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0레벨 플레이어-256화 (256/365)
  • 필드 사냥터 (3)

    “더 강해진다?”

    미국 대통령 버틀러의 물음에.

    “그렇습니다.”

    미국 플레이어 협회장이 담담하게 대답했다.

    “강현수 플레이어는 측정 불가의 고레벨이네. 현재 던전의 몬스터를 사냥해도 효율이 낮을 텐데?”

    미국 대통령 버틀러가 반론을 제시했지만.

    “그렇기는 하지만 강해지고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그게 아니라면 그렇게 부지런히 던전을 돌며 몬스터를 사냥할 리가 없습니다.”

    대통령은 미국 플레이어 협회장의 말에 반박할 수 없었다.

    “으흠.”

    순간적으로 미국 대통령 버틀러는 머리가 아득해졌다.

    지금도 감당 불가 수준으로 강한데.

    몬스터 필드를 쓸어버리며 광렙을 하며 더 강해지면?

    “영원히 따라잡을 수 없겠군.”

    미국 대통령 버틀러의 말에 참모들이 머뭇거렸다.

    ‘애초에 따라잡는 건 불가능했어.’

    ‘최상위 랭커들이 강현수 플레이어를 따르는데 무슨 수로.’

    ‘플레이어 전력을 아무리 늘려도 계란으로 바위 치기다.’

    처음부터 불가능한 미션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거기다 그 사실을 대통령에게 말하기도 뭐했다.

    미국 정부의 수뇌부라는 자들이.

    미국이 개인을 이기지 못한다는 말을 어떻게 국가 수장에게 하겠는가?

    “강현수 플레이어의 환심을 살 수 있는 방법을 최대한 강구하고 실행에 옮깁시다.”

    미국 대통령 버틀러가 납작 엎드리자는 뜻을 공개적으로 표명했다.

    문제는 애초에 강현수를 만난 이후의 회의 방향이 쭉 그런 식으로 흘러갔다는 점이다.

    ‘어차피 납작 엎드리고 있었는데.’

    ‘지금보다 더 납작 엎드려야 한다는 뜻인가?’

    ‘이건 동맹이 아니라 부하가 된 꼴인데.’

    ‘자존심이 상하지만 미국의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

    “왜들 대답이 없소?”

    미국 대통령 버틀러의 물음에.

    “그렇게 하겠습니다.”

    “어쩔 수 없지요.”

    참모들이 대답했고.

    그걸 시작으로.

    세계 최강국인 미합중국의 수뇌부는.

    어떻게 하면 강현수의 환심을 조금이라도 더 살 수 있을까에 대한 회의에 들어갔다.

    * * *

    ‘효율이 좋네.’

    남아공 몬스터 필드에서의 사냥을 마무리하고 집으로 퇴근한 강현수의 표정이 환해졌다.

    시차 때문에 야간 사냥이 강제되기는 하지만.

    ‘그거야 신경 쓸 필요 없지.’

    낮이든 밤이든 강현수의 입장에서 전투 난이도는 그게 그거였다.

    ‘몬스터 필드를 정리하려면 꽤 많은 시간이 걸리겠어.’

    남아공 한 나라에 있는 몬스터 필드 정리도 하루 만에 끝내지 못했다.

    아프리카, 중동, 남미 다 정리하려면?

    몇 년이 걸릴 수도 있었다.

    그러는 와중에 각국의 정부가 차원 게이트 던전화에 실패하면?

    다시금 몬스터 필드가 만들어질 수도 있다.

    ‘그보다 점점 접근하는 날파리들이 많아질 텐데.’

    그건 상대해 주지 않으면 그만이다.

    필요하면?

    그때 접촉하면 그만이고 말이다.

    ‘다른 몬스터 필드도 이 정도 수준이겠지.’

    그럼 1년 안에 잃은 힘을 모두 회복하는 것은 물론.

    투황과 유카를 비롯한 아틀란티스에 두고 온 이들과 연락을 취하고 창조의 힘으로 기존의 스킬들을 개량하는 것 역시 가능했다.

    결정적으로.

    ‘더 위를 노려 볼 수 있어.’

    창조의 힘을 통해 기존 스킬을 개량하는 건.

    엄청나게 많은 스텟이 소모된다.

    그러나 가이아 시스템을 이용해 EX랭크를 U-EX랭크로 성장시키고.

    SSS랭크인 직업 일인 사령부를 EX랭크로 성장시키는 건.

    ‘훨씬 가성비가 좋지.’

    창조의 힘은.

    스킬 랭크를 올리는 데 사용하는 것보다 스킬 그 자체의 능력을 개량하는 게 더 효율이 좋다.

    ‘부지런히 움직이자.’

    지구 플레이어들과 비교하면 압도적인 강함을 가지고 있는 강현수지만.

    애초에 강현수의 적은 마왕군이었고.

    지구 플레이어들은 아군이었다.

    또 현재 지구의 강현수는 아틀란티스의 강현수보다 약했다.

    ‘최소한 잃어버린 힘은 회복해야 안심이 되지.’

