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0레벨 플레이어-78화 (78/365)

다크 나이트

‘도왕보다는 강하겠지.’

강현수는 무란의 수호성 칼무스 공작을 주시했다.

‘근위 기사단장이 직접 올 줄이야. 무란 왕국도 급하기는 했네.’

칼무스 공작은 무란의 수호성이라는 칭호를 가진 자답게 무란 왕실의 근위 기사단장직을 수행 중이었다.

왕실을 지키는 최후의 방패를 최전선에 투입했다는 건.

무란 왕국 역시 용종 몬스터 군단의 침공을 국가 존망의 위기로 보고 있다는 증거였다.

‘제대로 봤네.’

그 빠른 판단력이 마음에 들었다.

‘그럼 로크토 제국에서도 지원군을 보냈겠지.’

그때까지 버티기만 하면.

이 전쟁은 아군의 승리였다.

‘무란의 수호성 칼무스 공작은 회귀 전 죽은 네임드 플레이어 중 하나.’

그의 희생이 있었기에 무란 왕국은 나라가 멸망하는 대신 국토의 절반이 불타는 피해 정도로 마룡 카라스가 이끄는 용종 몬스터 군단의 준동을 막을 수 있었다.

‘독특하네.’

칼무스 공작의 외형이 다른 수인족 플레이어들과 달랐다.

인간의 형상을 베이스로 신체의 일부만 짐승의 형태를 하고 있는 게 아니라.

전신이 북실북실한 털로 뒤덮여 있었고, 머리와 손발의 형상이 온전한 늑대의 형태를 띠고 있었다.

마치 영화에 나오는 늑대 인간 같은 모습.

‘야수화.’

일부 수인족 플레이어들이 가지고 있는 고유 스킬 중 하나였다.

저 스킬이 바로 칼무스 공작이 자국에 한해서라고는 하지만 성이라는 칭호를 얻은 비결이었다.

‘다른 수인족 플레이어들이 가지고 있는 것과는 다르겠지.’

탐이 났다.

‘레플리카.’

강현수가 레플리카 스킬을 시전했다.

[고유 스킬 레플리카 – A랭크를 사용합니다.]

[스택 하나가 소모됩니다.]

[강철 피부 – SSS랭크의 레플리카를 만듭니다.]

[레플리카 스킬 강철 피부 – F랭크가 생성되었습니다.]

[레플리카 스킬은 원본의 130%의 능력치를 갖습니다.]

……후략……

강현수는 그간 꾸준히 레플리카 스킬을 사용했다.

사냥 중에는 송하나와 투황을 상대로.

사냥이 끝나고 마이트어 왕국의 대도시 루자베누로 돌아오면 다른 플레이어들을 상대로.

하지만 마땅히 얻은 스킬이 없었다.

그러나 스킬 랭크를 올리는 데는 큰 도움이 되었다.

거기다 그간 강현수는 스킬 강화를 사용해 레플리카의 랭크를 올리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현재 레플리카의 스킬 랭크는 A.

레플리카를 통해 습득한 스킬은 이제 100%를 넘어서 130%의 위력을 발휘한다.

스텍도 24개로 늘어났다.

‘10개월 전에 A랭크가 되었으니, 조만간 S랭크로 성장할 수도 있어.’

평범한 방법으로 스킬 숙련도를 올렸다면?

이런 빠른 성장은 불가능했다.

하지만 강현수는 배신자 중 하나인 황소욱에게 얻어 온 스킬 강화가 있다.

‘스킬 강화의 랭크도 B로 올랐고.’

레플리카 스킬인 스킬 강화는 130%의 증폭된 효과를 낸다.

조만간 레플리카 스킬이 S랭크로 성장하면?

‘레플리카 스킬인 스킬 강화 효과도 더 올라간다.’

S랭크가 된 레플리카 스킬의 증폭도는 원본의 160%.

레플리카 스킬의 랭크만 올리면?

강현수가 레플리카 스킬을 통해 익힌 스킬들의 위력이 자동으로 강해지는 효과가 난다.

‘이번에는 과연 EX랭크를 찍을 수 있을까?’

회귀 전 강현수는 레플리카 스킬을 EX랭크로 만들지 못했다.

죽어라 노력했지만.

스타트가 너무 늦어서 SSS랭크가 한계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충분히 가능해.’

강현수의 성장 속도는 회귀 전과 비교가 불가능할 정도로 빨랐다.

‘레플리카 스킬이 EX랭크가 되면 그다음은 스킬 강화를 EX랭크로 만든다.’

그런 식으로 계속해서 EX랭크 스킬을 늘려 나가는 동시에 일인연대 스킬로 소환수를 늘려 나가면?

‘충분히 가능해.’

복수와 지구로의 귀환.

강현수의 두 가지 목적을 충분히 이룰 수 있을 것 같았다.

‘일단은 소환수 확보부터.’

강현수가 연대 구성 스킬을 사용해 마룡 카라스의 브레스에 목숨을 잃은 무란 왕국의 네임드 플레이어 하나와 랭커 넷을 소환수로 부활시켰다.

