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아악!
[분대장으로 임명되셨습니다.]
[모든 스텟이 1% 증가합니다.]
“이게 무슨?”
세실리아는 적잖이 놀랐다.
뭔가 제약이 걸릴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런 내용의 시스템 메시지가 전혀 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모든 스텟이 1% 증가했다.
“너희들은 앞으로 세실리아의 명령에 따라 움직이도록.”
“충!”
강현수의 명령에 소환수들이 짧게 대답하며 세실리아를 향해 무릎을 꿇었다.
그 순간.
[분대장 세실리아를 임시 대대의 지휘관으로 임명하셨습니다.]
[스텟이 소모됩니다.]
[세실리아의 직위가 분대장에서 대대장(진)으로 변경됩니다.]
[소환수 1기의 중대장 임명이 취소됩니다.]
[여단장은 3개의 임시 대대를 만들 수 있습니다.]
[임시 대대는 최소 100명, 최대 300명으로 구성할 수 있습니다.]
‘뭐지?’
강현수의 얼굴에 의아함이 피어올랐다.
‘대대장(진)? 임시 대대? 직업 일인여단에 이런 히든 피스가 숨어 있을 줄이야.’
강현수로서도 처음으로 알게 된 지식이었다.
그리고 세실리아의 눈앞에는.
[대대장(진)으로 임명되셨습니다.]
[모든 스텟이 15% 증가합니다.]
[대대장의 축복 스킬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대대장의 시선 스킬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대대장의…….]
……후략……
새로운 시스템 메시지가 무더기로 떠올랐다.
“주, 주군.”
세실리아의 표정이 당혹감으로 물들었다.
자신에게 주어진 추가 스킬들의 숫자가 너무 많았고.
또한 그 위력이 실로 엄청났기 때문이다.
“내 소환수들을 부릴 수 있는 권한을 주었을 뿐이다.”
강현수가 태연한 표정으로 말했다.
괜히 여기서 당황해 봐야.
‘얕보이기만 할 뿐이지.’
암왕 세실리아가 휘하에 들어오기는 했지만.
이건 최소한의 목줄을 채운 것일 뿐.
아직 완전히 강현수의 수족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시간이 필요해.’
암왕 세실리아가 지휘관으로 임명되었다.
시간이 흐르면?
자동으로 강현수에 대한 충성심이 올라갈 것이다.
“감사합니다. 주군께서 하사하신 스킬들이 저에게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한데 대대장의 축복 같은 스킬은 타 플레이어에게도 사용이 가능한 것인지요?”
세실리아의 말에 강현수는 또 한 번 놀랐다.
‘대대장의 축복을 나만 쓸 수 있는 게 아니었어?’
여단장인 강현수가 임명한 대대장 역시 대대장의 축복 스킬을 쓸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중대장은 그런 게 없었는데.’
영관급 지휘관 장교인 대대장부터 주어지는 특권인 모양이다.
“불가능하다. 하지만 그 플레이어를 네 대대의 일원으로 만들면 가능할 수도 있겠지.”
강현수의 말에 세실리아의 눈이 번뜩였다.
“지휘관 임명 스킬을 사용해 플레이어를 중대장이나 소대장으로 만들면 가능하겠군요.”
세실리아의 말에.
‘정말 다 있는 모양이네.’
강현수는 허탈한 생각이 들었다.
‘이놈들은 왜 그 사실을 말하지 않은 거야?’
강현수에 의해 대대장으로 임명된 소환수들 중 그 누구도 강현수에게 그 사실을 고하지 않았다.
‘역시 아직 지능이 딸리네.’
생각해 보니 소환수들은 강현수의 물음에만 대답했을 뿐.
스스로 무언가를 하려는 의지 자체가 없었다.
‘송하나나 투황을 대대장으로 임명했다면 바로 알 수 있었을 텐데.’
송나나와 투황이 아닌 전투력이 높은 소환수들을 대대장으로 임명했기에 바로 알아차리지 못했다.
‘지금이라도 알아서 다행이야.’
임시 대대를 만들 수 있다면?
임시 중대나 임시 소대를 만들 수도 있을지 몰랐다.
‘뭐, 불가능할 수도 있기는 하겠지만, 테스트해 볼 가치는 있어.’
그러나 한 가지 의문이 들었다.
‘지휘관 임명 스킬이나 대대장의 축복을 사용하면 스텟이 소모될 텐데?’
강현수야 스텟 소모에 아쉬움이 없다지만.
세실리아는 아니지 않은가?
“한데 정말 제가 그렇게 해도 되겠습니까? 주군의 스텟이 소모되는 일인데.”
‘이런 망할!’
강현수는 태연한 표정을 유지하면서도 속으로는 쓴웃음을 지었다.
‘결국 다 내 스텟이 소모된다는 뜻이네.’
강현수의 소환수인 세실리아가 지휘관 임명이나 대대장의 축복같이 스텟이 소모되는 스킬을 사용하면?