    그러나 그 정도에서 만족할 생각은 없다.

    마왕 그레모리를 쓰러트리며 소모한 힘을 회복하는 것을 넘어서.

    ‘더 압도적인 힘을 손에 넣어야지.’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몬스터가 필요하고.

    몬스터 필드는.

    강현수에게 노다지나 다름이 없었다.

    많이 이동할 필요도 없고.

    경쟁자도 없이.

    사냥감을 독점할 수 있었으니까 말이다.

    그날 이후.

    강현수는 주 6일을 소피아와 함께 남아공으로 넘어가 부지런히 사냥에 열중했다.

    그러던 중.

    이상 현상이 하나 감지되었다.

    파지지직!

    차원 게이트는 대부분은 레벨이 정해져 있고.

    정해진 레벨의 몬스터를 토해 낸다.

    그런데 가끔 정해진 레벨보다 더 강한 몬스터를 뿜어내는 경우가 있다.

    그리 흔한 일은 아니었다.

    ‘오히려 상당히 드문 일이지.’

    그런데.

    크워어어억!

    고블린들이 뿜어져 나오던 차원 게이트에서 오우거가 뿜어져 나왔다.

    ‘차원 게이트의 레벨이 올랐어.’

    벌써 여러 번 겪고 있는 일이었다.

    ‘나 때문인 건가?’

    아프리카로 사냥터를 옮긴 이후.

    차원 게이트가 추가로 발생하는 일은 사라졌다.

    그러나.

    지금처럼 차원 게이트의 레벨이 올라가는 일이 자주 발생했다.

    기존 저레벨 던전들이 중레벨 던전이나 고레벨 던전으로 바뀌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난 것이다.

    ‘동아시아에서 일어났던 대규모 차원 게이트 사태도 크게 보면 나를 중심으로 일어난 일이야.’

    차원 게이트에서 토해 내는 몬스터의 레벨이 상승한 것 역시 강현수를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었다.

    ‘원인이 뭔지 모르겠네.’

    유일하게 걸리는 건.

    강현수가 다른 귀환자들과 달리 아틀란티스에서 지구로 넘어오며 힘을 잃지 않았다는 점이다.

    ‘어쩔 수 없다.’

    강현수 입장에서는.

    자신이 성장을 멈춘다고 차원 게이트의 발생이 느려진다는 보장이 없었다.

    또한 차원 게이트가 빠르게 늘어나면?

    플레이어들의 성장이 빨라진다.

    현재 지구의 플레이어들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의 차원 게이트가 열릴 수도 있지만.

    ‘그건 내가 처리하면 그만이야.’

    걸림돌이 생겼다고 해서 멈출 생각은 없다.

    오히려 더 빠르게 강해져서.

    ‘새롭게 생겨난 걸림돌들을 모조리 박살 내며 앞으로 나아간다.’

    그게 바로 강현수의 선택이었다.

    주 6일제에 들어간 강현수는 무서운 속도로 남아공의 몬스터 필드를 정리해 나갔다.

    그럴 때마다 당연하다는 듯 세계 각국의 전권대사들이 강현수와 1만여 명의 플레이어 대군의 정체를 알아내기 위해 다가왔지만.

    목적을 이룬 이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사냥 중에는 접근할 수가 없었고.

    사냥이 끝나면?

    그 자리에서 그대로 사라졌기 때문이다.

    ‘그보다 남아공 정부가 뒤처리를 잘할지 의문이네.’

    강현수가 몬스터 필드를 정리한다고 해서 끝이 아니다.

    더 이상 차원 게이트 밖으로 몬스터가 튀어나오지 않도록 던전화 작업에 들어가야 한다.

    만약 남아공 정부가 제때 던전화 작업을 마치지 못하면?

    던전 내부의 몬스터들을 꾸준히 관리하지 못하면?

    다시금 몬스터 웨이브가 발생해 사라진 몬스터 필드가 부활할 가능성도 있었다.

    ‘그 정도는 자기들이 알아서 처리하겠지.’

    그것까지 강현수가 신경 써 줄 수는 없다.

    몬스터 필드를 없애 줬는데 던전화 작업까지 강현수가 한다?

    그건 물에 빠진 사람을 건져 주니 보따리 내놓으라고 하는 격이었다.

    ‘뭐, 미국이 가만히 있을 것 같지도 않고.’

    세계의 경찰을 자처하는 미국이다.

    그런 이미지를 만들고 세계 각국의 일에 개입하는 것 자체가 어디까지나 미국의 국익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지만.

    ‘이번 일은 국익에 큰 도움이 되지.’

    던전화 작업과 던전 유지를 위한 플레이어 파견은.

    세계 경찰을 자처하는 미국의 이미지 상승에 도움이 되고.

    ‘돈도 되지.’

    마석을 생산해 내는 던전을 얼마나 보유했느냐는 각국 경제력의 지표 중 하나다.

    던전 하나가 일종의 소규모 유전인 셈이다.

    에너지원도 되고.

    건설, 조선, 의료, 전자, 배터리 등등.

