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0레벨 플레이어-343화 (343/365)

재회

마왕 자간을 쓰러트린 강현수의 눈앞에 가이아 시스템의 메시지가 떠올랐다.

[U–EX랭크 퀘스트를 완료하셨습니다.]

[보상으로 – 차원 세이버의 지배권과 창조의 권능이 주어집니다.]

[칭호 세이버의 구원자가 주어집니다.]

‘역시 주네.’

칭호 세이버의 구원자는.

[세이버의 구원자 – U-EX랭크]

-세이버 차원이 발전할수록 더 많은 창조의 권능을 얻습니다.

역시나 아론의 구원자와 동일했다.

‘창조의 권능이 꽤 늘었어.’

마왕 하나를 처리했고.

퀘스트 완료와 함께 지배하는 차원이 늘어난 결과였다.

‘이 정도면…….’

이제 슬슬 상위권 마왕과도 충분히 해볼 만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자만하지 말자.’

강현수가 마왕 넷을 처리했지만.

‘나와 비슷한 결과를 낸 마왕이 없을 리가 없어.’

그러니 지금은 최대한 조심하는 게 좋았다.

어차피.

‘이런 퀘스트가 계속 나올 것 같으니까.’

가이아 시스템의 영향을 받는 아군 차원을 계속해서 구원해 나가다 보면.

굳이 강현수가 노력하지 않아도 알아서 상위 서열의 마왕과 싸울 수밖에 없는 환경이 마련될 것이다.

‘일단 뒷정리부터.’

강현수가 일인원수부 구성 스킬을 사용했고.

사아아아아악!

강현수의 몸에서 뿜어져 나간 마력이 마왕 자간의 백을 바탕으로 소멸된 육체를 재구성했다.

“주군을 뵙습니다.”

마왕 자간은 공손히 강현수 앞에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렸다.

“세이버 차원에 있는 모든 몬스터와 마족에게 소집령을 내렸나?”

“그렇사옵니다.”

“제61마계에 남아 있는 전력은?”

“마족으로 이루어진 병력은 모두 이끌고 왔으나, 몬스터로 구성된 병력이 절반 이상 남아 있사옵니다.”

“잘됐네.”

절반이라고 했으니, 못해도 백억 마리는 넘을 것이다.

어쩌면.

‘몇백억 마리일 수도 있고.’

이걸 잘만 이용하면.

‘지구의 사냥터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

제67마계에 이어 제61마계에서도 몬스터들이 지구로 유입되도록 시스템을 만들어 놓으면?

지구의 플레이어들은 물론, 강현수도 안정적이고 꾸준한 성장이 가능했다.

‘그렇게 큰 의미는 없겠지만.’

현재의 강현수는 너무 강해졌다.

그렇지만.

‘있어서 나쁠 건 없지.’

어쨌든 강현수는 레벨 업을 통해 스텟과 스킬 랭크를 올리고, 무한대로 0레벨 플레이어로 돌아갈 수 있으니까.

‘효과가 너무 미미하면 휘하 지휘관들이 더 자주 0레벨 플레이어가 될 수 있게 해 주면 그만이고.’

강현수 입장에서는 굳이 거절할 필요가 없었다.

‘소환수를 대대적으로 업그레이드한다.’

마왕 자간의 휘하에 있던 마계 귀족들을 모두 소환수로 만들면?

강현수 휘하에 있는 소환수들의 질을 대대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었다.

또 단순한 예상이기는 하지만.

‘아마 정리가 끝나면 새로운 퀘스트가 내려올 것 같단 말이지.’

강현수는 이미 마왕을 넷이나 쓰러트렸다.

마왕 그레모리는 아슬아슬했지만.

마왕 단탈리온부터는 성장에 탄력이 붙어서 비교적 손쉽게 잡았다.

그런 만큼.

‘이렇게 강해진 나를 가만히 내버려 두지는 않겠지.’

가이아 시스템 입장에서 72 마왕은 자신의 영향력 아래 있는 차원을 침공하는 적.

강현수처럼 강한 칼이 있다면.

전력을 다해 서포트해 주고, 최대한 빨리 휘두르려 하는 게 당연했다.

‘그게 나한테도 좋고 말이지.’

아무런 대가도 없이 이용당하는 건 사양이지만.

이룬 성과 이상으로 팍팍 보상을 퍼 주겠다는데, 굳이 거절할 필요가 없었다.

* * *

강현수는 바쁘게 움직였다.

세이버 차원에 흩어져 있던 몬스터와 마족 들을 모조리 소탕했고.

그 후에는 생존자들을 모았다.

문제는 살아갈 기반이 완전히 날아갔다는 것.

‘세이버 차원이 자립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해.’

그래야 강현수가 얻을 수 있는 창조의 권능이 커진다.

강현수는 지구와 세이버 차원을 오가며 식량과 생필품을 지원해 줬고.

그 후 제61마계로 넘어갔다.

‘지구와 제61마계를 왕복할 수 있는 차원 게이트를 연결할 필요는 없어.’