세실리아의 스텟이 아닌 강현수의 스텟이 소모된다는 뜻 아니겠는가?
‘어떻게 보면 차라리 그게 낫네.’
소환수인 대대장들은 전투력을 최우선으로 보고 뽑았다.
그런 만큼.
‘그놈들의 스텟이 소모되는 것보다야 내 스텟이 소모되는 게 낫지.’
송하나나 투황이 지휘관 스킬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나에게 미리 허락을 받아라. 그런 경우라면 허해 주마.”
“한데 어찌 주군께 연락을?”
-이렇게 하면 된다.
강현수가 의지로 세실리아에게 말을 걸었다.
-놀랍군요.
세실리아가 강현수에게 의지로 말을 걸고 놀란 표정을 지었다.
-거리 제약은 없는지요.
-없다.
-한데 지휘관으로 임명한 플레이어가 배신을 하면 어찌 제재를 하옵니까?
세실리아의 물음에 강현수가 잠시 고민했다.
‘진실을 알려 줘?’
알려 줘도 크게 문제는 없을 듯싶었다.
세실리아는 이미 강현수에게 종속된 존재.
‘확실히 진실을 알려 주는 게 나아.’
어차피 세실리아 역시 임명된 지휘관에게 제약이 있다는 사실 정도는 알고 있을 터였다.
-지휘관 임명 스킬을 시전한 플레이어가 죽으면 지휘관 임명을 받은 플레이어도 죽는다. 또한 대대 소멸이라는 스킬을 사용하면, 언제 어디서든 휘하의 지휘관이나 병사를 소멸시킬 수 있다.
이는 엄연한 사실이었고.
세실리아에게도 해당되는 말이었다.
-목숨 줄을 움켜쥐게 되는 거군요.
강현수는 세실리아에게 몇 가지 스킬 사용법을 알려 주었다.
하지만 충성심이 생긴다는 내용은 비밀로 했다.
‘그건 굳이 밝힐 필요가 없으니까.’
사실 목숨이 저당 잡힌 것이나 대대 소환이나 대대장의 시선 같은 스킬만 활용해도 충분했다.
언제든 죽일 수 있고, 언제든 불러들일 수 있으며, 언제든 상대방의 시야를 활용할 수 있으니까.
-주군께서 주신 힘을 이용해 빠른 시간 안에 로크토 제국을 장악하겠나이다.
세실리아는 자신의 목숨이 강현수에게 완벽하게 종속되었음을 깨달았다.
하지만 슬프지는 않았다.
애초에 각오한 일이기도 했고.
‘이 힘이라면 그 망나니를 누르고 차기 황위를 확보할 수 있어.’
원수나 마찬가지인 친부를 죽일 수 있다.
귀족들을 포섭해 차기 황권을 움켜쥘 수 있다.
세실리아가 자력으로 그걸 이루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하지만 엄청난 자금과 무력.
거기다 이 놀라운 스킬들이 함께한다면?
그 시간을 월등히 단축시킬 수 있었다.
-현 황제 로디우스 1세는 3년 후에 죽는다.
강현수는 로크토 제국의 황제 로디우스 1세의 남은 수명을 세실리아에게 알려 주었다.
-그 정도 시간이면 충분하옵니다.
‘그렇겠지.’
회귀 전 세실리아는 황실의 사생아였기에 아무런 유산도 물려받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스로의 힘으로 섀도 가드를 장악하고 아틀란티스 차원 최고의 정보 조직을 만들어 황위 쟁탈전에 뛰어든 몸.
강현수에게 자금, 무력, 스킬을 부여받은 지금은.
‘충분히 로크토 제국을 손에 넣을 수 있어.’
역시 만나 보기를 잘했다.
미래 로크토 제국의 황제를 손에 쥐었다.
‘사실 일이 이 정도로 잘 풀릴 줄은 몰랐는데.’
회귀 전 강현수의 기억 속에 있는 세실리아는 이렇게 손쉬운 상대가 아니었다.
그렇기에 망설였던 것이다.
자칫 잘못해 적이 되어 버리면 너무 골치 아픈 상대였으니까.
‘회귀 전과 지금은 사정이 많이 다르지.’
현재 세실리아는 지지 기반이 너무 부족했고.
친부인 황태자에 대한 분노가 컸다.
‘많은 걸 얻었어.’
암왕을 손에 넣었고 강현수 자신도 모르고 있던 일인여단의 히든 피스를 발견했다.
‘이제는 돌아가야겠어.’
로크토 제국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다 했다.
그러니 이제는 돌아가는 일만 남았다.
-이만 가 보마.
-예, 주군. 은혜에 감사드리며 꼭 보답하겠나이다.
세실리아가 강현수에게 은혜를 갚는 일은.
자신의 목표를 이루는 것이었다.
세실리아가 가진 모든 것이 강현수의 것이었으니 말이다.