    마석의 존재는 현대사회에서 가장 필수적인 원재료로 자리 잡은 상황이다.

    국가나 기업의 입장에서는?

    지분을 보유한 던전이 많으면 많을수록 이득이었다.

    강현수의 정체를 알고 있는 미국이 이런 기회를 놓칠 리가 없었다.

    거기다.

    ‘미국은 바보가 아니지.’

    그렇지 않아도 강현수에게 잘 보이고 싶어 안달이 난 상태에서.

    강현수 덕에 큰 이득을 봤다.

    또 앞으로도 큰 이득을 볼 확률이 크다.

    그럼?

    당연히 그중 일부를 알아서 강현수에게 가져다 바치리라.

    * * *

    미국은 강현수의 예상대로 움직였다.

    미국 정부와 남아공 정부가 힘을 합쳐 사라진 몬스터 필드에 던전화 작업을 진행하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힘을 합친다는 건 어디까지나 겉으로 보이는 모습이었고.

    실질적으로는 미국 정부와 기업들이 주로 나서고.

    남아공 정부와 기업들은 부에 불과했다.

    던전 소유권 비율 역시.

    남아공 정부보다 미국 정부가 더 높았다.

    그리고.

    강현수와 백악관을 잇는 메신저가 된 마틴이 찾아왔다.

    “백악관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무슨 일로?”

    “강현수 플레이어 덕분에 만들어지게 된 남아공 던전들의 소유권 50%를 양도한다고 합니다. 또 앞으로 만들어질 던전들도 그렇게 하겠다고 연락을 취해 왔습니다.”

    “오호.”

    강현수의 얼굴이 살짝 놀라움으로 물들었다.

    ‘20% 정도를 생각했는데.’

    설마 그 두 배가 넘는 50%를 줄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아니, 그 전에.

    “그게 가능한가?”

    남아공 정부가 못해도 30~40%의 비율을 가져갔을 것이고.

    미국 정부의 몫은 많아야 60~70%.

    거기에 이번 일에 참여한 기업들에도 이득을 줘야 하는 상황이다.

    현실적으로 보면.

    강현수에게 던전 소유권 50%를 주는 건 불가능했다.

    “다른 몬스터 필드를 우선 제거해 주는 조건으로 남아공 정부와 딜을 했다고 합니다.”

    “내가 미국과 인연이 있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했나 보네?”

    “불쾌하셨다면 당장 정정하고 남아공 정부와의 딜을 취소하겠습니다. 앞으로 남아공 몬스터 필드를 우선 제거하실 계획이라고 들어서 그렇게 진행했습니다.”

    “굳이 그럴 필요는 없어. 뭐, 인연이 없는 것도 아니니까.”

    미국이 미치지 않은 이상.

    강현수가 미국 휘하에 있다는 식으로 이야기하지는 않았으리라.

    ‘아마 협력 관계나 파트너 정도의 뉘앙스를 풍겼겠지.’

    그 정도는 용인해 줄 수 있었다.

    미국이 그렇게 나온 이유는.

    강현수의 이득을 최대한 지켜 주기 위함이니까.

    “미국이 제법 통이 크네.”

    아무리 남아공 정부와 딜을 했다고 해도 강현수에게 소유권의 50%를 준다는 건?

    ‘사실상 미국 정부의 몫을 전부 다 양보했다고 봐도 무방하지.’

    이 정도면.

    통 큰 양보 수준이 아니라.

    사실상 강현수의 이득을 위해 미 중앙정부가 무료 봉사를 한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뭐, 무형적인 이득은 얻었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유형적인 이득을 전부 양보한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더군다나 현대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자원 중 하나인 던전 소유권을 말이다.

    마틴은 미국의 통이 크다는 한마디를 듣고 얼굴이 환해져 있었다.

    애초에 목적 자체가 강현수의 호감을 사는 것이었으니 당연했다.

    “그럼 받아 주시는 겁니까?”

    마틴의 물음에 강현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감사합니다!”

    마틴이 다시금 고개를 숙였다.

    강현수 입장에서는.

    미국이 주는 걸 받겠다고 했을 뿐인데 감사하다는 말을 들은 셈이었다.

    그러나.

    ‘거절하거나 양보할 필요는 없지.’

    강현수는 주겠다는 걸 마다할 성격이 아니었다.

    거기다.

    ‘애초에 나 때문에 생긴 이득이니까.’

    미국은 몬스터 필드를 던전으로 만들 능력이 없었고.

    강현수가 아니었다면?

    미국은 남아공에서 아무런 유무형적인 이득도 얻지 못했으리라.

    ‘미국 정부가 얻을 이득은 나한테 양도했어도 미국 기업들이 이득을 얻은 건 사실이니까.’

    또 미국 중앙정부 역시 세계의 경찰 이미지와 강현수의 환심을 사는 데 성공했지 않는가?

    어디 그뿐인가?

    앞으로 강현수가 계속 몬스터 필드를 던전으로 만들면?

    미국은 계속해서 이익을 창출해 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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