스러운 눈웃음을 짓는다.
“네, 저 불 속에 있으면 HP 깎는 속도가 엄청나요. 특히, 저렇게 못 피하고 계속 서 있으면 계속 중첩되거든요.”
챠밍의 표정이 자신감에 가득 차서 워 울프를 바라보고 있다. 미리 준비하고 있다가 풀 차징을 해서 최고 화력까지 끌어올려 진 파이어 월에 차마 버티지 못하고 저주받은 워 울프가 불꽃의 벽 속에서 쓰러지는 것이 보인다.
“정말 확실하네요, 전에도 쓰지 그랬어요.”
“그게…… 한번 시전하면 마력을 정말 많이 써요. 거기다가 불이 깔린 곳을 상대방이 피해 버리면 정말 쓸모없는 마법이거든요. 정말 세긴 해도 주호 님 없으면 거의 못 써요.”
“엄청 센 계륵이네요.”
나르샤의 이상한 비유에 챠밍이 살짝 웃는다.
불의 벽이 효과를 다 하고 사라지자 저주받은 워 울프가 있던 자리에 아이템만 덩그러니 남아 있다. 다만 드랍된 아이템들이 전부 부실하다.
“음, 매번 좋은 걸 주지는 않나 봅니다.”
방패전사가 아이템을 확인하고 혀를 찬다. 고생해서 잡았는데 좋은 템이 없는 것만큼 힘 빠지는 일이 없다.
“그랬으면 지금 여기는 전쟁터였을 걸요?”
방패전사가 그간 모은 시간 자료를 보더니 문득 한탄 섞인 말을 꺼낸다. 저건 꼭 시험지에 열심히 수학 문제를 풀어서 냈는데 오답일 때 하는 표정인데?
“이거 리젠 시간은 의미가 없겠는데요? 순찰병 같은 개념입니다. 한 자리에 안 있어요. 어쩐지 계속 시간이 안 맞더라니.”
“그럼, 한 자리서 사냥하는 것은 무리겠네요.”
“네, 이건 무리죠. 그냥 돌아다니다가 잡는 수밖에 없어요.”
“그렇게 하죠. 어쩔 수 없겠네요. 이 근처가 그래도 제일 나은 것 같은데요? 벌써 두 마리나 발견했으니까요.”
“확실히 이 근처가 순찰 경로에 들어가나 봅니다. 지나다니는 헬하운드를 잡으면서 기다려보죠. 분명 또 지나갈 겁니다.”
그 말에 다들 고개를 끄덕인다.
여기에서 더 들어가면 전사, 궁수, 마법사 등등 온갖 녀석들이 나오는데 거기서 순찰병까지 난입하면 감당하기 힘드니 이쯤에서 자리 잡는 것이 옳아 보인다.
한참을 헬하운드를 잡으면서 버티고 있었을까.
드디어 엘리트 저주받은 워 울프 투사가 한 마리 멀리서 걸어오는 것이 보인다.
“가시죠!”
방패전사가 앞장서고 우리가 따라가는데 저쪽 반대편 건물 뒤쪽에서 다른 한 무리가 모습을 드러내서 다가온다. 대략 8명의 풀 파티다.
역시 좋은 것을 주는 엘리트라 파리가 꼬이는가 보네. 이런 상황은 익숙하다. 몹 하나를 놓고 싸우는. 이번은 꽤 다수 대다수가 될 것 같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