그럴 수는 있지만.

생각보다 창조의 권능을 사용할 때 소모되는 힘의 크기가 컸다.

이에 강현수는 제61마계와 제67마계를 이어 버렸다.

‘몬스터 수급이야 제67마계를 통해서 하면 그만이니까.’

차원 게이트를 만드는 효율도 좋았고.

제61마계의 몬스터들이 지구로 오기 위해선 두 개의 차원 게이트를 넘어야 했지만.

그건 강현수가 신경 쓸 필요가 없었다.

몬스터를 컨트롤하는 건 마족 출신 소환수들이 알아서 할 테니까 말이다.

세이버 차원에 대한 정리가 끝나자.

예상했던 그대로.

[U–EX랭크 퀘스트가 발동했습니다.]

[마왕의 침공에 고통받고 있는 차원 오라클을 구원하십시오.]

[조건 - 마왕군이 전멸하거나 차원 오라클의 점령을 포기해야 합니다.]

[보상 – 차원 오라클의 지배권과 창조의 권능]

[U-EX랭크 퀘스트 ‘차원 오라클을 구원하라’를 수락하시겠습니까?]

[예] [아니오]

새로운 퀘스트가 떴다.

‘세이버 차원과 마왕 자간의 경우를 보면.’

오라클 차원은 아마 강현수가 손쉽게 승리할 수 있는 하위 서열의 마왕이 노리고 있는 차원일 확률이 높았다.

‘떠먹여 주겠다면.’

얼마든지 먹어 줄 생각이었다.

강현수가 예를 선택했고.

파지지직!

오라클 차원으로 향하는 차원 게이트가 열렸다.

강현수가 차원 게이트로 입장했고.

휘하 지휘관과 소환수 들을 소환해 대대적인 몬스터와 마족 청소를 시작했다.

* * *

‘역시.’

예상대로였다.

강현수는 오라클 차원을 점령하고 있던 몬스터와 마족 들을 손쉽게 정리할 수 있었고.

오라클 차원을 침공하던 서열 70위의 마왕 세이르를 가볍게 쓰러트렸다.

애초에 휘하에 네 명의 마왕을 거느리고 있는 강현수를 고작 서열 70위의 마왕 세이르가 막을 수 없는 건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다.

강현수는 휘하에 마왕 하나를 늘렸고.

지배하는 차원을 두 개 늘렸으며.

소환수 업그레이드까지 끝마쳤다.

그리고 엉망이 된 오라클 차원에 대한 지원까지 끝마치기 무섭게.

새로운 퀘스트가 떠올랐다.

[U–EX랭크 퀘스트가 발동했습니다.]

[마왕의 침공에 고통받고 있는 차원 바이온크를 구원하십시오.]

[조건 - 마왕군이 전멸하거나 차원 바이온크의 점령을 포기해야 합니다.]

[보상 – 차원 바이온크의 지배권과 창조의 권능]

[U-EX랭크 퀘스트 ‘차원 바이온크를 구원하라’를 수락하시겠습니까?]

[예] [아니오]

‘대놓고 퍼 주겠다고 나오네.’

굳이 안 먹을 필요가 없었다.

강현수가 또다시 예를 선택했고.

파지지직!

얼마 가지 않아 금방 새로운 차원 게이트가 열렸다.

* * *

강현수는 정신없는 시간을 보냈다.

쉼 없이 차원 게이트를 왕복하며 다른 차원으로 원정을 떠났고.

그때마다 소환수의 질이 올라갔으며.

강현수의 소환수로 거듭나는 마왕의 숫자가 늘어나고.

강현수가 지배하는 차원의 숫자가 불어났다.

그렇게 총 14명이나 되는 마왕을 거느리게 되었을 때.

강현수 앞으로 새로운 퀘스트가 떠올랐다.

[U–EX랭크 퀘스트가 발동했습니다.]

[마왕의 침공에 고통받고 있는 차원 아틀란티스를 구원하십시오.]

[조건 - 마왕군이 전멸하거나 차원 아틀란티스의 점령을 포기해야 합니다.]

[보상 – 차원 아틀란티스의 지배권과 창조의 권능]

[U-EX랭크 퀘스트 ‘차원 아틀란티스를 구원하라’를 수락하시겠습니까?]

[예] [아니오]

너무 많이 봐서 익숙해진 퀘스트였지만.

“아틀란티스?”

차원의 이름을 확인하는 순간.

놀랄 수밖에 없었다.

아틀란티스.

강현수가 플레이어로 각성한 차원이자,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낸 차원.

‘역시 끝이 아니었나 보네.’

마왕 그레모리의 침공을 막아 내고 퀘스트를 완료해 지구로 귀환했다.

그 후 지구가 연달아 침공을 받으며.

‘아틀란티스도 그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정말 그런 일이 벌어지자, 입맛이 썼다.

그렇지만 반대로 기쁨도 있었다.

‘투황과 유카를 만날 수 있어.’