‘인간형 소환수들만 활용한다.’

강현수는 죽은 자를 소환수로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최대한 숨기고 싶었다.

설사 피치 못할 사정에 의해 알려지더라도.

‘내 정체만큼은 감춰야 해.’

자칫 잘못하면 마왕의 하수인으로 오해받을 수가 있다.

설사 그 오해를 푼다고 해도 모든 이들이 강현수를 경계하고 핍박할 게 뻔했다.

‘과거의 전철을 다시 밟을 수는 없지.’

레플리카 스킬로 인해 강현수는 많은 경계와 핍박을 받았다.

회귀 전 일인군단이라 불렸던 그 역시 마찬가지였다.

‘설사 알려지더라도.’

더 이상 경계와 핍박의 시선을 받지는 않으리라.

차라리.

‘두려워하게 만들어 주마.’

경계와 핍박의 대상이 되느니.

공포의 대상이 되는 게 나았다.

그때.

[고유 스킬 레플리카 – A랭크를 사용합니다.]

[스택 하나가 소모됩니다.]

[야수화 – EX랭크의 레플리카를 만듭니다.]

[레플리카 스킬 야수화 – F랭크가 생성되었습니다.]

[레플리카 스킬은 원본의 130%의 능력치를 갖습니다.]

드디어 무란의 수호성이라고 불리는 칼무스 공작의 야수화 스킬을 손에 넣었다.

‘과연 쓸 만하려나?’

흥미를 느끼고 레플리카 스킬을 시전해 손에 넣기는 했지만.

애초에 야수화는 강현수가 생각하고 있는 레플리카 스킬 목록에 들어 있지 않았던 스킬.

그런 만큼 정보를 확인해 볼 필요가 있었다.

[야수화 – F랭크]

-액티브 스킬

-마력을 소모해 야수로 신체를 변형시킵니다.

-야수의 본능이 강해집니다.

-모든 스텟이 1% 증가합니다.

‘오호.’

야수로 변하면 모든 스텟이 1% 증가한다.

페널티도 없었다.

야수의 본능이 강해진다는 건.

야성의 감각 스킬을 가지고 있는 강현수에게 오히려 장점이었다.

‘역시 칼무스 공작은 다르네.’

회귀 전 강현수는 다른 수인족의 야수화 스킬을 레플리카 스킬로 만든 적이 있었다.

효과는 고작 ‘신체 능력치가 약간 상승한다.’에 불과했다.

이건 상승하는 스텟이 소수점 이하라는 뜻이었다.

문제는 페널티.

무려 ‘야성이 이성을 잠식합니다.’였다.

‘이성을 잃으면 짐승이나 다름없지.’

소수점 이하의 스텟 증가를 위해 포기하기에는 너무 큰 페널티였다.

그래서 강현수는 바로 야수화 스킬을 삭제했다.

레플리카 스킬로 복사할 수 있는 스킬의 개수가 정해져 있는 상태에서 저렇게 페널티가 큰 스킬을 집어넣고 싶지는 않았다.

‘실제로 야수화 스킬을 봉인하거나 최후의 한 수 정도로 생각하는 수인족들도 많고.’

이게 다 페널티 때문이다.

반면 칼무스 공작의 야수화 스킬은 페널티 없이 장점만 가득했다.

‘모든 스텟이 1% 증가한다라. 여기에 레플리카 스킬의 증폭치가 있으니.’

실제로는 1.3%가 증폭될 것이다.

‘1%가 직업 스킬인 연대장처럼 증폭된다면?’

직업 스킬 연대장 역시 처음 분대장이었을 때는 스텟 증가율이 고작 1%였다.

하지만 B랭크인 지금은 무려 20%.

EX랭크를 달성하면?

모든 스텟이 45% 증가한다.

‘과연.’

칼무스 공작이 어떻게 무란의 수호성이라고 불리며 저런 엄청난 신위를 보여 줄 수 있는지 의문이었는데.

이제 그 의문이 풀렸다.

‘내가 야수화 스킬을 EX랭크로 만든다면?’

모든 스텟 45% 증가.

‘직업 일인연대가 EX랭크가 되면?’

모든 스텟 45% 증가.

‘총 90%.’

여기에 EX랭크가 된 레플리카 스킬로 인해 늘어날 증폭도까지 계산하면?

‘총 180%.’

강현수의 입가에 만족스러운 미소가 번져 나갔다.

일인연대는 레플리카 스킬이 아니기에 증폭도가 없어 야수화만 적용시킨 것이지만.

그랬음에도 무려 180%라는 예상 수치가 나왔다.

‘좋은 스킬을 얻었어.’

특히 쿨타임이 없다는 게 마음에 들었다.

사실상 마력만 무한히 공급할 수 있다면?

‘그 누구보다도 빨리 스킬 랭크를 올릴 수 있다는 뜻이야.’

강현수에게는 송하나에게서 얻어 온 마력의 심장 스킬이 있다.