* * *
세실리아와 헤어진 강현수가 곧바로 대대장들을 소환했다.
“너희들도 지휘관 임명 스킬과 대대장의 축복 스킬을 사용할 수 있나?”
강현수가 가장 먼저 궁금한 것부터 물었다.
“예.”
“왜 먼저 말하지 않았지?”
“묻지 않으셨습니다.”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였다.
‘대대장으로 임명되고 지성이 많이 올라갔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부족한 게 많았다.
일반적인 사람처럼 지성이 회복되려면?
‘연대장으로도 부족할 것 같은데.’
못해도 여단장이나 사단장 정도는 되어야 생전의 지성이 회복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더 높은 직위가 필요할 수도 있고.’
현재 강현수의 직업이 일인여단이니.
아직은 먼 이야기였다.
“네가 사용할 수 있는 스킬을 모두 이야기해 봐.”
“예, 대대장의 축복…….”
대대장 도왕이 스킬 목록을 불렀다.
‘대대 구성은 없구나.’
지휘관 임명, 대대장의 축복, 대대 소환, 대대 역소환, 대대 소멸 등등.
강현수가 대대장이었을 무렵 사용했던 스킬들을 단 하나만 빼고 모두 사용할 수 있었다.
유일하게 빠진 스킬이 바로 대대 구성이었다.
‘소환수를 늘리는 건 불가능하구나.’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그렇게 되면 강현수의 소환수가 소환수를 만드는 꼴이 되어버리니까 말이다.
‘일단 임시 대대부터 만들어 보자.’
강현수가 소환수들을 이용해 이런저런 테스트를 시작했다.
일단 가장 먼저 한 테스트는 임시 중대나 소대를 만들 수 있느냐 하는 거였다.
‘안 만들어지네.’
결과는 실패였다.
‘그럼 임시 대대로 해 볼까?’
강현수가 임시 대대를 만들기 위해 중대장급 소환수에게 1백 기가량 되는 숫자의 소환수 지휘권을 넘겼다.
‘어라?’
그런데 임시 대대장으로 임명이 되지 않았다.
‘이유가 뭐지?’
잠시 고민하던 강현수가 그 이유를 깨달았다.
‘숫자가 중요한 게 아니었어.’
중요한 건 소속된 소환수들의 계급이었다.
강현수가 소환수 1백 기에 중대장급 다섯 기와 소대장급 20기를 추가했다.
그 순간.
[중대장 소환수를 임시 대대의 지휘관으로 임명하셨습니다.]
[스텟이 소모됩니다.]
[소환수의 직위가 중대장에서 대대장(진)으로 변경됩니다.]
[여단장은 3개의 임시 대대를 만들 수 있습니다.]
[임시 대대는 최소 100명 최대 300명으로 구성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임시 대대가 구성되었다.
‘좋네.’
여단장인 강현수가 임명할 수 있는 대대장은 총 아홉 명.
여기에 임시 대대 세 개를 포함하면?
‘총 12명의 대대장을 임명할 수 있어.’
보유할 수 있는 소환수의 숫자도 5천 기에서 5,900기로 증가했다.
모든 테스트가 끝났다.
사실 당장 결과를 확인해 보고 싶은 테스트가 있기는 했다.
문제는.
‘그건 당장 결과를 알 수가 없다는 거지.’
바로 휘하 대대장들이 스킬을 많이 사용해 스킬 랭크가 상승하면.
강현수의 직업 일인여단의 경험치도 올라가느냐 하는 거였다.
‘가능하면 대박인데.’
강현수가 혼자 일인여단의 직업 스킬을 사용하는 것보다 경험치 상승이 훨씬 빠를 게 확실했다.
그럼 보다 빠르게 직업 일인여단이 일인사단으로 성장할 수 있다.
‘기다려 보자.’
그럼 결과가 나올 것이다.
그리고 대대장 직위를 가진 소환수가 여러 직업 스킬을 사용할 수 있다는 건.
‘다른 플레이어를 포섭할 때 큰 도움이 된다.’
높은 직위에 있는 플레이어를 포섭하고 대대장급 고위 지휘관으로 임명하면.
그만큼 조직 장악력이 올라간다.
‘지금은 세실리아를 제외하면 모두 소환수로 채워져 있지만.’
나중에 시간이 흐르면 12명의 대대장을 모두 플레이어로 만드는 것도 고려해 봐야 할 것 같았다.
대대장으로서 보유하고 있는 스킬들은.
‘소환수보다는 플레이어가 가질 때 더 큰 힘을 낸다.’
하지만 지금 당장은.
‘임시로라도 사용해야지.’
강현수는 대대장 소환수들에게 중대장급 소환수들을 향해 대대장의 축복 스킬을 사용하게 했다.
그래야 현재 보유한 소환수들이 조금이라도 더 강해지기 때문이었다.
인간 사냥꾼 토벌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