그 둘 말고도 다른 휘하 지휘관들도 만날 수 있다.

로크토 제국의 여황제 세실리아, 빙화신검, 신창 등등.

‘아무래도 쉽지는 않았겠지.’

아틀란티스의 전력 태반은 강현수와 그 휘하 지휘관들이 차지하고 있었다.

애초에 원주민 플레이어의 전력보다는.

타 차원에서 지원을 온 플레이어들의 전력으로 버티던 차원이 바로 아틀란티스다.

또 다른 마왕의 침공이 발생했다면?

‘꽤 곤란한 상황이겠지.’

이런 상황에 자신이 지원군으로 가게 되었으니.

‘어떤 얼굴을 하고 있으려나.’

오랜만에 볼 투황과 유카의 얼굴이 기대되었다.

그와 함께.

‘기왕이면 빨리 오픈해 줄 것이지.’

이렇게 늦게 아틀란티스 차원으로 갈 수 있는 길을 만들어 준 가이아 시스템에 대한 원망도 생겼다.

그렇지만.

‘이제는 더 이상 떨어질 필요가 없어.’

아틀란티스를 구원하면?

차원 아틀란티스의 지배권이 강현수에게 떨어진다.

그럼 자유롭게 지구와 아틀란티스를 오갈 수 있고.

‘투황과 유카를 지구로 데리고 오는 것도 가능해.’

또 먹통이 되어 버린 휘하 지휘관 목록 역시 다시금 부활하리라.

파지지지직!

강현수는 기대가 가득한 표정으로 자신의 눈앞에 다시금 생겨난 차원 게이트를 통과했다.

* * *

“이 망할 놈들은 왜 또 나타난 거야.”

투황이 얼굴을 찌푸리며.

꽈아아앙!

주먹을 휘둘러 레드 드레이크의 머리통을 박살 냈다.

“그러게. 오려면 현수 씨나 오지. 왜 이런 놈들이 와서.”

유카가 우울한 표정을 지으며 뼈와 사체로 만든 골렘들을 무더기로 소환해.

꽈아아앙! 꽈아아앙! 꽈아아앙!

자신에게 덤벼드는 몬스터들을 가볍게 몰살시켰다.

“겨우 복구가 끝나 가던 참인데 말이야.”

투황이 사나운 목소리로 으르렁거렸다.

마왕을 쓰러트리고.

강현수를 포함한 다수의 타 차원 출신 플레이어들이 갑자기 사라진 후.

투황과 유카는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움직였다.

일단 가장 먼저 심문한 건 아틀란티스에 남아 있는 타 차원 출신 플레이어들이었다.

-그게, 퀘스트가 끝났으니 원래 살던 차원으로 돌아갈 건지, 아니면 아틀란티스에 남을 건지 선택하라는 시스템 메시지가 떴습니다.

그 결과.

강현수가 고향이었던 차원 지구로 귀환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슬펐다. 속상했다.

그렇지만 강현수를 원망할 수는 없었다.

강제로 아틀란티스로 끌려와서.

죽을 고생을 하고 아틀란티스를 구원해 주었다.

모든 임무를 마치고 제대로 된 보상도 없이.

가족들이 있는 고향으로의 귀환을 선택한 것이니.

투황과 유카로서는 도저히 강현수를 원망할 수 없었다.

그저 가이아 시스템이 원망스러웠다.

적어도 작별 인사를 할 수 있는 시간 정도는 줬으면 어땠을까 하는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다.

투황과 유카는 갑자기 사라진 강현수, 송하나와의 이별에 적잖이 힘들어했지만.

어쨌든 다시 움직여야 했다.

마왕의 침공을 막아 냈다고는 하지만, 아틀란티스는 폐허로 변한 상태였으니까.

투황은 토인족의 영웅이 되었고.

유카는 인간과 견인족의 영웅이 되었다.

투황과 유카를 제외하고도 수많은 영웅들이 탄생했지만.

차원 게이트가 닫히고.

몬스터와 마족이 없는 상태에서 초인의 힘을 가진 영웅들이 할 수 있는 일은 그다지 많지 않았다.

어찌 되었든.

아틀란티스의 원주민들과 아틀란티스에 남는 것을 선택한 타 차원 출신 플레이어들은.

아틀란티스 재건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러던 와중에 새로운 차원 게이트가 열리고.

다시금 몬스터들이 쏟아져 나오며 아틀란티스는 커다란 혼란에 휩싸여 버렸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마왕을 쓰러트린 후에도 플레이어들이 자신들의 힘을 잃지 않았기에.

몬스터들의 침공을 수월하게 막아 냈다는 점이다.

문제는 그 후에 들이닥친 마족들이었다.

투황과 유카 같은 영웅들의 힘으로 어찌어찌 버티고는 있었지만.

점점 몬스터와 마족 들이 차지하는 영역이 넓어지고 있었고.

그 결과, 현재 아틀란티스의 운명은.

바람 앞의 촛불처럼 위태로운 상황에 놓여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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