현재 마력의 심장 랭크는 B.

레플리카 스킬이기에 마력의 양과 회복 속도가 26%나 늘어났다.

‘문제는 외형인데.’

칼무스 공작처럼 완벽한 늑대 인간의 외형이면 조금 눈에 뜨일 것 같았다.

‘뭐, 어쩔 수 없지.’

본래 야수화라는 게 그런 스킬 아니겠는가?

다행히 이곳은 수인족들의 나라인 무란 왕국.

야수화 스킬을 사용하고 돌아다니면 저놈이 사고 치지 않을까 하는 의심에 눈초리를 받기는 하겠지만.

‘사고야 안 치면 그만이지.’

그럼 그냥 그러려니 하니 하고 넘어갈 게 뻔했다.

‘지금 써 봐?’

강현수는 송하나, 투황과 함께 파티 단위로 이 전쟁에 참가했다.

참가 서류에는 이름과 국적 그리고 어느 계열 직업인지와 대략적인 레벨만 적게 되어 있지.

‘종족을 쓰라는 내용은 없었지.’

그럼 지금부터 야수화 스킬을 사용하고 수인족인 척해도 큰 상관이 없다는 뜻이다.

‘야수화.’

강현수가 하루라도 빨리 랭크를 올리고 싶은 마음에 야수화 스킬을 사용했다.

우득! 우득!

그 순간 근육이 부풀어 오르는 게 느껴졌다.

머리 위에서 귀가 솟아나고 꼬리뼈 쪽이 간질거리며 뭔가가 튀어나오는 느낌이 들었다.

‘어떤 종류의 야수로 변하려나?’

야수화는 수인족 고유의 스킬이다.

그렇기에 일반적으로는 야수화를 써도 변할 동물이 정해져 있다.

낭인족은 늑대 인간처럼 변하고.

토인족은 토끼 인간처럼 변하며.

우인족은 소 인간처럼 변한다.

그럼 바탕이 인간인 강현수는 과연 어떤 동물로 변할까?

강현수가 궁금함을 해결하게 위해 자신의 양손을 바라봤다.

‘어라?’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분명 신체의 근육이 꿈틀거리며 뭔가 변하는 느낌이 났는데.

‘그대로네?’

털로 뒤덮인 두툼한 짐승의 손이 아니라 인간의 손 그대로였다.

‘그러고 보니?’

키가 오히려 더 작아졌다.

‘야수화를 하면 보통 신체가 더 커지지 않나?’

그런데 왜 작아진다는 말인가?

‘얼마 차이가 안 나기는 하는 것 같은데.’

대략 10센티 정도 줄어든 것 같은 느낌이었다.

‘나 도대체 무슨 동물로 변한 거야?’

강현수가 얼굴을 만져 봤다.

짐승 특유의 툭 튀어나온 주둥이와 털 따위는 느껴지지 않았다.

‘이건 그냥 내 얼굴이잖아?’

뭔가가 이상했다.

‘귀랑 꼬리는 있는데?’

새롭게 생긴 귀와 꼬리의 감각은 확실하게 느껴졌다.

강현수가 의문을 풀기 위해 자신의 양옆에 있는 송하나와 투황에게 의지를 전달했다.

-칼무스 공작의 야수화 스킬을 레플리카로 복사해서 사용했는데, 뭔가 좀 이상해.

강현수의 의사를 전달받은 송하나와 투황이 고개를 돌렸다.

그러더니.

“푸웁!”

투황은 웃음을 터트렸고.

“귀여워! 너무 귀여워!”

송하나는 두 눈을 초롱초롱하게 뜨며 ‘귀여워’를 연발했다.

-내가 도대체 어떻게 변한 거야?

강현수는 자신의 몸이 칼무스 공작처럼 완전한 인간형 야수의 형태로 바뀔 것이라고 생각했다.

왜?

일반적으로 수인족이 야수화를 사용하면 그렇게 되니까.

하지만 강현수가 인간이었기 때문이었을까?

야수화를 했음에도 외형적인 변화는 그리 크지 않았다.

오히려 신체가 작아지는 기이한 변화를 겪었다.

‘그런데 도대체 무슨 동물로 변한 거야?’

도대체 어떻게 보이기에 투황이 웃음을 터트리고 송하나가 귀엽다를 연발한다는 말인가?

-직접 보는 게 나을 거야.

송하나 그 말과 함께 작은 단검 하나를 꺼내 강현수의 얼굴을 비춰 주었다.

예리하게 날이 선 단검에 비친 강현수의 모습은.

‘어려졌잖아?’

강현수의 현재 나이는 23살.

한데 지금 단검에 비친 강현수의 나이는?

아무리 높게 쳐줘도 14~15살 정도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하나 특이한 점이 있다면 머리 위로 강아지 귀가 쫑긋 솟아있다는 것 정도?

‘이게 무슨?’

현재 강현수의 모습은.

마치 아직 성장기에 있는 낭인족 소년 같았다.

2